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글이 웃기게 잘렸더군요. 오랜만에 쓰다보니 서툴었나 봅니다. 양해바랍니다.)
자 그렇다면 부산이 지역민들로 하여금 동질감을 가지게 하고 진정한 지역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정답은 '바로 부산을 버리는 것'입니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산이라는 도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저는 부산을 종이위의 손처럼 생겼다고 표현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윗 지도에서도 보시다시피 부산은 낙동강과 여러 산들로 인하여 몇 개의 구역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제일 왼쪽 강 2개 사이에 있는 곳은 강서구이고 가장 인구 밀집도가 낮은 지역입니다. 참고로 부산아이파크의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곳이며 전용구장 부지로 설이 도는 곳도 이 곳입니다. 조금 오른 쪽으로 가면 산이 2개가 보일 것입니다. 윗 쪽에 있는 것이 백양산이고 아랫쪽이 구덕산입니다. 구덕산 아래에 있는 곳이 바로 부산의 구시가지이며 남포동 자갈치 송도등 부산의 자랑거리들이 몰려있는 곳이며 구덕운동장 또한 이 지역에 있습니다. 그 다음 부산의 정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금련산(황령산)입니다. 이 산을 기준으로 여러 구(남구 부산진구 수영구 연제구)가 갈립니다. 다시 금련산의 오른쪽으로 가면 광안리가 있는 수영구가 있고 지도상의 물줄기로 보이는 수영강을 건너면 장산과 해운대가 나타납니다. 이처럼 부산은 백지 위에 손을 올려 놓았을 때 마디 마디 사이의 공간처럼 도시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자 조금더 알기 쉽게 표시를 해보겠습니다.
실지 부산은 그 지형적 특색 때문에 각 인구 밀집지역마다 부도심이 발달해 있고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지역간 이동도 번거로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에는 부산 토박이들 뿐만 아니라 한 동네에 오래 사는 동네토박이들도 많이 존재하죠. 그래서 해운대 사람들이 구덕을 잘 모르고 서구(구시가지) 사람들이 연제구나 동래구(부산 중앙, 북)를 잘 모르는 등 같은 도시안에서도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참고로 구덕은 구시가지 사직은 부산 중앙에 위치해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 아이파크가 가는 길을 보노라면 이러한 속사정을 고려하지 않았음이 틀림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산같이 지역별 특색이 강하게 존재하는 도시에서 경기장의 이전은 생각이상으로 큰 파급효과를 미칩니다. 일례로 부산사람들에게는 아이파크의 사직 이동 이전까지는 축구=구덕, 야구=사직이라는 공식이 어느정도 머리 속에 잡혀 있었고 실지 로얄즈 시절에도 구덕 주위의 구시가지(중구 동구 서구 영도구)에서 온 시민들이 대다수였죠. 그런데 이 것에 큰 염려를 하지 않고 쉽사리 옮겨 관중과 성적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으니 어쩌면 부산은 정말 연고이전보다도 더 안 좋은 상황에 쳐했었다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 그럼 처음으로 돌아와서 부산을 버리라는 말은 무엇이가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지금 부산아이파크의 마케팅은 부산 전역을 대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부산 제일 왼쪽의 강서구부터 시작해서 오른쪽 끝 해운대까지. 그렇게 홍보를 해서 사직까지 축구를 보러 오는 사람은 축구와 선수가 좋은 사람들 뿐이겠지요. 그들 중 팀을 진정으로 사랑하여 성적이 개판을 치나 죽어라 수비축구를 해도 발길을 끊지 않을 사람은 드물 것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충성스러운 팬들이 없다는 거지요. 이러한 사실도 모르고 롯데나 아이파크는 성적 떨어지면 관중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부산사람인 저는 어이가 없고 심지어 모욕감마저 느낍니다.(부산 사람들은 냄비가 아닙니다!)
애초에 부산이나 서울 인천 같은 도시는 한 팀이 소화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닙니다. 최대한 지역적 특성을 살려서 여러 구단들이 경쟁하면 할수록 인기가 살아날 지역들입니다. 부산의 경우 윗지도에 제가 비슷한 특색을 띠는 지역끼리 묶어 표시를 한 것 처럼, 동서남북 네 구역으로 부산을 나누어서 프로팀이 존재해야 됩니다. 그 것이 K리그 됐던 내셔널리그가 됐던 K3가 되었던 어쨌던 저 지역의 팀이 있어서 지독하게도 지역민들만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야합니다. 봉사를 해도 지역구 내의 병원에서 하고 밥을 먹어도 지역구 내의 식당에서 먹고 잠을 자도 지역구안의 숙소에서 자야합니다. 그렇게 부산을 버려야만 진정한 '부산'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현재 저 4곳중에서 가장 발전이 앞서고 있는 곳은 물을 필요도 없이 해운대 입니다. PIFF, BEXCO, 센텀시티 등 부산의 핵심 미래 산업들이 집결된 곳이며 투자 또한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만큼 타지인들의 유입도 증가하며 응집력이 약해지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 각광 받는 곳은 어디냐하면 그 곳은 단연 광안리로 대표되는 남부산(남구+수영구)입니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중 하나이며 지역에 대해 가장 애착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 대연동 용호동등의 남구입니다. 부산 아이파크나 교통공사가 위치한 곳은 해운대와 남부산이 아닌 나머지 두 지역인데 저는 굳이 여기(부산 중앙)를 지키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먼저 선점한 것도 아닌데, 무엇하러 개집안에만 움츠려있겠습니까? 먹이가 많이 주어지는 것도 아닌 이상에야 얼마든지 새로운 먹이를 찾아 나설 수 있어야 합니다. 어차피 구덕으로 돌아가기는 늦었고,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사직이니 저는 과감하게 지역을 옮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자연히 경기장은? 이라는 의문이 드시겠죠. 해결방법이 있습니다. 다음 편으로~
첫댓글 전용구장을 ~~~!
저도 꽤나 부지 찾는데 시간 투자했는데 두손 두발 다 들었었죠.
해운대랑 구시가지 이어주는 요충지라..
대충 떠오르는곳이 북항 쪽 재개발 부지인거 같은데 거기를 부산시가 내줄까요?
설마 바다위에 인공섬이라도 짓자는건...?
롯데랑 부산아이파크랑 부산중앙에서 치킨게임을 하고 있으니......
좋은글이네요 추천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사직은 야구이미지가 강하긴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