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교육의 목적은 단지 그림을 잘 그리게 하는 데 있지 않다. 미술 교육은 문명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인간의 능력을 키우는 교육. 인간의
오감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정보를 머릿속에서 조합하고 발전시킨 다음, 손을 통하여 다시 표출되는 것이 그림이기 때문이다. 이때 감각
기관의 정교한 감각 능력이라든지 정보를 융합하고 추리하고 상상하고 사고하는 능력, 손을 통해 구체적인 형상으로 구현해내는 능력 등은 미술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 사물을 정확히 관찰하는 능력, 색이나 형태를 세밀하게 감지하는 능력, 예민한 손의 조작,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능력, 창의력, 사고력, 기발한 착상, 사회성, 협동성, 정서 등은 미술과 깊은 관계가 있다.
미술 교육을 시작하는 시기는 특별히 제한이 없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서너 살 정도부터 어른이 된 후까지 모두 가능하다. 다만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이 문제. 유치원 때까지는 무엇인가를 주입해서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즐기면서 놀이 삼아 놀 수 있게 해야 하며 그를 통해 신체적
감각과 표현 기능을 높이게 된다. 취학 전 1년과 초등학교 1, 2학년은 일생 중 그림을 가장 많이 그리고 또 좋아하는 시기. 이 시기에는
그림의 기교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많이 쏟아부어 상상력, 사고력을 키우는 게 좋다. 초등학교 3, 4학년부터는 아동의 미술 표현 발달상 도식적
표현에서 사실적 표현으로 바뀌는 과도기로 뇌 발달 측면에서 공간 지각력과 형태 감각이 특히 발달하는 시기이다. 때문에 저학년 때 잘 그리던
아이도 고학년부터는 새로운 방식에 적응을 못해 그림을 못 그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5, 6학년부터는 정물화, 인물화처럼
정확하게 보고 효과적으로 옮길 수 있는 기교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일반 미술 교육은 미술적 표현 능력을 키우는 데 치중해 있는 편. 즉 화가적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방법을 바꾸면 미술
교육을 통해 생각하는 능력, 사고력, 창의력 등 인간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가령 보이지 않는 부분을 상상해
그리기, 상황에 맞는 그림 그리기, 숫자나 도형 등 주어진 모양을 활용해 그림 그리기 등 생각하지 않고서는 그릴 수 없는 특별한 소재를
제시하고 그림을 그리게 하면 저절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생각, 논리적인 사고, 복합적인 뇌 활동, 기발한 아이디어, 창의력 등이 발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처럼 생각해서 그림 그리기는 뇌 발달 측면에서도 우뇌와 좌뇌를 고르게 발달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어린이
미술 교육은 주로 우뇌의 기능에 바탕을 두고 있다. 미술 활동은 시각이나 촉각 등 감각을 이용하므로 근본적으로 오른쪽 뇌를 사용하는 활동이지만
독특한 소재나 상황 제시 등 그 적용 방법에 따라서는 생각을 관장하는 좌뇌와 연계된 활동이 될 수 있다. 아동기는 일생 동안 사용할 뇌
쓰기의 습관이 만들어지는 시기. 따라서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좌뇌가 움직여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까지 길러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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