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사 소더비(Sotheby)가 인도 정부와 세계 불교 지도자들의 압력에 굴복, 부처의 유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신성한 보석 세트를 인도에 돌려줬다고 영국 BBC가 31일(현지시간) 전했다.
고고학자들이 현대의 가장 놀라운 발견 가운데 하나로 묘사한 피프라와(Piprahwa) 보석은 지난 5월 홍콩에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었지만 델리 당국이 외교적으로 개입하고 법적 조치를 위협하자 매각을 취소시켰다. 뭄바이에 본거지를 둔 재벌 고드레지(Godrej) 인더스트리스 그룹이 보석을 인수했다고 소더비는 밝혔다.
소더비는 주인, 신규 구매자 및 인도 정부가 참여한 두 달의 협상 끝에 반환을 촉진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유물은 이제 인도에서 영구적으로 일반에 공개될 것이라고 경매사는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전날 반환을 발표하며 "자랑스럽고 즐거운 순간"이자 국가 문화유산의 승리라고 불렀다. 그는 엑스(X) 포스트를 통해 유물이 127년 만에 고국에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보석 구매자인 고드레지 인더스트리스 그룹은 소비재, 부동산, 농업, 금융,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 세계 11억 명 이상의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많은 제품이 인도에서 누구나 아는 이름이다. 피로지샤 고드레지 수석 부회장은 "이 역사적인 순간에 기여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 피프라와 보석은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평화, 연민, 인류애란 공유된 유산을 상징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1898년 영국의 부동산 관리인 윌리엄 클랙스턴 페페가 부처 탄생지 근처 인도 북부 피프라와 사리탑에서 발굴한 이 은닉처에는 거의 1800개의 진주, 루비, 사파이어, 금시트(gold sheet)가 포함돼 있으며, 부처의 것으로 판명된 뼛조각이 항아리 안에 함께 들어 있었다.
페페는 결국 대부분의 보석, 유물, 유물함을 인도 식민 정부에 넘겼고, 뼈 유물은 불교를 믿는 시암 국왕에게 전달됐다. 5개의 유물 항아리, 돌 상자 및 대부분의 유물은 콜카타의 인도 박물관, 당시 캘커타 제국 박물관으로 보내졌다.
한 세기가 넘는 기간 나머지 눈부신 보석은 대부분 영국 개인 소장품에 숨겨져 있었다.
페페 가문이 소유한 300개의 보석 세트가 2월과 5월 홍콩 소더비에 공개됐다. 지난 6년 동안 보석은 2023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포함한 주요 전시회에 등장했다. 가족은 또한 연구를 공유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역사가들은 이 유물을 부처의 사캬 씨족과 전 세계 불교도들의 공유 유산으로 간주한다. 그 뒤 뼛 조각은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같은 나라들에 나눠져 여전히 숭배 대상으로 남아 있다.
홍콩에서 소더비가 부처 유물을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자 광범위한 윤리적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학자들과 불교 지도자들은 신성한 물건, 특히 인간의 유해와 관련된 물건을 상품으로 취급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평론가들은 유물을 경매할 수 있는 판매자 권한에 이의를 제기했고, 옹호자들은 투명한 판매가 양육권을 이전하는 가장 공정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많은 불교도들에게 보석은 신성한 유해와 분리될 수 없으며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숭배해야 하는 것이다.
델리를 기반으로 삼는 미술사학자 나마 아후자는 지난 5월 BBC 인터뷰를 하며 "부처 유물은 시장에서 팔리는 예술품처럼 취급될 수 있는 상품이냐?"고 되묻고 "그렇지 않은데도 판매자는 어떻게 윤리적으로 경매에 부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판매자를 '관리인'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누구를 대신힌 관리인인지 묻고 싶다. 관리인이 지금 이 유물을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느냐?"고 물었다.
윌리엄의 증손자 크리스 페페는 같은 BBC 인터뷰를 통해 가족은 유물 기증을 고려했지만 모든 옵션에 문제가 있었고, 경매가 "이 유물을 불교도들에게 양도하는 가장 공정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더비는 지난 5월 7일, 언론 보도와 인도 정부의 우려에 따라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석 경매를 연기했다. 일주일 뒤 상호 합의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인도 당국과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주 소더비는 보석의 반환을 확인하면서 "보석을 보호하고 이 역사적인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와 인도 정부에 성실하게 협력해 준 페페 가족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