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새벽길을 달려서 둘째외손자 만나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두 녀석이 웃음으로 반겨주었지요.
세살박이 큰 외손자가 즐겨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같이 보다가
잠시 틈을 봐서 채널을 돌려보니
'우리 사는 세상'이라는 게 보이는데,
출연자는 포크레인이라고 했는데, 자막은 굴삭기라고 나왔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굴삭기를
굴착기로 다듬은지 오랩니다.
포클레인은 회사의 상표 이름에서 왔지만 지금은 이름씨로 쓰이고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습니다.
곧이어 같은 방송에서 '외가집'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어머니의 친정은 '외갓집'이라 쓰고 [외:가찝]이나 [웨:갇찝]으로
읽습니다.
오후에 주전부리를 좀 했습니다.
쓰레기 버리러 나간 딸내미가 과자를 사 와서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오늘은
과자 이야기나 해 볼게요.
먼저 영어 낱말 하나 보죠.
wafers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뉴스에서 보면 가끔 전자회사
사람들이 하얀 옷을 입고 마스크 쓰고
금색의 둥그런 원판을 만지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그게 바로 웨이퍼입니다.
제가 알기에는 그
원판에 반도체 회로를 올리고
그걸 아주 잘게 잘라서 반도체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웨이퍼에는 "살짝 구운 얇은 과자"라는 뜻도
있습니다.
전자산업에서 반도체를 만들 때
마치 한 덩어리의 빵을 얇게 써는 것과 비슷해서 실리콘 원판을 그렇게 불렀는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 웨이퍼가 왜 웨하스가 되었냐는 겁니다.
이는 일본에서 wafers 를 ウェハ-ス[웨하즈]라 쓰기
때문입니다.
wafers를 일본에서 웨하즈라 쓴 것을 우리는 웨하스로 받아서 쓰는 겁니다.
'산도'라는 과자도 이런
경우입니다.
'sandwich'에서 앞부분인 'sand'만을 잘라 내 サンド라 쓰고 '산도'라 읽은 데서 온 겁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산도를 만드는 회사에서 과자 이름을 샌드로 바꾸려고 했으나
이름을 바꾸자마자 매출이 뚝 떨어져서 다시 산도로 쓴다고...
우리가 흔히 먹는 과자에도 이런 가슴 아픈 과거가 있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보태기)
어머니 '친정'은 '외가'가
맞지만
'외갓집'도 표준어로 인정하여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처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처가집'이 아니라 '처갓집'으로
'처가'와 함께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