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2번, 758번 ... ” 흘러나오는 소리를 가슴 졸이며 들었습니다.
“따르르등”
“무슨 소리야? ”
“누구야?”
난데없이 들려오는 요란란 소리에 교실은 한동안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전화소리도 같고... 벨소리도 같고.... 선생님도 학생도 무슨 소리인지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어리둥절....
한동안 웅성대다 알고보니 교탁밑에서 자명종 시계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모르고 웃고 알고 웃고....
제 중학교 시절은 아직 평준화가 아니라서 서울에서 경기고가 있었다면, 제가 사는 곳엔 진주고등학교가 있었습니다.
요즘도 고등학교에서 일류대학에 몇 명의 학생을 보내느냐가 명문의 한 척도가 되듯이, 명문 고등학교에 몇 명의 학생을 보내느냐가 명문중학교의 척도였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응시할 학생을 선발해서 아예 학교에서 침식을 시키면서 공부를 시켰습니다. 저도 학교에서 자고 먹었습니다.
아침이면 일어나서 이불과 침구정리를 해서 교실교탁 밑에 넣어두었습니다. 교탁이 들면 들렸거든요. 그런데 그 교탁 밑의 자명종 시계가 정지버튼을 눌러두지 않아서 수업시간에 요란하게 울어버린 것이었습니다.
모르고 웃고 알고 또 웃었던 즐거운 기억입니다.
그렇게 선발된 학생은 학교에서 먹고 자고하면서 애 쓰고 땀 흘려서 명문 진주고등학교에 응시를 했습니다.
제가 대학에 올 때 모두 수재들이 모인 학교라 어쩔 수 없이 내신성적에 손해를 보면서도, 전체 600명중 170여명이 서울대학교에 진학했으니 그 수준은 대단했습니다.
시험에 응시하고 기다리던 발표 날이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텔레비전도 흔치 않고 라디오가 대충매체의 주류인 시대라, 라디오에서 합격자를 부르는 한 번호, 한 번호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856번, 858번...” 그렇게....
아마도 제 번호가 1000번을 약간 지난 번호였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그 번호가 가까이 올수록 가슴이 뛰고 심장이 쿵쾅되었습니다.
라디오에서 불러지면 그 꿈의 명문고 학생이 되는 것이고, 불러지지 않으면 불합격이었기 때문입니다.
시험당일 제 앞에 앉았던 학생은 추위에 그러는지 이상하게 제 자리가 흔들릴 정도로 자꾸만 떨더니 결국 시험에서 떨어졌더군요. 그 번호를 너머 바로 뒤의 제 번호가 라디오에서 분명하게 흘러나왔습니다.
그 감격이란....
휘황 찬 광채 속에, 희다 못해 눈부신 크고 하얀 보좌위에 전능자께서 감히 우러러 볼 수 없는 존귀와 영광속에 앉아 계십니다.
바다가 내어주고, 사망과 음부도 그 가운데서 내어준 죽었던 자들이 모두 그 보좌 앞으로 한 사람 한 사람 나아갑니다.
전능자의 지엄한 영광 앞에 두려움과 떨리는 모습으로 서 있는 이 앞에, 전능자의 손이 당신의 앞에 놓인 생명의 책을 한 장 한 장 넘깁니다.
한 장 한 장 종이가 넘어가는 소리가 “스르르.. 스르르..” 들릴 때 전능자 앞에 선 이의 가슴과 심장이 기대와 두려움으로 떨립니다.
그리고 많은 물소리 같은 전능자의 목소리가 보좌에서 흘러나옵니다.
“악하고 악한 자여. 네 이름이 여기 없구나. 영원 세세토록 불타는 불 못으로 가거라”
듣는 이의 얼굴을 흑빛으로 변하게 하는 무서운 음성이 어떤 이를 향해서 흘러나옵니다.
“오 사랑하는 자녀야, 네가 힘든 가운데서도 신앙의 지키며 의와 정결함으로 살았구나. 영광의 내 나라를 상속하라”
듣는 이의 얼굴에서 환희의 기쁨이 넘치게 하는 감격어린 전능자의 자애로운 음성이 어떤 이를 향해서는 나옵니다.
라디오에서 명문고등학교 합격자를 알리는 소리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제 번호가 가까워지자 말할 수 없이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번호가 불러지면 꿈에 그리던 명문고 학생이 되는 것이고, 불러지지 않으면 불합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명문고 합격과 불합격이라는 어쩌면 아무 것도 아닌 결과와는 비교할 수 없는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불못을 결정짓는 음성을 듣는 순간이 우리에겐 반드시 옵니다.
명문고 합격자를 발표하는 라디오 소리를 들을 때의 심장의 두근거림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심판의 순간이 우리에게 옵니다.
크고 흰 보좌에 앉으신 이가 “스르르 스르르..” 우리의 앉고 일어섬의 모든 행위가 기록된 생명책의 책장을 넘기며, 기록 된 대로 우리의 영원한 운명을 결정하는 준엄한 음성을 발하는 그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이 사실을 잊지 마시고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살아가십시요.
계20:11 또 내가 크고 흰 보좌와 그 위에 앉으신 자를 보니 땅과 하늘이 그 앞에서 피하여 간데없더라
계20:12 또 내가 보니 죽은 자들이 무론 대소하고 그 보좌 앞에 섰는데 책들이 펴 있고 또 다른 책이 펴졌으니 곧 생명책이라 죽은 자들이 자기 행위를 따라 책들에 기록된 대로 심판을 받으니
계20:13 바다가 그 가운데서 죽은 자들을 내어 주고 또 사망과 음부도 그 가운데서 죽은 자들을 내어 주매 각 사람이 자기의 행위대로 심판을 받고
계20:14 사망과 음부도 불못에 던지우니 이것은 둘째 사망 곧 불못이라
계20:15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는 불못에 던지우더라
오늘의
기도 : 사랑하는 주님. 젊은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평생을 결정하듯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가 영원을
결정지음을 아는 지혜를 주사, 하루 하루를 의와 진리의
거룩한 새사람으로 살아가게 해 주십시요.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