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또 당황
소파, 탁자, 주방, 거실에
어질러 있는 것들을
주섬주섬 끌어모아 우선 세탁기에 몰아넣었다.
그런데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물티슈도 다량 포함
그녀가 말한다.
“티슈는 따로 버리야죠?”
“아 티슈도 빨아 쓰는데요.”
이게 말이 되는 거야
근데 지금 와서 궁금한데
물티슈 세탁해서 써도 되나요?
그녀
본인이 걱정할 것이 전혀 없는
엄격한 집안에서 자람
남들은
금수저라고 하지만
추억할 것도 없는
너무 답답한 지나온 삶
그저
지금까지 조심조심
남을 통해서 나를 바라보면서
살아온 내 인생이 아닌 남의 인생 같음
남편은 고위직 퇴직 후 시골에서
전원생활 중
경제적으로는 풍족
너무 빈틈이 없고 매사 철저하여
함께 있으면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것처럼 답답함
직장 다닐 때는 그래도 견딜 만했는데
퇴직 후 온종일 함께 있으니
남한테 말도 못 하는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님
그래서
손녀 핑계로 이곳에 왔으며
2주에 한 번 남편 있는 곳에 가기로 했지만
그때가 되면 달거리 하듯
머리도 아파지고 몸도 처짐
그러다
여기에 와서
어쩌다
출근하는 모습보다
술 취해 퇴근하는 모습이
더 어울리는
나를 보니
제멋대로 사는
지금까지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모습에
새로운 세상을 보는 듯 했음
그러다
성형한다기에
그냥 말인 줄 알았는데
정말 실행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람
그런 것은
젊은 여자 연예인이나 하는 줄 알았는데
그 나이에
그것도 내가 알고 있는 이웃 남자라서
놀람을 지나 충격을 받았음
그래서
나의 삶과 생각이 너무 궁금함
살아오면서
이렇게 주체할 수 없는
강렬한 호기심은 처음임
그런데
그동안 우리 손녀를 귀여워해 주고
도움도 많이 받았는데
손녀의 돌발적 행동이
구정물을 뒤집어씌운 것 같아
너무 죄송함
그래서
실례인 줄은 알지만 이렇게 찾아왔단다
살아오면서
이렇게 무례한 짓은 처음이라며
이해해 달라고 고개를 숙인다.
이해고 뭐고
꼬맹이 때문에 황당
그녀의 돌연한 출연에 황당
그녀의 말에 황당
어쩌란 말인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난
나쁜 놈도
사기꾼도
제비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며
바르게 살아온 사람이다
(고백하자면
이 말은 내가 하면서도 나 자신에게 믿음이 없다)
난 황당한 맘을 가라앉히고
단지
갑장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녀를 이해하기로 했다
어쩔 수 없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난
프라다 선글라스를 다시 끼었다.
(난
너를 얼마든 찬찬히 관찰할 수 있고
넌
나를 바라볼 수 없다는 우월적 자신감
그리고
난 이렇게 비싼 놈이라고 과시하고 싶어서)
약간 빗나간 이야기지만
작년 여름 휴양지에서
직원들과 함께 즐길 기회가 있었는데
이 비싼 선글라스를
본 척 만척한다.
“참
멋있습니다
부럽습니다.” 하면 얼마나 화기애애할까?
안목이 형편없는 나쁜 시키들
딸은 초등학교 교사
사위는 큰 회사의 중견간부
살림해 준다고
딸한테
매월 삼백을 받고
연금도 남편이 반을 넣어준다나
도대체 얼마야?
갑자기 그녀가 예뻐 보인다.
보험용으로
최적의 상품인데
우린
노심초사
돈 벌 궁리에 머리가 쥐 나는데
돈 쓸데가
별로 없다고 자랑 아닌 걱정을 하는
별나라 그녀
그녀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나도 질세라
나의 노가다 삶의 지유와 즐김을
얼마나 뻥를 쳤으면
그녀는 나같이
한 번만 살아봤으면 원이 없다고 했다.
진짜
진심 어린 표정으로
_________________
생각보다
조회수 오십이 빠르고
주말이 겹쳐
2부가 늦었습니다
천천히 읽어 주시길
첫댓글 아침부터 미소지으며 읽었습니다
자신의 노후를. 자랑하는 그녀앞에서 프리다 안경속으로 바라보는 맑은아침님 맑은 마음으로 보셨죠? ㅎ ㅎ
맨 아래 그림은 꼭
뺑덕이네와 바람나 달아난
황봉사 표정이네요
역시 글이나 그림의 표현력이 최고 입니다
늦었습니다
바쁜일이 생겨서
죄송
심봉사의 연적이 황봉사 였구나
남의 여자랑
간질 쫄깃한 사랑
끝내 행복했는지 궁금합니다
조회수가 엄청 올라가는데 ㅎㅎ
맑은아침님 팬들이 많은가 봅니다
큰일났네요
님
콩국수는 맛있게 드셨는지
일은
쉬엄쉬엄
돈은
쓸수록 더 쌓이기를
그리고
한가한 시간에
조회수 조정해 주세요
@맑은아침 조회수는 제가 조정할수있는 방법이 없답니다
활짝 웃는
친근해 보이는 얼굴
누군가를
연상케 합니다 ㅋㅋ
더운여름 건강하게
잘 보내고계시죠?
나도
님을 만나 활짝 웃고싶다
잘 계시죠
외상술 빨리 정리 하세요
맑은아침님의 좋은친구가 생겼네요.. 근데 너무 온실에서 자란 화초인것이 걱정은됩니다.. 요즘날씨에 값어치하는 프라다나이방ㅎㅎㅎ 맥주한잔 드시며 좋아하시는모습 굿
응원 고맙습니다
순진함이
저돌적이랑 일맥상통 합니다
늘
웃는 일만 있기를
노년에 이성친구 다음이
기대됩니다ㆍ
ㅎㅎ
기대어 어긋나지 않아야 될텐데
더운날
몸조심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