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광현문(增廣賢文)-평운(平韻)88

物極必反(물극필반) 만물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되돌아오며
器滿則傾(기만즉경) 그릇은 가득 차면 기울게 마련이다
*위 글은 임동석 교수님의 역주서인 “현문(賢文)”에 있는 내용을 옮겨본 것인데, 위 “현문”은 원 제목이 “중정증광석시현문(重訂增廣昔時賢文)”인데, 통상 증광현문(增廣賢文)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제목을 증광현문이라 하였습니다.
*임동석(林東錫) 교수님의 저서로는 “조선역학고(朝鮮譯學考)”, “중국학술개론(中國學術槪論)”, “중한대비어문론(中韓對比語文論)” 등이 있고, 논문으로 “사서집주음주연구(四書集註音註硏究)”, “표음기능한자(表音機能漢字)”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광개토대왕비연구(廣開土大王碑硏究)”, “안자춘추(晏子春秋)”, “전국책(戰國策)”, “사서원문언해(四書原文諺解)”, “명심보감(明心寶鑑)”, “채근담(菜根譚)”, “열자(列子)”, “고전의 향기시리즈10권” 등이 있습니다.
*임동석 교수님에 의하면 증광현문은 명심보감, 채근담과 함께 중국 3대 처세 격언서라 하고, 명심보감은 중국 명나라 초에 범립본(范立本)이 쓴 것이고, 채근담은 중국 명나라 때 홍자성(洪自誠, 洪應明) 이 쓴 것인데, 명심보감은 중국에서는 사라져 일반인은 잘 모른 채 증광현문을 최고의 속담집, 격언집, 금언집, 잠언집, 수양서, 교양서, 처세서로 여기고 있다고 하며(그리하여 중국인 중에 현문을 읽지 않고 어른이 된 자는 없다고 합니다), 명심보감의 구절과 채근담의 구절은 증광현문에도 무수히 동일하게 실려 있다고 하고, 현문은 서제로, 화제로, 글쓰기로, 가훈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보물이고, 내용이 속담과 같이 통속적이지만 수천년 지혜와 삶이 가장 압축되고 잘 정리된 맛깔스러운 정문일침(頂門一鍼)의 결정체라 하는데, 그럼에도 우리나라에는 증광현문이 뒤늦게 들어와 널리 알려지지 못하였다 합니다.
*임동석 교수님은 명대 후기의 “증광석시현문(增廣昔時賢文)”과 이를 청대에 이르러 증보하거나 모방하여 개편한 “중정증광현문(重訂增廣賢文)”이 있는데, 증광현문에 있는 좋은 구절 114장이 중정중광현문에는 누락되어 있다 하고, 증광석시현문은 줄여서 “현문”이라고도 하므로 책의 제목을 현문이라 하였다 합니다.
*중국에서 증광현문은 유학경림(幼學瓊林)과 함께 몽학교재로서 쌍벽을 이루었다 하고, 교수님의 역서인 “현문”은 1.평운(平韻 1~448), 2.상운(上韻 449~511), 3.거운(去韻 512~618), 4.입운(入韻 619~671), 5.누락 구절(672~785) 등 총 785구절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구절 중 저에게 의미 있게 다가온 부분을 옮겨 보았습니다.
*위 글은 荀子(순자) 宥坐篇(유좌편)과 명심보감 성심편에도 비슷한 구절이 나오고, 사기 열전(史記 列傳) 전숙열전 전인열전과 범수채택열전 채택열전 중에도 “달도 차면 이내 기운다(월만즉휴, 月滿則虧). 사물은 정점에 이르면 곧 쇠락하게 마련이다(물성즉쇠, 物盛則衰)”라는 구절이 있고, 주역과 사기 열전 범수채택열전 채택열전 중에는 “끝까지 올라간 용은 뉘우칠 날이 있다(亢龍有悔, 항룡유회)”라는 비슷한 표현이 있는데, 높은 곳에 올라가면 반드시 내려감이 있고 그 높은 곳에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고 위험이 많으니 빨리 내려와야 하는 만큼 높은 자리일수록 언행을 조심하고 겸손하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