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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진도에서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藝都 진도』, 민속문화예술 소도(蘇塗) 진도를 조명하다
세상 극치의 땅. 진도에서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한국어로 최초로 한국문학을 읽고 조명한 문학의 ‘칼릴 지브란’ 문학비평가 김현은 어디서 밝혔다. 문학이란 무용하기에 인간에게 매혹적이라고 했던가.
지금은 빈 마당이나 뒤안에 버려진 우리 어머니들의 손 떼가 햇살과 함께 묻은 ‘숨 쉬는 옹기’의 조건은 예술의 자격 품평회와 같다. 수화 김환기의 항아리에 담긴 그 하늘. 시인 김수영은 ‘누가 하늘을 보았는가’ 노고지리의 노래를 경계하였다.
진도는 예술의 정수와 진수(眞髓) 이자 보배로움 바로 그것이다. 매헌 박영관은 진도라는 천년 도예 명품에 자폐증을 앓는 도취적 삶을 기꺼이 선택한 문예인이다.
대를 이어 전승해온 기술자들에 의해 물레에서 모양이 완성되어 나온 옹기는 반드시 그늘에 두어 건조해야 한다. 그것이 원칙이다. 감나무 아래 그늘에서 말리면 48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햇볕에서는 대여섯 시간 만에 말릴 수 있었다. 다만 옹기가 햇볕을 고루 받도록 방향을 바꿔주거나, 너무 강한 햇볕을 받아 금이 가는 일이 없도록 볏짚이나 가마니로 덮어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저께부터 솔나무 화목을 때서 재는 충분히 맹글어 놨고, 장작에 불을 붙여서 사그라질 때까지 오래 때면 재만 남을 것 아니겠어?
진도사람들의 삶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진도 전역이 무대요 공연장이나 다름없다. 그런 곳에서 태어나 갯바람 솔바람 흙바람이 은은한 예술적 감성의 팔할을 키운 매헌 박영관선생.
“우리 군의 장점과 특징에 대한 일목요연한 정리와 상세한 설명, 이제 민속예술특구를 넘어 21세기 한국의 르네상스 발흥을 이끄는「민속문화예술의 수도」가 되어야 한다는 지론은 매우 감격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김희수 군수)
김희수 군수는 진도문인협회 회원이다. 사생츼의란 무엇인가. 앞으로 예향 예도 진도를 이끌어어 갈 군수로서 자기 성찰을 게을리하지 않고 전통을 온전하니 전승하며 더 새롭게 우일신하여 선순환 문화부흥으로 무릉의 도원을 꿈꾼다.
예술은 창조하는 기쁨, 감정에 집중하고 표현, 다양한 해석, 탐구와 성찰로 과정에 충실, 관계맺기를 통해 친구를 사귀고 다른 분야와 융합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보다 더 유익한 활동이 있을까요? 창의력을 키우고, 감성을 표현하고, 탐구와 성찰을 하고, 다양한 해석을 통해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집중하게 합니다. 또한, 관계맺기를 통해 동료를 사귀고, 다른 장르와 융합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즐거운예감'은 예술의 가치를 되새기고, 이를 창의력과 융합, 연대의식을 키우는 과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원형의 예술’, 새로운 담론의 시작
梅軒(매헌) 朴英寬(박영관) 문학박사이자 시인이 우리들의 영원한 이상향, ‘오래된 미래’ 진도를 역사 문화 시서화창을 망라한 역저 「예도 진도」를 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이제 진도는 단지 ‘노는 곳’에서 우리 민족의 문화원류를 찾는 소중한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목포교육대학. 조선대학교(문학박사)서울대학교 교육행정연수원 수료하고 교장(우수영초등학교장 정년 퇴임) 황조근정훈장. 저서로는『내 사랑 진도 매화 꽃보라 사이로 』 『玉峯 白光勳의 交遊詩』가 있다.「내 사랑 진도」 자가사자로 전) 한국문인협회 진도지부장 현) 진도군 한글교육 강사에 현) 진도문화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나의 트로트 시대’ 작가 김형수는 우리가 이 땅에서 이 삶의 생의 한 가운데 또는 가장 곤궁한 변방의 예술가로 되기 위해서는 제반의 실천적 확립과 노력에 앞서 가치관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3개의 가치관인 문학관, 창작관, 작가관 중 이 책은 창작관에 해당된다. 창작 실제의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부딪치는 문제들 온 몸에 주체할 수 없이 무르익는 과정, 마지막에 첫 소리 내기, 표현의 순차성 등의 과정에 대해서는 매헌이 거론하지 않는다. 오직 창작 실제의 시작이자 마무리로, 예술에 대해 여러 사람이 함께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중요성과 진도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짚어 되새기게 한다.
흔히 진도를 거론하면서 의(義)로운 사생취의 충절을 경시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나 진도는 마한 시대부터 해양족들의 수탈로 온갖 수난을 당하고 힘들어했다. 하여 해안지방에는 수많은 관방(조도, 맹성)들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군진이 머물며 남도포 석성이 세워졌으며 산봉우리마다 봉수대가 발달하였다. 의란 본디 공정한 나눔에서 인과 예를 통해 발현된다. 예향 예도는 이런 진도인의 충절과 호국 의리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용장산성의 삼별초 항쟁과 정유재란 당시 수많은 의병들이 자진하여 해전에 나서 순절한 고귀한 역사를 품고 있다. 진도강ㄱ아술래의 연원을 거기에서 찾지 않는가. 모든 예술에는, 민속의례에는 당대 민중 섬 공동체 주민들의 삶과 열망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진도의 아리랑은 그토록 흥겨우면서도 진양조에서는 그 처연함이 귀촉도울음 진달래꽃이 온 산에 번지는 뜻을 눈과 눈으로 전해온 것이다.
매헌 박영관 시인이 밝히는 진도는 2022년 8월 1일 현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3종[강강술래(2009), 아리랑(2011), 농악(2014)], 유형문화재 27종(국가 12, 도 15), 무형문화재 12종(국가 5, 도 7) 보유자 15명(국가 6, 도 9)이다. 향토문화유산은 36종(유형 23, 무형 13)이다. 더구나 진도를 주제로 연구한 학자들을 보면 2022년 10월 14일 현재 석사학위 262명, 박사학위 논문 발표자가 39명이나 된다.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박영관 작가는 이 책의 ‘진도 문화를 담는 그릇’ 편에서 “꿀벌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특별한 춤을 추어 서로 꿀이 있는 곳을 알리고, 육각형의 놀라운 집을 짓는다.”면서 문화는 본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 안에 살면서 구성원에게 배우고 익힌 생활방식을 밀한다“고 규정한다.
진도의 향토문화유산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민속들은 애초 진도의 향토 곧 토속민요 풍속에서 시작되었다. 비록 전라남도 지정 무형문화재가 지정되지 않았다 해ㅏ여 소홀히 홀대하는 것은 우리 안의 화씨벽 보배로움을 잃는 우를 범하게 된다. 지금도 진도문화원은 해마다 이런 토속민속문화를 발굴 체계화하는데 노략하며 전라남도가 주최하는 남도민속제에 진도대표로 참가 출연하고 있다. 남한산성 도척이야, 서외리 도깨비굿, 짓봉산 산타령, 조오환의 엿타령, 호구동 액맥이굿 등 무궁무진하다.
진도 여인네들의 소리에 대한 집착은 무덤(?)까지도 따라가 몸을 풀어야 그 징한 한과 흥이 다스려지는 듯하다. 옥주들판 배추밭이나 대파밭을 가 보라. 팔순의 노인네들이 부르는 들노래는 천년의 바람 속을 헤쳐온 율려(律呂)의 소리이다. 진도 여귀산에 국립남도국악원이 들어서고 국악고등학교, 동네마다 자발적인 민속전수관, 동네소리방이 아직도 붐비는 이유를 알 수가 있다. 미치거나 사랑하거나 할 뿐이다. 하여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눈내린 길 첫 나들이를 가는 여행자처럼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踏雪野中去) 발걸음 어지러이 하지 마라(不須胡亂行) 경계했다. 진도북놀이나 아리랑, 흥타령, 한춤 등이 혹여 잘못된 해석과 섣부른 무슨무슨 류(類)나 째로 외로 흐르지 않도록 더더욱 진도예도를 위한 지침서 인문학 고찰 결과물이 묶여 나오니 한층 기대가 높아진다.
올 해 진도는 수묵 비엔날레를 연다. 수묵이란 무엇인가. 허 소치의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강산무진도는 단테의 진도판 신곡이다. 안개와 소나무를 보며 왜 우리시대에 다시 수묵인가를 물어야 한다. 진도의 민속과 문화가 내 품안에 노는 단지 변방의 넋두리에 머물 것인지 천만리 문화사절단이 차마고도를 넘듯 히말라야 샹그릴라나 라다크, 천부경의 비밀이 담겨있는지 내 영혼의 성스런 길닦음이 요구된다.
이 땅의 수많은 죽음을 혼건짐하고 씻김하는 작품을 통해 예술의 향기가 장무상망하는 세한의 깊은 정을 감상하며 중요한 것은 작가의 삶 그 궤적이 곧 예술이다. 모든 예술의 시작은 어떠한 형상 또는 작가의 의도가 있었겠으나 반복되는 작업과정에서 작가의 체취나 그 흔적은 사라져 간다. 나는 도구가 되어 그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미지의 전달 보다는 보는 이의 내부에서 자신의 이미지로 전환되어 스스로 그 존재감이 드러나길 바라기 때문이다. 호미질에 담긴 소리 한자루 하루하루의 태도와 삶이 하나의 연속성을 이루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보내는 소리 '추억'으로 진도 씻김굿이 '시나위 살풀이'에 이어 한 맺힌 소리로 슬픔을 달래는 '한타령'이 이어진다. 세상을 떠난 이의 옷 등을 돗자리에 말아 액운과 살을 씻어 극락왕생을 바라는 '영돈말이'로 씻김굿은 절정에 이른다.
공자는 "「관저」는 즐거워하되 정도에 지나치지는 않았고 슬퍼하되 마음에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곧 조화를 해치지 않는 중화의 아름다움을 中和之美 강조하고 있다는 것.
가야금을 만든 우륵이, 樂而不流 哀而不悲[삼국사기(三國史記)「잡지(雜志) 악(樂)]에 可謂正也(낙이불류 애이불비 가위정야)라고 하였다. 즐거우면서도 무절제하지 않고 슬프면서도 비통하지 않으니, 바르다고 할만 하다는 음악지도다.
시인 김승희는 진도아리랑을 지독한 ‘리비도’라고 했다. 미역줄기처럼 삶과 죽음이 줄다리기를 하듯 남여상열의 독한 슬픔을 알아챈 것이다. 섬은 끊임없이 윤회를 한다.
"그분들의 넋과 액과 살이 잘 풀려서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고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강은영 / 진도 씻김굿 이수자) 광주 오일팔 추모행사에 금남로까지 달려가 길을 닦고 천도하며 진도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비극이 있을 때마다 씻김굿이 거행됐다.
- "오매 오매 이것이 뭔 일이냐, 너희 부모는 어떻게 살 거냐. 마음이 아파서 저는 울었습니다 “
이 모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경의와 역사적 부재와 상실로 인한 ‘어제의 나’와 오늘의 우리가 민속이라는 매개로 확인한다는 것. 인간은 한 민족은 그렇게 만호바다와 벽파를 넘어 진도에서 구음살풀이같은 세상을 열었던 것이다. 이덕리의 상두지와 동다기, 무정 정만조의 은파유필이나 면암 최익현의 운림각 관란정 마을 아낙네들의 민속기록은 재조명되어야 한다.
가장 창의적이며 가장 원형에 가까이 있는 예도(藝都)진도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과 지원이 절실하다. ”이제 진도는 「민속문화예술특구」를 벗어나 「예도(藝都 : 민속문화예술의 수도) 진도(珍島)」라고 칭해야 한다.
진도의 나무와 작은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에도 정감이 넘친다. 이런 진도의 산과 들은 바다와 조화롭게 어울려 정과 흥이 되어 멋을 돋운다.“ 민속이 계속 전승되기 위해서는 공연중심의 유지가 아닌 자발성, 특히 진도인들의 ‘떼창’과 놀이마당의 들고남이 마치 개옹물이 출렁이듯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전통은 소중하다. 언제든지 굿을 주재하는 세습 무녀가 힘들어하면 누구든지 나와 매김을 하는 이 오래된 의례가 살아있는 한 진도는 한 민족의 영혼의 세례바다 천상의 발현이 될 것이다. 비록 박종기 양홍도, 조공례, 김대례 박병천 등이 떠나 쓸쓸함을 다 지울 수는 없지만 오늘도 그 많은 민속전수관은 팔팔케어 소리와 보릿대 춤이 가득하다.
매헌(梅軒) 작가는 이 책이 나오기까지 진도문화원과 한국한시협회진도지회, 한국예총진도지회, 한국문인협회진도지부 회원은 든든한 멘토였다.면서 “그 어렵던 시절 배고픔을 이겨내고 누덕누덕 기워 입고 오로지 필자만을 바라보며 고달프게 사셨던, 외할머니와 어머니 영전에 ‘감사합니다’라며 큰절로 이 책을 바친다.”고 헌정의 마음을 담았다.
개미산 기슭 모옥(茅屋) 매헌 박영관 시인이자 서도가인 저자에 오늘을 사는 진도사람으로서 이 책이 그간의 채록 중심의 저술 방식을 넘어 더 미래적이며 뜨거운 담론의 발원이 되길 바란다.(남인 박종호 씀)
『藝都 진도』, 민속문화예술 소도(蘇塗) 진도를 조명하다
세상 극치의 땅. 진도에서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한국어로 최초로 한국문학을 읽고 조명한 문학의 ‘칼릴 지브란’ 문학비평가 김현은 어디서 밝혔다. 문학이란 무용하기에 인간에게 매혹적이라고 했던가.
지금은 빈 마당이나 뒤안에 버려진 우리 어머니들의 손 떼가 햇살과 함께 묻은 ‘숨 쉬는 옹기’의 조건은 예술의 자격 품평회와 같다. 수화 김환기의 항아리에 담긴 그 하늘. 시인 김수영은 ‘누가 하늘을 보았는가’ 노고지리의 노래를 경계하였다.
진도는 예술의 정수와 진수(眞髓) 이자 보배로움 바로 그것이다. 매헌 박영관은 진도라는 천년 도예 명품에 자폐증을 앓는 도취적 삶을 기꺼이 선택한 문예인이다.
대를 이어 전승해온 기술자들에 의해 물레에서 모양이 완성되어 나온 옹기는 반드시 그늘에 두어 건조해야 한다. 그것이 원칙이다. 감나무 아래 그늘에서 말리면 48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햇볕에서는 대여섯 시간 만에 말릴 수 있었다. 다만 옹기가 햇볕을 고루 받도록 방향을 바꿔주거나, 너무 강한 햇볕을 받아 금이 가는 일이 없도록 볏짚이나 가마니로 덮어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저께부터 솔나무 화목을 때서 재는 충분히 맹글어 놨고, 장작에 불을 붙여서 사그라질 때까지 오래 때면 재만 남을 것 아니겠어?
진도사람들의 삶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진도 전역이 무대요 공연장이나 다름없다. 그런 곳에서 태어나 갯바람 솔바람 흙바람이 은은한 예술적 감성의 팔할을 키운 매헌 박영관선생.
“우리 군의 장점과 특징에 대한 일목요연한 정리와 상세한 설명, 이제 민속예술특구를 넘어 21세기 한국의 르네상스 발흥을 이끄는「민속문화예술의 수도」가 되어야 한다는 지론은 매우 감격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김희수 군수)
김희수 군수는 진도문인협회 회원이다. 사생츼의란 무엇인가. 앞으로 예향 예도 진도를 이끌어어 갈 군수로서 자기 성찰을 게을리하지 않고 전통을 온전하니 전승하며 더 새롭게 우일신하여 선순환 문화부흥으로 무릉의 도원을 꿈꾼다.
예술은 창조하는 기쁨, 감정에 집중하고 표현, 다양한 해석, 탐구와 성찰로 과정에 충실, 관계맺기를 통해 친구를 사귀고 다른 분야와 융합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보다 더 유익한 활동이 있을까요? 창의력을 키우고, 감성을 표현하고, 탐구와 성찰을 하고, 다양한 해석을 통해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집중하게 합니다. 또한, 관계맺기를 통해 동료를 사귀고, 다른 장르와 융합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즐거운예감'은 예술의 가치를 되새기고, 이를 창의력과 융합, 연대의식을 키우는 과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원형의 예술’, 새로운 담론의 시작
梅軒(매헌) 朴英寬(박영관) 문학박사이자 시인이 우리들의 영원한 이상향, ‘오래된 미래’ 진도를 역사 문화 시서화창을 망라한 역저 「예도 진도」를 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이제 진도는 단지 ‘노는 곳’에서 우리 민족의 문화원류를 찾는 소중한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목포교육대학. 조선대학교(문학박사)서울대학교 교육행정연수원 수료하고 교장(우수영초등학교장 정년 퇴임) 황조근정훈장. 저서로는『내 사랑 진도 매화 꽃보라 사이로 』 『玉峯 白光勳의 交遊詩』가 있다.「내 사랑 진도」 자가사자로 전) 한국문인협회 진도지부장 현) 진도군 한글교육 강사에 현) 진도문화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나의 트로트 시대’ 작가 김형수는 우리가 이 땅에서 이 삶의 생의 한 가운데 또는 가장 곤궁한 변방의 예술가로 되기 위해서는 제반의 실천적 확립과 노력에 앞서 가치관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3개의 가치관인 문학관, 창작관, 작가관 중 이 책은 창작관에 해당된다. 창작 실제의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부딪치는 문제들 온 몸에 주체할 수 없이 무르익는 과정, 마지막에 첫 소리 내기, 표현의 순차성 등의 과정에 대해서는 매헌이 거론하지 않는다. 오직 창작 실제의 시작이자 마무리로, 예술에 대해 여러 사람이 함께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중요성과 진도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짚어 되새기게 한다.
흔히 진도를 거론하면서 의(義)로운 사생취의 충절을 경시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나 진도는 마한 시대부터 해양족들의 수탈로 온갖 수난을 당하고 힘들어했다. 하여 해안지방에는 수많은 관방(조도, 맹성)들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군진이 머물며 남도포 석성이 세워졌으며 산봉우리마다 봉수대가 발달하였다. 의란 본디 공정한 나눔에서 인과 예를 통해 발현된다. 예향 예도는 이런 진도인의 충절과 호국 의리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용장산성의 삼별초 항쟁과 정유재란 당시 수많은 의병들이 자진하여 해전에 나서 순절한 고귀한 역사를 품고 있다. 진도강ㄱ아술래의 연원을 거기에서 찾지 않는가. 모든 예술에는, 민속의례에는 당대 민중 섬 공동체 주민들의 삶과 열망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진도의 아리랑은 그토록 흥겨우면서도 진양조에서는 그 처연함이 귀촉도울음 진달래꽃이 온 산에 번지는 뜻을 눈과 눈으로 전해온 것이다.
매헌 박영관 시인이 밝히는 진도는 2022년 8월 1일 현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3종[강강술래(2009), 아리랑(2011), 농악(2014)], 유형문화재 27종(국가 12, 도 15), 무형문화재 12종(국가 5, 도 7) 보유자 15명(국가 6, 도 9)이다. 향토문화유산은 36종(유형 23, 무형 13)이다. 더구나 진도를 주제로 연구한 학자들을 보면 2022년 10월 14일 현재 석사학위 262명, 박사학위 논문 발표자가 39명이나 된다.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박영관 작가는 이 책의 ‘진도 문화를 담는 그릇’ 편에서 “꿀벌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특별한 춤을 추어 서로 꿀이 있는 곳을 알리고, 육각형의 놀라운 집을 짓는다.”면서 문화는 본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 안에 살면서 구성원에게 배우고 익힌 생활방식을 밀한다“고 규정한다.
진도의 향토문화유산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민속들은 애초 진도의 향토 곧 토속민요 풍속에서 시작되었다. 비록 전라남도 지정 무형문화재가 지정되지 않았다 해ㅏ여 소홀히 홀대하는 것은 우리 안의 화씨벽 보배로움을 잃는 우를 범하게 된다. 지금도 진도문화원은 해마다 이런 토속민속문화를 발굴 체계화하는데 노략하며 전라남도가 주최하는 남도민속제에 진도대표로 참가 출연하고 있다. 남한산성 도척이야, 서외리 도깨비굿, 짓봉산 산타령, 조오환의 엿타령, 호구동 액맥이굿 등 무궁무진하다.
진도 여인네들의 소리에 대한 집착은 무덤(?)까지도 따라가 몸을 풀어야 그 징한 한과 흥이 다스려지는 듯하다. 옥주들판 배추밭이나 대파밭을 가 보라. 팔순의 노인네들이 부르는 들노래는 천년의 바람 속을 헤쳐온 율려(律呂)의 소리이다. 진도 여귀산에 국립남도국악원이 들어서고 국악고등학교, 동네마다 자발적인 민속전수관, 동네소리방이 아직도 붐비는 이유를 알 수가 있다. 미치거나 사랑하거나 할 뿐이다. 하여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눈내린 길 첫 나들이를 가는 여행자처럼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踏雪野中去) 발걸음 어지러이 하지 마라(不須胡亂行) 경계했다. 진도북놀이나 아리랑, 흥타령, 한춤 등이 혹여 잘못된 해석과 섣부른 무슨무슨 류(類)나 째로 외로 흐르지 않도록 더더욱 진도예도를 위한 지침서 인문학 고찰 결과물이 묶여 나오니 한층 기대가 높아진다.
올 해 진도는 수묵 비엔날레를 연다. 수묵이란 무엇인가. 허 소치의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강산무진도는 단테의 진도판 신곡이다. 안개와 소나무를 보며 왜 우리시대에 다시 수묵인가를 물어야 한다. 진도의 민속과 문화가 내 품안에 노는 단지 변방의 넋두리에 머물 것인지 천만리 문화사절단이 차마고도를 넘듯 히말라야 샹그릴라나 라다크, 천부경의 비밀이 담겨있는지 내 영혼의 성스런 길닦음이 요구된다.
이 땅의 수많은 죽음을 혼건짐하고 씻김하는 작품을 통해 예술의 향기가 장무상망하는 세한의 깊은 정을 감상하며 중요한 것은 작가의 삶 그 궤적이 곧 예술이다. 모든 예술의 시작은 어떠한 형상 또는 작가의 의도가 있었겠으나 반복되는 작업과정에서 작가의 체취나 그 흔적은 사라져 간다. 나는 도구가 되어 그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미지의 전달 보다는 보는 이의 내부에서 자신의 이미지로 전환되어 스스로 그 존재감이 드러나길 바라기 때문이다. 호미질에 담긴 소리 한자루 하루하루의 태도와 삶이 하나의 연속성을 이루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보내는 소리 '추억'으로 진도 씻김굿이 '시나위 살풀이'에 이어 한 맺힌 소리로 슬픔을 달래는 '한타령'이 이어진다. 세상을 떠난 이의 옷 등을 돗자리에 말아 액운과 살을 씻어 극락왕생을 바라는 '영돈말이'로 씻김굿은 절정에 이른다.
공자는 "「관저」는 즐거워하되 정도에 지나치지는 않았고 슬퍼하되 마음에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곧 조화를 해치지 않는 중화의 아름다움을 中和之美 강조하고 있다는 것.
가야금을 만든 우륵이, 樂而不流 哀而不悲[삼국사기(三國史記)「잡지(雜志) 악(樂)]에 可謂正也(낙이불류 애이불비 가위정야)라고 하였다. 즐거우면서도 무절제하지 않고 슬프면서도 비통하지 않으니, 바르다고 할만 하다는 음악지도다.
시인 김승희는 진도아리랑을 지독한 ‘리비도’라고 했다. 미역줄기처럼 삶과 죽음이 줄다리기를 하듯 남여상열의 독한 슬픔을 알아챈 것이다. 섬은 끊임없이 윤회를 한다.
"그분들의 넋과 액과 살이 잘 풀려서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고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강은영 / 진도 씻김굿 이수자) 광주 오일팔 추모행사에 금남로까지 달려가 길을 닦고 천도하며 진도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비극이 있을 때마다 씻김굿이 거행됐다.
- "오매 오매 이것이 뭔 일이냐, 너희 부모는 어떻게 살 거냐. 마음이 아파서 저는 울었습니다 “
이 모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경의와 역사적 부재와 상실로 인한 ‘어제의 나’와 오늘의 우리가 민속이라는 매개로 확인한다는 것. 인간은 한 민족은 그렇게 만호바다와 벽파를 넘어 진도에서 구음살풀이같은 세상을 열었던 것이다. 이덕리의 상두지와 동다기, 무정 정만조의 은파유필이나 면암 최익현의 운림각 관란정 마을 아낙네들의 민속기록은 재조명되어야 한다.
가장 창의적이며 가장 원형에 가까이 있는 예도(藝都)진도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과 지원이 절실하다. ”이제 진도는 「민속문화예술특구」를 벗어나 「예도(藝都 : 민속문화예술의 수도) 진도(珍島)」라고 칭해야 한다.
진도의 나무와 작은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에도 정감이 넘친다. 이런 진도의 산과 들은 바다와 조화롭게 어울려 정과 흥이 되어 멋을 돋운다.“ 민속이 계속 전승되기 위해서는 공연중심의 유지가 아닌 자발성, 특히 진도인들의 ‘떼창’과 놀이마당의 들고남이 마치 개옹물이 출렁이듯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전통은 소중하다. 언제든지 굿을 주재하는 세습 무녀가 힘들어하면 누구든지 나와 매김을 하는 이 오래된 의례가 살아있는 한 진도는 한 민족의 영혼의 세례바다 천상의 발현이 될 것이다. 비록 박종기 양홍도, 조공례, 김대례 박병천 등이 떠나 쓸쓸함을 다 지울 수는 없지만 오늘도 그 많은 민속전수관은 팔팔케어 소리와 보릿대 춤이 가득하다.
매헌(梅軒) 작가는 이 책이 나오기까지 진도문화원과 한국한시협회진도지회, 한국예총진도지회, 한국문인협회진도지부 회원은 든든한 멘토였다.면서 “그 어렵던 시절 배고픔을 이겨내고 누덕누덕 기워 입고 오로지 필자만을 바라보며 고달프게 사셨던, 외할머니와 어머니 영전에 ‘감사합니다’라며 큰절로 이 책을 바친다.”고 헌정의 마음을 담았다.
개미산 기슭 모옥(茅屋) 매헌 박영관 시인이자 서도가인 저자에 오늘을 사는 진도사람으로서 이 책이 그간의 채록 중심의 저술 방식을 넘어 더 미래적이며 뜨거운 담론의 발원이 되길 바란다.(남인 박종호 씀)
세상 극치의 땅. 진도에서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한국어로 최초로 한국문학을 읽고 조명한 문학의 ‘칼릴 지브란’ 문학비평가 김현은 어디서 밝혔다. 문학이란 무용하기에 인간에게 매혹적이라고 했던가.
지금은 빈 마당이나 뒤안에 버려진 우리 어머니들의 손 떼가 햇살과 함께 묻은 ‘숨 쉬는 옹기’의 조건은 예술의 자격 품평회와 같다. 수화 김환기의 항아리에 담긴 그 하늘. 시인 김수영은 ‘누가 하늘을 보았는가’ 노고지리의 노래를 경계하였다.
진도는 예술의 정수와 진수(眞髓) 이자 보배로움 바로 그것이다. 매헌 박영관은 진도라는 천년 도예 명품에 자폐증을 앓는 도취적 삶을 기꺼이 선택한 문예인이다.
대를 이어 전승해온 기술자들에 의해 물레에서 모양이 완성되어 나온 옹기는 반드시 그늘에 두어 건조해야 한다. 그것이 원칙이다. 감나무 아래 그늘에서 말리면 48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햇볕에서는 대여섯 시간 만에 말릴 수 있었다. 다만 옹기가 햇볕을 고루 받도록 방향을 바꿔주거나, 너무 강한 햇볕을 받아 금이 가는 일이 없도록 볏짚이나 가마니로 덮어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저께부터 솔나무 화목을 때서 재는 충분히 맹글어 놨고, 장작에 불을 붙여서 사그라질 때까지 오래 때면 재만 남을 것 아니겠어?
진도사람들의 삶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진도 전역이 무대요 공연장이나 다름없다. 그런 곳에서 태어나 갯바람 솔바람 흙바람이 은은한 예술적 감성의 팔할을 키운 매헌 박영관선생.
“우리 군의 장점과 특징에 대한 일목요연한 정리와 상세한 설명, 이제 민속예술특구를 넘어 21세기 한국의 르네상스 발흥을 이끄는「민속문화예술의 수도」가 되어야 한다는 지론은 매우 감격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김희수 군수)
김희수 군수는 진도문인협회 회원이다. 사생츼의란 무엇인가. 앞으로 예향 예도 진도를 이끌어어 갈 군수로서 자기 성찰을 게을리하지 않고 전통을 온전하니 전승하며 더 새롭게 우일신하여 선순환 문화부흥으로 무릉의 도원을 꿈꾼다.
예술은 창조하는 기쁨, 감정에 집중하고 표현, 다양한 해석, 탐구와 성찰로 과정에 충실, 관계맺기를 통해 친구를 사귀고 다른 분야와 융합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보다 더 유익한 활동이 있을까요? 창의력을 키우고, 감성을 표현하고, 탐구와 성찰을 하고, 다양한 해석을 통해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집중하게 합니다. 또한, 관계맺기를 통해 동료를 사귀고, 다른 장르와 융합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즐거운예감'은 예술의 가치를 되새기고, 이를 창의력과 융합, 연대의식을 키우는 과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원형의 예술’, 새로운 담론의 시작
梅軒(매헌) 朴英寬(박영관) 문학박사이자 시인이 우리들의 영원한 이상향, ‘오래된 미래’ 진도를 역사 문화 시서화창을 망라한 역저 「예도 진도」를 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이제 진도는 단지 ‘노는 곳’에서 우리 민족의 문화원류를 찾는 소중한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목포교육대학. 조선대학교(문학박사)서울대학교 교육행정연수원 수료하고 교장(우수영초등학교장 정년 퇴임) 황조근정훈장. 저서로는『내 사랑 진도 매화 꽃보라 사이로 』 『玉峯 白光勳의 交遊詩』가 있다.「내 사랑 진도」 자가사자로 전) 한국문인협회 진도지부장 현) 진도군 한글교육 강사에 현) 진도문화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나의 트로트 시대’ 작가 김형수는 우리가 이 땅에서 이 삶의 생의 한 가운데 또는 가장 곤궁한 변방의 예술가로 되기 위해서는 제반의 실천적 확립과 노력에 앞서 가치관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3개의 가치관인 문학관, 창작관, 작가관 중 이 책은 창작관에 해당된다. 창작 실제의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부딪치는 문제들 온 몸에 주체할 수 없이 무르익는 과정, 마지막에 첫 소리 내기, 표현의 순차성 등의 과정에 대해서는 매헌이 거론하지 않는다. 오직 창작 실제의 시작이자 마무리로, 예술에 대해 여러 사람이 함께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중요성과 진도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짚어 되새기게 한다.
흔히 진도를 거론하면서 의(義)로운 사생취의 충절을 경시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나 진도는 마한 시대부터 해양족들의 수탈로 온갖 수난을 당하고 힘들어했다. 하여 해안지방에는 수많은 관방(조도, 맹성)들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군진이 머물며 남도포 석성이 세워졌으며 산봉우리마다 봉수대가 발달하였다. 의란 본디 공정한 나눔에서 인과 예를 통해 발현된다. 예향 예도는 이런 진도인의 충절과 호국 의리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용장산성의 삼별초 항쟁과 정유재란 당시 수많은 의병들이 자진하여 해전에 나서 순절한 고귀한 역사를 품고 있다. 진도강ㄱ아술래의 연원을 거기에서 찾지 않는가. 모든 예술에는, 민속의례에는 당대 민중 섬 공동체 주민들의 삶과 열망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진도의 아리랑은 그토록 흥겨우면서도 진양조에서는 그 처연함이 귀촉도울음 진달래꽃이 온 산에 번지는 뜻을 눈과 눈으로 전해온 것이다.
매헌 박영관 시인이 밝히는 진도는 2022년 8월 1일 현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3종[강강술래(2009), 아리랑(2011), 농악(2014)], 유형문화재 27종(국가 12, 도 15), 무형문화재 12종(국가 5, 도 7) 보유자 15명(국가 6, 도 9)이다. 향토문화유산은 36종(유형 23, 무형 13)이다. 더구나 진도를 주제로 연구한 학자들을 보면 2022년 10월 14일 현재 석사학위 262명, 박사학위 논문 발표자가 39명이나 된다.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박영관 작가는 이 책의 ‘진도 문화를 담는 그릇’ 편에서 “꿀벌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특별한 춤을 추어 서로 꿀이 있는 곳을 알리고, 육각형의 놀라운 집을 짓는다.”면서 문화는 본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 안에 살면서 구성원에게 배우고 익힌 생활방식을 밀한다“고 규정한다.
진도의 향토문화유산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민속들은 애초 진도의 향토 곧 토속민요 풍속에서 시작되었다. 비록 전라남도 지정 무형문화재가 지정되지 않았다 해ㅏ여 소홀히 홀대하는 것은 우리 안의 화씨벽 보배로움을 잃는 우를 범하게 된다. 지금도 진도문화원은 해마다 이런 토속민속문화를 발굴 체계화하는데 노략하며 전라남도가 주최하는 남도민속제에 진도대표로 참가 출연하고 있다. 남한산성 도척이야, 서외리 도깨비굿, 짓봉산 산타령, 조오환의 엿타령, 호구동 액맥이굿 등 무궁무진하다.
진도 여인네들의 소리에 대한 집착은 무덤(?)까지도 따라가 몸을 풀어야 그 징한 한과 흥이 다스려지는 듯하다. 옥주들판 배추밭이나 대파밭을 가 보라. 팔순의 노인네들이 부르는 들노래는 천년의 바람 속을 헤쳐온 율려(律呂)의 소리이다. 진도 여귀산에 국립남도국악원이 들어서고 국악고등학교, 동네마다 자발적인 민속전수관, 동네소리방이 아직도 붐비는 이유를 알 수가 있다. 미치거나 사랑하거나 할 뿐이다. 하여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눈내린 길 첫 나들이를 가는 여행자처럼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踏雪野中去) 발걸음 어지러이 하지 마라(不須胡亂行) 경계했다. 진도북놀이나 아리랑, 흥타령, 한춤 등이 혹여 잘못된 해석과 섣부른 무슨무슨 류(類)나 째로 외로 흐르지 않도록 더더욱 진도예도를 위한 지침서 인문학 고찰 결과물이 묶여 나오니 한층 기대가 높아진다.
올 해 진도는 수묵 비엔날레를 연다. 수묵이란 무엇인가. 허 소치의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강산무진도는 단테의 진도판 신곡이다. 안개와 소나무를 보며 왜 우리시대에 다시 수묵인가를 물어야 한다. 진도의 민속과 문화가 내 품안에 노는 단지 변방의 넋두리에 머물 것인지 천만리 문화사절단이 차마고도를 넘듯 히말라야 샹그릴라나 라다크, 천부경의 비밀이 담겨있는지 내 영혼의 성스런 길닦음이 요구된다.
이 땅의 수많은 죽음을 혼건짐하고 씻김하는 작품을 통해 예술의 향기가 장무상망하는 세한의 깊은 정을 감상하며 중요한 것은 작가의 삶 그 궤적이 곧 예술이다. 모든 예술의 시작은 어떠한 형상 또는 작가의 의도가 있었겠으나 반복되는 작업과정에서 작가의 체취나 그 흔적은 사라져 간다. 나는 도구가 되어 그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미지의 전달 보다는 보는 이의 내부에서 자신의 이미지로 전환되어 스스로 그 존재감이 드러나길 바라기 때문이다. 호미질에 담긴 소리 한자루 하루하루의 태도와 삶이 하나의 연속성을 이루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보내는 소리 '추억'으로 진도 씻김굿이 '시나위 살풀이'에 이어 한 맺힌 소리로 슬픔을 달래는 '한타령'이 이어진다. 세상을 떠난 이의 옷 등을 돗자리에 말아 액운과 살을 씻어 극락왕생을 바라는 '영돈말이'로 씻김굿은 절정에 이른다.
공자는 "「관저」는 즐거워하되 정도에 지나치지는 않았고 슬퍼하되 마음에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곧 조화를 해치지 않는 중화의 아름다움을 中和之美 강조하고 있다는 것.
가야금을 만든 우륵이, 樂而不流 哀而不悲[삼국사기(三國史記)「잡지(雜志) 악(樂)]에 可謂正也(낙이불류 애이불비 가위정야)라고 하였다. 즐거우면서도 무절제하지 않고 슬프면서도 비통하지 않으니, 바르다고 할만 하다는 음악지도다.
시인 김승희는 진도아리랑을 지독한 ‘리비도’라고 했다. 미역줄기처럼 삶과 죽음이 줄다리기를 하듯 남여상열의 독한 슬픔을 알아챈 것이다. 섬은 끊임없이 윤회를 한다.
"그분들의 넋과 액과 살이 잘 풀려서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고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강은영 / 진도 씻김굿 이수자) 광주 오일팔 추모행사에 금남로까지 달려가 길을 닦고 천도하며 진도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비극이 있을 때마다 씻김굿이 거행됐다.
- "오매 오매 이것이 뭔 일이냐, 너희 부모는 어떻게 살 거냐. 마음이 아파서 저는 울었습니다 “
이 모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경의와 역사적 부재와 상실로 인한 ‘어제의 나’와 오늘의 우리가 민속이라는 매개로 확인한다는 것. 인간은 한 민족은 그렇게 만호바다와 벽파를 넘어 진도에서 구음살풀이같은 세상을 열었던 것이다. 이덕리의 상두지와 동다기, 무정 정만조의 은파유필이나 면암 최익현의 운림각 관란정 마을 아낙네들의 민속기록은 재조명되어야 한다.
가장 창의적이며 가장 원형에 가까이 있는 예도(藝都)진도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과 지원이 절실하다. ”이제 진도는 「민속문화예술특구」를 벗어나 「예도(藝都 : 민속문화예술의 수도) 진도(珍島)」라고 칭해야 한다.
진도의 나무와 작은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에도 정감이 넘친다. 이런 진도의 산과 들은 바다와 조화롭게 어울려 정과 흥이 되어 멋을 돋운다.“ 민속이 계속 전승되기 위해서는 공연중심의 유지가 아닌 자발성, 특히 진도인들의 ‘떼창’과 놀이마당의 들고남이 마치 개옹물이 출렁이듯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전통은 소중하다. 언제든지 굿을 주재하는 세습 무녀가 힘들어하면 누구든지 나와 매김을 하는 이 오래된 의례가 살아있는 한 진도는 한 민족의 영혼의 세례바다 천상의 발현이 될 것이다. 비록 박종기 양홍도, 조공례, 김대례 박병천 등이 떠나 쓸쓸함을 다 지울 수는 없지만 오늘도 그 많은 민속전수관은 팔팔케어 소리와 보릿대 춤이 가득하다.
매헌(梅軒) 작가는 이 책이 나오기까지 진도문화원과 한국한시협회진도지회, 한국예총진도지회, 한국문인협회진도지부 회원은 든든한 멘토였다.면서 “그 어렵던 시절 배고픔을 이겨내고 누덕누덕 기워 입고 오로지 필자만을 바라보며 고달프게 사셨던, 외할머니와 어머니 영전에 ‘감사합니다’라며 큰절로 이 책을 바친다.”고 헌정의 마음을 담았다.
개미산 기슭 모옥(茅屋) 매헌 박영관 시인이자 서도가인 저자에 오늘을 사는 진도사람으로서 이 책이 그간의 채록 중심의 저술 방식을 넘어 더 미래적이며 뜨거운 담론의 발원이 되길 바란다.(남인 박종호 씀)
세상 극치의 땅. 진도에서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한국어로 최초로 한국문학을 읽고 조명한 문학의 ‘칼릴 지브란’ 문학비평가 김현은 어디서 밝혔다. 문학이란 무용하기에 인간에게 매혹적이라고 했던가.
지금은 빈 마당이나 뒤안에 버려진 우리 어머니들의 손 떼가 햇살과 함께 묻은 ‘숨 쉬는 옹기’의 조건은 예술의 자격 품평회와 같다. 수화 김환기의 항아리에 담긴 그 하늘. 시인 김수영은 ‘누가 하늘을 보았는가’ 노고지리의 노래를 경계하였다.
진도는 예술의 정수와 진수(眞髓) 이자 보배로움 바로 그것이다. 매헌 박영관은 진도라는 천년 도예 명품에 자폐증을 앓는 도취적 삶을 기꺼이 선택한 문예인이다.
대를 이어 전승해온 기술자들에 의해 물레에서 모양이 완성되어 나온 옹기는 반드시 그늘에 두어 건조해야 한다. 그것이 원칙이다. 감나무 아래 그늘에서 말리면 48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햇볕에서는 대여섯 시간 만에 말릴 수 있었다. 다만 옹기가 햇볕을 고루 받도록 방향을 바꿔주거나, 너무 강한 햇볕을 받아 금이 가는 일이 없도록 볏짚이나 가마니로 덮어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저께부터 솔나무 화목을 때서 재는 충분히 맹글어 놨고, 장작에 불을 붙여서 사그라질 때까지 오래 때면 재만 남을 것 아니겠어?
진도사람들의 삶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진도 전역이 무대요 공연장이나 다름없다. 그런 곳에서 태어나 갯바람 솔바람 흙바람이 은은한 예술적 감성의 팔할을 키운 매헌 박영관선생.
“우리 군의 장점과 특징에 대한 일목요연한 정리와 상세한 설명, 이제 민속예술특구를 넘어 21세기 한국의 르네상스 발흥을 이끄는「민속문화예술의 수도」가 되어야 한다는 지론은 매우 감격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김희수 군수)
김희수 군수는 진도문인협회 회원이다. 사생츼의란 무엇인가. 앞으로 예향 예도 진도를 이끌어어 갈 군수로서 자기 성찰을 게을리하지 않고 전통을 온전하니 전승하며 더 새롭게 우일신하여 선순환 문화부흥으로 무릉의 도원을 꿈꾼다.
예술은 창조하는 기쁨, 감정에 집중하고 표현, 다양한 해석, 탐구와 성찰로 과정에 충실, 관계맺기를 통해 친구를 사귀고 다른 분야와 융합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보다 더 유익한 활동이 있을까요? 창의력을 키우고, 감성을 표현하고, 탐구와 성찰을 하고, 다양한 해석을 통해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집중하게 합니다. 또한, 관계맺기를 통해 동료를 사귀고, 다른 장르와 융합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즐거운예감'은 예술의 가치를 되새기고, 이를 창의력과 융합, 연대의식을 키우는 과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원형의 예술’, 새로운 담론의 시작
梅軒(매헌) 朴英寬(박영관) 문학박사이자 시인이 우리들의 영원한 이상향, ‘오래된 미래’ 진도를 역사 문화 시서화창을 망라한 역저 「예도 진도」를 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이제 진도는 단지 ‘노는 곳’에서 우리 민족의 문화원류를 찾는 소중한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목포교육대학. 조선대학교(문학박사)서울대학교 교육행정연수원 수료하고 교장(우수영초등학교장 정년 퇴임) 황조근정훈장. 저서로는『내 사랑 진도 매화 꽃보라 사이로 』 『玉峯 白光勳의 交遊詩』가 있다.「내 사랑 진도」 자가사자로 전) 한국문인협회 진도지부장 현) 진도군 한글교육 강사에 현) 진도문화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나의 트로트 시대’ 작가 김형수는 우리가 이 땅에서 이 삶의 생의 한 가운데 또는 가장 곤궁한 변방의 예술가로 되기 위해서는 제반의 실천적 확립과 노력에 앞서 가치관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3개의 가치관인 문학관, 창작관, 작가관 중 이 책은 창작관에 해당된다. 창작 실제의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부딪치는 문제들 온 몸에 주체할 수 없이 무르익는 과정, 마지막에 첫 소리 내기, 표현의 순차성 등의 과정에 대해서는 매헌이 거론하지 않는다. 오직 창작 실제의 시작이자 마무리로, 예술에 대해 여러 사람이 함께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중요성과 진도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짚어 되새기게 한다.
흔히 진도를 거론하면서 의(義)로운 사생취의 충절을 경시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나 진도는 마한 시대부터 해양족들의 수탈로 온갖 수난을 당하고 힘들어했다. 하여 해안지방에는 수많은 관방(조도, 맹성)들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군진이 머물며 남도포 석성이 세워졌으며 산봉우리마다 봉수대가 발달하였다. 의란 본디 공정한 나눔에서 인과 예를 통해 발현된다. 예향 예도는 이런 진도인의 충절과 호국 의리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용장산성의 삼별초 항쟁과 정유재란 당시 수많은 의병들이 자진하여 해전에 나서 순절한 고귀한 역사를 품고 있다. 진도강ㄱ아술래의 연원을 거기에서 찾지 않는가. 모든 예술에는, 민속의례에는 당대 민중 섬 공동체 주민들의 삶과 열망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진도의 아리랑은 그토록 흥겨우면서도 진양조에서는 그 처연함이 귀촉도울음 진달래꽃이 온 산에 번지는 뜻을 눈과 눈으로 전해온 것이다.
매헌 박영관 시인이 밝히는 진도는 2022년 8월 1일 현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3종[강강술래(2009), 아리랑(2011), 농악(2014)], 유형문화재 27종(국가 12, 도 15), 무형문화재 12종(국가 5, 도 7) 보유자 15명(국가 6, 도 9)이다. 향토문화유산은 36종(유형 23, 무형 13)이다. 더구나 진도를 주제로 연구한 학자들을 보면 2022년 10월 14일 현재 석사학위 262명, 박사학위 논문 발표자가 39명이나 된다.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박영관 작가는 이 책의 ‘진도 문화를 담는 그릇’ 편에서 “꿀벌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특별한 춤을 추어 서로 꿀이 있는 곳을 알리고, 육각형의 놀라운 집을 짓는다.”면서 문화는 본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 안에 살면서 구성원에게 배우고 익힌 생활방식을 밀한다“고 규정한다.
진도의 향토문화유산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민속들은 애초 진도의 향토 곧 토속민요 풍속에서 시작되었다. 비록 전라남도 지정 무형문화재가 지정되지 않았다 해ㅏ여 소홀히 홀대하는 것은 우리 안의 화씨벽 보배로움을 잃는 우를 범하게 된다. 지금도 진도문화원은 해마다 이런 토속민속문화를 발굴 체계화하는데 노략하며 전라남도가 주최하는 남도민속제에 진도대표로 참가 출연하고 있다. 남한산성 도척이야, 서외리 도깨비굿, 짓봉산 산타령, 조오환의 엿타령, 호구동 액맥이굿 등 무궁무진하다.
진도 여인네들의 소리에 대한 집착은 무덤(?)까지도 따라가 몸을 풀어야 그 징한 한과 흥이 다스려지는 듯하다. 옥주들판 배추밭이나 대파밭을 가 보라. 팔순의 노인네들이 부르는 들노래는 천년의 바람 속을 헤쳐온 율려(律呂)의 소리이다. 진도 여귀산에 국립남도국악원이 들어서고 국악고등학교, 동네마다 자발적인 민속전수관, 동네소리방이 아직도 붐비는 이유를 알 수가 있다. 미치거나 사랑하거나 할 뿐이다. 하여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눈내린 길 첫 나들이를 가는 여행자처럼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踏雪野中去) 발걸음 어지러이 하지 마라(不須胡亂行) 경계했다. 진도북놀이나 아리랑, 흥타령, 한춤 등이 혹여 잘못된 해석과 섣부른 무슨무슨 류(類)나 째로 외로 흐르지 않도록 더더욱 진도예도를 위한 지침서 인문학 고찰 결과물이 묶여 나오니 한층 기대가 높아진다.
올 해 진도는 수묵 비엔날레를 연다. 수묵이란 무엇인가. 허 소치의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강산무진도는 단테의 진도판 신곡이다. 안개와 소나무를 보며 왜 우리시대에 다시 수묵인가를 물어야 한다. 진도의 민속과 문화가 내 품안에 노는 단지 변방의 넋두리에 머물 것인지 천만리 문화사절단이 차마고도를 넘듯 히말라야 샹그릴라나 라다크, 천부경의 비밀이 담겨있는지 내 영혼의 성스런 길닦음이 요구된다.
이 땅의 수많은 죽음을 혼건짐하고 씻김하는 작품을 통해 예술의 향기가 장무상망하는 세한의 깊은 정을 감상하며 중요한 것은 작가의 삶 그 궤적이 곧 예술이다. 모든 예술의 시작은 어떠한 형상 또는 작가의 의도가 있었겠으나 반복되는 작업과정에서 작가의 체취나 그 흔적은 사라져 간다. 나는 도구가 되어 그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미지의 전달 보다는 보는 이의 내부에서 자신의 이미지로 전환되어 스스로 그 존재감이 드러나길 바라기 때문이다. 호미질에 담긴 소리 한자루 하루하루의 태도와 삶이 하나의 연속성을 이루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보내는 소리 '추억'으로 진도 씻김굿이 '시나위 살풀이'에 이어 한 맺힌 소리로 슬픔을 달래는 '한타령'이 이어진다. 세상을 떠난 이의 옷 등을 돗자리에 말아 액운과 살을 씻어 극락왕생을 바라는 '영돈말이'로 씻김굿은 절정에 이른다.
공자는 "「관저」는 즐거워하되 정도에 지나치지는 않았고 슬퍼하되 마음에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곧 조화를 해치지 않는 중화의 아름다움을 中和之美 강조하고 있다는 것.
가야금을 만든 우륵이, 樂而不流 哀而不悲[삼국사기(三國史記)「잡지(雜志) 악(樂)]에 可謂正也(낙이불류 애이불비 가위정야)라고 하였다. 즐거우면서도 무절제하지 않고 슬프면서도 비통하지 않으니, 바르다고 할만 하다는 음악지도다.
시인 김승희는 진도아리랑을 지독한 ‘리비도’라고 했다. 미역줄기처럼 삶과 죽음이 줄다리기를 하듯 남여상열의 독한 슬픔을 알아챈 것이다. 섬은 끊임없이 윤회를 한다.
"그분들의 넋과 액과 살이 잘 풀려서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고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강은영 / 진도 씻김굿 이수자) 광주 오일팔 추모행사에 금남로까지 달려가 길을 닦고 천도하며 진도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비극이 있을 때마다 씻김굿이 거행됐다.
- "오매 오매 이것이 뭔 일이냐, 너희 부모는 어떻게 살 거냐. 마음이 아파서 저는 울었습니다 “
이 모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경의와 역사적 부재와 상실로 인한 ‘어제의 나’와 오늘의 우리가 민속이라는 매개로 확인한다는 것. 인간은 한 민족은 그렇게 만호바다와 벽파를 넘어 진도에서 구음살풀이같은 세상을 열었던 것이다. 이덕리의 상두지와 동다기, 무정 정만조의 은파유필이나 면암 최익현의 운림각 관란정 마을 아낙네들의 민속기록은 재조명되어야 한다.
가장 창의적이며 가장 원형에 가까이 있는 예도(藝都)진도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과 지원이 절실하다. ”이제 진도는 「민속문화예술특구」를 벗어나 「예도(藝都 : 민속문화예술의 수도) 진도(珍島)」라고 칭해야 한다.
진도의 나무와 작은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에도 정감이 넘친다. 이런 진도의 산과 들은 바다와 조화롭게 어울려 정과 흥이 되어 멋을 돋운다.“ 민속이 계속 전승되기 위해서는 공연중심의 유지가 아닌 자발성, 특히 진도인들의 ‘떼창’과 놀이마당의 들고남이 마치 개옹물이 출렁이듯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전통은 소중하다. 언제든지 굿을 주재하는 세습 무녀가 힘들어하면 누구든지 나와 매김을 하는 이 오래된 의례가 살아있는 한 진도는 한 민족의 영혼의 세례바다 천상의 발현이 될 것이다. 비록 박종기 양홍도, 조공례, 김대례 박병천 등이 떠나 쓸쓸함을 다 지울 수는 없지만 오늘도 그 많은 민속전수관은 팔팔케어 소리와 보릿대 춤이 가득하다.
매헌(梅軒) 작가는 이 책이 나오기까지 진도문화원과 한국한시협회진도지회, 한국예총진도지회, 한국문인협회진도지부 회원은 든든한 멘토였다.면서 “그 어렵던 시절 배고픔을 이겨내고 누덕누덕 기워 입고 오로지 필자만을 바라보며 고달프게 사셨던, 외할머니와 어머니 영전에 ‘감사합니다’라며 큰절로 이 책을 바친다.”고 헌정의 마음을 담았다.
개미산 기슭 모옥(茅屋) 매헌 박영관 시인이자 서도가인 저자에 오늘을 사는 진도사람으로서 이 책이 그간의 채록 중심의 저술 방식을 넘어 더 미래적이며 뜨거운 담론의 발원이 되길 바란다.(남인 박종호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