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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단오장에서 막걸리잔 구매 존버중
여시들 안녕! 음력 5월 5일은 단오인데 생각보다 강릉 단오제에 대한 글같은것도 별로 없고 코시국 전 단오장이 그리워서 랜선 체험 할 수 있게 마련해 봤어.. 그럼 다같이..
망상의 세계로 고고
여시는 지금 음력 5월 초의 강릉이야..
평소 강릉하면 바다, 짬뽕, 순두부, 커피만 생각했지만 1년에 한번 오는 단오까지 똑같이 보낼 수는 없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강릉 단오제를 구경하러 가기로 해.
단오제가 열리는 중앙시장, 남대천쪽으로 가면 벌써부터 차가 밀리고 차량 통제를 해.
"아-_-^ 단오 맨날 똑같은거 누가 오자고 했냐"
벌써 이런식으로 툴툴 거리는 사람이 생길꺼야.
걱정 마. 이런 사람이 제일 잘 놀고 가니깐...ㅎ
차량통제를 한 이유는 영신행차를 하기 때문이야..
풍악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행진해.
주변에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좋은 구경 한다면서 다이어리형 케이스를 펼치고 핸드폰으을 가로모드로 하고 사진을 찍어대셔.
아직 자세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소리가 벌써부터 크게 들려와..
비로소 내가 진짜 단오장 구경을 왔구나 하지.
가까이 보니깐 풍악소리가 더 잘들려.
몇달 전부터 신주를 빚고 제사를 지내며 오늘이 온거지.
좀 낮에 갔으면 전통 공연 하나쯤은 봐줘야해.
저건 우리나라의 유일한 무언가면극인 관노가면극이야.
해설사가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관의 노비인 사람들이 하던 공연임을 설명해.
땀을 뻘뻘 흘리는건 긴장되서가 아니야.
푹푹 찌는 초여름이기 때문이지.
조금 걷다 보면 체험 부스가 나와
"가위바위보 해서 진 사람 창포물에 머리감기 하자"
"아 싫어~ 고데기 하고 왔다고"
더워서 연신 부채질을 하며 걷다가 단오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창포물에 머리감기를 발견해.
어릴땐 엄마가 감겨줬는데..하고 추억에 잠겼지.
"어후 힘이 장사네 장사~"
가끔 잘 맞추면 씨름하는 것도 구경할 수 있어.
또 어떤 날에는 강릉 정기전 하는 날 일수도 있어.
강릉 중앙고랑 제일고가 연고전, 고연전처럼 축구경기하는 날인데 단오제때마다 해.
응원도 치열해서 재학생보다 졸업한 아저씨들이 기업 단위로 후원을 해준대.
그치만 딱히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난 굳이 표값 내고 보러갈 여력은 없어..
계속 걷다 보면 커다란 그네가 나와.
'와 쒸 여시 너 저기서 한바퀴 돌면 내가 다 사줄게.'
솔깃 했지만 이내 참여하는 사람들을 보고 마음을 접어.
안전바 따위 없이 오롯이 내 양 팔로 직각을 버틸 자신은 없거든.
어쩐지 보는 내가 바지적삼을 조금 적신 것 같기도...
또 운이 좋으면 강릉사투리 경연대회를 볼 수도 있어.
(이건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되니까 짤막한 영상으로,,)
https://youtu.be/9gOF8NG9Fc0
(1분부터 이야기 시작)
https://youtu.be/K_b9izWL8rc
젊은 애들은 저렇게까진 안쓰는데...라고 생각하지만 할아버지, 큰아빠, 외할머니가 얘기 해주시던게 생각나서 지나가다가 깔깔거리고 보게 돼
어느덧 사람들은 가득 차서 여차하면 같이 온 사람 잃어버리게 쉬워져.
"너 어디야? 아 그냥 입구에서 만나 입구에서"
"아 어디갔었어~"
입구쪽을 나와 같이 온 사람을 만나서 다시 인파속으로 들어간다.
평소에는 깔려 있지 않던 좌판들이 나와 있다.
단오제 난장은 여기부터 시작이다.
"슬슬 배고프지 않아?"
단오장의 근본 닭꼬치를 사먹는다.
닭꼬치 가게는 연기부터 눈을 사로잡는다.
근방 10미터는 떨어진 닭꼬치 소스로 인해서 걸을 때 마다 신발이 바닥에 쩍쩍 달라 붙는다.
아 소스가 신발에 떨어졌다.
닭꼬치를 감싸던 휴지로 대충 지운다.
"치즈로 뿌려주세요"
입 옆에 가루를 묻히며 회오리 감자까지 먹고 나자 목이 좀 뻑뻑하다.
"슬러시 맛 섞어서 하나 주세요"
슬러시를 쭉 빨자 머리가 띵 하다. 어느정도 배를 채우고서 본격적으로 단오장을 구경한다.
"와 저거 뭐야 대박"
무료라는 말에 슬쩍 걸음을 늦춰서 마술을 보고 간다.
"엄마 나도 잉어ㅠㅠ"
지나가던 꼬마가 찡찡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뽑기가 있었다.
아 저거 알지알지~
"야 저거 사주면 하고 다님?"
"ㅋ 없어서 못하고 다님 미쳤음. 간지템임"
이런 가게 앞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상대로 노니가루, 밀크씨슬을 홍보한다.
들어와서 보고 가시라며 안마의자에 앉힌 다음 홍보영상을 보여준다.
"아 잠만 나 양말 사야됨."
강릉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의 양말은 상당수가 단오장표다.
어른들 양말은 옆에 따로 있다.
엄마는 낮에 진작 무더기로 왕창 사왔다.
단오하면 이불을 빼놓을 수 없다.
어디서 시작된건지 모르겠지만 단오장에서 이불을 사면 건강하고 행복해진다고 했다.
이불 뭉치를 들고 다니시는 어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마지막날에는 3만원짜리 이불을 5천원에 팔지만 예쁜건 진작 나가고 촌스러운 것만 남았다.
예전에는 풍선 다 터트리면 큰 인형을 줬지만 요즘에는 합산해서 몇개 터트리면 준다.
'장삿속이네~' 하지만 '이런 곳에 와서 인형 하나쯤 가져가면 추억이지 모..' 하며 한번 던져본다.
옆가게에서는 사격해서 인형뽑기를 한다.
물론 조준은 안되어있다.
반바퀴 쯤 돌면 이렇게 이름 새겨주는 캐릭터 티셔츠 집도 볼 수 있다.
어릴적 텔레토비 티셔츠에 이름 새겼던게 생각난다.
요즘엔 뽀로로에 타요까지 나왔다.
단오장에서는 애들 잃어버리기 쉬워서 이름쓴 티셔츠나 시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헬륨풍선을 애기들한테 쥐어준다.
그 옆에는 페이스페인팅이나 초상화를 그려주시는 분들도 있다.
본인처럼 그려야 하지만 더 미화시켜서 그려주어야 뒷탈이 없다.
다이소가 없던 시절에는 단오장이 곧 다이소였다.
천원, 이천원으로 온갖 잡동사니들을 구매 할 수 있었다.
보통 이런 구조로 입구로 들어가면 저 동선을 다 따라야만 출구로 나올 수 있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매번 구경하다가 들고 다니면 무거우니까 집에 가기 전에 사야지..하고 잊어버린다.
한쪽 끝에서는 품바공연이 이어진다.
쩌렁쩌렁한 스피커와 세트다.
어르신들이 주 관객인데 공연이 끝나고 나면 각설이들의 허리춤에 돈이 가득이다.
https://youtu.be/3Z95ng1WJ9I
보통 이런 곳의 수위는 상상초월이다.
말 그대로 애들은 가라~
썸타는 사이끼리 왔다면 발걸음을 조금 재촉해도 될 것이다.
이쯤 구경하면 다시 슬쩍 배고파진다.
전기구이 통닭, 삼겹살이 눈길을 끌지만 단오장의 백미는 따로 있다.
동행자와 눈빛으로 교감하고 그곳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반대편 다리로 건너가면 단오장에 빼놓을 수 없는 공연.
동춘서커스가 있다.
해외에 태양의 서커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단연 동춘 서커스단이다.
천막이 쳐져있어 무료 공연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
한번쯤 꼭 봐볼만한 공연이다.
동춘서커스 옆에는 이런 미니바이킹이나 아이들이 타고 노는 자동차 놀이기구, 기차 놀이기구 등이 있다.
솔직히 어른들도 타고싶다..
그렇지만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 점잖은 꼬마들을 봐서 지나간다.
20년만 어렸어도...
수리취떡을 소분하는 아주머니들이 보이면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다.
이런 천막에 신발 벗고 들어간다. 요즘에는 입식도 많이 생겼다.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여차하면 만석이라 못 앉을 수 있다.
오늘의 목적 감자전을 주문한다.
스몰토크가 하고 싶다면
"이거 직접 손으로 간거 맞아여? 믹서 아니에요?"
라고 말해보자.
감자전에 대해 조금 더 전문성이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아, 그렇다고 강원도 사람들을 감자라고 놀리는 짓은 하지 말자.
우리도 맘스터치에서 후렌치후라이 먹는다.
"단오장 왔는데 단오주 먹어 줘야지"
평소 선호하는 막걸리가 있어도 오늘만큼은 단오주를 먹어줘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먹다보면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건다.
https://youtu.be/S1NJkwqgE18
"어어 야 오랜만이다"
그렇게 오랜만에 본 인연과 인사를 나눈다.
얼추 먹고 시계를 본다.
깜깜해진 밤에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목적은 하나다.
남대천 다리 위에서 하는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서다.
이걸 보기 위해 그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불꽃놀이 명당존에 가면 오만 사람들을 다 볼 수 있다.
'단오장 가면 빚쟁이 만난다'라는 말처럼 가족, 친구, 연인뿐 아니라 전연인, 첫사랑, 동기, 원수, 교수님, 직장동료, 타지에서 알던 사람 심지어 곗돈 먹고 튄 사기꾼까지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죄다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날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비슷한 불꽃놀이 사진이 피드에 가득하다.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그들도 나와 같은 공간에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본 사람들은
다시 우르르 빠져나온다...
"어우 사람구경이다 사람구경. 다신 안와"
라고 하지만 당신은 내년에 또 남대천 다리에서 닭꼬치 소스를 닦고 있을 것이다.
코시국이라 작년과 올해는 겪을 수 없는 일이니 무료체험하시구.. 코로나가 끝난 후 단오장에 놀러~ 오세요~~!
문제시 울면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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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말머리가 없어유
임시저장된거 올렸더니 사라졌네,,,! 바로 수정했어유
아하...임시저장되면 사라지는구나...몰랐엉~!
잘봤어!!🌸진짜 갔다온 느낌이야 ㅋㅋㅋㅋ
ㅠ그립다.........
헐 재밌겠다 코시국 끝나면 가봐야지ㅠㅠㅠ
와 진짜 재미있겠다... 코로나 끝나고 다시 지역 축제 활성화되면 각지 축제 다 다녀보고 싶어 뭐 다 거기서 거기라 그러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특색이랑 의미가 있으니까
와 벌써 축제 갔다왔다 글 잘 봤어! 넘 재밌다 ㅋㅋㅋㅋ
아 단오 진짜 졸잼이지 ㅠㅠㅠㅠ 동네마다 퍼레이드 하는데 껴서 모르는 사람들이랑 춤추고 ㅠㅠㅠㅠ
와 너무 재밌다 나도 가고싶어ㅠㅠㅠ
진짜 가보고 싶다!!!! 아 근데 저 유튜브 진짜 웃기네 ㅋㅋㅋㅋ 강릉에.있었사?ㅋㅋㅋㅋㅋ
단오제ㅠㅜㅜㅠㅜㅠ 16년도에 막걸리 먹고 남대천 다리에서 불꽃놀이 봤는데..ㅠㅠ 그립다 코로나 빨리 끝나라
ㅠㅡㅠ 강릉 이사와서 단오제 북적북적 즐기고 이불도 사보고 싶었는데 코로나때문에 못즐겨서 아쉬워ㅜㅜ 근데 등 해놓은거 너무 예쁘더라❤️
근터 아파트 살 때 밤에도 시끄러워서 잠 못잤는데ㅠㅠ 그리워
추억이다ㅠ
나 약간 지금 약간 타지에 혼자 올라와서 오늘도 지친하루보내고 누워서 폰여시하다가 이글 발견하고 찡해진 느낌이야ㅠㅠㅠ 고향 서울이지만 약간 지금 나 강릉에 살았던.. 추억 만나는 느낌임
나 강릉사람인데 저동영상보고 개뿜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어어야야야야ㅑ강릉에있엇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진심단오장 갔다온거같아ㅠㅠ고마워여시ㅠㅠㅠ너무생동감넘친다진짜..
아ㅋㅋㅋㅋ 영상 개웃기다
동춘서커스단 외없어 하면서 내리는데 있네 역시 ㅋㅋㅋㅋㅋㅋㅋㅋㄱㅋ아 추억이다 마지막 감자전까지
아 저 열기 그립다ㅠㅠ...난 외국분들이 코끼리 장식품 팔고 그런거 구경하는거 좋아했어ㅋㅋㅋㅋㅋ
창포물에 머리 감고 문어꼬치 먹으면서 사투리 대회보고 그네타던 기억ㅠㅠ
아 너무재밌다ㅜㅜ내맘은 벌써 강릉이야
울집 남대천 바로 앞이라 학교 다닐 때 맨날 구경하먄서 옴ㅋㅋ 추억돋는다
와 강릉 겨울에 여행갔을 때도 넘 좋았는데 코로나 끝나면 꼭 가봐야지 글 타지사람이 봐도 기억조작될만큼 너무 재밌게 잘 썼다ㅋㅋㅋ 강릉시청에서 글쓴여시 홍보팀으로 모셔가야하는거 아니냐고...
추억 새록새록ㅋㅋ 사람 너무 많다면서 매년 가던 마성의 단오제ㅠㅠ
아 2년이나 단오장 못가서 슬퍼ㅠㅠㅠㅠㅠㅠㅠㅠ 감자전에 단오주 마셔야 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쳤다 나는 외국인들 피리부는거 끝자락에 있었는데 남대천에 걸텨앉아서 그거 들으면서 경치구경하는게 낙이였이ㅓ ㅋㅋㅋㅋㅋ 그쪽은 한적해가지고ㅋㅋㅋㅋㅋ 글고 음식파는 천막 노란색주황색 막 화려한건 외지인이라고 현수막에 이름 걸린집에서 사먹어야 강릉에 속한 단체라고 거기서만 먹었는데 ㅋㅋㅋㅋㅋ 양말이랑 우산은 그냥 필수로 사야하는거였다구 폰케이스도 이때 종류 다 보고 아 재밌다 재밌어 글고 지네 아저씨도 있었는데 넘 징그러워서 악 지네봐 하고 지나가고 무슨 지렁이크림인가 그런거도 팔고...
나 단오장 가서 동춘 서커스 보고 싶어... 사격해서 나온 간지템으로 머리묶고 토박이 친구 이야기 들으면서 세세하게 동아다니고 싶어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너무 잘 읽었어 고마워! 단오주의 짜릿 시원함이 여기까지 느껴진다!
강릉살때 많이갓는데 추억이다 ㅜㅜ
케밥 진짜 존맛인데 먹고 싶다.. ㅠㅠㅠ
가고싶다 닭꼬치먹구싶어ㅠㅠ19년도 단오때
이로한 왔었는데 ㅠㅠㅠ
단오장 한번도 안가봤는데 궁금해서 검색하다 들어왔어 내가 그 자리 있는거같아 생생하다 ㅋㅋ 코로나 언제끝나 빨리 가보고싶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