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북부선 연결공사가 한창인 남한땅 최북단, 강원도 고성은 산과
바다와 호수의 묘미를 한꺼번에 살필 수 있는 보기드문 여행지이다.
백두대간 진부령을 넘어 만나는 낭만의 자연석호 화진포며, 명태잡이 전진기지 거진항에서 맞는 싱싱한 아침, 그리고 아직 아물지 않은
전쟁의 아픈 상처를 살펴볼 수 있는 통일 전망대 등.
이곳저곳 부지런히 쫓아 다녀도 하루해가 모자라는 매력적인 곳이
바로 고성이다.
화진포 '가을동화'촬영지 유명
주위엔 이승만 - 김일성 별장
통일전망대서 본 금강산'감격'
남북철도공사 "어서 개통을…"
◇ 통일전망대 공원의 불상
◇ 화진포 김일성 별장
고성 여행의 절반은 화진포와 송지호 등 자연 석호를 찾는 것만으로도 채울 수 있다.
간성읍에서 7번 국도를 타고 거진을 지나 통일전망대 방향으로 15분 정도 달리다 만나게 되는 화진포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의 별장이 있어 더 유명한 곳이다.
염담호수(鹽淡湖水)로 호수 둘레만 16km. 잡힐듯말듯 아스라히 펼쳐진 수평선과 잔잔한 물결위를 금빛으로 물들이는 낙조가 일품이다.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는 화진포를 찾게 되면 시인이 되는 기분이다. 현란하기보다는 호반을 감싸는 호젓한 기운이 유유자적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와 절로 시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초여름 화진포에는 생동감이 넘쳐 난다. 호수주변을 병풍처럼 에워싼 청정 솔숲에는 노란 금계국이 군락을 이루고, 호반도로에는 붉은
해당화가 곱게 피어올라 한껏 운치를 더한다.
해풍을 이고 온 바람이 솔숲을 파고들며 뿜어대는 기운을 맡고 있노라면 과연 20세기 중반 남북의 최고 권력자들이 왜 이곳을 여름 휴양지로 삼았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이들 별장의 위치는 과연 주인의 기질을 대변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
호수 안쪽의 이승만별장은 울창한 해송 사이로 호수의 풍광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으며, 바닷가 언덕위 김일성 별장은 화진포 순백의
모래밭이며, 짙푸른 동해의 파도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전망좋은 집이다.
얕은 수심의 에메랄드 빛 바다가 특징인 화진포해수욕장은 조개껍질이 부서져 만들어진 고운 모래밭이 물놀이에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 고성 화진포 해수욕장 '가을동화' 벤치
특히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극중 은서와 준서의 어린 시절,
그리고 훗날 준서가 죽어가는 은서를 등에 업고 한없이 걷던 라스트신을 담아낸 분위기 있는 해변이다.
인근 화진포해양박물관도 눈요기로는 그만이다. 조개-갑각류, 산호, 화석, 박제 등 1500여 종 4만여 점의 어패류가 전시돼 있다.
◇ 화진포 이승만 전대통령의 별장
침실
고성 여정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통일전망대'. 화진포에서 4㎞쯤
떨어진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신고서를 작성한 후 다시 북쪽으로 10㎞를 더 달리면 멀리 금강산자락이 눈에 잡히는 통일전망대가 나선다.
전망대 난간에 서면 운무가 살짝 끼는 요즘에도 해금강이 지척으로, 말무리 반도 끝자락에 해만물상, 부처바위, 백바위 등 북녘땅의 절경이 줄줄이 이어진다.
해금강 주변의 섬과 만물상인 사자바위는 사자가 갈기를 세우고 남쪽을 향해 달리는 듯한 형상인데 고성읍 근처에서 보면 말의 형태이고, 바다에서 보면 코끼리 모습이라 해서 만물상으로 불리우고 있다.
낙타등 처럼 생긴 바위산 구선봉, 일출봉 등 금강산 자락도 코앞이다.
전망대 가까이에는 남과 북을 잇는 금강산 육로관광길이며, 동해북부선 철도 공사가 한창이다.
강원도 고성이 더이상 '최북단'이라는 원치 않는 꼬리표를 떼어내려는 첫작업이 반세기만에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 고성=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hwkim@>
여행메모
◇ 그밖의 볼거리=이밖에도 고성에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신라 고찰 건봉사며, 아담한 가람이 주변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룬 화암사 등 고즈넉한 운치를 맛볼 수 있는 사찰과 관동8경 중 하나인 청간정 등 둘러 볼 명소가 즐비하다. 특히 석호 송지호의 재첩잡이는 가히 목가적이다. ◇ 가는 길=서울~6번국도 양평~홍천~44번국도 인제~한계리삼거리(좌회전)~46번국도 용대교 삼거리(좌회전)~진부령 정상~23km진행 간성 검문소(좌회전)~7번 국도 10km 진행~화진포~통일전망대.
◇ 먹을 곳=고성 거진, 가진, 대진항은 '겨울 명태', '여름 오징어'로 유명한 곳이다. 따라서 요즘 같은 여름날이면 해질녘부터 동틀때까지 수평선에 집어등을 훤히 밝히고 조업중인 오징어배 불빛이 장관을 이룬다. 이른 아침 거진, 가진 등 포구에 나가 갓잡은 오징어를
사다가 물회 맛을 보는 것도 일품이다. 1만원이면 서너 명이 실컷 먹을 수 있다.
이밖에도 거진-대진항의 생태찌개, 털게탕, 도루묵찌개, 거진 산북리의 막국수가 일미이며, 진부령 일대, 통일전망대 앞의 황태요리가
유명하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