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혈우병((血友病, Hemophilia)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피가 멎지 않는 질환입니다.
역사적으로 혈우병은 서기 5세기경 바빌로니안 탈무드에 처음으로 기록되었습니다. 탈무드에 따르면 서기 2세기 경의 유대인 랍비였던 레베(Rebbe)는 여인의 첫째, 둘째 아들이 할례를 받다가 죽게 되면 셋째 아들은 할례를 받지 말도록 하였습니다.
혈우병이란 병명 자체는 1828년 독일인 의사 숀라인(Sh˝onlein)에 의해 붙여지게 되었습니다. 혈우병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A.D. 1819-1901)의 비극 때문이었습니다. 빅토리아 여왕은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최전성기를 이룩했던 여왕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왕의 네 아들 중 1명은 혈우병으로 사망했고, 딸들은 영국, 스페인, 독일, 러시아 왕가에 혈우병을 퍼뜨렸습니다. 결국 그들의 자손에서 4 세대 만에 11명의 혈우병 환자와 6명의 보인자 여성이 태어났으며, 그중 7명이 사망하였습니다.
1960년대 초까지 혈우병 환자의 평균 수명은 약 25세 정도에 불과하였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30살이 되기 전에 뇌출혈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HIV에 감염되지 않은 혈우병 환자들의 평균 수명은 일반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혈우병 환자들의 수명이 정상화 된 것에는 혈액응고인자 제제의 발견과 그것의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혈우병의 종류는 다양해서 고전적 혈우병으로 불리는 혈우병A (VIII인자 부족), 혈우병B (IX인자 부족, ‘크리스마스 병’으로 알려짐), 혈우병C (XI인자 부족), 부혈우병(parahemophilia, V인자 부족), 가성 혈우병(pseudohemophilia) 혹은 폰빌레브란드병(von Willebrand disease, von Willebrand factor 부족)이 있어 총 5개의 혈우병 종류가 있습니다.
혈우병A의 발생빈도는 정상출생 남아 5,000명에서 10,000명당 1명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혈우병B 환자는 이것의 약 1/5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성 혈우병의 경우 혈우병A와 비슷한 빈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60만 명의 혈우병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전체 혈우병 환자의 12% 정도가 혈우병B 환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7년 현재 한국혈우재단에 등록된 환자는 혈우병A 1,456명, 혈우병B 309명, 가성 혈우병 92명, 혈우병C 11명, 부혈우병 2명입니다. 70%의 혈우병 환자는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30%의 환자는 돌연변이로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혈우병A와 혈우병B 환자의 50%에서 가족력이 있었습니다. 혈우병은 응고인자의 결핍의 정도에 따라 중증(severe), 중등증(moderate), 경증(mild)로 구별됩니다. 2007년 한국혈우재단에 등록된 환자 중에서 중증 환자는 63.6%, 중등증 환자는 21.6%, 경증 환자는10.6%로 중증 환자가 가장 수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