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지지자들은 말한다. ‘노력한 만큼 성과를 받겠다는데 뭐가 잘못이냐.’ 하지만 과연 능력주의가 정말로 공정하며, 자기 능력만큼의 대우를 받게 해줄까. 우리 집엔 엄마 친구들이 자주 온다. 커피 한 잔의 디저트로는 늘 자식 이야기가 올라온다. 자식이 명문대나 전문직, 대기업 다니면 최고 효자다. 저 자리에서만큼은 나는 불효자다. 내 직업을 소개하면 “힘든 일 하네, 고생 많다.”라는 동정 어린 반응이 돌아온다. 내 연봉이나 기술의 숙련도는 의미 없다. 엄마 친구들, 나아가 현재 공정을 외치는 청년들에게 필자가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뻔하다. 공부 못 해서 전문대를 나왔고, 노력 안 해서 용접불이나 떼고 있는 실패자. 학벌과 노동이 계급인 사회에서 내 위치는 이렇듯 초라하다.학벌과 노동의 계급화는 이준석을 지지하는 청년 남성들이 공유하는 핵심 가치관이다. 이들에게 명문대의 학과 잠바는 계급 입증을 위한 훈장이다. 과반이 넘는 ‘스카이(SKY)’ 재학생의 부모가 억대 소득을 올린다는 사실은 중요치 않다. 이 세계에서 필자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대학교 자퇴한 친구. 집이 어려워 대학 안 가고 주야(晝夜)공장 일하면서 돈 버는 친구. 전문대 게임학과 나와서 중소기업 전전하는 친구. 각자 다른 삶이 모두 실패사례들로 뭉뚱그려져 조소거리 내지는 반면교사의 대상이 될 뿐이다.
‘이준석은 유능한가?’라는 물음은 쉽게 대답할 수 있다. 그렇다. ‘이준석이 과연 유능한 보수 정치인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는 대답하기 어렵다. 이준석이 표방하는 가치로는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청년이 고시와 취업에 목숨 걸어야 하는 현실에서 해방돼야 하는데, 이준석은 오히려 그러한 경쟁이 정당하다고 옹호한다. 그가 말한 교육 정책 또한 그 가치관의 일환이다.
첫댓글 마이클샌델 책 생각난다...
얘 말을 믿고 동조하면서 따르는 부류들 보면 그냥...일평생 저렇게 노예처럼 살다가겠구나 싶음. 계속 지들 피 빨아먹히는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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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좋다
약간 그 책중에 이데올로기는 해롭다? 그 책 생각남...물론 좀 다른 경우이긴 한데..상대와 나의 객관적 배경이 제대로 파악 안 된 상태에서 처음부터 너무너무 거시적인관점에서만 접근하다 보니 상대방과 내가 같은 지향점을 갖고 있다고 섣불리 믿게 되는 것 같어...
너무 편향적이지도 않고 좋은 기사 같아
담백하다
오..!! 기사 잘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