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자 명의 이용한 우회 보유 시도에 법원 엄중 판단
부동산 시장 투기 막으려는 BC주 세법 취지 다시 한번 확인
외국인 취득세를 줄이기 위해 주택 소유 지분을 나눠 등기한 시도가 법원 판단으로 무력화됐다. 캐나다 시민권자인 약혼녀와 중국 국적 남성이 공동으로 주택을 매입하면서 남성의 지분을 낮게 설정했지만, 실제 자금 출처를 기준으로 전체 금액에 세금을 물리는 것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리치몬드에 사는 한 부부는 몇 년 전 2베드룸 콘도를 약 47만 달러에 공동 매입했다. 당시 등기상 소유 비율은 캐나다 시민권자인 여성이 95%, 중국 국적인 남성이 5%였다. 이들은 외국인 취득세를 남성 지분 5%에 대해서만 납부하며 세금을 줄이려 했다.
하지만 세무 감사 결과 실제 매입 자금의 흐름은 등기 내용과 달랐다. 남성이 전체 자금의 약 40%를 부담했고 나머지를 여성이 낸 사실이 밝혀졌다. BC주 재무 당국은 이 구조를 단순한 지분 분할이 아닌 외국인이 명의를 빌려 주택을 보유한 대리 보유로 판단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캐나다 시민권자가 외국인의 이익을 위해 부동산을 보유할 경우 과세 대상 수탁자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당국은 남성 지분 5%나 실제 출자 비율 40%가 아닌 주택 거래가 전체에 대해 외국인 취득세를 부과했다. 이 부부는 결국 약 7만 달러의 세금을 추가로 내게 됐다.
부부는 과세 범위가 지나치다며 항소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BC항소법원은 외국인이 가족이나 배우자 명의를 통해 간접적으로 부동산을 보유하며 세금을 피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수탁자 규정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등기상 비율만 따지고 실제 수익자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법의 취지가 무력화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BC주의 외국인 취득세율은 20%에 달한다. 2016년 도입 당시 15%였으나 이후 인상됐으며 메트로 밴쿠버를 넘어 프레이저 밸리, 빅토리아, 나나이모, 켈로나 등 주요 도시로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이 세금은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잠재우고 외부 자본 유입을 조절하기 위한 특단 대책이다.
과거 외국인 취득세의 합헌성을 두고 논란이 있었으나 법원은 주택 구매력 개선이라는 정책 목적을 인정하며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로 부동산 거래 시 명의보다 실제 자금 출처와 수익의 귀속 주체를 따지는 과세 원칙이 다시 한번 분명해졌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외국인 취득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인 명의를 빌리거나 지분을 임의로 조정하는 행위는 정밀 세무 조사의 표적이 된다.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명의자와 실제 자금 부담자가 다를 경우 세금 추징은 물론 거액의 가산세 지불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 매입 전 반드시 실무 조력자를 통해 자금 흐름에 따른 세금 부담을 명확히 계산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과 현지인이 공동 명의로 주택을 구입할 때는 등기상 지분보다 자금 출처 증빙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과세 당국은 은행 송금 기록과 자금 조성 경위를 꼼꼼히 들여다보므로 편법을 통한 절세 시도는 오히려 더 큰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주정부가 투기 억제를 위해 과세 원칙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