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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짠!!"
"뭐야, 유치하게."
"이게 유치해? 다른 여자애들은 다 귀엽다고 난린데."
"됐고!! 너 뭐야?"
"뭐, 뭐가!!"
"여태 어디 숨어있다가 이제서야 나타났냐고."
"숨긴 뭘 숨었다고 그래!!! 나 그런 놈 아니야!!!"
흥분하는 거 보니까 숨은 거 맞구만 뭐. 쯧쯧...
"됐다, 됐어. 말해봤자 내 입만 아프지."
아빠 결혼식에 오라고 문자했던 날 이후로 연락도 안 되고 완전히 잠적해있다가, 아빠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자긴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이 '짠!' 하고 나타난 썩을 김태양. 사실 그동안 혼자 집에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내가 너무 서둘렀나 하는 생
각에 연락이 안 되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 언젠가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인 걸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나 싶기도 하고, 태양이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나 역시 어쩔 수 없지만, 왜 이렇게 괘씸하지??
"대신 내가 선물 준비했어 돼지!!!"
"선물은 무슨 개똥이나... 밥이나 사. 배고파."
"진짜 준비했다니까!! 보고 울지나 마."
도대체 뭘 준비했길래 이 난리야? 팔짱을 끼고 서서 어깨를 으쓱하며 자신있어하는 김태양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옛날부
터 시시한 짓을 잘 하는 녀석이였기에, 뭐 또 별로 시덥잖은 선물 하나 가져와서 저렇게 오바하는 줄 알고 전혀 기대감 없
는 말투로 대충 주위를 살피면서 뭔데? 라고 물으면.
"짠!!!"
"...."
혼자 원맨쇼라도 준비해왔는지 자꾸만 짠짠 거리는 김태양. 갑자기 우리가 서있던 옆 건물을 가리키며 '짠!!' 하더니 뭔가
자기 뜻과 어긋났는지 굉장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 시작한다.
"장난해?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장난 그만하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진짜 배고프다."
오늘따라 밥 생각이 없어서 애들만 먹이고 아침부터 쫄쫄 굶었더니, 이제서야 배가 고파서 밥먹으러 가자고 말하며 빙그르
르 돌았다. 그리고 한발짝 두발짝 앞장서 걷고 있는데 따라오는 느낌이 안 들어서 다시 뒤를 돌아보면, 이리저리 정신없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뭔가 열심히 찾고있는 김태양. 아오... 진짜 안 따라오고 뭐하는 거야! 배고파 죽겠는데.
"야!! 너 빨리 안 와??"
"잠깐만!! 햇살이가 없어졌어. 분명히 여기 숨겨놨는데!? 도망갔나?"
"뭐??"
"햇살이... 어!? 야, 김햇살!!! 너 거기 안 서!?"
맙소사. 그럼 나한테 준다던 선물이 햇살이였어? 근데 쟨 왜 도망가는 거야!! 갑자기 덩달아 마음이 급해진 나는, 도망가는
햇살이를 잡으러 뛰어간 태양이를 따라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평소엔 잘 뛰지도 않는데 요즘따라 왜 이렇게 뛸 일이
많은 건지, 리준이를 안고 뛰던 후유증으로 욱신거리는 다리로 미친 듯이 뛰고있는 나. 그리고 마침내 마치 도둑 잡듯이 햇
살이의 목덜미를 낚아 챈 태양이와 무슨 죄인이라도 되는냥 고개를 푸욱 숙이고 있는 햇살이. 사실 그동안 어디 숨어있다가
이제 나타났냐는 말은 태양이가 아니라 햇살이한테 해야 맞는 말이였다.
"햇살아..."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이 보고 싶었는데. 연락도 안 되고, 같이 나오라고 해도 안 나오고...
"바보야, 니가 왜 고개를 숙여... 언니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땐 너무 철이 없어서. 나 밖에 몰라서, 다른 사람이 상처 받는 건 생각도 못했어. 태양이 뿐만 아니라 옆에서 지켜보는
너까지 상처 받을 거라는 걸 정말 몰랐어. 그래서 후회도 많이 했고, 그만큼 많이 아팠어. 어떻게 미안하단 말을 해야 되
는 건지 몰라서 여태 미안하다는 말도 못했어. 그런데 왜 니가 더 미안한 표정을 지어... 왜 니가 더 잘못한 사람처럼 고
개를 숙여. 왜 니가....
"울지마...."
바보. 햇살이는 진짜 바보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었는지 결국 내 앞에서 눈물을 쏟아내고마는 햇살이. 진
작에 깨닫긴 했지만, 나 참 여러사람 힘들게 했구나.... 나 하나 편하자고 여러사람 가슴에 상처줬구나. 남는 건 후회 뿐인
지난 날들에 나 역시 눈시울이 붉어지려 할 때,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태양이가 장난스런 말투로 우리 둘을 갈라놓고.
"어허! 대낮에 여자 둘이 껴안고 뭐하는 짓이야. 야, 김햇살! 차라리 오빠한테 안겨라 그림이라도 나오게."
태양이 말이 끝나자마자 손등으로 눈물을 스윽 닦으며 표정을 살짝 찡그리던 햇살이는.
"꺼져..."
울어서 그새 잠겨버린 건지, 살짝 갈라진 목소리로 태양이를 향해 무서운 말을 내뱉는다. 어쨌든 동생한테 꺼지라는 소리나
듣고 오빠한테 못하는 말이 없다며 방방 뜨는 태양이를 뒤로하고 내 손을 낚아채 우리끼리 놀자며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벗
어나는 햇살이. 그리고 어느새 눈물이 다 그쳤는지 갑자기 이를 갈며 태양이를 욕하기 시작하는데,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서
태양이를 노려보는 햇살이의 눈에선 레이져가 뿜어 나올 기세였다.
"지난 3년 동안 저 인간이 나한테 떼어놓은 남자만 백명이야 언니!!! 아니다. 아마 백명도 넘을 껄!?"
한국에 있을 땐 자기한테 관심도 없더니 갑자기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보호자란 명분으로 남자도 못 만나게 하고 심지어
는 친구들도 마음대로 못 사귀게 했다고.
"자기는 맨날 집에서 빈둥빈둥 놀면서 만나고 싶은 여자 다 만나고 다녔으면서, 나는 여자라서 안 된데!! 그게 말이 돼???
맨날 학교 집, 학교 집!! 완전 감시 받으면서 살았다니까? 자꾸 내 인생에 끼어들면 삐뚫어질 거라고 분명 진지하게 협박
도 했는데, 완전 꼴통이야. 들어먹질 않아."
하하하. 꼴통..... 오랜만에 듣는 익숙한 단어에 괜시리 마음이 씁쓸하기도 하면서 동생한테 꼴통 소리나 듣는 태양이가 왠
지 불쌍하게 느껴졌지만, 그동안 쌓인게 얼마나 많았으면 햇살이가 이럴까 하는 생각에 햇살이 역시 딱해보이고. 또 한편으
로는 왜 이렇게 적응이 안 되는지 그동안 형제 없이 혼자 자라서 잘 몰랐는데 이렇게 투닥거리는 모습까지도 조금은 부럽게
느껴진달까?
"야!! 그게 다 널 위해서라고 몇 번을 말해!! 아직도 이 오빠 맘을 그렇게 모르겠냐??"
"오빠는 무슨 얼어죽을."
"내가 그 짐승 같은 놈들 떼어놓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짐승이라도 좋으니까 이제 남자 좀 만나고 싶다고!!!"
아..... 햇살아.
"정확히 백 한명이야! 그동안 너한테서 떼어놓은 놈들이. 그중에서도 크리스!!! 그래, 크리스 그 개새끼. 아무리 철이 없어
도 그렇지, 어떻게 오빠가 보는 앞에서 보란듯이 남자랑 키스를 해!! 니가 제정신이야?"
"니가 내 남자친구라고 오해 받는 것 보단 낫거든!!"
"어째서!!! 내가 너 하나 지키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데, 내가 그 변태새끼보다 못하다는 거야 지금??"
"당연한 거 아니냐?"
"뭐!? 이게!!!"
진짜 과관이다... 시내 한복판에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버럭버럭 소리 높여 싸우는 두 남매를 보고 혀를 차며 뒤로 슬쩍 빠
진 나. 저런 얘긴 집에서나 하지 밖에서 뭐하는 짓이람.... 어쨌든, 둘의 얘기는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낯선나라에서
동생에 대한 지나친 보호본능에 하루종일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다시피 하며 자신이 햇살이의 남자친구인 척 아예 다른 남
자는 접근도 못하게 했던 태양이와, 오빠의 과잉보호 아래 반항심과 오기로 더 많은 남자들을 만나려고 시도했다가 매번 실
패하고 지난 3년이 완전 한으로 남은 햇살이. 도대체 누구 편을 들어줘야 할지. 쯧쯧...
"근데 있잖아."
왠지 그냥 뒀다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둘 사이에 끼어들어 잠시 싸움을 중단시키고.
"너네 갑자기 왜 싸우는데?"
솔직히 아까부터 궁금했다. 실컷 울다가 갑자기 남자 얘기를 왜 해가지고 길바닥에서 이지경까지 싸우는 건지. 내가 생각한
재회는 이런게 아니였는데, 뭐.... 평범하지 않아서 색다른 맛은 있지만 썩 좋진 않다. 어쨌든 갑자기 왜 싸우냐는 내 말에
자신들도 갑자기 뻘쭘해졌는지 서로의 눈치를 보며 괜히 헛기침까지 하다가, 하하하 어색하게 웃으면서 분위기를 급 전환하
는 두 사람.
실컷 울고나더니 마음 속에 있던 앙금도 다 풀어졌는지, 나한테 팔짱까지 끼고서 옛날처럼 다시 살갑게 대해주는 햇살이를
따라 맛집으로 향했다. 점심도 저녁도 아닌 조금 애매한 시간에 분식으로 간단히 배도 채우고, 어떻게든 우리랑 같이 놀아
보려고 애쓰는 태양이랑 같이 까페에서 수다를 떠는데, 내 미모에 감탄한 듯 아까부터 계속 똑같은 얘기만 하고 있는 햇살
이. 옛날에는 귀여운 이미지가 무지 강했는데, 지금은 몰라보게 많이 성숙해지고 많이 여성스러워졌다고.
"남자들한테 인기 많겠다. 그치 오빠?"
"지가 그래봤자지."
저 자식을 그냥!
"나만 하겠어?"
"아, 진짜..."
지 잘난 맛에 살지 아주. 사람이 좀 겸손한 맛도 있어야 되는데 자신의 외모에 관해서는 절대 겸손할 줄 모르는 태양이. 겸
손해질 수 없으면 겸손한 척이라도 좀 하던가, 저것도 병이다 병. 그것도 아주 몹쓸 병!!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
레 저으면서 아이스티를 한모금 마시는 나를 보고 약올리듯 피식 웃는 김태양. 어이가 없어서 벙찐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시
계로 시선을 돌렸다. 집에서 나온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5시.
애들은 잘 놀고 있으려나...? 아민이한테 다시는 애 안 맡기겠다고 다짐한지 이제 고작 이틀이지만, 생각보다 리준이도 잘
따르고 라희도 좋아해서 더 고민할 것도 없었던 나. 갑자기 약속이 생기는 바람에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하던 찰
나에 마침 아민이한테 먼저 전화가 와서 오히려 잘 됐다 싶었다. 근데 도대체 얼마나 잘 놀아주길래 몇 시간 동안 전화 한
통이 안 오는 건지.
"언니, 오늘 일찍 들어가야 돼?"
"응??"
오늘 많이 늦을 거라고 미리 말 해놓긴 했는데, 하루종일 연락 한 번 없으니까 오히려 더 많이 신경도 쓰이고 왠지 조금은
서운하기도 한 느낌. 잘 놀고 있나? 밥은 먹었나? 오랫동안 안 봤더니 보고 싶기도 한데.... 아, 안 되겠다.
"아무래도 애들 때문에~ 내가 저녁 때까진 들어간다고 했거든. 이제 슬슬 가봐야 될 것 같애."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나도 내가 이렇게 모성애가 강할 줄은 몰랐는데. 애 열을 낳아도 맨날 똑같을 줄 알았는데, 이제 노는 것보다 애들이 더 좋
은 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엄마인가 보다. 잘 놀다가 갑자기 가야 된다는 내 말에 아쉬워하는 햇살이와, 아줌마 아줌마
하면서 깐죽대는 태양이를 두고 먼저 까페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다음엔 꼭 애들이랑 같이 만나자의 햇살이의 말을 머리 속
에 꼭꼭 새기면서 아로하의 집으로 향한 나. 그런데.
"어...?"
문이 왜 열려있지? 평소처럼 잠겨있지 않고 살짝 열려 있는 대문.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며 벨도 누르지 않고 집 안으로 들
어섰다. 그런데 집 안이 왜 이렇게 조용한 건지, 조용하다 못해 완전 썰렁한 느낌. 완전히 텅텅 비어서 인기척조차 느껴지
지 않는 집안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천천히 2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내 발걸음이 향한 곳은 바로 아로하의 방.
갑자기 떨려오는 마음에 닫힌 문 앞에 서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살며시 문을 열었다. 그런데 왜 이 시간에 아로하가 집에 있
는 건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깜짝 놀라서 흠칫 놀란 채로 굳어있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책상 앞에 앉아서 얘기하는
아로하.
"들어와. 애들 방금 잠들었어."
뭐지...? 아로하가 왜 이 시간에..... 난 당연히 아무도 없을 줄 알고 잠깐 구경만 하다가 가려고 했는데 내가 시계를 잘못
봤나 싶어서 다시 시계를 여다 보면 아직 6시도 안 된 시간. 그건 그렇다 치고, 나인 건 어떻게 알았지?
"아민이는...?"
아로하가 나를 반겨주는 사람도 아니고, 지금 내 마음이 어떻든 편한 사이는 아니라서 뻘쭘하게 방 안으로 걸어들어가며 물
었다. 그리고 여유롭게 의자를 돌려 앉으며 얘기하는 아로하. 집에서 서류 정리를 하고 있었는지 처음 보는 안경 쓴 모습에
조금 놀랍기도 했지만, 아민이 대신 자기가 있어서 실망했냐는 아로하의 말에 할 말을 잃은 나.
내가 요즘 너무 삐딱하게만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왠지 비꼬는듯한 느낌. 처음에 아로하가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줬을
때는 괜한 오기도 생기고 이쯤에서 내가 그냥 포기하는게 좋을까 마음이 약해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미운 마음보다 애틋한
마음이 더 커서 잘해야지 잘해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작아지는 모습에 그저 내 자신이 한심하고 원망스러울 뿐이다.
"아니, 그냥... 안 보이길래. 안경은 언제부터 쓴 거야?"
둘이 있을 때면 차라리 모르는 사이인게 더 낫겠다 싶을 정도로 요즘 제대로 된 대화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엔
무슨 말이라도 먼저 걸어야겠단 생각에 조금은 급하게 말을 이었다. 그럼 쓰고있던 안경을 벗어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천
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글쎄."
별로 어려운 질문도 아니였는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끔 묘한 대답을 하는 아로하. 도대체 무슨 의미인 모르겠는 웃음을
지으면서 이제 내 말엔 대답해주기도 싫다는 듯 대충 던져주는 말 같았다. 이래서... 이래서 내가 더 힘이 드는 건데. 한발
짝 다가가려고 하면 내 맘이 닿기도 전에 선을 그어버리는 사람이라서, 내가 다가가기가 더 힘이 드는 건데...
의미없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조금도 빈틈 없어 보이는 아로하를 보니 갑자기 기운이 쭉 빠져서 아무 생각도 안 나는 나.
"애들 데리고 갈께."
아무 말이라도 떠오르면 좋을 텐데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아로하 침대 위에 잠들어 있는 아이들 곁
으로 다가가 몸을 숙이고 앉았다. 그리고 사이좋게 나란히 누워서 잠들어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라희를 흔들어 깨우는데, 여자친구한테 전화가 걸려왔는지 한톤 밝아진 목소리로 통화 하는 아로하 때문에 나도 모르게 하
던 행동을 멈추고 둘의 통화 내용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나.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이 쓰린 건지 모르겠다. 딱히 마음에 담아둘만한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귀에 거슬릴만한
얘기가 오가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엿듣고 있는 내 자신이 한 없이 초라해지는 느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연애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건 생각보다 더 비참한 일이였다.
"애들 방금 잠들어서 억지로 안 깨우는게 좋을 것 같은데."
어느새 통화를 마친 아로하가 등 뒤에서 내게 말하고.
"그럼... 집에 가있을 테니까 애들 깨면 연락줘. 데리러 올께."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얘기하는 나. 지금 집에 데리고 가봤자 재밌게 놀아주지도 못할 것 같아, 차라리 그
냥 더 자게 두는게 날 것 같아서였다.
"근데 오빠....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다른 건 몰라도 이것 만큼은 꼭 알아야겠어. 그래야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 것 같으니까.
"그 여자...."
"...."
"사랑해?"
내가 사랑한다고 하지는 못할망정 다른 사람을 사랑하냐고 묻는 내가 너무 바보 같지만.
"아니."
생각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전혀 망설임 없이 너무나도 쉽게 아니라고 말하는 아로하의 태도에 잠시 얼어버린 나. 마치 대
단한 사랑이라도 하는 듯 내 앞에서 당당하게 여자친구라고 소개할 땐 언제고, 어떻게 저렇게 웃으면서 아니라고 할 수 있
는지 솔직히 황당했다.
"근데 왜..."
"사랑하지도 않는데 왜 만나냐고?"
이렇게 두 눈을 마주보고 있는게 나한테 얼마나 가슴 떨리고 긴장되는 일인지 알지도 못한 채 한참 동안 내 눈을 바라보다
가, 끝내 내 마지막 기대마저 저버리고마는 아로하.
"난, 너만 아니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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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안 좋은 일을 많이 겪으면 배로 힘이드는 법인데, 지금이 딱 그때인가 봐요.
교통사고로 아빠가 병원에 입원한지 벌써 세달째인데 얼마 전에 치료가 잘못 되가고 있는 걸 알아서 병원을 옮겼습니다.
그런줄도 모르고 이제 조금 있으면 다 낫겠구나 하고 있었던 우리 식구들한텐 정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였죠.
의료소송 힘든 거 알지만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정도로 마음이 복잡했구요,
지금은 다른 병원으로 옮겨서 다시 치료하고 계시지만, 다행히 많이 좋아졌다고 하시지만
이미 장애 판정을 받은 상태라 좋은 상황은 아니에요.
앞으로 경과를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기도를 많이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업쬭=숫자)
네. 이런 상황에서 로하 응원해주시는 분은 처음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 지애가 많이 미우셨나봐요 ㅠㅠ ㅋㅋㅋㅋ
7 로하 마음은 진짜 알 수가 없어요ㅠㅠ
그쵸 ㅠㅠ 진짜 로하 번외를 써야할까봐요.........ㅋㅋㅋ
일단 아버님께서 괜찮으신줄 알았는데...이런일이 있을줄이야ㅠㅠ 많이힘드시겠어요 어디병원이길래 환자에게 그런 진료를 하는건지!! 제가가서따지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아심각한신데제가장난을...암튼 힘내세요! 괜찮아지실거에요 저도 같이 기도할게요~ 오늘은 그냥 감상평 안쓸게요^^
저도 괜찮은 줄 알았어요. 근데 이런 날벼락이;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ㅋㅋ 응원감사해요~~ 다음편에서 뵈요 ㅠㅠ
7 힘내세요 ㅠㅠ 잘봣어요 ㅋㅋㅋ
넵 감사합니다 ㅋㅋ
777777힘내세요 ㅠㅠㅠ 그 병원 망하길 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의사가 문제긴 하지만 ㅠㅠ
777 다음편 기대하고 있을게요^.^
감사합니다~ 담편도 기대해주세요 ㅋㅋ
7777777 작가님이 고생이많으시네요ㅠㅠ 그럼에도 소설연재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빨리 아버님의 쾌유를 빌어요!ㅠㅠ 작가님도 건강잘챙기세요ㅠㅠ!
그렇다고 다 손놓고 있을 순 없잖아요 ㅠ 저라도 기운차려야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준위가목표님도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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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빨리 쾌차하시길 바래요 작가님 힘내세요 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