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여행 필수코스라고 불리며,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다녀온 기억이 있는 경주!
경주는 우리나라 역사의 산 증인과도 같은 곳이자 신라 천년의 역사가 전부 담겨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릴 적 수학여행으로 간 후 처음으로 스스로 국내여행으로 떠난 경주 구석구석.
금요일 밤, 경주로 떠나요.
수도권에서 경주를 가장 편하게 가는 방법은 KTX다. 신경주역 개통 이후 서울역, 영등포역, 수원역 등 수도권의 주요역에서 신경주역까지 KTX를 타고 갈 수 있기 때문!
버스를 타고 가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 수도권에서 경주여행을 갈 예정이라면 빠른 KTX를 추천한다.
특히, 금요일 늦은 저녁 기차나 토요일 이른 기차, 일요일에 수도권으로 돌아오는 기차 등은 당일이 되면 매진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 경주 여행을 갈 계획이라면 미리 KTX를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영등포역에서 늦은 저녁 기차로 출발한 경주로 향하는 길.
선로 사이로 해가 지면서 붉은빛이 잔뜩 내려오고 있었다. 덜컹덜컹 1호선이 지나가는 순간들도 좋고 가지런히 펼쳐진 선로도 좋다. 이런 것을 구경하는 것은 기차여행이 주는 묘미겠지.
'기차여행'하면 기차 안에서 삶은 달걀과 사이다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늘 가득하지만, 코로나19 이후 KTX 안에서는 물을 포함한 음식물을 모두 먹을 수 없었다.
그렇게 물 한 모금 못 마신 채 도착한 신경주역.
영등포역 기준 신경주역까지 약 2시간 30분이 걸리기때문에 늦은 오후 기차라면 한 숨 자면 금방 도착할 수 있다. 밤 10시 30분에 도착한 신경주역.
신경주역은 경주의 주요 유적지들이 몰려 있는 시내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 곳에서 경주 시내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야만 한다. 버스의 경우, 마지막 기차도착 시간인 이 쯤까지 운행하기 때문에 혼자라면 버스를 타는 것을 추천! 일행이 있다면 택시를 타고 편하게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신경주역의 밖으로 나가면 택시들이 서 있기 때문에 목적지를 말한 후 탑승해도 좋고, 카카오택시를 부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뚜벅이들이 여행하기 좋은 곳, 경주
경주는 '뚜벅이들이 여행하기 좋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우선, 주요 유적지들이 한 곳에 밀집되어 있으며 유적지들간의 대중교통편도 잘 연결되어 있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광객이 많은만큼 주요 관광지 주변에 식당, 카페, 편의점 등 편의시설도 굉장히 잘 되어 있는 편!
경주에 도착한 밤, 한옥으로 꾸며진 가게들과 도심 속 툭 튀어나오는 능들을 보며 '이 곳은 참 신기한 곳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음 날 아침 조금 걸어가니 나오는 시원한 논들을 보니 자연과 유적 그리고 도시의 모습이 함께 합쳐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주는 참 신기하게도 황리단길 주변은 정말 감성 넘치는 카페들부터 도시의 느낌을 뽐내는데, 조금만 벗어나면 이렇게 한적한 곳들이 펼쳐져 있다.
한적한 논들이 있는 곳이 있고 시내 한복판에는 고분(무덤)들이 가득하다. 경주는 정말 '천 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역사 교과서'라는 말이 아쉽지 않은 곳이다.
한적히 경주를 걷다보면 자연 속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한적한 곳들이 펼쳐져 있기에 그냥 정자에 앉아 가만히 있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그리고 기차가 지나가는 순간을 놓칠 수 없기에! 풀밭 속 한 가운데 위치한 정자 사진을 찍다가 기차가 기다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기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묘미 또한 여행 중 일부분이다.
신라 천 년의 역사가 담긴 국립경주박물관
경주에서 가장 유명한 동궁과 월지(안압지), 첨성대, 대릉원 등 대부분의 모든 관광지들을 밀집되어 있다. 그래서 경주가 특히나 걸어서 여행하기 좋은 곳인 것 같다.
그리고 국립경주박물관도 주요 관광지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립경주박물관은 미리 시간을 지정해 입장하거나 앞에서 전화번호로 통화 후 인증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경주유적역사지구 안에 위치한 국립경주박물관은 누구나 입장료는 무료이다.
신라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경주의 유적유물 발굴, 보전과 문화재 홍보 등을 위해 지어진 국립박물관인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시대 유물을 중심으로 무려 1만여 점의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의 호칭에 걸맞게 내부 박물관도 있지만 국립경주박물관은 그 자체 전부가 박물관이다.
왜냐하면 외부 전시관도 있기 때문! 한 마디로 이 곳은 '지붕없는 박물관'인 셈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국립경주박물관의 외부전시관에는 범종, 석탑, 석불, 석등, 비석 받침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 유물들은 모두 경주와 주변 지역의 옛 절터, 궁궐터, 성터 등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승복사 쌍거북 비석받침과 같은 다양한 비석받침도 야외 박물관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준다.
옥외전시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에밀레종으로 더 많이 알려진 '성덕대왕 신종'이다.
국사책에서나 볼 수 있던 전설인 '에밀레종'은 국립경주박물관에 위치해 있다.
과거, 주조되지 않았던 이 종은 어린 아기를 쇳물 속 던진 후에 완성되었고 그로 인해 한을 품은 아기가 종을 칠 때마다 '에밀레 에밀레~'하고 운다는 전설이 담긴 성덕대왕 신종.
성덕대왕 신종은 본래 봉덕사에 위치해 있었으나, 봉덕사가 홍수로 인해 떠내려가면서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실제로 종을 치는 못브을 볼 수는 없지만 매시 정각, 20분, 40분에 녹음된 성덕대왕 신종의 종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종소리가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해당 시간에 맞춰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국립경주박물관 내부는 총 세 곳의 박물관으로 나뉜다.
신라역사관, 신라미술관, 월지관 이렇게 세 곳이다. 밖에 있는 옥외전시관까지 합하면 국립경주박물관의 박물관은 총 4곳인 셈.
'신라역사관'에는 신라의 건국과 번영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신라미술관'에서는 신라의 찬란한 미술 역사를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월지관'은 동궁과 월지에서 발견된 3만여 점의 통일신라 시대의 유물 중 약 천여 점의 문화재와 유물을 주제별로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천 년도 더 넘은 유물들을 보고 있자니, 지나간 시간이 전혀 가늠되지 않았다.
사실, 긴 세계여행을 하면서 나는 '박물관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나는 역사 박물관과 미술 박물관 등 박물관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여행을 할 때는 워낙 유적지와 박물관, 미술관들이 많다 보니 박물관과 미술관에 대해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지 못 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모든 미술관과 박물관을 다 간 것이 바로 나였다. 노르웨이에서는 뭉크의 절규를 보겠다고 오슬로의 미술관으로 향하고, 파리에서는 모네의 수련에 빠져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으며 오르세 박물관의 고흐 작품을 너무 좋아하며, 이집트 역사를 신기하게 생각하며 박물관에 다니던 나였다.
외국 역사를 좋아한만큼 우리나라의 역사 역시 너무나 좋았다. 특히, 10대 이후 처음 방문한 경주는 내가 '역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해 주는 곳이었다. 역사는 그냥 참 매력있는 것 같다.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다루는 것이다 보니 과거의 일들을 알아가는 과정이 참 재미있는 것 같다.
그래서 국립경주박물관도 내겐 참 재미있는 곳이었다.
꽃밭이 펼쳐진 아름다운 첨성대에서
국립경주박물관을 둘러본 후 향한 곳은 경주의 상징과도 같은 '첨성대'다.
길을 건너가기 전, 횡단보도 건너편에 첨성대와 고분이 보이는데 그 순간이 뭔가 딱 내가 상상하던 경주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가득한 꽃과 함께 만날 수 있던 6월의 첨성대.
첨성대는 내물왕릉, 대릉원, 국립경주박물관, 동궁과 월지 근처에 위치해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핑크뮬리가 피어나는 시기가 되면 '핑크뮬리'로 유멍세를 떨치는 첨성대 인근은 잘 가꿔진 꽃들로 가득했다.
실제로 첨성대 주변은 계절마다 꽃을 바꾸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첨성대위 뒤편은 꽃들로 가득하지만, 사실 첨성대 주변은 약간 덩그러니 첨성대만 위치해 있는 모습이다. 주변에 울타리가 있기 때문에 가까이까진 가지 못하고, 주변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첨성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별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저 단순하게 과거에 별을 보기 위해 지어진 곳이라고 생각했던 첨성대는 사실 '국가의 갈흉을 점치기 위해 별을 보기 위한 곳'의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곳이었다.
별의 움직임, 하늘의 움직임인 천문 관측을 통해 과거 국가의 갈흉을 점쳤기 때문! 한마디로 과거에는 지금의 지구과학이 엄청나게 중요했던 것 같다.
첨성대는 밤이 되면 라이트업이 되기 때문에 또 다른 매력이 펼쳐진다고 하니, 밤에 시간이 되면 동궁과 월지를 둘러본 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거대한 유적지인 경주는 볼거리도 많고 역사를 다시 한 번 공부하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어릴 땐 몰랐던 신라, 통일신라의 역사가 이렇게 재미있다는 사실을 경주에 가서야 깨달았다. 외국 여행을 다닐 땐 그 나라의 과거 역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늘 역사를 공부하며 여행을 하곤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역사가 그대로 담겨있는 경주에 도착하니 절로 경주의 역사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었다. 여행은 다양한 지식들이 나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기분이라 참 좋다.
경주의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