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외손녀가
책이 든 가방을 두고간듯해서
전화로 저거엄마에게 물어보니
맞댄다
교실이 어디쯤이냐 하니 후문말고 정문으로 들어가서 4층이란다
작은애 유치원 데려다주러 가면서 갔다
정문앞은 2차선인데 차세울데가 없어서
교문입구에 세우고 마누라가 가방들고 갔다 뭐 금방 오려니 했는데 안온다
그때 한영감이 부리나케 걸어온다
내가 먼저 창문열고 말했다
(애가 가방두고 가서 갔다주러갔어요 곧올겁니다) 하니 (아~ 들어갔어요? 들어가면 안되는데~) 한다
(그래요? 몰랐어요 학교라고는 생전 처음오니까 들어가면 안되는줄 몰랐어요 곧올겁니다!!) 하니 고개를 쩔래쩔래 흔들면서 안으로 들어간다
근데 쫌 어눌한 목소리가 어디서 듣던 목소리같다 마누라가 한참을 기다려도 안온다
아~ 내가 갈껄? 띨띨하게 못찾나부다
할 즈음 아까 그남자가 다시 차로 온다
그때서야 가슴팍을 보니 (학교지킴이)라는 명찰이 붙어있다
짜증섞인 목소리로
(여기다 차세우면 안됩니다!!) 한다
마누라 기다리면서 난 짜증이 이남자에게로 옮겨가려 한다
아까는 그말 안하다가 갑자기 와저라노?
나눠서 지적질하나?
(몰랐어요!! 아저씨가 여기 계셨으면 안세우고 안들어갔겠죠 차를 딴데 세울데도 없잖아요 갈께요 곧옵니다 이왕 이래된거 어쩌겠어요!!)
(아~ 참 여기 차세우면 안되는데)
하는 순간 목소리의 주인공이 떠오른다
(혹시? 강준수씨 아닙니까?)
(맞는데 누구십니까?)
과거 몇년간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세살많은 선배다
그리고 마누라가 왔다 서로 인사하고
출발하면서 내가 격려멘트를 던져줬다
(암튼 수단도 좋다 이런데는 우째 또 뚫고 들어왔노? 순자빽이라도 있나? 수고하소
학교에서 일해서 글나? 늙도 안했네)
그남자도 모자 마스크썼고
나도 모자 마스크를 썼고
근10년만에 보니
서로 알아볼 수가 있나?
그선배는 사람은 순하고 좋았는데
쫌 우유부단했다
어쨌거나 같이 승진시험치러 서울가서
한방에 투숙하기도 했다
후배인 내가 붙고 자기는 떨어져서
다음해에 붙었다
그선배 말하면서 보니
마스크와 안경 사이로 보이던 옆볼테기엔
저승꽃이 자글자글하더라
내일모레면 칠순잔친데 우째 젊겠노?
세월이 참 많이 흘러갔다
첫댓글
코로나 때문에 학교 들어가면 안 되는걸까요?
아니면
애들 해치는 사람들이 있어서 못 들어가게 하는 걸까요.
못 들어가게 하면 우짤끼고
미리 나타나서 가방을 가져다 주던가
저는 요
30년 전 동료도 알아볼 자신 있습니다
ㅋ~
코로나 전에도 지킴이가 문 하나만 열어두고 다 잠그고 출입자 통제를 했어요 코로나 후엔 더 강화되었겠죠
그날 그학교 후문앞에는 차세울데가 도저히 없었어요 잠시 세우고 잠시 갔다주고 오려고 했는데 마침 그남자가 없었어요
어쩌겠어요 미안하다 담부터 안세우고 안들어가겠다 했음 일절만 하지 이절 삼절을 하더군요
저인줄 알고는 그말 쏙 기어들어가고 마누라 나오고 서로 인사하고 한참 떠들었어요
자기랑 아는 사람은 괜찮나요? ㅋㅋ
@하동선
일관성이 없어요.
지인은 패스라고.
@북앤커피 대학병원에서 청소하는 아줌마 한사람만 알아도 큰빽이라면서요?
우스개인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