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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내 초등학생 12명, 목포와 나주 초등학생 학생 8명등 총 20명이 옴천초등학교와 청자골 엄지마을 일대에서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1박 2일간 실시되는 ‘힐링유학캠프’에 참여했다. | 전교생이 15명에 불과한 강진 소재 옴천초등학교가 여름방학을 활용해 ‘힐링유학캠프’를 운영하며 도시학생들을 공격적으로 유인하는 '작은 학교 살리기'운동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옴천초등학교는 개교 80년이 넘는 전통의 학교지만 여느 학교들처럼 학생수 감소의 파고는 넘지 못했다. 폐교되는 날을 손놓고 기다리던 이 학교에 지난 3월 1일자로 임금순 교장이 공모를 통해 부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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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의 하나로 '유학캠프'운영에 나선 임금순 옴천초 교장. | 임금순 교장은 부임하자 마자 ‘학생들이 찾아오는 명문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작은학교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아무리 생각해도 농촌오지인 옴천초등학교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임 교장은 우선, 이 지역이 무공해 청정지역인 점을 적극 활용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도시학생들을 유치해 보기로 결심했다. 전남도내에는 이렇다 할 농촌유학 성공 사례가 없고 오히려 생소한 개념인 '유학센터' 운영실태 파악에 나선 임 교장은 전라북도와 울산광역시, 경기도 등 선진지를 직접 방문했다. 전라북도에는 수곡초와 진안 조림초등학교가 친환경 아토피예방 프로그램 학교로 지정돼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또 임실 대리초등학교도 임실 대리마을과 연계해 농촌유학센터를 개설해 전교생이 17명이던 학교가 3년만에 86명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학교에서는 방과후 학교 및 온종일 돌봄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마을에서는 전통놀이, 예절교육, 한문교육, 텃밭가꾸기, 바른 식생활, 공동체 의식 함양교육 등 전통문화 교육을 지원했다. 말하자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교육현장에서 그대로 실현되고 있었던 것. 이처럼 농촌유학센터 운영에 공을 들인 전라북도 관내에는 현재 서울, 경기 지역의 학생 300여명 정도가 농촌으로 유학와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3∼4개월여의 모니터링 결과, 임 교장은 농촌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옴천지역이 친환경 농업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무공해 청정 환경이어서 여건은 충분했다. 다행히 심경섭 강진교육장과 강진원 강진군수도 임 교장의 복안을 십분 이해하고 적극 돕겠다고 나서 탄력이 붙었다. 임 교장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우선 지난 8월 20일부터 21일까지 ‘2013. 청정산촌 힐링유학캠프, 자연아, 노∼올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시범 운영의 기회를 가졌다. 광주시내 초등학생 12명, 목포와 나주 초등학생 학생 8명등 총 20명이 옴천초등학교와 청자골 엄지마을 일대에서 실시되는 ‘힐링유학캠프’에 참여했다. 캠프 첫날에는 다슬기 잡기, 쪽대로 물고기 잡기, 물놀이와 반딧불이 잡기, 자연속의 내가 도시의 나에게 편지쓰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튿날에는 닭몰이, 떡메치기, 인절미 만들기, 참깨털기 등 본격적인 농촌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캠프에는 김형석 광주봉선초 교장이 전교학생회 임원단, 학부모들과 함께 참여했다. 임금순 교장은 “봉선초등학교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님들도 매우 긍정적이고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면서 “유학센터는 2학기부터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임 교장은 “센터운영을 앞두고 2학기에 광주에서 2명의 학생이 유학오기로 해 힘이 난다”면서 “이번 힐링 유학캠프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한국수자원공사 서남권 관리단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심경섭 강진교육장은 “아토피로 고생하는 도시학생들이 농촌으로 유학와 자연을 체험하다보면 학교적응은 물론 생활습관, 식습관 등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농촌에 대한 이해 제고는 물론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촌유학이란 도시 학생들이 농촌에서 6개월 이상 생활하면서 지역학교를 다니며 마을 주민들과 함께 시골생활을 체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이 숙식하며 등교하게 되는 유학센터의 유형은 유학센터에서 공동으로 숙식하는 센터형, 협의체를 구성해 농촌유학을 진행하는 농가결합형, 센터와 농가에서 번갈아가며 생활하는 복합형이 있다. 유학센터는 노동부 산하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으면 개인이나 법인차원에서 운영이 가능하며 매월 돌봄료로 약 69만원이 지원된다. 옴천초등학교는 옴천면의 기관, 지역주민들과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해 유학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82년 고흥 금산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임 교장은 화순도곡초 등에서 근무했으며 지난 2009년 교감으로 승진해 보성율어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 공모교장으로 옴천초등학교에 부임했다. 임 교장이 야심차게 구상하고 있는 '힐링유학센터'가 학생수 감소로 폐교위기에 내몰린 산자수려(山紫水麗)한 전남도내 소규모 학교들을 회생시키는 돌파구가 될수 있을지 지역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