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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10월 3일 개천절, 화왕산 동굴노인과 비서
화왕산 내부전경
화왕산동굴이야기
신비로운 화왕산 동굴(1~17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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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역사 이야기] 화왕산 동굴 노인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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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VIIT역사빛VIIT만평
제191화 화왕산 동굴 노인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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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적이 필요해
화왕산 동굴 이야기
1986년 큰 빛(VIIT)을 만나고 나서 2년 뒤인 1988년 개천절이었다. 당시 함께 영어공부를 하던 사람들끼리 산행을 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 날 새벽, 꿈에 학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내 앞에서 점점 산만큼 커져서는 나를 태우곤 훨훨 날아 어디엔가 내려놓았다. 그 순간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참 이상한 꿈이구나.'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꿈이었다.
아침을 먹고 있는데 마침 등산 장소를 알아보기로 한 영어 선생이 연락을 해왔다. "오늘 청량산으로 가려고 했는데 그쪽에 문제가 생겨서 창녕 화왕산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 순간 나는 머리에 퍼뜩 지난번 불꽃나무를 본 화왕산이 떠올랐다. 화왕산(火王山)은 '불의 임금' 이라는 이름처럼 '불(火)' 의 기운이 세다 보니 옛날부터 해마다 소금 몇 가마니를 정상에 묻어 산불을 예방할 정도였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일어나려나.'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일행과 산을 올랐다. 지난번 '큰 빛(VIIT)'을 만났을 때는 오직 눈앞에 보이는 불꽃나무만 보고 갔었지만 이번에는 정식 등산코스로 올라갔다. 휴일이라 그런지 산에는 단체 등산객이 많았다.
한창 가을이 무르익은 산에는 사람 키만큼 큰 억새 숲이 무성했다. 지금과 달리 그때는 취사가 가능했기에 사람들은 억새가 없는 곳을 골라 앉아 밥을 지어 먹었다.
그러나 일행 중 아무도 미처 물을 준비하지 못해 밥 지을 물이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작은 샘물가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샘이라고는 하지만 쫄쫄쫄 흐르는 계곡물을 받은 작은 웅덩이였다. 그런데 우리 차례가 되어 가보니 기다린 보람도 없이 흙탕물만 잔뜩 고여 있었다.
"허, 이거야 원!"
물이 없으니 생쌀을 씹어 먹어야 할 판이었다. 주변 장사꾼들 중에는 미리 그걸 알고 비싼 값에 물을 팔았다. 하지만 장삿속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 걸 알면서 물을 사기는 싫었다.
"에이, 참!"
나는 가져온 쌀이 있는데도 밥을 지어 먹을 수 없자 괜스레 부아가 났다. 간신히 받은 흙탕물을 도로 쏟아붓고는 주변 길목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억새를 두 개씩 마구 엮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그런 엉뚱한 짓을 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어허, 젊은이가 그것참 고약하구먼."
웬 노인이 지켜보다가 나를 나무랐다.
"이런 흙탕물을 받아서 뭐합니까?"
물을 마시지도 못한 데다 옆에서 뭐라 하자 신경질이 더 나서 퉁명스레 되물었다.
"허허, 좋은 물을 마시고 싶소?"
"어디 그런 물이 있습니까? 그럼 좀 알려주십시오."
"나를 따라 오소."
노인은 빙그레 웃으며 앞장섰다.
나는 묶어놓았던 억새 끈을 도로 다 풀었다.
"왜 그걸 다시 푸는 게요?"
"물을 준다니까 풀어야지요."
노인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앞장섰다. 하지만 노인은 등산코스가 아닌 길도 없는 절벽 쪽으로 가고 있었다. 한참을 가자 노인은 일행에게 잠시 서 있으라 하더니 걸음을 멈추었다. 때맞춰 바람이 휙 부니 억새가 바람을 따라 한 방향으로 휩쓸리자 아까는 보이지 않던 오솔길 하나가 나타났다. 아마도 토끼나 오소리 같은 짐승들이 다니는 길인듯 보였다.
오솔길을 따라가자 별 어려움 없이 절벽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겨우 절벽 끝에 올라서자 집채 만한 바위가 앞을 막고 있었다. 다들 무서워서 한 발짝도 못 떼는데 노인이 바위 틈새로 몸을 넣어 들어갔다. 우리도 따라 들어가 보니 그 안에 텐트 하나를 칠 만큼 넓고 평평한 평지가 보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화왕산을 다녀갔지만 절벽과 큰 바위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자세히 보니 안쪽에 작은 동굴 하나가 보였다. 동굴 앞에는 신기하게도 약수가 찰랑거리며 고여 있었고, 그 앞에는 깔끔하게 차려진 제단과 산신도(山神圖)가 걸려있었다.
노인은 촛불을 밝히고 향을 피운 뒤 물을 떠서 제일 먼저 제단에 올렸다.
그러고는 물 한 그릇을 마신 뒤 딴 사람에게도 마시라며 물바가지를 건넸다. 나부터 주는 줄 알았는데 체면상 빼앗지도 못하고 주는 물을 받으려 하자 노인은 손사래를 치며 못 마시게 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물바가지를 내밀려 해도 마찬가지였다.
'이거 참, 나한테 왜 이리 괴팍하게 구는 거지? 물 준다고 따라오라고 할 때는 언제고. 내가 억새풀을 엮어서 벌을 주려는 겔까?'
나는 의아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는 노인을 바라보았다.
얼마 후 기도가 끝나자 노인은 나에게 안으로 들어오라 일렀다. 다른 사람들이 덩달아 나를 따라 들어오려 하자 노인은 매몰차게 말렸다.
"자네들은 부정 타니까 밖에 있고 당신만 들어오게."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쭈뼛쭈뼛 노인을 따라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노인이 오른편 바위 위의 가리개를 열자 놀랍게도 돌을 깎은 두세 계단이 2층으로 이어져 있었다. 노인이 말했다.
"이곳은 내 스승께서 3년간 기도를 올리던 곳이라네."
안으로 들어서자 서기(瑞氣)가 가득한 게 매우 신비로웠다. 신발을 벗고 위로 올라가자 천정에서 떨어진 물이 작은 옹달샘에 찰랑찰랑 고여 있었다. 오랜 세월 천장 바위 틈에서 떨어진 물이 돌을 움푹 패게 하여 그곳에 고인 물이었다. 그 물이 넘쳐서 아래 동굴로 내려가고, 그 물이 다시 땅 밑으로 흘러 방금 전 사람들이 줄을 서서 뜬 옹달샘으로 가는 거였다. 말하자면 그곳이 바로 화왕산 원천지였다.
나는 당연히 이번에도 물을 떠서 제단에 먼저 올리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노인은 정성스레 뜬 물을 무릎을 꿇은 채 내게 내미는 게 아닌가.
"아니 먼저 제단에 올리셔야죠?"
당황스러운 나머지 나는 엉거주춤 어쩔 줄 몰랐다.
"먼저 드시오! 정 선생이 그보다 더 높은 분이니."
노인은 다시 한번 권했다. 목이 바짝바짝 마르던 참에 나는 주는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토록 감로수처럼 달고 시원한 물은 난생처음이었다.
'아, 내가 화왕산 원천지, 그 첫 샘물을 마셨구나!'
나는 감동으로 몸이 떨렸다.
노인은 다시 물을 받아 제단에 올린 후 메고 온 배낭에서 다섯 가지 과일과 오곡, 음식을 꺼내 제단 위에 차려놓고 감사의 예를 올렸다. 기도를 올리고 절을 하고 다시 경을 읊으며 108배를 하였다. 노인은 알고 보니 도를 닦는 도인이었다.
마침내 예를 올린 도인은 제단에 바쳤던 음식들을 내게 권했다.
"아닙니다. 저는 일행들과 함께 먹으면 됩니다."
내가 극구 사양했지만 내가 안 먹으면 도인도 안 먹을 것 같아 하는 수 없이 음식을 먹었다.
식사 후 도인은 다시 깊은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나도 그 옆에 앉아 명상에 잠겼다. 얼마 후였다. 도인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나를 보며 절을 하기 시작했다.
"몰라 뵈서 죄송합니다!"
"아니,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나는 얼떨떨해서 어쩔 줄 몰랐다. 그즈음 빛(VIIT)을 만났지만 명확하게 그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던 터라 더욱 당황스러웠다. 도인이 다시 내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는 정광호라고 합니다만, 왜 그러시는지요?"
"허, 선생은 자신이 누구인지 정말 모른단 말이오? 우리 도인의 세계에서는 신력(神力)이 최고 파워(power)인데 그걸 모르오? 선생한테서는 알 수 없는 엄청난 힘이 있소.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큰 빛(VIIT)에 쌓여 있는데······."
도인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러다간 무언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선생님, 옆에 있는 저 이불 보따리가 보이십니까? 예전 저의 스승께서 언젠가 오실 분을 위해 습기 안차게 비밀로 잘 덮어놓은 새 이부자리입니다. 전설처럼 전해져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비서(祕書)를 동굴 속에 숨겨놓았다고 했습니다. 비서는 세상의 이치와 미래에 대한 모든 예언이 담겨있는 책이지요. 딱 사흘만 여기서 이불을 깔고 지내보시지요. 그럼 비서를 찾는 방법도 알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숱한 도인들이 그걸 찾으려 했으나 찾지 못했지만 선생님은 반드시 찾을 테니 말이오."
"아, 언젠가 만난 최 도사라는 분에게 얼핏 그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비서가 숨겨진 데를 알려달라고 백일기도는 물론 3년을 더 머물러 수행했지만 찾지 못했다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비서에 대해 관심도 없고 그럴 시간도 없습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도인은 내 말은 아랑곳없이 말을 이었다.
"당대 역학자 재산 박재현 씨나 '사주첩경' 의 저자 이석영 씨 등 역학대가들도 이곳에서 비서를 찾아 헤맸다고 합니다. 그들은 산 속을 뒤져가며 비서를 찾다가 우연히 이 동굴을 발견하고, 화왕산의 샘물의 원천지까지 찾게 되었지요. 그리곤 비서가 틀림없이 이 동굴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거라고 확신하며 한 달에 보름을 수행하며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사실 제 스승은 워낙 도가 높아 백일기도할 당시 호랑이 두 마리가 지켜줄 정도였답니다. 아래 동굴에 한 마리, 윗 동굴에 한 마리 떠억 버티고 서서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려고 하면 으르렁거리며 들어오지 못하게 했답니다."
"그래서 스승님은 비서를 찾으셨답니까?"
나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그게 말입니다, 한 3년 목탁을 치며 지냈지만 비서를 찾는 대신 3년 동안 큰 공부를 한 셈 치고 떠나라는 신(神)의 목소리를 들었답니다. 화가 난 스승은 목탁을 바위에 깨서 깨뜨렸는데 목탁 채는 바닥에 퉁겨 바위 속에 쑥 들어갔답니다. 그 뒤로 스승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지요. 그 후 제가 스승 대신 비서를 찾으러 왔지만 역시 찾지 못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스승의 목탁 채라도 가져가려 했으나 그마저도 저렇게 바위틈에서 빠지지 않았다오."
도인은 바위틈에 걸려있는 목탁 채를 가리켰다.
"그래요? 어디 봅시다."
나는 벌떡 일어나 목탁 채를 잡아당겼다. 목탁 채는 힘없이 쑥 빠져나왔다.
"아니! 목탁 채 배 부분이 볼록 나와 있어서 그 어떤 도인이 빼려 해도 옴짝달짝 안했는데 그리 쉽게 빠지다니요! 아무래도 비서의 임자는 선생님인 듯하니 여기 머물며 비서를 찾아서 우리 도인들에게 보여주시고 또한 이 비서의 옛 주인을 기리는 의미에서 암자 하나만 지어주십시오."
도인은 잔뜩 흥분하여 간청하였다.
"저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입니다. 이제 일행도 기다릴 테니 가보겠습니다."
나는 잠시 뭐에 홀린 게 아닌가 하고는 동굴을 나가려 하였다.
"그렇다면 선생님, 저하고 딱 한군데만 더 갔다가 내려가시지요."
도인은 내 대답은 듣지도 않고 동굴을 나가서는 배바위 골로 자리를 잡았다. 아까 절벽과는 반대 방향으로 40여 분쯤 걸리는 거리였다.
가만히 보니 도인은 내가 큰 빛(VIIT)을 만난 그 자리로 향하고 있었다.
'설마 저 도인이 그 자리를 알까?'
나는 모르는 척 뒤따랐다. 그런데 도인이 딱 그 자리에 우뚝 서는 게 아닌가.
"아니, 여긴 내 자리인데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허, 정 선생은 이 자리를 아시오? 이 자리에 와서 그럼 뭘 했습니까?" 혹시 이 절벽에서 무얼 찾거나 보았습니까?"
도인은 그 자리에 꿇어앉아 수염을 쥐어짜며 놀라 물었다.
"뭘 하다니요, 그저 명상 좀 하고 갔지요."
나는 딱 잡아땠다. 그리곤 신발을 벗고 절벽 바위로 올라갔다.
"큰 바위야, 잘 있었어?"
억새 사이의 절벽에서 떨어지면 죽을 테지만 나는 바위를 끌어안으며 인사했다.
그 순간 빛(VIIT)향기가 진동하며 빛(VIIT)이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본 도인이 덜덜 떨기 시작하였고 뒤따라 온 일행도 놀라서 어쩔 줄 몰랐다.
"대체 누구십니까? 혹시 미륵이십니까? 아님 가톨릭 신자라면 혹시 말로만 듣던 재림 예수입니까?"
"아닙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그냥 인간 정광호입니다."
"에이, 그러지 마시고 알려주십시오. 비책을 갖고 있지요? 아님 어떤 큰 공부를 하셨습니까?
"하하, 나는 이 사람들과 함께 영어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공부 말고 혼자서 하늘의 공부를 한 겁니까?"
"글쎄요, 했다면 했고 안했다면 안 했지요."
나는 도인이 하도 끈질기게 묻자 그렇게 얼버무렸다.
"이 곳은 경남 일대에서 최고 명당 혈지고 임금이 나는 자리입니다. 그걸 알고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이 어떤 비방(祕方)이나 유골의 일부, 살아있는 신체의 일부를 잘라 바위 밑을 파고 묻고 가지만 다 소용없는 일입니다. 새가 오든 짐승이 오든 반드시 파내며 그 집안은 그 날로 불행한 일을 당하거나 우환이 생긴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바위 위에 올라가기만 해도 큰일이 난다고 하지요. 그런데 선생님은 바위를 통째로 끌어안았으니······."
도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그러다간 다시 나를 산 정상에 있는 헬기장으로 데려가서는 산 정상을 둘러보라고 했다.
"학이다! 학이야!"
마치 학이 날아가는 형상이 새벽녘 꿈에서 본 바로 그 모습이었다.
"지명이 학산입니다. 학의 모양을 한 산이라는 뜻이지요.“
도인이 설명을 덧붙였다.
나는 새벽에 학 꿈을 꾸었으며, 원래는 다른 산으로 산행을 가려다가 갑자기 이 산으로 오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그게 정말입니까? 실은 저도 학 꿈을 꾸고 이리로 왔답니다. 꿈에 학이 제 목덜미를 콱 물더니 제가 공부하던 자리에 떨어뜨려 놓았지요. 옆에 보니 용이나 학이 아닌 날개가 달리고 발톱이 있는 형체가 그곳을 막 굴러다니지 뭡니까? 대체 이게 무슨 꿈일까, 혹시나 비서를 찾게 해주려는 게 아닐까 하고는 새벽같이 목욕재계를 하고 서둘러 온 것입니다. 그런데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꿈에서의 큰 새가 억새밭을 이리저리 구불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걸음을 재촉해서 가까이 가보니 웬걸 새는 간 곳 없고 웬 사람이 억새를 이리저리 묶고 있지 뭡니까?"
도인은 나를 보며 신기한 듯 말했다.
"아까 제가 동굴에서 기도를 드릴 때도 등 뒤에서 환한 빛(VIIT)이 비치기에 뒤돌아볼 때마다 선생이 서 있지 뭡니까? 사실은 제가 모시는 신이 아래 물은 일행들에게만 주고 위층의 물을 선생에게 드리라고 했지요. 정화수를 받아 제단에 올릴 때에도 '저분에게 먼저 물을 드려라. 저분은 화왕산신인 나보다 더 높으시다.' 라고 일러주셨지요. 하긴 선생이 동굴로 들어서자 동굴 안에 환한 불빛이 퍼지며 향기가 돌고 주변이 온통 황금빛으로 싸여있어 범상치 않은 분임을 알았지요."
도인은 여전히 흥분하여 나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문득 아주 오래전 도경이 들려주신 이야기 한 토막이 떠올랐다. 도경의 청년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였다.
어느 날 도경이 한 현자를 만났다. 그 현자는 뼈를 깎는 오랜 노력 끝에 세상의 모든 이치를 섭렵한 도인이었다.
"내가 스승에게 물려받은 비서(祕書)에 미래에 올 세상의 이치를 모두 담아두었네. 하지만 세상이 아직 그 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어느 산 깊은 동굴 속에 숨겨두었네. 그러니 그 책을 자네가 가서 한 번 찾아보게."
이 말을 듣고 도경이 대답했다.
"저는 앞을 보지 못해 작은 돌길 하나 다니기도 힘듭니다. 그런 제가 어떻게 깊은 산속 동굴에 숨겨둔 책을 찾을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그리고 만에 하나 그 책을 찾는다 한들 앞을 보지 못하는 제게 그러한 책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왜 제게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러자 현자가 다시 말을 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비록 두 눈을 뜨고 있어도 마음의 눈을 감고 있어 진실을 보지 못한다네. 그러한 사람들은 그 책을 읽어도 자신의 잣대로만 판단하여 도리어 세상에 큰 혼란만 줄 뿐이지. 하지만 그대라면 욕심없이 맑은 마음으로 그 책을 볼 수 있을 걸세."
그러면서 현자는 도경에게 자신이 평생에 걸쳐 완성한 소중한 비기(祕記)를 어디에 숨겨 두었는지 산과 동굴의 형상을 자세하게 일러 주었다.
'아, 그때 도경이 말씀하시던 그 비서(祕書)가 바로 그 책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도경은 그날 내가 그 책을 찾을 걸 미리 알고 계셨단 말인가?'
나는 갑작스런 그분 생각으로 저절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야말로 아무 생각없이 학 꿈을 꾸고 떠났던 산행에서 나는 또 한 번 기이한 경험과 빛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
출처 : 나도 기적이 필요해
2017년 5월 3일 초판 3쇄 P. 112~124
귀한 빛역사 담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화왕산 동굴노인과 비서
이야기 감사합니다.
화왕산 동굴노인과 비서 빛역사 이야기 감사합니다
빛역사 감사합니다.
귀한 빛역사 이야기 감사합니다*
빛역사 이야기 다시 한 번 함께 할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화왕산 동굴 노인의 비서 빛역사 학회장님의 빛안의 함께 특은의 무궁한 공경과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