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知賢)
나라를 다스리는 어려움은 현명한 사람을 알아보는 데 있다는 말이다.
知 : 알 지(矢/3)
賢 : 어질 현(貝/8)
출전 : 열자(列子) 설부편(說符篇)
이 성어는 열자(列子) 설부편(說符篇)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열자(列子)가 말했다. “얼굴이 한창 일 때(잘난 사람)는 교만하고, 힘이 한창일 때는 뽐내기 쉬워, 도(道)를 말하기는 이르다.
列子曰:色盛者驕, 力盛者奮, 未可以語道也。
그러므로 머리가 희끗희끗하여 지긋하지 않고서는 도(道)를 말해도 알지 못하는데, 하물며 그것(道)을 행할 수 있겠는가?
故不班白語道, 失, 而況行之乎?
그러므로 스스로 교만한 자에게는 아무도 그에게 도(道)를 말하지 않는다. 아무도 그에게 말하지 않으니 그는 고립되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故自奮則人莫之告。
人莫之告, 則孤而無輔矣。
현명한 사람(賢者)은 일을 할 만한 사람에게 맡기니,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쇠퇴하지 않고, 지혜가 소진되어도 그르치지 않는다.
賢者任人, 故年老而不衰, 智盡而不亂。
따라서 나라를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능한 사람을 잘 알아 쓰는데 있는 것이지, 저 스스로 현명하고 능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故治國之難在於知賢而不在自賢。
(列子/說符篇)
⏹ 이하는 황종택의 지현(知賢) 글이다.
시대마다 소명이 있다. 역사가 짐 지어준 숙제다. 이 과제를 우리 세대가 못 풀면 다음 세대가 해결해야 한다.
그럼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의 소명은 무엇일까. 선진문화국가 건설일 것이다. 한국인의 세기를 맞이하는 일이다. 전제가 있다. 민주평화적 조국통일이다. 허리 잘린 겨레의 역량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평화통일은 어떻게 성취될까. 남북 화해와 동질성 회복이다. 북의 태도 변화가 선결돼야 한다. 우리 대통령이 앞서 천명한 데 이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실천에 옮겨 신뢰를 쌓길 바란다.
우리의 책무도 무겁고 크다. 요체는 화합이다.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어리석은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하기보다 서로 간의 이해와 포용이 허용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정치지도자의 역할이 요청된다.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동력은 배척과 단절이 아니다. 언론 등 여론의 비판이 제기되면 자신의 부덕으로 돌리고 공감과 소통, 포용에 나서야 한다.
서경(書經)은 어린 조카 성왕(成王)을 보좌해 섭정하면서 각종 문물제도와 예악(禮樂) 질서를 정비해 주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공자(孔子)가 존경해 마지않았던 성현(聖賢) 중의 성현인 주공(周公)의 경륜을 소개하고 있다.
小人怨汝詈汝, 則皇自敬德, 厥愆曰; 朕之愆, 允若時, 不啻不敢含怒.
당신을 원망하고 욕을 한다고 하면 지도자는 즉시 마음을 달랜 뒤 ‘나의 허물입니다’라고 하십시오. 그러면 사람들이 분을 품지 않을 것입니다.
선진통일한국이라는 시대 소명의 구현을 위해선 국정쇄신 차원의 인적 개편이 단행돼야 한다. 만사 사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열자(列子)는, “나라를 다스리는 어려움은 현명한 사람을 알아보는 데 있다(治國之難 在於知賢)”고 설파했다.
지도자 혼자 다 챙기는 만기친람(萬機親覽)이 아니라, 전문성이나 도덕성을 갖춘 인재들을 찾아 맡기면 국정의 어려움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용인(用人)의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 知(알 지)는 ❶회의문자로 口(구; 말)와 矢(시; 화살)의 합자(合字)이다. 화살이 활에서 나가듯이 입에서 나오는 말을 말한다. 많이 알고 있으면 화살(矢)처럼 말(口)이 빨리 나간다는 뜻을 합(合)하여 알다를 뜻한다. 또 화살이 꿰뚫듯이 마음속에 확실히 결정한 일이나, 말은 마음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알다, 알리다, 지식 등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知자는 '알다'나 '나타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知자는 矢(화살 시)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知자는 소전에서야 등장한 글자로 금문에서는 智(지혜 지)자가 '알다'나 '지혜'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슬기로운 것과 아는 것을 구분하기 위해 智자는 '지혜'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고 知자는 '알다'라는 뜻으로 분리되었다. 智자는 아는 것이 많아 화살이 날아가는 속도만큼 말을 빠르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知자도 그러한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그래서 知(지)는 (1)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정신의 작용하는 힘. 깨닫는 힘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알다 ②알리다, 알게 하다 ③나타내다, 드러내다 ④맡다, 주재하다 ⑤주관하다 ⑥대접하다 ⑦사귀다 ⑧병이 낫다 ⑨사귐 ⑩친한 친구 ⑪나를 알아주는 사람 ⑫짝, 배우자(配偶者) ⑬대접(待接), 대우(待遇) ⑭슬기, 지혜(智慧) ⑮지식(知識), 앎 ⑯지사(知事) ⑰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인(認), 살펴 알 량/양(諒), 알 식(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알고 있는 내용이나 사물을 지식(知識), 사물의 도리나 선악 따위를 잘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을 지혜(知慧), 지적 활동의 능력을 지능(知能), 지혜로운 성품을 지성(知性), 지식이 있는 것 또는 지식에 관한 것을 지적(知的), 알아서 깨달음 또는 그 능력을 지각(知覺), 지식과 도덕을 지덕(知德), 아는 사람 또는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봄을 지인(知人), 새로운 것을 앎을 지신(知新), 은혜를 앎을 지은(知恩), 지식이 많고 사물의 이치에 밝은 사람을 지자(知者), 제 분수를 알아 마음에 불만함이 없음 곧 무엇이 넉넉하고 족한 줄을 앎을 지족(知足), 자기 분에 지나치지 않도록 그칠 줄을 앎을 지지(知止), 거문고 소리를 듣고 안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까지 알아주는 친구를 지음(知音), 여러 사람이 어떤 사실을 널리 아는 것을 주지(周知), 어떤 일을 느끼어 아는 것을 감지(感知), 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을 붕지(朋知), 기별하여 알림을 통지(通知), 인정하여 앎을 인지(認知), 아는 것이 없음을 무지(無知), 고하여 알림을 고지(告知), 더듬어 살펴 알아냄을 탐지(探知), 세상 사람들이 다 알거나 알게 함을 공지(公知), 서로 잘 알고 친근하게 지내는 사람을 친지(親知), 자기를 가장 잘 알아주는 친한 친구를 일컫는 말을 지기지우(知己之友),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적의 형편과 나의 형편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말을 지피지기(知彼知己), 참 지식은 반드시 실행이 따라야 한다는 말을 지행합일(知行合一), 누구나 허물이 있는 것이니 허물을 알면 즉시 고쳐야 한다는 말을 지과필개(知過必改) 등에 쓰인다.
▶️ 賢(어질 현)은 ❶형성문자로 贤(현)은 간자(簡字), 贒(현)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구휼(救恤)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臤(현, 간)으로 이루어졌다. 많은 재화를 가지고 있어 남에게 나누어 준다는 뜻이 전(轉)하여 뛰어나다, 어질다는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賢자는 ‘어질다’나 ‘현명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賢자는 臤(어질 현)자와 貝(조개 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臤자는 신하가 일을 능히 잘 해낸다는 의미에서 ‘어질다’나 ‘현명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본래 ‘어질다’라는 뜻은 臤자가 먼저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사람이 어질고 착해 재물까지 나누어 줄 정도라는 의미가 반영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貝자가 더해진 賢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賢(현)은 흔히 편지에서 자네의 뜻으로 아랫 사람을 대우하여 쓰는 말의 뜻으로 ①어질다 ②현명하다 ③좋다 ④낫다, 더 많다 ⑤넉넉하다, 가멸다(재산이 넉넉하고 많다) ⑥존경하다 ⑦두텁다 ⑧착하다, 선량하다 ⑨지치다, 애쓰다 ⑩어진 사람 ⑪어려운 사람을 구제(救濟)하는 일 ⑫남을 높여 이르는 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질 인(仁), 어질 량(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리석을 우(愚)이다. 용례로는 마음이 어질고 영리하여 사리에 밝음을 현명(賢明), 어질고 훌륭함 또는 그런 사람을 현준(賢俊), 어질고 총명하여 성인의 다음 가는 사람을 현인(賢人), 어질고 총명하여 성인의 다음가는 사람을 현자(賢者), 어진 신하를 현신(賢臣), 어짊과 어리석음을 현우(賢愚), 어질고 훌륭한 사람을 현영(賢英), 현명한 보좌를 현좌(賢佐), 어진 이와 착한 이 또는 어질고 착함을 현량(賢良), 여자의 마음이 어질고 깨끗함을 현숙(賢淑), 현명하게 생긴 얼굴을 현안(賢顔), 남보다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을 현재(賢才), 남의 아내를 공경하여 일컫는 말을 현합(賢閤), 어진 사위를 현서(賢壻), 덕이 높고 현명한 사람을 고현(高賢), 매우 현명함이나 아주 뛰어난 현인을 대현(大賢), 성인과 현인을 성현(聖賢), 유교에 정통하고 행적이 바른 사람을 유현(儒賢), 밝고 현명한 사람을 명현(明賢), 재주가 뛰어나서 현명함 또는 그런 사람을 재현(才賢), 뛰어나고 슬기로움을 영현(英賢), 이름이 난 어진 사람을 명현(名賢), 어진 사람을 존경함을 상현(尙賢), 어진 어머니이면서 또한 착한 아내를 현모양처(賢母良妻), 현인과 군자로 어진 사람을 일컫는 말을 현인군자(賢人君子), 남의 눈을 어지럽고 아뜩하게 한다는 현인안목(賢人眼目), 현인은 중용을 지나 고상한 행위를 함을 이르는 말로 현자과지(賢者過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