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짤짤이쫌쫌따리
다들 까마귀들의 똑똑함은 잘 알고 있을것임
하지만 까마귀나 물까치가 보일 때 손으로 휘휘 저어가며 쫓아내려는 사람들이 아직 있음
좆되는 지름길 입니다
이것은 내 경험담임
1. 영토전
우리 집은 닭과 참새, 개와 고양이가 공존하고,
밭을 일궈.
다른 말로는 야생 새들한텐 먹을게 지천에 널린 그야말로 천국이란 뜻이야.
심지어 뒤에 산이 있는데, 아카시아 나무가 우거지고 다른 나무들도 잘 가꿔져 있어.
얘들이 자리잡고 본격적으로 우리집을 레이드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여건이지.
그래서 우리 동네를 탐하는 야생 새들은 항상 등장하고, 남들이 청량하게 새 지저귀는 소리로 아침을 맞이한다면 우린 박터지는 새들의 싸움소리로 일어나.
주로 싸우는 새는
까치
물까치
(싸울땐 께이 게이 소리가 아님. 대문 버저 엥~~ 이소리보다 고약함)
까마귀
이렇게 셋이야.
몇년 전 물까치가 우리 동네에 뿌리 박기 전이었어.
까치vs까마귀 싸움이 한창이었고, 이건 까마귀 압승이라 별로 쓸게 없어.
단지 내가 아는건 10마리 까치가 양아치마냥 몰려 다녔는데 3마리 까마귀 찐조폭한테 쳐맞고 터전을 잃었어.
실제로 이젠 우리 동네 까치 안보임.
(+뉴스 보니 까치를 유해 생물로 지정하고 없애던 년도랑 일치하네.... 좀 안타깝다)
문제는 물까치인데... 얘넨 찐 또라이들 같아.
이새끼들 사람이었으면 사이코패스와 견줘.
걔 뭐냐 벌꿀오소리 좆도 신경 안쓴다고 하잖아
이 미친 새들도 비슷한 부류임.
TMI: 물까치 개새들은... 두려운게 없음
(사진에서도 눈 돌아있는거 같아 양아새놈들...)
이자식들은 야금야금 우리동네를 영역으로 삼다가 최근 3년, 완전히 자리를 잡았지.
귀여운 외모라고...? 파랑새 같다고...? 찐 나쁜놈들이야.
얘넨 지들끼리 있을땐 참 예쁜 소리로 울어. 꼐이꼐이 소리로 울지 않아. 아주 예쁘게 지저귀지.
어느날 우리 엄마가 애지중지하는 감나무의 대봉들을 따먹다 집주인(=엄마)에게 걸렸고
엄마는 집에 있는 가장 큰 빗자루로 쫓아내기에 이르렀지......
그날부터 재앙이 일어남.
영토전
엄마가 쫓아낸 다음날 부터 한두마리 왔던 물까치는 최대 13마리가 몰려오기 시작함 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가 밭일을 하러 나오면
전쟁을 알리는 뿔나팔 기수마냥
끄아아아ㅏ아아아가각 하고 한놈이 울기 시작함
그럼 어디선가 물까치가 서버터진 게임처럼 우리 집에 몰려들어와 ㅋㅋㅋㅋㅋㅋ
엄마가 그러던가 말던가 밭일을 시작하잖아?
(물까치: 저 닝겐이 우리 땅 다니면서 우릴 무시해? 잘걸렸다ㅋ)
이 마인드로 순서정렬하게 우리집 바로 옆 전깃줄에 앉아 있음. 이것도 나름 장관임.
간간히 포메이션을 바꾸는데,
이 빨간 동그라미 친데에 골고루 나눠 앉음.
밭에 엄마가 있을 때 포위하는 형식이야 ㅋㅋㅋㅋㅋㅋ
그리고는.....
한놈씩 번갈아 가며 날아올라 엄마 머리를 치고 도망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ㅏ........
저거 안맞아본 사람은 얼마나 아픈지 몰라.
발톱으로 긁고 갈 때도 있고, 날개로 후려 치고 갈 때도 있고, 부리로 쪼고 갈 때도 있어.
진짜 눈물나게 아프고 억울함 ㅋㅋㅋㅋㅋㅋ
우리 집인데.... 남의 집 안방 들어간 느낌....
엄마는 임시방편으로 모자를 썼지만 물까치들은 엄마 모자를 벗기는게 꽤나 쉽고 우스운 일이였고
결국 엄마는 저 긴 빗자루를 한손에 들고 밭일을 하기에 이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고 있으면 진짜 웃픔 그 자체야 ㅋㅋㅋㅋ
내 밭인데 남의 밭 서리하는 것 마냥 주변에 물까치 올까 연신 두리번 거리며 한손엔 키만한 빗자루, 한손엔 호미를 들고 땅을 고르고 풀을 뽑아 ㅋㅋㅋㅋㅋ
보다 못한 내가 중간중간 쫓아내다
(물까치: 타겟 체인지ㅋ)
내가 주타겟이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엄마는 자기를 덜 괴롭혀서 좋다고 하니... 뭐... 좋은게 좋은거지.....ㅎ....
조금 더 지난 후 밭을 뒤집어 엎어야 해서 아빠가 밭일을 할 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음.
물까치 입장에선
(저 풍족한 밥상을 뒤엎으다니 ㅂㄷㅂㄷ)
이런 마인드였나....
미친듯한 초인종 소리와 함께 (얘들 경계하는 소리) 아빠를 공격함
근데 아빠도 성격이 무적에 막가파거든 ㅋㅋㅋㅋㅋ
땅에 쓰레기 집는 쇠집게 막 휘두르다 두 마리를 잡아버렸어.
지켜보던 우리집 고양이가 낼름 먹어버렸고.....
물까치들의 분노는 맥스를 찍음.
그렇게 전쟁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어.
차 한잔 하려고 컵 들고 문을 열면 바로 시작되는 새들의 공중 묘기 쇼쇼쇼
지독했어... ㅎ.....
결국 우리 가족은 항복을 외치고 마당 여기저기 조공하듯 까마중 열매와 블루베리, 블랙베리 등을 뿌림 (엄마가 키우던거... 조카 주려고 키우던거..... ㅠㅠ)
그러다....
까마귀들이 우리집 대추나무를 발견함.
까마귀가 대추 좋아하는거 알았어?
난 몰랐어.
얘들이 자리를 잡으려 시동걸음.
(어디서 드릉드릉 소리 안나냐)
우리 가족한테 분개한 물까치는 아주 예민했고,
까마귀들을 보자마자 공격함
근데
(까마귀 = 이 구역 찐 미친자. 3대일1 우스움.)
물까치 세 마리가 달라붙었는데...... 까마귀가 몇번 쪼으더니 달아남 ㅋㅋㅋㅋㅋ
덩치 차이도 그렇게 크게 안나는데 진짜 미스테리임 ㅋㅋㅋㅋㅋㅋㅋ
그걸 지켜본 우리 가족은 그저 허탈했음 ㅋㅋㅋㅋㅋㅋ 까마귀는 저렇게 강한데 우리는........
그리고 우린 머리를 굴리기 시작함.
저 까마귀만 잘 상주해 주면 양아치 같은 물까치를 쫓아낼 수 있지 않을까?
그 뒤로 까마귀한테 먹을걸 던져주기 시작함.
얘들은 모일땐 모이다가도 지들끼리 멀리멀리 떨어질 때가 많더라.
모일거 같은 타임이 되면 (아침, 저녁)
여기저기 먹이를 뿌렸어.
더불어 깨끗란 목욕물을 제공했지.
이 친구들은 사람을 잘 알아봐.
(여기 사람 밥 줌 = 안싸워도 됨)
이걸 잘 알아.
심지어 얘넨 고양이밥도 개밥도 먹음.
그래서 우리 가족은 벌벌 떨며 개밥을 마당에 조금씩 뿌려주기로 함.
질린거 같은 눈치면 (질렸는지 모름. 그냥 우리가 눈치 ㅈㄴ 봄. 얘들이 구르라면 구르고 날으라면 날 수 있어.)
봄에 심은 딸기 중 못생긴걸 얼른 던져주기 시작함 ㅋㅋㅋㅋㅋ
(이거도 조카 주려고 심은거...ㅎ.....)
까마귀는 배추나 상추 입으로 물어 뜯는거 좋아함.
이유는 모름. 먹지도 않는걸 자꾸 뜯어....
무순도 다 파헤치고 뜯음
하지만 우린 그저 견디기로 했음.
물까치도 못이기는데 까마귀와 붙다뇨.... 어불성설......
그 뒤로 아직 박터지게 싸우고 있어.
하지만 까마귀에게 조공을 하면 얘넨 물까치를 공격하지. 까마귄 사람을 공격하지 않아.
(먹을걸 바치니까...ㅎ.....)
여기서 우리가 배울건
절대 까마귀, 까치, 물까치 등 똑똑해 보이는 새들이 다가오면 위협적인 행동을 하면 안돼..
먹을거 조공하고... 도망가......
사람이 제일 약합니다...
원수든 은혜든 새들은 잊지 않아.....☆
+
참고로 우리집 개는 비글 잡종임.
에너지 만큼은 비글보다 넘쳐. 하루 죙일 뛰어다님.
근데 얘가 까마귀와 한번 붙게 됨.
결과는 뭐.... 당연히 까마귀가 이김.
쓸모 없음
++
우리집 고양이는 이제 막 2살이 된 쫄보임.
동네 대장 고양이한테 쳐맞고 맨날 상처 투성이로 오는 수컷인데, 얘는 가끔 새를 잡아 먹어.
근데 맨날 참새만 잡고 물까치는 안잡더라고.
하지만 그저 이해할 수밖에 없어. 사람도 지는데 하물며 우리집 제일 쫄보는..... ㅋ....
+++
2021년 현재... 우리집은 까마귀가 차지했어. 얘넨 뒤에 아카시아나무 산에서 지내다 먹이 구하려 우리 집에 와. 슬슬 열매 맺기 시작한 사과나무 체리나무 (한그루씩 있는데... ㅂㄷㅂㄷ....) 배불리 먹고 고양이랑 참새랑 닭 좀 놀려주다가 가.
특히 고양이를 좋아하는데... 이건 다음에 다시 쓸게. 이것도 사연이 길어.....ㅎ.....
++++
물까치는 복수하려 왔다가 열심히 쳐맞고 다른 곳에서 정비하고는 다시 쳐들어 오기 반복이야.
아카시아나무 산을 뺏겼기 때문에 새들끼리 하는 영지전은 보통 거기서 하거든.
주로 나무 위쪽을 물까치가, 아래 쪽을 까마귀가 자리 잡고 싸워.
(위에 있으면 우세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여기서 제일 눈치 없는 새끼는 뻐꾸기....
진짜 꾸웨에에에에ㅔㄱ 까아아아ㅏ악 박터지게 싸울 땐 입다물고 있다가 둘이 휴전 중이라 정적오면 얌체같이 뻐꾹댐. 제일 얄미워. 드디어 귀좀 쉬나 하려면 방정맞은 뻐꾹 뻐꾹 소리남.
아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필력 도랏넼ㅋㅋㅋㅋㅋㅋ빨리 까마귀가 왜 냥이 좋아하는지도 알려줘!!
미치겠다 너무 재밌어서 돌아버리겠어 진심
ㅋㅋㅋ아근데 물까치 존나 귀엽게생김 ㅠ 성질은 드러운데 ㅋㅋㅋ 나도 여시에 고영이 한마리한테 꺼지라고 물까치들이 지랄중인거 목격하고 글올렸었는뎈ㅋㅋㅋㅋ 난 첨에 소리듣고 까마귄줄 알았잖아 진짜 끄아아아양ㄱ 꽈아아악 거림 개개시끄러워
저날 딱하루 맞은편 집에서 전쟁난듯 시끄럽더니 다른새한테 밀렸는지 그뒤로 안보이더라곸ㅋㅋㅋㅋㅋㅋ
여시 메바여에 시리즈로 쪄주라 ㅜㅜ 너무 재밌는데 쩌리는 금방 묻힐거같아 ㅜㅜㅜㅜ
진짜 새들도 지능이 높곸ㅋㅋ 관찰하고 있으면 너머 재밌을것같어!!
글솜씨 뭐야 너무 재밌다
대존잼
하씨 존나흥미진진하다 ㅋㅋㅋㅋㅋ 여시 고생많았어 ㅠㅠ
아진짜 너무 재밌어 여시 유튭 찍어주라 ㅠㅠㅠㅠ
우와 너무 재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메바여 왜 아니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재밌다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까치가 이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와 약소국(인간)이 초강대국을 끌어들여 지독하게 핍박하던 강대국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지만 결국 초강대국의 눈치를 보게 되는 치열한 전쟁과 정치의 대서사시다 진짜 존잼;;;
우리집은 그냥 아파트라 저런일은 없는데 산 바로 옆에 있는 고층이라서 거실에 앉아있으면 새들의 치열한 공중전을 감상할수있음 진짜 팝콘 각이야
뭐야 연어하다왔는데 겁나 흥미돋앜ㅋㅋㅋ
아 까마귀로 연어하다가 너무 재밌어서 끝까지 봤어 ㅋㅋㅋㅋㅋ 나도 까마귀 진짜 똑똑하고 사람 잘 알아본다해서 까마귀 소리 들리면 쥐죽인듯이 다녀.. 눈익 안될려고..
와 넘 신기하다
새들 이야기가 이리 재밌을 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와…..
삭제된 댓글 입니다.
끌올... 열까....?
열었어 ㅎ... 재밌다니 감사...
@끌올중독자 여시.... 여시가 해주라.... 부끄러....
ㅋㅋㅋㅋ자게에서 어떤여시가 물까치 글 썼는데 댓글에 이 글 링크 달렸길래
오랜만에 다시 보러옴 ㅋㅋㅋ 존잼
앜ㅋㅋㅋㅋㅋㅋ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해주라 최근 근황은 어때?? 존잼*0*
고양이 서사도 풀어주세여 ㅜㅜㅜㅜ
진짜 왜케 재밌어…? ㅋㅋㅋㅋㅋㅋㅋㅋ대박이야 웹툰으러 그리먄안돼?!ㅋㅋㅋㅋ시트콤같어
그러고보면 어릴때 아따맘마같은거보면 아줌마들이 까마귀랑 진짜 진심으로 싸우길래 과장인줄알았는데 까마귀 전투력 보니까 현실기반 이었구나 싶다ㅠㅋㅋㅋㅋㅋㅋ
필력 뭐야ㅋㅋㅋㅋㅋ진짜 후루룩 읽음
재미있다 이런 동물 얘기 너무 좋아
난 출근길에 한달간 까치랑 싸웠었는데ㅜㅜ.. 진짜 징하더라 걔
멀리서부터 내가 오면 저공비행하면서 위협하다가 다가가면 내 머리 치고 감 진짜 기분더러워
아 진짜 재밌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