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 조영철 이름만 많이 들었지 경기하는 걸 본 건 이번 올대를 통해서가 처음인데, 이번 온두라스전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었다고 해도 좋겠네요. 저는 조영철 투입된 이후로 계속 감탄만 했는데 딴 데 가 보면 쟤 왜 넣었냐고 욕하는 사람들 많아서 당황스러웠는데요...
중요한 건, 이 선수는 아직 19살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까마득한 형들 사이에서 자신감 있는 돌파와 슈팅 찬스를 만들어내는 모습들, 성공이든 실패든 여부에 상관없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시드니 때 이천수가 생각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무럭무럭 커 가는 어린 선수들이기에 일 년의 차이가 얼마나 대단한 지 잘 아실 겁니다. 심지어 2년 주기로 팀이 운영되는 청소년 대표팀 명단을 보면 한 살 어린 선수들도 잘 안 보일 정도죠. 작년 07 청대만 해도 주전급 중 87년생이 아닌 선수가 이청용, 기성용에 불과했을 정도니까요. 하물며 4년의 격차를 건너뛰어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된 조영철과 기성용은 정말 엄청난 재능을 가진 겁니다.
다만 조영철과 기성용에게는 한 가지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여기서부터는 다소 주관적인 의견이 반영됩니다. 참고하고 읽으시길..) 속된 말로 '깡'이라고 부르는 무언가가 바로 그겁니다. 조영철이 이탈리아전 막판에 교체로 들어가자마자 발리슛 때린 거 기억하시나요? 골대에서 너무나도 멀리 벗어난 어이없는 슈팅이었지만, 그 어린 선수가, 그것도 세계 최강이자 월드컵 타이틀 보유국인 이탈리아를 상대로 그런 자신감을 보여준 것 자체가 제겐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어찌 보면 예기치 못하게 이른 타이밍에 투입되어 보여 준 자신감있는 돌파. 무엇보다 그가 가장 빛났던 장면은 후반에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감아찬 중거리슛이었겠지요. 이건 뛰어난 재능이나 번뜩이는 천재성만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내 재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그게 다 발휘되는 거지요.
하지만 기성용은, 물론 한국 축구의 허리를 십 년은 책임질 수 있는 재목이지만, 이번 대회에선 그 재능을 반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봅니다. 간단히 말해서 나이 많은 형님들 사이에서 쫄았던 거에요. 어릴 때 공 차고 놀던 시절 다 그런 경험 있으실 겁니다. 고학년 형들하고 경기하는데 나는 이를 악물고 뛰는데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실력의 벽에 절망하던.. 기성용이 이번 대회에서 느낀 게 딱 그거였을 겁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옐로카드 받는 두 장면입니다. 이탈리아전 완전히 돌파당한 후에 유니폼 잡아채는(보자마자 퇴장이구나 하고 덜컥 했던..) 장면과 오늘 자기 옆을 지나치는 패스를 손을 써서 막던 장면.. 사실 이건 기성용은 자기가 팀의 중심이 되어야 그 재능이 120% 발휘되는 타입의 선수라는 것까지 감안을 해야 이해가 되는 부분이긴 합니다. 작년 청대에서 롱패스 뿌리던 역할을 이번엔 김진규가 맡았으니(카메룬전 때 김진규 롱패스 보고 감탄하신 분들 많더군요) 기성용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심리적으로도 어느 정도 위축되는 결과를 낳은 측면도 있습니다.
이번 올대의 두 열아홉살 동갑내기 선수들, 둘 중 기성용이 아직까진 보여준 것이나 현재 가진 재능이나 무얼 보더라도 월등히 앞서 있고, 저도 그전까진 기성용에 보다 압도적인 기대를 걸고 있었고 조영철은 올림픽 본선 일 분이라도 뛸 수나 있으면 잘한 거겠다라고 생각했지만, 오늘 온두라스전을 계기로 그 생각이 바뀔 것 같습니다. 앞에서 이천수를 언급했습니다만 조영철은 아테네에서 이천수가 보여준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4년 후 런던에서 사고를 한 번 낼 재목 같습니다.
글 다 쓰고 생각난 건데 내년 세계청소년월드컵에서는 두 선수가 모두 팀의 핵심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겠군요. 왠지 올림픽 다음 해의 청대에는 징크스 비슷한 게 생긴 느낌인데(97년의 쿠칭 참사, 01년의 지역예선 탈락, 05년의 박주영 원맨팀 논란..) 내년 청대는 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요.
첫댓글 조영철이 골만 기록했다면 평가가 후했을거 같네요..제가 봤을때도 골로 연결못한건 아쉽지만..그게 쟤는 왜 넣었냐..뭐냐..이정도는 아닌거 같네요..자신의 진가는 충분히 보여줬다고 봅니다..다득점을 해야하는 경기여서 나쁜평가가 더 나오는듯 하네요
조영철 돌파랑 움직임 좋았죠..이청용 이후로 박주영이랑 그렇게 잘 맞는 선수는 처음
슈팅때문에 까서 안타까움 돌파와 감아차기슛은 좋았는데...
한 골 넣어 줬으면 더 좋았을텐데......그래도 다음 대회도 있고...u-20대회도 나갈수 있지 않나여?....
어이없는 슈팅 2개 쩌는슈팅 1나 나옴 오늘 조영철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기성용이 옷잡아 당긴 부분이 퇴장감인가요? 경고 아닌가요? 기성용이 옷잡아 당길때 뒤에 수비수 한명이라도 없었나요?그 장면이 확실히 기억이 안나는데 기성용 뒤(골대쪽으로)로 수비수 한명이상 있으면 거의 경고감 아닌가요? 여기저기에서 그게 퇴장감이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물어보는게요
그러니까 제말은 선수가 수비수 제끼고 돌파할때 옷을 잡아끄는거나 태클해서 넘어뜨릴때 앞쪽에 또다른 수비수가 있을땐 보통 경고 받잖아요...그러니까 그앞에 수비가 더 있었는지 없었는지 묻는거에요..
공감합니다- 조영철 선수의 그 깡을 기성용 선수가 조금만 배웠으면 하네요- 아마 몸으로 느꼈겠지만요.... 조영철 선수의 결정력은 두고두고 아쉬울 부분이긴 하지만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조영철선수~
경기볼때는 조영철선수 많이 아쉬웠지만 끝나고 생각해보니 아..19세.. 당장 내년에 얼마나 성장할까 궁금해지네요;; 그럴꺼면 소속팀에서 일단 주전확보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