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영상 만으로 홍보와 의사소통 및 결속 다져 제니김 집사는 최근 아이들로부터 무척 어려운 부탁을 하나 받았다. “엄마, 인스타그램에서 해쉬태그(Hash Tag)로 교회룩을 검색해봐”.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해쉬태그는 무엇이며 교회룩은 또 뭔가? 평소 교회를 너무 편안한 복장으로 다닌 덕분에 아이들 눈에 엄마가 비교되기 싫어서 그랬을까? 아이들과 대화를 위해 김집사는 먼저 스마트폰을 열고 인스타그램 앱을 다운받았다.
인스타그램은 소셜미디어의 한 종류로 개인이 올린 여러 주제의 사진들을 모아 공유하는 서비스. 계정을 열고, 해쉬태그라는 것을 살펴보니 ‘우물정(#)’과 붙어있는 단어를 말하는 것이고 검색창에 ‘#교회룩’이라고 쳐보니 재미있게도 사람들이 교회를 갈 때 입는 옷들을 찍어 올린 것. 패션스타처럼 입은이가 있는가하면 단정한 컬러와 스타일이 돋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무엇보다 그녀는 아이들 교회룩에 눈길이 갔다. 이번 주일에는 우리 가족도 한번 예쁘게 입어보리라! 김집사에게 인스타그램은 즐거운 눈요기가 됐다.
데이빗 형제는 요즘 인스타그램으로 ‘교회누나’들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해쉬태그(#) 교회누나’에는 정말 친절하고 잘 챙겨줄 것같은 자매들의 모습이 가득하다. 교회누나들이 출석한 교회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며 데이빗 형제도 그 교회를 나가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9월5일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교회누나’는 4천748개의 사진들이 올라와 있고, ‘교회오빠’는 1만3천여장의 사진들이 있다.
이밖에도 젊은층들이 좋아하는 교회와 관련된 해쉬태그는 생각보다 상당히 많다. 다소 특정한 목적(?)이 있어보이는 ‘오빠’나 ‘누나’ 외에 신앙상담을 위한 친구를 찾아볼 수 있는 다정한 자매들이 모여있는‘ 교회언니’도 눈길을 끈다.
특정 주제가 아닌 교회에 대한 전반적인 사진을 한데 모은 ‘#교회스타그램’도 흥미롭고, 교회가는 중에 찍은 예쁜 사진을 모은 ‘#교회가는 길’도 인기다. 교회에서 가진 친교나 친목의 순간을 담은 ‘#교회에서’는 유난히 파란하늘의 사진들이 많아 교회를 가는 것이 기쁨이요 행복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기도 했다.
젊은 크리스천들 사이에 인스타그램을 통한 교회 생활과 알리기가 인기를 끌자, 교회 스스로도 이를 적
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예로 사랑의교회는 해쉬태그 ‘사랑의교회’를 중심으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사랑의교회 활동을 한데 묶어 알리고 있다. 여기에 교회내 다양한 소그룹 활동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림으로서 참여 의사를 높이고 있다. 한국내 대부분 중대형 교회들이 이 같이 공통된 해쉬태그를 통해 지교회와의 결속력을 다지고 멀리 해외선교부의 활동까지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이를 꾸며가고 있다.
미주내에서는 샌디에고 한빛교회, 시애틀 형제교회, 남가주사랑의교회 등이 비교적 활발하게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주지역은 특별히 2세들의 모임 공간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련해줌으로서 세대간 단결력과 의사소통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에 자리한 한 개척교회는 20여명 내외 성도들 중 2세 구성이 많다보니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활용한 소통 공간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교회내 관계자에 따르면 “부모와 자식 세대간 미처 전달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인스타그램 메세지나 사진 등을 통해 알리면서 자연스럽게 하
고 싶은 말을 하는 것 같다”며 1세들에게도 가능하다면 이런 툴 이용을 적극 알리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이 시작된 미국에 살고 있는 환경임에도 생각보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인 교
회는 아직은 드문 듯.
반면 미국 교회들은 몇만명에 이르는 팔로워를 자랑하며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한 전도와 복음전파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남가주에 자리한 새들백교회(3만8천 팔로워) 역시 본 교회 계정 외에도 소그룹 팔로워도 무시못할 수준이며, 힐송처치의 경우 약 89만여명의 팔로워를 지닐 정도로 인스타그램에서의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스타그램을 통한 교회 알리기에 부정적인 의견도 내비쳤다. 글 또는 비교적 여러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다른 소셜미디어와는 달리 사진이나 영상에 집중된 인스타그램은 자칫 세세한 사생활 공개로까지 이어져 선의의 피해자를 낳을지 모른다는 것. 나아가 교회가 인스타그램 팔로워 늘리기에 혈안이 되면 정작 내실을 다지는 일을 게을리 할 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젊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교회 알리기나 사역 소개는 상당한 가능성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현실. 무엇보다 공통된 주제로 여러 사람들의 사진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장점은 교회쪽 활용에 있어서 달콤한 유혹이다.
지금도 교회관련 다양한 해쉬태그가 늘어나고 이에 반응하는 형제 자매들이 무수히 늘고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우리 교회가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에 동참하고 싶은 이들이 늘어난다면 분명 반가운 일이겠지만, 그것이 단지 보여주는 것에 머물러 ‘현혹함’으로 나아간다면 부작용을 낳지 않을까? 시대가 요구하는 툴은 이용하는 것은 좋지만 그 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알고 행하는 신중함이 있길 바라본다.
==자료출처 크리스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