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청산일월산우회의 터벅터벅님이 전날 전화를 해 20분 먼저 온다고 하셨다.
7시 50분부터 기다려 8시 10분이 되어도 차가오지 않는다.
전화를 하니 20분 늦겠다했다 하며 이제 광양을 지나고 있댄다.
차로 돌아와 폰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전호가 왔다.
차는 또 4차로 길 위에서 기다리고 있다.
난 왜 이리 세상살이가 서투를까?
내 자식들한테나 담임했던 아이들한테 지적질만 해 온게 나의 일생이었을 터인데
이리 서툴다.
9시 20분이 다 되어 도화 지등고개에 닿는다.
시루봉은 들르지 않고 사동마을길을 다라가다가 유주산입구로 들어간다.
얼마 전에 보았던 벌목들은 다 처리되고 산줄기로 훤하다.
내가 아는 유주산 가는 길을 두고 터벅님이 올라가는데 말을 하려다가 따라간다.
벌목구간 지나니 길이 없지만 산속을 걸을 만하다.
봉우리를 내려가 오른쪽으로 굽어지기에 왼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하려다 보니 그 쪽으로 유주산 봉우리가 보인다.
한시간쯤 걸었을까, 두릅나무목장 윗쪽 시멘트 판에 멈춘다.
조망이 열리고 아침을 일찍 먹은 부산팀이 막걸리르르 꺼낸다.
나도 낙안 농협 마트에서 산 8,000원짜리 막거리를 꺼내니 맛있단다.
사스리페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숲길을 건너 유주산으로 오른다.
훌쩍 자란 편백나무 사이에 혹시나 복수초나 노루귀가 보인가 고개를 돌리며 걸어도 안 보인다.
오르막을 그들은 올라 소사나무 사이로 사라졌다,
바다가 보일 무렵 터벅님은 톱을 꺼내 소나무가지를 잘라 걸린 하얀 팻말을 드러내 준다.
흐린 거금도와 지죽의 바다를 보며 제주 한라산도 보이기도 하다고 한다.
사각의 봉수대 위에 올라 사진을 찍고 있는 그들을 보다 나도 올라간다.
늦게 내려가며 구암으로 내려가는 그들과 나로도와 여수의 섬과 땅을 보다가 내려간다.
좋은 길은 금방 끝나고 다시 덤불 속으로 들어간다.
나 혼자 걸을 땐 길 따라 내려가다 줄기를 놓쳤었다.
거친 숲 속에 노란 리본이 보이기도 한다.
구암 상동고개로 내려가는 동안 길이 안 보인다.
채석장인 듯한데 돌로 작은 저수지 같은 곳도 나무와 풀에 덮였다.
마을의 상수원이었을까?
가시 사이를 헤치고 나오니 건너편에 고개가 보이고 정자도 보인다.
점심을 먹고 가자한다.
판자가 빠진 낡은 정자에서 점심을 먹는다.
물김망을 몇 개 실은 트럭이 큰소릴 내며 올라온다.
소릴 내며 점심 먹는 우릴 건너편에서 마을 사람이 쳐다본다.
우린 다시 짐을 챙겨 묘지 곁의 겨울 밭을 올리간다.
작은 봉우리 지나니 임도인지 농로인지를 만나는데 취밭이 푸르다.
난 뒤에서 일행을 찍다가 건너 유주산 아래의 구암마을을 찍다가 느리다.
그들의 걸음은 금방 사라지더니 어느 능선 아래 냉이밭이라고 뽑기 시작한다.
마을의 산책길 같은 능선은 곧 끝나고 암릉의 숲길을 헤친다.
그래도 맹감나무 꾸지뽕 가시 초피나무 가시가 없으니 걸을 만하다.
암릉구간을 지나고 작은 구암고개를 건너 작으느 봉우리를 오르니 가인마을 선착장이 보인다.
길게 들어와 뻘도 보이나 마을은 안 보인다.
바위에 안장 간식을 먹는다.
능선 끝에 반쯤 부서져 내린 봉수대가 나타난다.
한쪽엔 예전에 초소가 있었는지 흔적이 보이고 돌담도 보인다.
기념사진을 찍고 앞서간 그들을 따라 도로를 건넌다.
군부대 올라가는 길을 만나 산으로 갈까 길로 갈까 하다가 길로 올라간다.
군부대는 접근금지 말이 안 나온다.
철망을 따라 헬기장에서 막거리와 맥주를 나눠 마신다.
내촌마을에서 활개바위 넘어가다 찾지 못한 길을 만나 거치 산속을 걸으니
단장교회 앞이다.
산행안내 대장이라는? 오늘님은 단장교회 뒷쪽 가시밭길을 걷지 않겠다고 하지만
우리 모두가 들어서니 같이 간다.
교회 옆으로 돌아들어가는 산 속은 쓰레기와 가시가 어울려 길을 막는다.
막판에 길이 고약하다.
ㄷ나장마을에서 구암쪽 간척지로 넘어가는 길을 건너 거친 칡넝쿨의 밭을 헤매다가
마지막 작은 봉우리를 오른다.
길이 없는데도 가끔 노란 리본이 나타난다.
길을 헤치며 가는 이들을 감탄스럽게 지켜보다가 난 나무 사이로 질러간다.
숲속에 갇힌 묘지석을 지나니 바닷가 나타난다.
지죽대교는 건너편에 보인다.
배가 지나가며 파도를 하얗게 보내온다.
모두 고흥지맥 졸업이라고 사진을 직는다.
난 뒤에서 그들을 찍고 내려간다.
바닷가 바위 사이를 따라 작은 방조제 가에 서 있는 하얀 솔라티로 간다.
도화헌 미술관 앞을 지나 고흥읍 명동사우나에 목욕하러 간다.
40분 시간을 주는데 난 창 안에서 용구 선배를 만나 5분여 늦는다. 정신이 없다.
365기사식당에 가서 동태탕을 먹는데 사 온 맥주에 한병만 추가 되이ㅓ
8만 5천원을 내가 지불한다. 갑장이 더 맛있다고 한다.
동강로터리에 내리니 마륜가는 길을 불빛이 비춰주고 있다.
바보와 술을 더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