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긴으
헝거_록산 게이
록산 게이, 끔찍한 폭력 이후 폭식과 방황, 피해자로서의 자기혐오로 점철된 삶을 고백하다!
《나쁜 페미니스트》의 저자 록산 게이의 자전적 에세이 『헝거(Hunger)』. 상처받은 몸이 어떻게 다시 상처가 되는지, 우리 사회의 몸에 대한 폭력적인 시선의 가장 생생한 증언자가 된 록산 게이. 저자의 뼈아픈 삶의 여정이 날 것 그대로 담겨 있는 이 책에서 고통과 자기혐오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 한 여성이자 한 인간의 숭고한 여정을 만나볼 수 있다.
어린 시절 끔찍한 폭력을 겪은 후 몸집이 커지면 남성의 폭력으로부터 안전해질 거라 믿으며 먹고 또 먹어, 거구가 된 저자는 ‘뚱뚱한 주제에’라는 경멸과 혐오의 시선과 그 자신도 자기혐오에 시달리면서 보낸 시간들을 낱낱이 털어 놓는다. 자신이 겪은 끔찍한 성폭행 사건을 기점으로 그 전과 후의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고백하며, 몸에 새겨진 상처의 기록들을 절절하게 묘사하고 성폭력과 혐오의 시선이 자신에게 가한 고통을 남김없이 증언한다.
어린 시절 겪은 폭력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했던 저자는 부끄럽고 창피해서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야 했고, 뚱뚱한 사람으로 살면서 몸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저자는 몸에 대한 세상의 시선과의 사투를 적나라하게 그려내면서 여성이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지 몸은 어느 순간 공공의 입에 오르내리는 대상이 되며, 자기 관리라는 것도 결국 자신의 몸을 감시하고 초조해하면서 자신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후, 저자는 자신이 아무리 눈부신 성취를 하더라도 ‘뚱뚱하다’는 외연이 타인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임을 깨달았고, 이 사회가 몸에 대해 지나친 억압을 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사는 수치심과 자기혐오, 사랑받고 사랑하는 일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고민들이 그려진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정신의 자유뿐 아니라, 몸에 관해서도 자유로워질 때, 진정한 자유가 가능하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알고 있다. 우리는 점차 작아지고 사라져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더 크게 반복적으로 해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는 이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기준에 힘없이 굴복하지 않고 저항할 수 있다.
나는 종종 읽기와 쓰기가 내 삶을 구원했다고 말하곤 한다. 문자 그대로의 사실이라 그렇다.
강간을 당한 것이 나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도 배웠고, 그 책의 내용을 다 믿지는 않았어도 그런 개념들이, 그런 진실들이 저 바깥세상에 통용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건 중요했다. 전혀 치유받는 느낌이 아니었고 이 책이 제시하는 치유의 방식을 따라 하기만 하면 다시 힘내서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았으나, 적어도 그 치유가 가능하게 느껴지는 장소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지도 하나 정도는 있다는 느낌을 받긴 했다. 비록 내가 다시 온전해질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할 수는 없었지만 그런 종류의 결속과 희망이 필요하긴 했다.
하지만 나는 나를 좋아하기도 한다. 나의 인격, 나의 특이함, 나의 유머 감각, 거칠면서도 낭만적인 구석이 있는 내가 좋다. 내가 사랑하는 방식과 내가 글 쓰는 방식이 좋고 친절함과 까칠함이 공존하는 내 성격과 말투가 좋다.
내 행복의 기준은 내 몸무게가 아니라 내 몸에 더 편안해하는 감정임을 배우는 중이다. 여성이 삶을 사는 방식과 몸을 다루는 방식을 너무나 독단적으로 규정하려는 이 악독한 문화적 관습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나는 우리의 슬픈 이야기들에 진력이 났다. 슬픈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이런 이야기들을 갖고 있다는 것과 그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 나를 지치게 만든다.
록산 게이에게 용기를, 모든 여성들에게 희망을
첫댓글 전자책 바로 결제갈김 ! 연휴때 봐야겠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