<다르게새롭게깊게>이천년을 멋짓다 사랑어린마을공화국
백천만일기도순례653일째
나는 골프가 좋다. 기회 있을 때마다 친다. 어떤 종류의 게임이든 공을 한 번에 한번만 때릴 수 있다. 공마다 유일한 공이다. 내 마음이 공을 칠 때마다 새로워야 한다. 내가 만일 아까 친 공을 생각하거나 이따 칠 공을 생각한다면 지금 이 공을 치고 있는 게 아니다. 그저 고약한 버릇만 키우고 있는 거다. 자리 잡기가 이런 거다. 생각들 알아차리고 놓아 버리는 일을 반복하지 않으면 명상수련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구정물에 물감을 들이고 있는 거다. 그러면 생각들이 힘을 얻고 당신의 명상은 힘을 잃고 만다. 그냥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당신만 남을 것이다.(마음을 동맹으로/ 마음 수련의 아홉단계 中/풍경소리 2024.9)
오늘도 한 숨을 알아차리고 생각을 놓아버리는 일을 반복하며 살았네요. 아침명상도, 걷기명상도 때를 놓칠 만큼 몸이 무거워서 겨우 일어나 배움터로 가니< 順天판>쪽에서 사랑어린동무들이 우루루 달려옵니다. 걷기명상을 마치고 철봉에 매달리기를 하네요. 도서관으로 가서 가방을 내려놓고 곧장 <말씀과 밥의 집>으로 갑니다. 벌써 <바이세로제> 책모임 식구들과 구정, 행복, 후마, 은하수, 라떼, 요코, 거북이, 자운, 고슴도치 들이 청소를 하느라 한창입니다. 창틀의 거미줄과 묵은 먼지들을 털어내고 걸레로 닦고, 의자와 탁자를 닦고, 바닥을 쓸어요. 조리실 안쪽에서도 큰 그릇들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 여기저기서 척척, 착착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요.
열시 삼십분이 지나자 새참을 먹자고 회랑에 앉습니다. 감홍?사과, 유과, 홍삼, 비스켓, 배, 떡을 맛나게 먹습니다. 거북이가 도서관에서 대출?해 온 은하수다방 커피도 일품이었지요. 나중에 온 흰그림자도 한잔 하십니다.
다시 <말씀과 밥의 집>으로 출동. 후마가 가져온 고압기?로 물청소를 멋지게 합니다. 누구는 닦고, 누구는 쓸고, 누구는 털고, 누구는 옮기고.... 열두시가 훌쩍 지나 2층 人교실에 가서 점심밥모심을 합니다. 오늘은 볍씨학교 배우들이 함께 밥모심을 하느라 시끌벌쩍하네요. 육개장이 맛납니다. 사실 밥모심을 하는데 어깨가 내려 앉는 것 같이 무거워 힘이 좀 들기는 했어요. 잠시 후미진 곳에 누워 눈을 붙입니다.
그리고 한시 삼십분경 <말씀과 밥의 집>으로 갑니다. 바이세로제는 책모임을 하러 도서관으로 가고 후마와 구정이 피스를 박고, 앰프와 액자를 걸고 분주히 움직입니다. 수업을 마친 고슴도치도 와서 거들어요. 분리수거할 것과 버릴 것들을 정리하고 서서히 마무리를 합니다.
사랑어린동무들이 돌아가고 배움지기일꾼들과 <말씀과 밥의 집>에 앉아 하루마무리를 해요. 마침 고슴도치도 함께. 설거지 자리를 어떻게 놓아야 할까? 수도꼭지가 두개는 되야 되는데, 정수기자리를 옮겨야 되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모두들 몸과 마음을 내어 함께 하는 일이어서 흐뭇하고 대단합니다. 아직 '새것'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훤하고 좋기만 합니다. 이곳에서 펼쳐질 아름다운 풍경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렙니다.
하루마무리를 마치고 함께 재활용과 쓰레기를 정리하고 고슴도치 차에 실어서 내다놓는 일까지 다 했네요. 고마운 손길들 덕분입니다.
저녁 밥모심 준비를 위해 푸른솔이 김치국을 끓인다 합니다. 볍씨학교 동무들이 머물거든요. 낮에는 우리 사랑어린 배우들도 함께 살림방에서 연습했어요. 언니오빠들 틈에서 얼마나 긴장했을까요? ㅎㅎ 전태일연극을 마치고 해날 아침까지 도서관에서 머문다합니다. 내일은 아침밥모심 마치고 공연장으로 가서 연습한다지요.
저녁에는 후마의 <....근현대사> 강의가 있는 날입니다. 살림방에서 연극연습을 한다길래 미술실로 자리를 옮겼어요. 이정희 학생이 커피와 생강차를 타 주십니다. 떡과 함께 맛있게 먹었어요. 달빛, 구정, 관용씨와 정희씨, 행복과 나무가 후마의 열강을 듣습니다.
오늘은 '후세 다츠지'와 '박열' 그리고 '가네코 후미코'에 대한 놀랍고 감동스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일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우리의 건국훈장을 받은 '후세 다츠지'의 좌우명이자 묘비명은 이렇답니다. "살아야 한다면 민중과 함께, 죽어야 한다면 민중을 위해" 묵자의 겸애사상에 크게 영향을 받은 후세 다츠지는 1919년 2월 8일 도쿄에서 독립선언을 했던 11명의 유학생들을 변호했던 인물이라지요. 한 生을 어느 한 나라에 속하지 않고 자신의 좌우명에 따라, 소신껏 살다간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당신이 있어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 연금술사입니다.
[마을배움터]
볍씨학교 전태일연극단 오심.(10/24-26, 도서관에서 머뭄)
마을인생학교 농사순례마침(이준성언님, 낙안 화목마을에서 돌아옴)
<말씀과 밥의 집> 청소마무리, 사랑어린사람들이 애씀.
마루 일행, 서울 가심
[우정과 연대]
볍씨학교 전태일연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