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이 입문서를 넘어서기는 어렵다!”(타임즈)
국제 인문학상 수상
감정이란 무엇인가? 학습되는가 아니면 인간 본질인가?
고대부터 현재까지, ‘역사 속 감정’과 ‘감정의 역사’
“우리는 아직 감정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감정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나 ‘감정’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질문에 바로 명쾌한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다면 다음의 질문을 살펴보자. 감정은 타고나는가 아니면 양육이나 삶의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가? 심장과 뇌 가운데 어느 쪽이 감정에 더 중요한가?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는가? 이 책 《감정의 재탄생》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이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프로이트, 다윈, 에크먼, 레디, 르두, 다마지오와 같이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사상가와 학자들의 ‘감정’ 개념 및 연구를 비판적으로 추적해 나간다. 이 내용은 철학, 인류학, 사회학, 언어학, 예술사, 정치학부터 19세기 실험심리학에서 최신 신경과학까지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여기서 다루는 감정의 역사는 ‘메타역사’이며, ‘감정’ 개념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러한 폭넓고 집요한 연구의 결과로 이 책은 국제 인문학상을 수상했고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감정에 관한 다학제 자료를 헤쳐나가는 연구자들에게 생명줄을 던진” 최고의 입문서로 정평이 나기도 했다.
👨🏫 저자 소개
얀 플럼퍼
독일의 역사학자이며, 아일랜드 리머릭 대학교의 역사학과 교수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감정의 역사, 감각의 역사, 러시아 역사, 이주의 역사 등이다. 브랜다이스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튀빙겐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베를린 막스 플랑크 연구소 감정사 센터 연구원, 2012년부터 2021년까지 골드스미스 런던 대학교에서 역사학 교수로 재직했다. 『감정의 재탄생』과 『스탈린 컬트』는 여러 상을 받았고 다양한 국가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 외 저서로 『우리는 모두 이주자: 다문화 독일의 역사』 『공포』 등이 있다.
📜 목차
머리말
들어가며 역사 그리고 감정
01 감정의 메타역사
02 인류학 : 사회구성주의
03 생명과학 : 보편주의
04 감정 연구의 역사적 전망
맺음말
옮긴이의 말 - 감정에서 메타감정으로
미주
참고문헌
그림 출처
📖 책 속으로
마침 두 여학생이 테이블 위로 시체 가방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그들은 푸른색 비닐 커버를 제거하고, 다음엔 머리를 감싼 붕대를 풀고, 피부를 벗긴 시체를 앞쪽에 놓은 다음, 나무 블록으로 머리를 받치고, 두개골 위쪽을 톱질한 후, 집게와 메스를 이용해 동공 안쪽 깊은 곳에서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학생들이 인식을 담당하는 피질의 아랫부분을 파고드는 길이 마치 내가 역사 연구에 길을 내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들은 곧 어떤 지점에서 두려움의 내적 성소, 모든 감정의 가장 근본적 기점인 편도체와 맞닥뜨릴 것이다.
--- p.15-16, 「들어가는 말」 중에서
9.11 테러 직후 사람들은 자살 폭탄 테러범들의 실행 동기가 증오와 시기심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므로 미국 상원이 11월 15일 ‘테러 조직과 동기’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을 때, 안보 전문가이자 정신과 의사로 초대된 부시 대통령의 선임 고문은 바로 이 논의에 대해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우선 강조되어야 할 것은 테러리스트들이 심각하게 심리적 불안을 겪고 있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미친 광신자가 아니다. 사실, 테러리스트 집단들은 미국 육군특전부대가 그런 것처럼 감정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은 쫓아낸다.”
--- p.77, 「01 감정의 메타역사」 중에서
이 장에서 인류학에 내재한 감정에 관해 완전히 다르게 구성할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사회적 관행으로서의 울음 같은 주제로 말이다. 그러나 결국엔 인식과 역사-과학의 효율성이 승리했다. 로살도와 아부-루고드 및 루츠의 연구는 다른 학문 분야에서, 심지어 역사적 연구에서조차, 가장 탁월한 사회구성주의적 입장의 공식으로 간주된다. 마지막으로,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어떤 학문도 감정이 시간을 초월한다거나 어디에서나 동일하다는 생각을 인류학만큼 산산조각 낼 사유는 없다는 것이다.
--- p.179, 「02 인류학: 사회구성주의」 중에서
만약 신경과학의 연구 결과를 사용하려면, 우리는 그것들에 더 철저히 연루되어야 한다. 실험 설계, 표본 크기, 내적, 외적, 생태학적 타당성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우리는 르두나 다마지오와 같이 인기에 영합하는 사람들에게는 깊은 회의감을 가져야 한다. 그들은 데카르트, 스피노자, 셰익스피어의 인용문을 차려입고, 한 가지 가설만 내세우면서, 신경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을 위해 두 권의 책 표지 사이에 자신의 책을 손쉽게 끼워 넣은 자들이다.
--- p.287, 「03 생명과학: 보편주의」 중에서
앞으로 감정의 역사를 쓸 수 있는 몇몇 선택된 분야로 충분하다. 이것은 가능성을 고갈하지 않는다. 감정의 개념 역사로 공포와 같은 개인 감정이 오랜 기간을 거치며 어떻게 의미 변화했는지 연구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독일어로 감정’이라는 단어의 역사, 예를 들어, 사전에 있는 그 단어의 특별한 어원, 이런 것들의 시간적 변화도 연구할 수 있다. 감정에 대한 국가적 고정관념의 계보도 탐구할 수 있다.
--- p.348, 「04 감정 연구의 역사적 전망」 중에서
우리는 신경과학의 단순한 적용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신경과학과 역사 인식론은 다른 규칙으로 작동된다. 신경과학은 인과관계, 변수, 내부적, 외부적, 생태적 타당성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결과는 그것들로 파생된 실험을 자주 복제할 수 있을 경우에만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동일한 조건에서의 반복은 동일한 결과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자연과학자들은 훨씬 더 ‘진실’의 빠른 전환에 익숙하다. 노벨상이 때로는 발견이 있은 지 수십 년이 지난 후 수여되는 것은 괜한 일이 아니다. 신경과학적 발견을 이용하려는 역사가들은 마음속에 다른 시간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p.353, 「맺음말」 중에서
편도체는 정말 공포를 담당하는가? 우트쿠족은 분노를 억압하는 데 반해 타히티족은 왜 분노를 마음껏 펼치려 드는가? 인간은 정말 신에 의해 감정이 유형화된 존재인가? 그렇다면 세계의 민족지형에 속한 각기 다른 감정의 표현 방식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누군가는 왜 동족의 머리를 자르면서 환호할까? 9.11 테러범들은 감정이 교란된 자들인가? 왜 조지 부시의 눈물은 호소력이 있는 데 반해 에드먼드 머스키의 눈물은 조소의 대상인가 등등. 독일 학자인 얀 플럼퍼는 이 책에서 역사에 담긴 감정 사건들의 보따리를 풀어내며 역사 속에서 인간의 감정이 어떻게 경험되고 이해되는지에 대한 예시와 이를 연구한 감정 연구자들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제공한다.
--- p.356, 「옮긴이의 말」 중에서
🖋 출판사 서평
감정은 인류 공통적인가 아니면 문화마다 다른가?
‘사랑’은 인류 공통의 감정일까? 원래 인도에는 ‘사랑해’라는 말이 없었다. 이 말은 볼리우드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널리 알려졌다. 남인도 타밀족은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이 아이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리핀의 원주민 일롱고트족 남자들은 20세기 말까지 성인식의 의미로 ‘머리’를 사냥했다. 그들은 슬픔이나 화 같은 무거운 ‘감정’을 버리려고 ‘절단’을 택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류학 연구들은 감정이 문화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가? 하지만 이러한 연구에도 인류의 보편감정과 그 표현 규칙을 찾는 심리학자 폴 에크먼이나 뇌의 영역에서 감정표현의 중추를 찾고자 하는 신경과학자들은 다른 길을 걸었다. 감정사는 100년 이상 다양한 분야에서 감정을 연구한 두 가지 감정이론 간의 논쟁을 중심으로 한다. 먼저 인류학으로 대표되는 구성주의자들은 감정이 학습된 것이며 역사적인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고 믿는다. 반면에 생명과학으로 대표되는 보편주의자들은 감정이 인간의 본질이라고 믿으며 범문화주의를 주장한다. 리머릭 대학교의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 얀 플럼퍼는 《감정의 재탄생》에서 이 격렬하고 치열한 이분법을 종합하고 그것을 넘어선 새로운 연구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심리학 및 최신 신경과학과 관련된 다학제적 접근
‘감정’을 다루는 학문의 권위는 시기에 따라 달라져 왔다. 과거에는 철학, 인류학, 심리학 등이 권좌를 차지했고, 현재는 과학 특히 신경과학이 이 영역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다. 《감정의 재탄생》은 가장 많은 분량을 지닌 3장 전체를 할애하여 ‘감정의 역사’에 대한 최신 연구를 종합하고,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다윈은 일찍이 진화적 측면에서 인간과 동물 감정표현의 공통점을 말했다. 신경과학자 조지프 르두는 두려움의 중추를 뇌의 ‘편도체’에서 찾았다. 현재는 침의 pH값, 혈액 샘플, 맥박, 뇌 스캔 영상을 통해 감정의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경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인간 감정의 모든 것을 뇌 영상 사진이나 거울 뉴런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러한 신경과학적 발견을 인문학이나 역사, 정치학적 통찰로 가져가려는 연구자들에게 조언한다. 과학 이론을 다른 연구 분야에서 손쉽게 빌려오는 것은 중요한 혁신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반대로 괴멸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실험 설계, 표본 크기, 내적, 외적, 생태학적 타당성에 대한 고찰”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자들은 빠르게 대체되는 진실과 모든 실험 복제 가능성의 불안감에 익숙해져 있지만, 인문학자들은 그렇지 않다. 실험실 연구가 과학 저널로 대중화되는 데는 시간적 지연이 있고, 이러한 의존에는 이제는 쓸모없어진 지식에 기대는 위험이 따라붙는다. 따라서 하나의 주제에 수백 개의 논문 결과를 체계적으로 비교하는 메타분석과 개별 논문 검토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해야만 한다. 저자의 이러한 접근과 조언은 새로운 과학 발견 속에서 길을 잃은 감정 연구자뿐 아니라 여타 분야의 연구자들에게도 큰 통찰력을 준다. 이 책을 기획한 경희대 허우성 교수는 “기존에 출간된 모든 감정에 관한 도서는 이 책의 바다를 통과해야 제 위치를 찾을 것”이라고 추천의 말을 전했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거울 뉴런, 학문 전반에 이르기까지 소용돌이치는 감정 연구의 여행에 독자들을 데려간다. …역사가 어떻게 이렇게 ‘심각한’ 재미를 줄 수 있는지 일반 독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할 것이다.
- 『현대사 저널Journal of Modern 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