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위 틈에 뿌리내린 강인한 생명 -
실낱같은 바위틈에 뿌리내리고,
혹독한 긴 겨울을 외로워서 어떻케
넘겼는가?
얼음녹은 차거운 물 한방울에도,
청초한 모습과 고고한 기개가
자랑스럽다.
내 지켜보리라! 친구되어,
삭막함을 탓하지 않고,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강인한 너의 생명력을.
안 정규
우면산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쌓인 낙엽밑에 봄기분이 꿈틀거리기 시작 했고, 마른 나무가지에도 새잎과 꽃봉오리 가 파릇파릇 움트기시작했다.
겨울 내내 높은 상수리 나무 가지위에서 혼자 푸르름을 뽐내던 저 겨우살이도 조만간 봄기운이 몰고올 녹음에 묻히리라.
계곡에 얼었붙었던 물은 녹기시작했고 부지런한 청설모, 초봄의 보리고개를 넘기려 등산객 먹다 버린 음식 챙기려 정자 주위를 날아다니며 까치와의 먹이 경쟁에 공중 제비질을 한다.
과연, 날다람쥐일세.ㅎ
겨울산은 홀라당 벋고 산세와 길을 보여주어 미사여구없이 산 전체의 진면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 좋았고,녹음이 우거지기 시작하면, 화려한 장식에 눈( 꽃, 인동 초). 코(풀향기, 꽃향기) .귀(봄이 오는 온 갖 소리, 물,새, 바람소리 )가 즐거워서 좋을 것이다.
*청설모는 외래종(外來種)이 아니다.
30년 전쯤, 모 TV 방송사에서 청설모는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종이고, 이 청설모가 다람쥐를 잡아죽이고 숲을 파괴한다는 내용으로 숲에 관한 다큐를 방영한 적이 있다한다.
하지만, 청설모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며, 다람쥐와는 먹이구하는 방법이 달라서
실제로 청설모가 다람쥐를 잡아 죽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다람쥐는 땅에 떨어진 열매를 줍는 반면에, 청설모는 나무 위에 올라가 직접 열매를 떨어뜨려서 먹이를 구한다고 한다.
가을에 산에 가면 떡갈나무 가지가 꺾인 듯이 떨어져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는데, 이건 청설모가 상수리 가지를 이빨로 갉아서 떨어뜨리고 내려와서 까먹는 것이라고 한다.
아뭏튼,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그 다큐 방송이후, 청설모는 토종 다람쥐를 죽이는 외래종이라고, 자랑스럽게 이 선지식 ?이 선무당들 입에 회자되어 왔고, 나도 산에서 몇번 들어 내 머리속에도 아주 나쁜 놈으로 한동안 각인되어 있었다.
방송의 힘이 참으로 무섭다.
청설모(靑鼠毛) 또는 청서 (靑鼠)
※ 鼠- 쥐 서 / 毛-털 모
청서(Red Squirrel)의 이종으로 옛부터 청서(靑鼠) 혹은 날다람쥐라고 부르고, 그 털을 청모(靑毛) 또는 청설모(靑鼠毛)라 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이 동물을 가리키는 말로 청설모가 더 많이 쓰인다.
그래서 2009년 5월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 대사전의 날다람쥐 항목에서 청서란 뜻을 삭제하고, 대신 청설모 항목에 청서의 뜻을 추가하였다.
청설모는 다람쥐보다 크고 등에 회갈색 털이 난 반면, 다람쥐는 갈색 얼룩 무늬가 있다.
다람쥐는 땅 위에서 주로 생활하지만, 청설모는 나무 위에서 주로 생활한다.
그래서 청설모는 주로 나무로 올라가 직접 열매, 견과류를 따먹지만, 다람쥐는 주로 땅에 떨어진 열매, 견과류, 씨앗을 수집하러 다닌다.
또한 생활터전에 걸맞게 청설모는 나무위에 나무가지를 모아 집을 짓고 살지만, 다람쥐는 나무 밑둥에 굴을 파고 산다.
겨울엔 귀에 난 털이 길어져 확실히 구분할 수 있고, 털이 많아서 월동하지 않고 겨울을 나기 위한 먹이를 나무 밑이나 그루터기, 돌 틈, 낙엽 속 등 여러 곳 감추었다가, 겨울이면 숲을 돌아다니며 가을에 떨어진 나무 열매나 숨겨 놓은 먹이를 찾아 먹는다.
다람쥐는 자기굴의 식량창고에 먹이를 모아서 월동한다.
일설에 의하면 다람쥐와는 달리 덜 익은 견과류도 먹을 수 있고 풀도 먹지만, 섬유소는 전혀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묻어둔 견과류가 다 발아한 봄철이 청설모에게는 그야말로 보릿고개라고 한다.
청설모가 다람쥐를 다 잡아먹어서 다람쥐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다람쥐의 생존을 방해하는 요소로는 도토리를 마구잡이로 주워가는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들이나, 등산객을 가장한 전문 채취꾼들의 몫이 크다.
물론, 청설모는 다람쥐보다 조직력이 강한 편이라, 특정한 상황에서 다람쥐 습격하기도
하지만(앞의 서식 환경이 다른 것도, 다르게 보면 청설모한테 밀려난 측면이 있다.), 기를
쓰고 씨를말리다시피 달려들 정도는 아니다. 먹이가 충분할 때는 다람쥐 잡을 힘을 다른 데(새의 알이나 새끼, 나무 속 벌레 등) 쓰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이런 청설모가 다람쥐를 잡아먹는 시기가 있으니, 바로 다람쥐가 동면에서 막깨어나는 시기이다. 초봄은 먹잇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청설모나 다람쥐가 육식을 자주 한다. 겨울잠을 자지 않으며 덩치도 다람쥐보다 크고 강한 청설모에게는, 겨울잠에서 막 깨어나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은 다람쥐는
손쉬운 먹잇감이다. 다람쥐와 마찬가지로 동면이 덜 깬 뱀이나 개구리도 곧잘 잡아먹는다.
이상. 그 동안 청설모에 대해 잘못알고 있던 편견을 변호하고 바로잡고가야 내맘이 편할 것같아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