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친구가 낙동강변 자전거도로를 따라 구미보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고생한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늦둥이 아들과 함께 구미보까지 편도 17여km의 길을 갈 때는 잘 갔는데
돌아오는 길에 앞바퀴 바람이 빠진 것을 보고 어찌하나 고민하던 중
숭선대교 부근에서 반갑게도 에어건을 발견하고 뛸 듯이 좋았답니다.
그런데 웬걸, 튜브마개를 열고 바람을 넣으려 하니 공기압이 약하더랍니다.
찬찬히 살펴보니 컴프레서로부터 에어건으로 공기를 불어줄 호스에
구멍이 나 있더라네요.
그래서 아들과 함께 손수건으로 구멍을 막고 공기를 넣어보려는데
잘 안되더랍니다.
마침 지나가던 자전거 여행객이 도와준다고 하면서
튜브의 공기주입구를 풀었는데 그 때문에
그나마 없던 공기가 완전히 빠져버렸답니다.
세 명이 한참을 노력하였지만 끝내 바람 주입에는 실패하였답니다.
포기하고 나서야 공기주입장치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호스는 몇 군데 구멍이 나 있었고 컴프레서는 태양광으로부터 축전된
전력으로 컴프레서를 작동하는 구조였다는군요.
맑은 날이라 하더라도 태양광 발전으로 컴프레서에서 원하는 출력은
얻기 어려울 터인데 흐린 날이었으니 더더욱 힘이 달렸겠지요.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구멍 난 호스에, 태양광 축전을 이용한 컴프레서에 흐린 날에...
어느 것 하나 자전거 바퀴에 공기를 넣을 조건을
충족시켜줄 것은 없었습니다.
친구는 시에서 설치만 하고 정기 정비를 하지 않은 때문이 아니냐고
푸념을 늘어놓았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달랐습니다.
‘친환경’이란 이미지 때문이었겠지만
모터 가동에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은
안이한 생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시에서 정기 순회 점검을 하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마지막 사용자가 호스 구멍 난 것이나 작동 안 되는 것을 확인하였을 때
짜증만 내고 돌아설 것이 아니라 시청 자전거도로 관리부서나 민원실,
인근 주민센터에 신고를 했다면 정비가 되었을 것이고
뒤에 올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 않았겠나 싶었습니다.
시민정신이란 이런 상황에서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여기서 타이어에 바람 넣기를 실패한 이 친구는 결국
뒷바퀴는 끌고 앞바퀴는 들어 어깨에 끼고
산호대교를 지나 신평동까지 갔답니다.
중등 1학년인 아들은 힘들어하는 아버지가 안쓰러웠던지
자기가 좀 메고 가겠다 했다는데 아버지 마음이 어디 그걸 허용하겠습니까?
헉헉거리며 간신히 신평동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져버렸답니다.
거기다가 신평동에서도 자전거포는 결국 찾지 못하였답니다.
그래서 여기저시 둘러본 끝에 가내공업 형태로 일하고 있는 작업장에 가서
에어건을 이용해 바람을 넣으려 했더니
구멍이 맞지 않아 한참을 고생을 하였답니다.
그런데 공장에서 일하던 아저씨가 땀 뻘뻘 흘리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시더니만 가느다란 고무호스를 잘라 도와주러 오셨답니다.
겨우겨우 에어건과 타이어 튜브 주입구를 연결하여 도와주신 끝에
간신히 바람을 넣었다더군요.
너무나 고마워 가지고 있던 돈 전부인 만 원을 건네 드렸더니
몇 번 손사래를 치시다가 마지못해 받으시더라더군요.
친구의 고생했던 모습이 선하게 그려졌습니다.
고마운 분의 따스한 마음도 전해졌습니다.
한 편으론 아쉬운 점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태양광을 이용한 컴프레서 가동 시스템,
내세우긴 좋아도 실효성이 의심되는 장치.
고장 나면 짜증내고 돌아서는, 신고를 외면하는 실종된 시민의식.
하지만 훈훈한 장면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가던 길 멈추고 타이어에 바람 넣는 것을 도와주던 나 홀로 여행객,
늦은 밤 하던 일 멈추고 호스 잘라 도와주신 공장의 어르신.
하지만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그의 아내가 되었건 내가 되었건 왜 전화를 하지 않았냐는 것입니다.
전화를 받았다면 열 일 팽개치고 자전거펌프를 구해
당장 달려갔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일에 쉬는 친구, 일주일 고생한 아내 불러내기 미안해서였겠지만
친구란, 가족이란 그런 생각으로 저어할 대상이 아니지요.
그 답답한 상황에서도 전화하지 않은 것은 배려의 마음이었겠지만
배려의 행동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 진정 친구로 생각했다면 그냥 편하게 전화해 불러냈을 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앞으로는 마음을 좀 더 터놓고 지내 이 작은 벽-배려라는 이름의-을
허물어야겠다 다짐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전적으로 저만의 것이라는 것을
이 친구와 만나 술 한 잔 나누며 얘기를 나누다 알게 되었습니다.
건축, 건설 일을 오래한 친구라 어지간한 일은 직접 해결방법을 찾아가는
뚝심이 있을뿐더러 다양한 해결책이 있는데
굳이 도움을 요청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그 또한 일리가 있다 싶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그는
“구미 와서 20년 넘는 세월 동안 가장 큰 소득은
이선생을 만난 것이다.“는 말로 저를 감동시키더군요.
이 친구는 경상북도환경연수원에서 ‘에코가이드’과정을 배우며 만난 이래
구미문화원의 ‘향토문화해설사’과정,
농업기술센터의 ‘소비자농업교실’ 등 많은 교육과정을 함께 들었고
지금도 향토문화탐방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2년간 자원봉사로 참여한, 이 친구가 주관한 림코앙상블의
재능기부 순회 연주회 덕분에 클래식에 대한 눈을 떴습니다.
이런 친구가 가까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이 친구의 뚝심이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있어서는 안 될, 있을 수 없는 일에 온 국민이 망연자실해 있는 이때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나오는 ‘안전 불감증’, ‘기본의 충실’
을 절대 망각하지 말고 성숙한 시민의식 함양과 기본 갖추기에
노력하여야겠습니다.
비통한 마음을 잠시라도 잊으시라고 눈이 시원해지고 마음이 맑아지는
경산 반곡지 왕버들의 연둣빛 새순과 반영을 찍은 사진을 함께 올립니다.
http://blog.naver.com/bornfreelee/50193031349
희망은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습니다.
다만 당신이 희망을 버릴 뿐입니다.
희망은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모셔온 글)================
희망은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
다만 당신이 희망을 버릴 뿐이지.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권력도 아니고 돈도 아니다.
각자가 생각해 낸 독자적인 비결만이
든든한 삶의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모자란 세 글자에 슬퍼하지 말고
사랑이란 두 글자에 얽매이지 말고
삶이란 한 글자에 충실하다 보면.
우선 가정에서 성공하라.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늘 기억하라.
판단을 내리기 전에 우선 양측의 말을 다 들어라.
다른 사람의 충고를 귀담아 들어라.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을 옹호하라.
성실하되 결단력을 가져라.
능숙하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일 년에 하나 정도 계발하라.
내일의 계획을 오늘 짜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무엇인가를 하라.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라.
유머 감각을 잃지 말라.
몸소 정돈된 생활을 하고 정연하게 일하라.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라.
그 대신 그러한 실수들에 대한 창의력,
건설적 그리고 개선적인
대책의 부재를 두려워하라.
부하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라.
두 번 듣고 한번 말하라.
다음 일을 미리부터 걱정하지 말라.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인간은 나이 먹어감에 따라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지 않으면,
곧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꾸준히
우정을 수선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새뮤얼 존스
희망은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 다만 당신이 희망을 버릴 뿐이지.
이 두 줄은 리처드 브리크너의 '망가진 날들' 중에
나오는 글을 발췌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