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인여천(事人如天)
사람을 하늘과 같이 섬겨라는 뜻으로, 천도교에서 한울님을 공경하듯이 사람도 그와 같이 공경하여 서로의 인격과 예의를 존중하는 윤리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事 : 일 사(亅/7)
人 : 사람 인(人/0)
如 : 같을 여(女/3)
天 : 하늘 천(大/1)
사람은 태어날 때 선과 악, 어느 쪽에 가까울까. 예부터 성선(性善), 성악(性惡)으로 대립했지만 오늘날도 주장은 여전하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하는가 하면, 이성은 고귀하고 능력은 무한하고 행동은 천사와 같다며 인간은 위대한 걸작이라 하기도 한다. 그래서 파스칼은 신과 동물의 중간적 존재에 사람을 위치시켰다.
철학자들의 결론 없는 주장은 뒤로 하고,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란 말은 모두 수긍한다. 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는 인권선언도 모두 옳다. 평등할 정도가 아니라 사람을 섬기기(事人)를 하늘과 같이 하라(如天)는 이 말 이상으로 사람을 중시한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민족종교 천도교(天道敎)의 기본 사상인 이 말은 조선 말엽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 선생이 동학(東學)을 창시할 때부터 사람을 하늘처럼 모신다는 시천주(侍天主) 가르침에서 나왔다.
여기서 하늘은 사람인 한울님을 가리키고, 사람의 신분이나 성별에 따라 차별하는 바 없이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2대 해월(海月) 최시형(崔時亨), 3대 의암(義菴) 손병희(孫秉熙) 교주로 체계화되면서 사람이 곧 하늘이란 인내천(人乃天)으로 굳어졌다.
해월 선생이 한 유명한 말을 보자. '도인의 집에 사람이 오거든, 사람이 왔다고 하지 말고, 하느님이 강림하셨다고 말하라(道家人來, 勿人來言, 天主降臨爲言).'
이러한 가르침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사람을 하늘같이 여기는 삶인데 그 방식엔 몇 가지 단계가 있다.
자신의 내면에서 길러나가는 수행을 통해서만이 한울님을 모실 수 있다는 양천주(養天主), 타인을 신분과 성별에 의해 차별하지 않는 대인(待人), 나아가 사람만이 아닌 우주만물이 모두 한울님이 기화되어 이뤄졌다는 접물(接物)이 그것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교리는 모르더라도 사람이 곧 하늘이면 세상 민심이 하늘의 뜻인 것은 누구나 안다.
사람을 하늘처럼 잘 섬겨야 하는 사람은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멋들어진 구호나 공약으로 이 말을 내세워 놓고 정작 실천할 자리가 주어지면 제몫 챙기는 사람이 더 많다.
또 남을 미워하면 내 안의 한울님을 상하게 한다고 여겼던 동학은 농민혁명이 비폭력 평화시위의 근원이 됐다는 평가도 받는다.
⏹ 사인여천(事人如天)
동학의 2대 교주 해월(海月) 최시형(崔時亨)이 강조한 인본주의 사상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며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동등하고 평등한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동학의 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은 창시자 최제우의 시천주(侍天主) 사상을 이어받아 동학의 정신을 체계화하고자 하였다.
그는 불우한 성장 환경으로 인해 유교와 같은 주류 학문을 이론적으로 습득하지 못했던 만큼, 대중들을 위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식으로 동학 이념을 재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하였다.
그는 ‘한울님을 모신다’는 의미의 시천주 사상을 ‘사람이 곧 한울님’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사람이 곧 한울님이니 신분이나 성별 등에 따라 차별하는 바 없이 모든 사람을 한울님처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가르침을 받아들여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로 사인여천(事人如天)의 삶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사인여천 사상은 구체적으로 양천주(養天主), 대인접물(待人接物), 삼경사상(三敬思想) 등의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다.
🔘 양천주(養天主)
최시형은 ‘인간이 한울님을 모시고 있는 존재(侍天主)’라는 사실을 단순히 자각하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이러한 인식을 실천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자신이 모시고 있는 한울님을 각자가 길러 나가는 양천주(養天主)를 강조하였다. 단순히 한울님을 깨닫는 것으로는 한울님을 자신의 내면에 모실 수 없으며 한울님을 길러나가는 수행을 통해서만이 한울님을 모실 수 있다는 지행합일(知行合一)적 원리를 제시한 것이다.
양천주의 결과로서 인간은 나와 한울님과 우주 자연이 하나임을 온전히 깨닫게 된다. 최시형에 따르면 모든 것의 근본이 하나임을 깨닫는 순간, 나와 다른 것들 간의 차별성이 사라져 모든 것을 평등하게 대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양천주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법으로서 향아설위(向我設位)를 제시하였다. 이는 벽을 향해 절을 하는 전통적인 제사 형식을 극복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유래한 것으로, 귀신이라는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 인간이 곧 한울님과 같다는 원칙이 위배되므로 한울님을 모시고 있는 자기 자신을 향해 제위를 올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 대인접물(待人接物)
양천주를 통해 실천적으로 한울님을 자각할 수 있게 된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접해야 하는지를 제시한 것이 바로 대인접물 사상이다.
양천주가 사인여천의 근거가 되는 이념이라면 대인접물 사상은 사인여천의 실천적 적용을 위한 원칙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되는데 각각 대인(待人)과 접물(接物)이다.
우선 대인이란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 해당한다. ‘사람이 곧 한울님’이라는 인즉천 사상에 기초하여 모든 사람을 한울님을 대하듯이 대하며 신분과 성별에 의해 인간을 차별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접물이란 인간과 자연 간의 올바른 관계를 제시하고 있는 이념이다. 최시형은 사람만이 한울님을 모시고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주 만물이 모두 한울님이 기화되어 이루어진 결과물이라 여긴다. 따라서 만물을 마치 한울님을 대하듯 존중하고 아낄 것을 주장한다.
⏹ 사인여천(事人如天)
동학의 2대교주 최시형(崔時亨)이 시천주사상(侍天主思想)에 의거하여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고 한 가르침이다.
시천주 사상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을 모시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사람을 대할 때는 언제 어디서나 반드시 하늘처럼 섬겨야만 한다.
최시형은, “도인의 집에 사람이 오거든 사람이 왔다고 하지 말고 하느님이 강림하셨다고 말하라(道家人來勿人來言 天主降臨爲言).”라고 하였고, “아이를 때리는 것은 곧 하늘을 때리는 것이니라(打兒 卽打天矣).”라고 하였다.
또, 청주의 서택순(徐택淳) 집을 지나다가 그 집 며느리의 베짜는 소리를 듣고, “그대 며느리 베짜는 것이 참으로 그대 며느리가 베를 짜는 것인가(君之子婦織布 眞是君之子婦織布耶)?”라고 반문함으로써 하느님의 베짜는 소리임을 시사하였다.
이런 가르침에 따라, “사람을 대하거나 물건을 접할 때에는 반드시 악을 숨기고 선을 드는 것을 주로 하라. 저 사람이 사나운 악으로 나를 대하거든 나는 어질고 충서(忠恕)로써 대하고, 저 사람이 간교함과 거짓으로 말을 꾸미거든 나는 정직으로써 순히 받으면 자연히 돌아와 감화되리라(待人接物 必隱惡揚善爲主 彼以暴惡對我則 我以仁恕待之 彼以狡詐飾辭則我以正直順受之則 自然歸化矣).”라는 실천적인 윤리가 전개되었다.
⏹ 사인여천(事人如天)
천부인권(天賦人權)이란,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권리로서의 자유를 가지며, 어느 누구도 이를 침범할 수 없다는 뜻이다.
프랑스대혁명과 미국 독립선언서 등에 잘 반영돼 있다. 동양사상에서도, “하늘과 인간은 일체이고, 법도가 곧 만물이며, 하나가 여럿이자 이치가 곧 사물(天人合一 道卽萬物 一而多 理卽事)”이라고 인간의 소중한 가치에 일찍이 눈을 떴다. 주목할 점은 하늘과 인간을 같은 위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고귀함이다.
인간과 사회를 우주 질서의 축소판으로 보는 견해는 동서양이 같다. 조그만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로 보았다. 서양도 다르지 않다.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철학자 필로(Philo)는 “축소된 우주로서의 인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람은 우주적 존재라는 인식에는 우리 선조들도 앞장서 주장했다. 대표적 민족종교인 동학(東學), 곧 천도교(天道敎) 사상에 잘 녹아 있다.
150여년 전, 수운 최제우는 “사람이 곧 하늘이다(人乃天)”고 주창했다. 동학의 2대 교주 최시형은 하늘을 섬기는 시천주사상(侍天主思想)에 의거해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事人如天)”고 가르쳤다. 차별과 불평등 사회에 던진 휴머니즘 선언이었다.
최시형은 “도인의 집에 사람이 오거든 사람이 왔다고 하지 말고 하느님이 강림하셨다고 말하라(道家人來 勿人來言 天主降臨爲言)”고 말할 정도였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 전역에 확산됐던 시위가 소강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지역 종교지도자들이 화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젠 인종 차별의 막을 내려야 한다. 아직도 백인 전용 화장실이 있다는 것은 선진국 미국의 수치다.
인종차별은 죄짓는 일이다. 피부색 차이는 다름일 뿐 우열의 기준이 될 수 없다. 피부색에 따라 사람의 가치가 달라져선 안 된다.
노자는 이렇게 충고하고 있다. “생명을 보존해 주면 모두가 따르고 힘과 속임수로 다스리면 모욕을 당한다(生命全生都重扈 攻威巧智皆輕侮).”
⏹ 사인여천(事人如天)
12월 10일은 세계 인권의 날이다. 유엔총회는 1948년 12월 10일 세계 인권선언을 채택했다.
제1조는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서 평등하다.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에게 형제의 정신으로 대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어 1950년 12월 4일 유엔총회는 12월 10일을 세계 인권의 날로 정했다.
인류가 인간의 천부적 권리에 눈을 뜬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러니 사람은 우주적 존재라는 인식은 얼마나 소중한가.
우리의 대표적 민족종교인 동학(東學), 곧 천도교(天道敎) 사상의 주된 개념이다. 동학 교조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와 2대 교주 해월(海月) 최시형(崔時亨)에 의해, 사람이 곧 하늘(人乃天)이며,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事人如天)는 가르침이 확립됐다.
하늘을 섬기는 시천주사상(侍天主思想)은 차별과 불평등 사회에 던진 휴머니즘 선언이었다. 그런 시천주 개념에 의해 경천(敬天), 경인(敬人), 경물(敬物)의 삼경사상(三敬思想)이 도출됐다.
해월은, “도인의 집에 사람이 오거든 사람이 왔다고 하지 말고 천주가 강림하셨다고 말하라(道家人來 勿人來言 天主降臨爲言)”고 했다.
정현종의 시 ‘방문객’도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고 시작된다.
그런데 일본 사쓰마[薩摩] 출신의 무사로, 명치유신(明治維新)의 삼걸(三傑) 중 하나라는 사이고 다카모리(西鄕隆盛)가 좋아했던 말이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이었다.
정한론(征韓論)을 앞장서 외쳤던 자가 이런 말을 했으니 그가 공경한 하늘은 무엇이며 사랑한 사람들은 대체 누구였나?
▶️ 事(일 사)는 ❶상형문자로 亊(사), 叓(사)는 고자(古字)이다. 事(사)는 깃발을 단 깃대를 손으로 세우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역사의 기록을 일삼아 간다는 데서 일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事자는 ‘일’이나 ‘직업’, ‘사업’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이 등장했던 시기 使(부릴 사)자와 史(역사 사)자, 事(일 사)자, 吏(관리 리)자는 모두 같은 글자였다. 事자는 그중에서도 정부 관료인 ‘사관’을 뜻했다. 사관은 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주관했기 때문에 事자는 제를 지내고 점을 치는 주술 도구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졌다. 후에 글자가 분화되면서 事자는 ‘일’이나 ‘직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정의하기로는 史자는 ‘일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吏자는 ‘사람을 다스리는 자’로, 事자는 ‘직책’으로 분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事(사)는 일이나 볼일 따위를 이르는 말(~를, ~을 다음에 쓰이어)이나 또는 일의 뜻을 나타냄의 뜻으로 ①일 ②직업(職業) ③재능(才能) ④공업(工業), 사업(事業) ⑤관직(官職), 벼슬 ⑥국가(國家) 대사(大事) ⑦경치(景致), 흥치(興致) ⑧변고(變故), 사고(事故) ⑨벌(옷을 세는 단위) ⑩섬기다 ⑪부리다, 일을 시키다 ⑫일삼다, 종사하다 ⑬글을 배우다 ⑭힘쓰다, 노력하다 ⑮다스리다 ⑯시집가다, 출가하다 ⑰꽂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사실(事實), 뜻밖에 일어난 사고를 사건(事件),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을 사태(事態)평시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을 사고(事故), 일의 형편이나 까닭을 사정(事情), 모든 일과 물건의 총칭을 사물(事物), 일의 전례나 일의 실례를 사례(事例), 일정한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지속적인 활동이나 일을 사업(事業), 일의 항목 또는 사물을 나눈 조항을 사항(事項),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어 있는 일의 안건을 사안(事案),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 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삼국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어버이를 섬김에 효도로써 함을 이르는 말을 사친이효(事親以孝), 삼국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임금을 섬김에 충성으로써 함을 이르는 말을 사군이충(事君以忠), 모든 일 또는 온갖 사건을 일컫는 말을 사사건건(事事件件), 사실에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전혀 다름을 일컫는 말을 사실무근(事實無根), 사태가 급하면 좋은 계책이 생김을 일컫는 말을 사급계생(事急計生), 일정한 주견이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 사람을 붙좇아 섬기면서 의지하려는 사상을 일컫는 말을 사대사상(事大思想), 자주성이 없어 세력이 강대한 자에게 붙어서 자기의 존립을 유지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을 사대주의(事大主義), 옛 사람의 교훈을 본받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사불사고(事不事古), 한 가지 일도 이루지 못하거나 하는 일마다 다 실패함을 일컫는 말을 사사무성(事事無成), 일의 되어 가는 형세가 본래 그러함을 일컫는 말을 사세고연(事勢固然),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가 명백함을 일컫는 말을 사리명백(事理明白), 일을 함에는 신속함을 중요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사귀신속(事貴神速), 이미 일이 여기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사이지차(事已至此), 여러 가지 사변이 자꾸 일어나 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사변무궁(事變無窮)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
▶️ 如(같을 여, 말 이을 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계집녀(女; 여자)部와 말을 뜻하는 口(구)로 이루어졌다. 여자가 남의 말에 잘 따르다의 뜻이 전(轉)하여, 같다의 뜻과 또 음(音) 빌어 若(약)과 같이 어조사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如자는 '같게 하다'나 '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如자는 女(여자 여)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口자는 사람의 입을 그린 것으로 '말'을 뜻하고 있다. 如자는 여자가 남자의 말에 순종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부권 중심의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순종을 미덕으로 삼았던 가치관이 낳은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본래의 의미는 '순종하다'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로 '~와 같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그래서 如(여, 이)는 법의 실상(實相)이란 뜻으로 ①같다, 같게 하다 ②어떠하다 ③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닿다 ④좇다, 따르다 ⑤가다,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⑥당연히 ~하여야 한다 ⑦맞서다, 대항하다 ⑧비슷하다 ⑨어찌 ⑩가령(假令), 만일(萬一) ⑪마땅히 ⑫곧, 이것이 ⑬~과, ~와 함께 ⑭보다, ~보다 더 ⑮이에, 그래서 그리고 ⓐ말을 잇다(=而)(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대상이 변함이 없이 전과 같음을 여전(如前), 이와 같음을 여차(如此), 얼마 되지 아니함을 여간(如干), 사실과 꼭 같음을 여실(如實),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을 여하(如何), 왼쪽에 적힌 내용과 같음을 여좌(如左), 이러함을 여사(如斯), 일이 뜻대로 됨을 여의(如意),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람을 결여(缺如), ~만 같은 것이 없음을 막여(莫如), ~만 못함을 불여(不如), 혹시나 설혹을 혹여(或如), 어떠함을 하여(何如), 뒤섞여서 어지러움을 분여(紛如), 뜻하지 않은 사이에 갑자기를 홀여(忽如), 3년과 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무엇을 매우 애타게 기다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여삼추(如三秋),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을 여리박빙(如履薄氷), 거문고와 비파를 타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부부 간에 화락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고금슬(如鼓琴瑟),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이 일이 썩 쉬움을 일컫는 말을 여반장(如反掌), 바람이 귀를 통과하는 듯 여긴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여풍과이(如風過耳),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익힘을 이르는 말을 여조삭비(如鳥數飛), 여러 사람의 말이 한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여출일구(如出一口), 시키는 대로 실행되지 못할까 하여 마음을 죄며 두려워함을 이르는 말을 여공불급(如恐不及), 물고기가 물을 얻음과 같다는 뜻으로 빈궁한 사람이 활로를 찾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득수(如魚得水),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모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모(如怨如慕), 개미가 금탑을 모으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근검하여 재산을 축적함을 이르는 말을 여의투질(如蟻偸垤), 천금을 얻은 것 같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어 마음이 흡족함을 이르는 말을 여득천금(如得千金), 강을 건너려 하는 데 마침 나루터에서 배를 얻었다는 뜻으로 필요한 것이나 상황이 바라는 대로 됨을 이르는 말을 여도득선(如渡得船), 남의 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환히 앎을 일컫는 말을 여견폐간(如見肺肝), 아주 작은 고을을 콩 만 하다고 비유하는 말을 여두소읍(如斗小邑),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과 같은 뜻으로 무슨 일을 하는 데 철저하지 못하여 흐리멍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수투수(如水投水), 물고기가 물을 잃음과 같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이 의탁할 곳이 없어 난감해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실수(如魚失水),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나는 새가 눈앞을 스쳐간다는 뜻으로 빨리 지나가 버리는 세월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조과목(如鳥過目), 발과 같고 손과 같다는 뜻으로 형제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깊은 사이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족여수(如足如手),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호소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소(如怨如訴), 한 판에 찍어 낸 듯이 조금도 서로 다름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여인일판(如印一板),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는 뜻으로 괴로운 일을 벗어나서 시원하다는 말을 여발통치(如拔痛齒), 한쪽 팔을 잃은 것과 같다는 뜻으로 가장 믿고 힘이 되는 사람을 잃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실일비(如失一臂),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뜻으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같이 하늘로 비상하여 더 큰 일을 이룬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여호첨익(如虎添翼) 등에 쓰인다.
▶️ 天(하늘 천)은 ❶회의문자로 사람이 서 있는 모양(大)과 그 위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하늘(一)의 뜻을 합(合)한 글자로 하늘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天자는 ‘하늘’이나 ‘하느님’, ‘천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天자는 大(큰 대)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天자를 보면 大자 위로 동그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머리 위에 하늘이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하늘은 동그랗고 땅은 네모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天자는 사람의 머리 위에 동그라미를 그려 ‘하늘’을 뜻했었지만 소전에서는 단순히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天(천)은 (1)하늘 (2)범 인도(印度)에서 모든 신을 통들어 이르는 말. 천지 만물을 주재 하는 사람, 곧 조물주(造物主)나 상제(上帝) 등 (3)인간세계보다 훨씬 나은 과보(果報)를 받는 좋은 곳. 곧 욕계친(欲界責), 색계친(色界天), 무색계천(無色界天) 등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늘 ②하느님 ③임금, 제왕(帝王), 천자(天子) ④자연(自然) ⑤천체(天體), 천체(天體)의 운행(運行) ⑥성질(性質), 타고난 천성(天性) ⑦운명(運命) ⑧의지(意志) ⑨아버지, 남편(男便) ⑩형벌(刑罰)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민(旻), 하늘 호(昊), 하늘 궁(穹),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지(地), 땅 곤(坤), 흙덩이 양(壤)이다. 용례로는 타고난 수명을 천수(天壽), 하늘과 땅 또는 온 세상이나 대단히 많음을 천지(天地), 타고난 수명 또는 하늘의 명령을 천명(天命),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은 상태를 천연(天然),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이 곧 황제나 하느님의 아들을 천자(天子), 우주에 존재하는 물체의 총칭을 천체(天體), 부자나 형제 사이의 마땅히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를 천륜(天倫), 타고난 성품을 천성(天性), 하늘 아래의 온 세상을 천하(天下), 천체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을 천문(天文), 하늘과 땅을 천양(天壤),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재주를 천재(天才), 하늘에 나타난 조짐을 천기(天氣), 하늘이 정한 운수를 천운(天運), 자연 현상으로 일어나는 재난을 천재(天災),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과 땅 사이와 같이 엄청난 차이를 천양지차(天壤之差),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는 천의무봉(天衣無縫), 세상에 뛰어난 미인이라는 천하일색(天下一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