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와 군자
대나무는 현명한 사람, 군자와 비슷한데, 왜 그런가?[竹似賢何哉.]
대나무 뿌리는 튼튼하니, 튼튼함으로써 덕(德)을 세우고 있다.[竹本固, 固以樹德.]
군자가 그 뿌리를 보고 훌륭한 덕을 세우되 뽑히지 않기를 생각하게 된다.[君子見其本, 則思善建不拔者.]
대나무의 성질은 곧으니, 곧음으로써 자신의 몸을 세운다.[竹性直, 直以立身.]
군자가 그 성질을 보고 중립(中立)하여 치우치지 않기를 생각하게 된다.[君子見其性, 則思中立不倚者.]
대나무 속은 비었으니, 비어 있음으로써 도(道)를 체득하고 있다.[竹心空, 空以體道.]
군자가 그 속을 보고 마음을 비우고 남을 받아들임을 생각하게 된다.[君子見其心, 則思應用虛受者.]
대나무 마디는 굳세니, 굳셈으로써 뜻을 세우고 있다.[竹節貞, 貞以立志.]
군자가 그 마디를 보고 이름과 행실을 갈고 닦아서 역경(順境)에서나 순경(逆境)에서나 한결같기를 생각하게 된다.[君子見其節, 則思砥礪名行, 夷險一致者.]
* 砥礪(지려) : 부지런히 갈고 닦음.
* 夷險(이험) : 땅의 평탄함과 험함. 다시 말하면 인생에서의 역경(逆境)과 순경(順境)을 비유함.
<白居易(백거이), ‘養竹記(양죽기)’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