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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보장된 민의의 장확한 반영을 위해 투표시간을 연장해야한다.
국민 각자의 생활 형태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방안은 헌법에 기본한 기본권임이 분명하다,
특히 노동자와 상인들, 특히 소상공인이나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은 자신의 권리를 위해 이러한 주장을 할 수있다.
개인 회사의 사업장마다 노동자의 노동시간 자체가 그 사업장의 특성마다 노동 시간이 다를 수 있으며, 상인들 역시 생계와 연계된 장사행위 자체도 각기 특성이 달라 자신의 재산권과 마찬가지로 그 민의를 반영하는 한표의 투표권리 행사의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과 현사회의 약자인 소위 '비정규직'이라고 칭하는 노동자들에게는 더욱 그 권리를 보장해줘야 하는 현실적 불평등이 현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투표의 시간을 오후 10시(22시)까지 가능하도록 입법해야하며, 이번 대통령 선거부터 실시하여야 마땅하다.
"겨우 2시간 연장, 박근혜맘 결단하면 된다."
<추석 연휴, 가족과 이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여 민의가 반영될 수 있도록...
"투표시간 연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투표시간 연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지막 세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번에는 연장 반대론 또는 신중론을 알아본데 이어, 이번에는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을 만나 그에 대한 반론을 전해드립니다. 진 의원은 투표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연장하는 법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고, 최근 이 논란의 한복판에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28일 늦은 오후 만난 진 의원에게 주로 반대하는 논리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는 무척 답답해 하면서도, 변호사 출신답게 탄탄한 논리로 반박했습니다.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오히려 늦었다"고 말했고, "왜 하필 대선 직전이냐"는 질문에 "우리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대선이기 때문에 더욱 더"라고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당리당략적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묻자 "누구를 선택해도, 우리를 반대해도, 그 사람들의 참정권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랜 관행을 갑자기 바꾸면 혼선이 있지 않겠느냐"고 묻자 "시간을 줄이면 혼선이 있겠지만 늘리는 것은 혼선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투표율 저하가 시간 때문만인가"라는 지적에는 "그러니까 더욱 이걸(투표시간 연장) 해야 한다"고 맞받았습니다.
그는 투표시간 연장에 드는 추가 비용이 5년간 불과 94억 원에서 133억 원이라며, 다리 하나 건설하는 비용과 비교했습니다. 4대강 사업 등 MB 정부 들어 실시된 수많은 토목공사를 생각할 때 탁월한 비유입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한 다리 좀 연결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선 전 투표시간 연장 관철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포기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전의에 불타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가 이미 동의하고 있는 만큼 박 후보만 움직이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박 후보가 나설 수 있게 국민들이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잖아요. 3자 회동도 하겠다면서요. 투표시간 연장은 적은 예산으로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최고의 방법입니다. 박 후보가 통 크게 받아줬으면 합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이것으로 '추석기획 : 투표시간 연장, 어떻게 생각하세요?'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부디 추석 연휴 가족, 친지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좋은 화두가 됐기를 기원합니다.
"성급하지 않다, 오히려 늦었다"
- 투표시간 연장 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걸 예상했나.
"전혀 몰랐다. 새누리당이 당연히 받을 줄 알았다. 누구나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애초에 냈던 법안은 투표 종료 시간이 오후 9시까지였다. 그게 법안심사소위에서 오후 8시까지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여야가) 합의했다는 것 아닌가."
-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있다.
"동의할 수 없는 게, 이미 18대 국회 때 비슷한 법안(이인영·박선숙 의원 안)이 발의됐다. 이제 와서 갑작스럽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 또 이철우 새누리당 대변인이 27일 투표시간 연장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한 여론조사에서 현행 유지 50%, 9시까지 연장 48% 나왔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국민의 40% 이상이 원하고, 현재 규정으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걸 구제해주는 게 국가기관의 역할 아닌가.
무엇보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약간의 초과 비용이 있을 뿐이다. 개표 시간 초과? 개표방식이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바뀌었다. 진짜 빨라졌다. 그리고 이제 야간 활동이 얼마나 많아졌는가. 사람들의 생활 패턴 자체가 바뀌었다. 이런 근거로 봤을 때 전혀 급하다고 볼 이유가 없다. 오히려 늦었다."
- 대선이 가까워 민감한 상황이다.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왜 하필 대선 앞두고 이걸 하느냐는 시각이 포함되어 있다.
"역으로 따져보자. 우리 삶에 가장 영향 미치는 중요한 선거가 대선인데, 이건 5년에 한 번 있을 뿐이다. 이번이 지나면 다시 5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더욱 빨리, (시한이) 하루 남아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루라도 빨리 서둘러야 한다."
진 의원의 목소리 톤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손짓 등 반응도 덩달아 커졌습니다.
- 만약 새누리당에서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이번 대선이 아니라 다음 선거부터 적용하자'는 역제안을 한다면?
"그건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올해 만 19세로 투표권이 생긴 유권자가 투표시간 문제로 선거를 못한다면, 그는 만 24살이 돼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기본권 행사라는 취지로 제안한 입장에서는 '당장'이 중요하다."
- 찬반 양쪽 모두 상대방의 주장이 당리당략적이라고 비판한다.
"진짜 이해가 안된다. 내가 정치 초짜라서 그런가?(웃음). 투표시간과 당리당략을 동일선상에서 다루는 것 자체를 이해 못하겠다. 우선 기본적으로 투표시간을 늘렸을 때 투표할 수 있는 분들이 어느 당을 지지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거 아닌가. 좋다. 만약, 혹여, 우리 쪽에 유리하다한들, 새누리당도 기본 지지율이란 게 있지 않은가. 보통 40%로 보는데 30%라고 치자. 그럼 새누리당은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함으로써) 그 숫자만큼의 지지자들을 버리는 것이다. 이걸 왜 버리는가. 난 정말 이해를 못하겠다. 누구를 선택해도, 우리를 반대해도, 그 사람들의 참정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이번이 지나면 다시 5년을 기다려야 한다"
진 의원은 반대 입장에서 던진 질문에 두가지 말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정말 이해가 안 된다"와 "내가 정치 초짜라서 그런가?"였습니다. 그는 정말 답답한 듯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막힘없이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놓고 당리당략적이라는 지적에 "누구를 선택해도, 우리를 반대해도, 그 사람들의 참정권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수십 년간 지속돼온 제도여서 갑자기 바꾸면 혼선이 있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다.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진짜 내가 정치 초짜여서 그런가? 혼선이란 말이 정말 재밌는 게, 나는 투표 종료 시간을 만약 6시에 5시로 당기면 진짜 혼선이라고 생각한다. 늦으면 못 하니까. 근데 두 시간이 늘어나면, 내가 갈 수 있는 시간에 맞추면 된다. 6시인 줄 알았는데 8시다? 뭐가 문제인가. 이런 논리는 반대를 위해 만든 논리다."
- 추가 비용의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법안을 준비하며 국회 예산정책처의 검토를 받았다. 투표 시간을 3시간 늘리면 향후 5년 간 133억 원, 2시간 연장하면 94억 원이 소요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5년간을 따진 이유는 지방선거, 총선, 대선, 모두 한 번씩 치른다는 전제다. 이걸 유권자 한 사람당으로 따지면 200~300원 정도씩 부담하면 된다. 몇 십만, 몇 백만 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위한 비용이 고작 5년간 94억 원이다. 요즘 웬만한 다리 하나 건설하는데도 100억 원이다. 그렇지 않은가. 국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한 다리 좀 연결하자."
- 과연 투표시간을 늘린다고 투표율이 올라가겠냐는 회의론에 답한다면?
"당연히 올라가지 않겠는가. 일본이 시간 연장해서 10% 늘었다. 선진국 대부분이 오후 10시, 8시까지 한다. 우리가 제일 빨리 끝난다. 수없이 선진국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 부분은 왜 그냥 놔두는지 모르겠다.
투표율이 낮아지는 게 투표시간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엔 동의한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더더욱 투표시간을 늘려야 한다. 각자 당의 입장을 떠나서 정치권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투표권 행사를 위해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면,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은 낮은 투표율의 원인이 다른 데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더더욱 이걸(투표시간 연장) 해야 한다."
- 만병통치약이 아닌 건 안다, 하지만 이것부터 시작하자?
"그렇다."
"만병통치약 아닌 건 안다, 하지만 이것부터 시작"
- 대선이 불과 두 달 조금 넘게 남았다. 투표시간 연장, 과연 가능할까?
"법적으로는 선거 전날까지 공표하면 된다. 일정이나 준비 등을 볼 때 내부검토로는 11월말까지 국회에서 통과하면 된다. 국민들의 힘이 필요하다. 새누리당이 이토록 적극 반대할 줄은 몰랐다. 그들을 설득해내려면 유권자들이 힘을 모아줘야 한다. 5년 만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새누리당을 압박해줘야 한다.
문재인, 안철수 두 대선후보는 이미 투표시간 연장에 동의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만 움직이면 된다.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3자 회동도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투표시간 연장은 적은 예산으로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최고의 방법이다. 박근혜 후보가 통 크게 받아줬으면 한다."
▲ 진선미 의원은 "우리 삶에 가장 영향 미치는 중요한 선거가 대선인데 이건 5년에 한 번 있을 뿐"이라며 "이번이 지나면 다시 5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니 더욱 빨리 해야한다"고 말했다==2012.10.01 인터넷 오마이뉴스 이병한,유성호,박소희 기자==
비정규직 10년 ... 투표한 기억이 없다.
<주장: 투표날마다 특근과 야간잔업, 그리고 행사 등등... 권리행사 자체가 막혔다.>
2012년 12월 19일 수요일. 이날은 제18대 대통령을 뽑는 날입니다. '잃어버린 10년'을 논하고 선진화를 외치며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도 이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약 2개월 보름 후면 대통령 선거를 하니까요.
언제부터 대한민국 국민에게 공민권이 제대로 주어졌을까요? 1987년 6월 항쟁 이후 노태우씨는 대통령 직선제를 하겠다고 발표합니다. 그 이후부터 대한민국 국민은 제대로 투표할 수 있게 됩니다.
지방자치제는 1995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구의원부터 시장·도지사까지 시민이 스스로 뽑았습니다. 그에 따라 투표용지도 헷갈릴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공민권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갖는 아주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투표날마다 회사는 특근... 비정규직은 더 오래 일해
물론 투표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그만입니다. 투표권 행사 거부 성향은 두 가지가 있는 듯합니다. 본인 의지에 따라 투표권을 포기(혹은 거부)하는 경우가 있고, 본인은 하고 싶지만 주변 여건상 못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1997년 대한민국은 IMF 회오리에 휘말립니다. 수많은 기업이 부도, 도산했습니다. 그때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공장마다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납니다.
그때 서울 사당동에서 살았던 저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어린시절을 보낸 울산으로 2000년 5월 내려왔습니다. 2000년 7월, 울산에서 우연히 찾은 일자리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이었습니다. 가족 생계가 급했기에 더운밥 찬밥 따질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때는 그 일자리가 불법파견인지, 비정규직인지도 몰랐습니다.
저는 그로부터 10년 동안 울산시 북구에 살았습니다. 그 10년 동안 많은 선거가 열렸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국회의원 선거, 지자체 선거, 재보궐 선거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제가 투표했던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공교롭게도 투표날마다 거의 특근을 했습니다. 게다가 회사는 투표날엔 밤 10시까지 일을 시키곤 했습니다. 정규직은 공민권 행사를 위해 2시간이 주어졌지만 비정규직은 계속 일해야 했습니다.
울산 인구는 약 110만여 명입니다. 그 중 40만여 명이 임노동자로 살고 있습니다. 울산 동구의 대기업인 현대중공업엔 현재 정규직 노조 조합원이 1만6755명입니다. 2012년 현대중공업 쪽이 밝힌 사내하청 노동자 수는 약 2만2000명입니다. 이를 합하면 총 3만8755명입니다. 여기에 관리자가 6000~7000명이라 하니 모두 합하면 4만5000여 명이 넘습니다.
정규직 노동자 수보다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더 많지만 공민권 행사는 정규직 노동자가 더 많이, 그리고 수월하게 합니다. 그 이유는 제가 겪은 상황과 비슷합니다. 회사는 꼭 선거날이 되면 잔업시간을 늘려 일을 더 시킵니다. 그러니 비정규직 노동자는 이래저래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디 대기업뿐이겠습니까? 수많은 식당 종사원, 영업 점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건설현장 일용직도 투표를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한편, 투표 종료시간을 18시에서 20시로 늘리자는 야당 제안을 최근 새누리당이 거부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생업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 또는 생계형 점포를 운영하는 서민들도 공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왜 새누리당은 거부할까요?
돈 많고 시간 많은, 그래서 먹고 살 만한 사람들만 공민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가 과연 제대로 굴러갈까요?==2012.10.01 오마이뉴스 변창기 기자==
일용직, 게임방, 변호사, 약사, 의사...
"왜 투표시간 연장 헌법소원에 참여하는가?"
"투표소는 선거일 오전 6시에 열고 오후 6시(보궐선거 등은 오후 8시)에 닫는다."
공직선거법 제155조 제1항입니다. 요즘 이 조항이 뜨거운 감자입니다.
안녕하세요, 독자여러분. 즐거운 추석 보내고 계시나요. <오마이뉴스> 사회팀은 이번 연휴 동안 가족, 친지들과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획을 고민하다가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다뤄보기로 했습니다. 때가 때이니만큼 정치문제가 중요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이 사안은 그중에서도 정파적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유권자의 권리와 민주주의 근본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투표시간을 2시간 연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 직전까지 갔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무산되자 여론이 뜨겁습니다. 그중에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추진하고 있는 선거법 155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입니다.
이 소송이 주목되는 이유는 바로 아래 조항인 155조 2항(부재자투표의 투표시간 규정)에 대해 지난 2월 23일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민변의 소송은 2항에 이어 더 규모가 큰 1항의 위헌성을 다투는 '투표시간 헌법소원 제2라운드'인 셈입니다.
민변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소송에 참여한 청구인단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모집했는데요. 약 사흘만인 28일 오전 현재 84명이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84명이 뭐 대단한가'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청구인단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꽤 까다롭습니다.
우선 선거권이 있어야 하고, 시간의 제한 때문에 지난 4월 총선에서 투표할 수 없었거나, 오는 12월 대선에 투표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야 합니다. 신청서에는 투표시간 규정에 의해 기본권을 침해받을 수 있음을 합리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현재 직업과 참여 동기를 명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발적입니다. 아무리 공익소송이라고 하지만 소송에 휘말리는 것이 반가운 일은 아니지요. 지난 2월 헌법불합치 판결이 났던 소송은 청구인이 단 한명이었습니다.
155조 2항은 이미 승소... 이제 1항을 다툰다
신청서를 제출한 84명을 살펴보면, 남성(65명)이 여성(19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40명으로 거의 절반이고, 30대(24명), 50대(15명) 순입니다. 개략적인 직업을 보면 상당히 다양합니다.
자영업 13명, 회사원 11명으로 제일 많구요, 비정규직·계약직과 개국 약사가 각각 5명씩으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대기업 정규직도 4명, 대표이사를 포함한 중소기업 정규직도 3명, 대학원생을 비롯한 학생도 3명입니다. 택시기사, 벤처기업 정규직, 변호사, 의사, 치과기공사, 학원강사, 예술인, 건설업, 직업상담사, 프리랜서, 국회의원 보좌관까지 정말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신청했습니다.
신청서를 제출한 몇몇 분들에게 전화를 해봤습니다. 서울 노원구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 안아무개(42)씨는 "약국은 약사 이외의 사람은 조제나 투약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개 자리를 비우기 힘들다"면서 "저녁 8시 이후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소규모 자영 약국 입장에서는 투표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게임방을 운영하는 김아무개(36)씨는 "게임방이라는 특성상 24시간 운영하는데, 경기라도 좋으면 사람을 많이 써 내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요즘은 그런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니고, 사실 요즘 24시간 아닌 곳이 어디 있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투표일은 법정공휴일 아니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그건 공무원들 이야기다, 자영업에는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용산구에 살면서 비정규 계약직으로 행사출연 일을 하는 안아무개(29)씨는 좀더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
"지난 총선 때는 겨우 투표 했어요. 막바지에 겨우. 하지만 이번 대선 때는 힘들 것 같아요. 보통 연말에 행사가 많거든요. 투표일에 행사가 잡히지 않는다 하더라도 며칠 전 리허설부터 참여해야 해요. 몇시에 끝난다 말은 하지만 절대 그렇게 안 끝납니다. 먹고사는 일이 달려있으니 빠질 수 없습니다. 해야 합니다. 저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투표가 너무 힘들어요. 투표시간은 길어야 좋은 것 아닌가요?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투표시간 연장하면 100억 원이 드네 어쩌네 하는데, 100억 원이 아니라 1000억 원이 들어도 해야되는 거 아닌가요?"
전북 전주에서 비정규직으로 건설업에 종사하는 강아무개(51)씨도 상황이 비슷했습니다.
"직업의 특성상 현장에 오전 7시에 가서 오후 6시가 넘어야 끝납니다.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투표는 꿈도 못 꿉니다. 먹고살아야 하니까요. 몇 명씩 팀을 이뤄서 현장에 들어갑니다. 이동도 팀별로 차로 해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빠진다고요? 못 빠집니다. 다음부터 짤리는 거죠. 상황이 이런데 투표가 뭐가 중요하냐고요. 법정공휴일이요? 직업의 특성상 공휴일이 따로 없습니다. 일이 있으면 해야 해요."
단지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송아무개(33)씨는 준종합병원급에서 근무하는 내과전문의입니다. 그는 지난 총선 때 투표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근무시간이 오전 9시부터 6시까지인데, 사실 8시까지는 와야 합니다. 그러면 이동시간 고려하면 7시에 나와야 하는데, 2살짜리 애 챙기려면 새벽 투표는 힘듭니다. 총선·대선이 공휴일이라고는 하지만 제가 알아본 바로는 아주 큰 대학병원 정도만 쉬지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일을 합니다. 병원장의 뜻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병원에서는 하루 일 하고 안 하고에 따라 매출 차이가 엄청나니까요. 새누리당이 투표하는데 불과 10분 정도만 내면 된다고 하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이외에도 국회의원이 선거일에 더 바쁘기 때문에 투표하기 불가능하다는 의원 보좌관도 있었고요, 언론사는 투표일에 쉬지 않기 때문에 홍보팀도 그에 따라 일하는 경우가 많다는 대기업 홍보팀 근무자도 있었습니다. 위성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상황에서 오전 일찍 투표를 하려고 하면 대기인이 많아 출근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정규직 근로자도 있었습니다.
"투표일 법정공휴일은 공무원들 이야기"
민변 사무차장이자 이번 헌법소원을 담당하고 있는 박주민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승소를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세 가지 이유로 투표시간으로 인해 투표권이 제약되고 있는 정황이 너무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첫째, OECD 가입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제일 높다는 점(연평균 2193시간). 둘째,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800만이 넘는다는 점. 셋째, 우리나라의 투표율이 세계에서 제일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시민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서서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데, 정치권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질타합니다.
자, 여러분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추석 연휴에 가족, 친지들과 한 번 이야기해 볼만한 주제 아닐까요? 우리 자식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산 교육 차원에서라도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박 변호사의 말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이 말을 꼭 적어달라고 하더군요.
"아시다시피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보좌관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소위 '터널 디도스' 논란이 있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투표시간 연장까지 명백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종합해서 봤을 때,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새누리당은 좀 위험하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단지 나쁘다, 싫다는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이 정도면 위험한 겁니다.".==2012.10.01 오마이뉴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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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 바빴는데, '성의 없는' 사람이라니 말이 되는가?
가진자들의 자기방식과 자기중심의 사고에서 나온 횡포이다.
==> 게릴라 칼럼 : 약자배려 없는 투표시간, 이제는 현실적으로 바꿔야 한다.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 말이 많다. 생계 때문에 투표 못하는 이들이 많으니 투표 시간을 연장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을 새누리당이 반대하고 나섰다. 그런데 이 '충돌'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율을 높이자는 원칙적인 주장을 반대하는 일이니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우리에게 불리하다'는 속이 빤한 이유를 제외하고는 마땅히 댈 핑계거리가 없으니 스텝이 꼬일 수밖에. 투표시간을 연장해 투표율이 높아지면 불리할 게 뻔한데, 대놓고 "투표율이 낮기를 바란다"고 말할 수도 없는 새누리당의 난감함이라니.
▲ 연령대별 선거인수/투표자수 비율 비교 대의 민주주의에서 투표율은 매우 중요하다
투표 못하는 게 '성의 문제'라는 새누리당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새누리당의 견해를 들어보자. 우선 그들은 투표를 못하는 이들을 가리켜 "성의가 부족하다"고 훈계한다. 투표일이 임시공휴일이고 투표시간도 06시부터 18시까지 장장 12시간이나 되는데, 투표를 못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유권자 개인이 게으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을 위해 굳이 투표시간을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많은 사람이 투표 못하는 원인이 단순히 성의 부족 때문일까?
새누리당 주장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현실감 결여이다. 적지 않은 직장인들은 투표 당일에도 출근을 한다. 비록 임시공휴일이라고는 하지만 정해진 주말에도 눈치를 보고, 정해진 퇴근 시간에도 눈치를 보는 게 많은 직장인의 현실이다. 직장 상사가 투표하라며 1시간이라도 일찍 끝내주면 감지덕지한 상황이다. 특히 대선은 항상 12월 중순쯤인데 이때는 적지 않은 회사들이 연말 특수를 맞아 한창 바쁠 때다. 시간이 없어서 투표를 못하는 이들이 실재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공휴일에도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들. 많은 비정규직은 법정 공휴일에도 일을 한다. 임시 공휴일에는 그 사정이 더 딱할 수밖에 없다.
당장 대선 당일 20시 쯤 동네를 둘러보라. 20대 젊은이들은 등록금을 번다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것이며, 택배 기사들은 그 늦은 시간까지 물건을 나르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투표는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면 새벽에 일찍 나와서 투표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늦게까지 하루 일당을 벌어야 하는 이들이 투표하려고 새벽 일찍 일어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아침밥 대신 꿀같은 새벽잠을 택하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문제는 이렇게 시간이 없어서 투표를 못하는 이들이, 투표의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정부 정책은 사회의 약한 고리에 위치한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투표를 못하는 이들은 대부분 바로 그 고리에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정부는 누구보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마땅하다. 진정한 대의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면 특히 위와 같은 사람들의 참정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 연령대별 투표율 20~30대의 투표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근거는 바로 비용 문제이다. 투표시간을 2시간 연장하면 그만큼 인건비가 추가로 들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100억 원이나 된다는 것이다. 4대강에 22조 원이나 쏟아부은 이들이 100억 원 앞에서 이렇게 소심해(?)지다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물론 100억 원은 작은 돈이 아니다. 그러나 그 비용을 들여 투표에 좀 더 많은 민의를 반영할 수 있다면 오히려 득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사회적 갈등은 필연이다. 100억 원을 들여 더 많은 민의를 듣고 갈등의 폭을 줄일 수 있다면, 이보다 효율적인 일도 없다. 게다가 새누리당도 국민대통합을 시대정신이라 외치고 있지 않는가.
비용도 아끼고 투표율을 높이는 방법은 없을까?
혹자들은 이와 관련해 호주의 선거제도를 주시한다. 호주의 경우 주요 선거에서 평균 95%에 가까운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벌금을 부여하는 강제투표제 덕분인데, 문제는 국가가 개인의 투표하지 않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는 우리에게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분단 탓에 정치 지형이 왜곡된 면이 있고, 정치권이 국민 의사를 잘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찍을 사람이 없어 안 찍는데, 벌금을 내라면 강한 반발이 일 수 있다.
그럼 투표시간을 변경하는 것은 어떨까? 즉 기존 06시에서 18시까지의 선거 시간을 08시에서 20시까지로 변경하는 것이다.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은 그 시간에 투표를 할 수 없지만, 대신 퇴근하는 많은 이들은 부담없이 투표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4.11총선의 경우 07시까지 투표율이 2.3%, 07시에서 09시까지의 투표율이 6.6%인 반면, 16시에서 17시까지 투표율은 3.5% 17시에서 18시까지의 투표율은 4.9%를 기록했다. 투표시간 마지막에 더 많은 사람이 몰려 줄을 서는 것을 볼 때 투표시간을 뒤로 옮긴다면 투표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투표율은 대의민주주의 건전성의 척도이다. 부디 정치권이 투표율 고양을 위해 협의하길 바란다. 투표하고 싶은데 먹고 살기 위해 권리를 포기해야 하는 '비극'은 이제 없어야 하지 않겠나.==2012.10.03 오마이뉴스 이희동 기자==
<인터넷오마이뉴스에서 퍼온 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