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미세현미경감압술’ 시행 후 꼬부랑 허리를 펴게 된 김종순씨
(82·사진 왼쪽)가 남편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 건강 척추·관절, 행복한 100세 (8)90도로 굽은 허리 편 김종순씨
척추관 좁아지고 신경 눌려 기둥·벽 없이는 거동 불가능 협착 부위 풀어주는 수술 진행
절개 부위 작고 회복도 빨라 재활운동하며 굽은 허리 치료
“의사 양반, 제발 내 허리 좀 고쳐주소. 단 하루라도 땅만 보지 않고 제대로 걷고 싶소.”
충남 당진의 작은 마을에 사는 김종순씨(82)가 애처롭게 말했다. 부잣집 둘째 딸이었던 김씨는 가난한 집 둘째 아들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일꾼을 부리며 살았던 그였지만, 결혼 후부턴 60여년간 고된 시집살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힘든 농사일도 그의 몫이었다. 김씨는 늘 허리를 숙인 채로 감자·마늘·대파 농사를 지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그의 허리는 90도로 굽었다. 하지만 농민의 숙명이라 여기며 고된 밭일을 묵묵히 이어왔다.
통증이 찾아올 때는 파스를 붙이거나 읍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는 게 치료의 전부였다. 그러다가 결국 한계에 부딪혔다. 벽이나 기둥에 의지하지 않고선 집 밖을 나가는 것조차 힘에 부쳤다. 특히 턱 높은 계단을 오를 때면 비명이 나올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아픔을 더이상 참지 못하고 병원을 찾은 김씨는 자기공명영상(MRI)과 골밀도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심각했다. 3·4번 허리뼈에서 중증의 중심성 척추관협착증이 관찰됐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그중에서도 중심성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의 전후방 길이가 10㎜보다 짧아진 경우를 뜻한다. 또 4·5번 허리뼈에서는 여러 부위의 신경이 눌린 다발성 협착증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발병 초기였다면 신경성형술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비수술적 방법으로 완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씨는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고민 끝에 ‘최소 미세현미경감압술’을 시행했다.
이 수술은 대표적인 척추수술법 가운데 하나로 아주 정밀한 현미경을 사용해 협착 부위를 풀어준다. 과거엔 척추수술을 하려면 8~10㎝를 절개해야 했다. 그러나 이 수술법은 1~2㎝ 정도만 절개하면 된다. 시술 부위가 작다보니 회복이 빠르고 수혈할 필요도 없다는 게 장점이다. 또 전신마취를 하지 않기 때문에 고령환자도 편안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
수술 후 김씨는 허리를 강화하는 전기근육자극치료(EMS) 재활운동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허리는 꼿꼿하던 예전으로 돌아갔다. 김씨는 이제 손으로 바닥을 짚지 않아도 거뜬히 설 수 있게 됐다. 허리를 곧게 세운 그의 얼굴에 봄바람 같은 미소가 퍼졌다.
척추질환은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보통 김씨처럼 아픔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견딘다. 척추질환 치료법은 나날이 발전해 질환의 90% 정도는 수술하지 않아도 치료할 수 있다. 초기에 질환을 발견해 치료하면 그만큼 완치율도 높다. 다만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시술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병원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