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화
1.
아침에 일어나니 목소리가 이상하다.
어 나도 코로나 걸린 거 아닌가.
큰일 났네 걸리면 안 되는데...
병원부터 가보라는 신랑한테 과학방역이라는데
안가믄 안될까 하니 어머니도 있고 확실히 알아야 제대로 처방을 할 거 아니냐는 소리에 병원에 가서 PCR 검사를 해놓고 혹시나 엄마도 감염됐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오시지 않고 처방을 받을 수 있는지 검사하는 곳이랑 보건소까지 물어봐도 본인이 오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만 한다.
무슨 법이 나오지 못하는 분은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니
앰뷸런스를 타고 와서라도 확진을 받아야 약이 처방된다는 말에
코로나방침이 그렇다하니 어쩔 수 없지! 체념하는 마음 가운데 화가 났다.
이 상황이 화를 낼 일인가.
코로나가 걸리고 싶어 걸린 것도 아닌데....
그래도...혹시나 엄마가 심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과 오늘부터 내가 밖에 나가지 못하고, 엄마까지 주간보호센터를 가지 못하고
신랑도 엄마도 나도 일주일동안 하루 종일 삼시 세끼 챙겨야한다는 사실에
내가 몹시 부담스러워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지니 그래, 배달도 시켜 먹고, 살만하면
나가서 사다 먹기도 하지~ 지금 처한 이 상황도 진리라면 받아들이는 것이지! 라고 마음을 돌려본다.
** 부담스러워 하느 s나를 보고 나니 원래 맘이 챙겨지면서 대처하는 방법이 나타나지요? **
2.
걱정 한 가득으로 집으로 돌아와
자가키트로 엄마 검사를 했더니 진한 줄과 약한 줄 두 줄이 보인다.
가족 단톡방에 올리고 거제에서는 엄마가 PCR검사를 하기 전엔 처방을 받을 수 없다고 했더니
남동생이 부산에 다니시는 병원에 얘기를 해서 나랑 통화를 하고
엄마상태를 말씀드리니 팍스로비드를 처방해주신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어라~ 걱정하나가 덜어지니 다음 문제를 해결할 힘이 생기네.
이왕 다 확진이라니 가볍게 하고 넘어 갈 수 있기를 그리고 엄마 케어 할 수 있을 정도는 되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고 나선
아직 움직일만해서인지 지금부터 우리 셋이서 휴가라 생각해보자며
신랑한테도 엄마한테도 웃으며 말이 나오네.
** 받아 들이고 나서 원래 맘이 챙겨지니 대처방법이 나로부터 나오는 것이지요. **
3.
화가 치민다.
아침부터 힘이 없는 엄마를 지켜보고 있느라,
아무것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있는 나한테...
또 신랑이 몸살기로 아프다고 환자 대우 받고 싶어 하는 모습에
왜 이렇게 짜증이 올라오는 거지!!
신랑도 코로나 증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인데...
씽크대에 쌓인 그릇들도
집안이 어질러져 있는 것도 눈에 거슬린다는 생각에 식탁위에 있던 그릇과 숟가락을 신랑 들으라는 듯 씽크대에 던져놓고
나도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소파에 앉아 가만히 생각해본다.
‘나도 대우 받고 싶구나, 나도 아프다는 소리 하고 싶은데...
지금은 아무도 들어줄 사람이 없네. 아 우 성질나...’
나도 힘이 드니 좀 쉬고 싶은데, 엄마도 신랑도 나보다
더 힘든 상황이니 어쩔 수 없는 거지라는 생각으로 돌려보니
이런 게 엄마마음 이라는 거구나!
우리엄마였으면 그래도 움직이셨겠지! 라는 생각에 미치니 조용히 일어나 씽크대로 가서 설거지부터 하게 되네!
** 그래요 나는 늘 하는 일이니 내가 챙겨야 하지요.. 또 신랑은 나보다는 집안일에 덜 마음이 가고 나는 늘 하는 일이니 아는 사람의 책임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더군요. **
4.
화장실에서 나오는 신랑을 보며
‘참 타이밍 잘 맞추네~
모든 일이 다 정리가 되니 나오시는 구만.’ 하는 마음속에b 엄마 일어나시면 화장실 가셨다 시간 맞춰 팍스로비드를 복용해야하고
혈당재고, 식전 약 드시게 하고 아침준비까지 할일이 많았는데
같이 코로나로 힘들긴 하지만
나는 4일차이고 신랑은 6일차이니 옆에서 좀 많이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이구나
하고 먼저 알아지니 입밖으로 말을 뱉지는 않았다.
엄마 옆에 앉으며 “어머니 잘 주무셨어요” 라는 신랑이 참 보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이거라도 해주니 감사하다 해야지 감사한줄 모르니 미운 짓으로만 보이는 것이었구나.
나 참~ 내 마음이지만 생각하는 대로 마음이 달리 나오다니...
또 연습해본다 상대에겐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 내 마음이 그러듯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다 그러지요... 그러니 마음을 보고 나면 원래 맘이 챙겨지면서 상대의 간섭이 아니라 내 공부를 하게 되지요. **
5.
새벽3시쯤 눈을 떠서 엄마한테 갔더니 극세사 이불을 덮고 계시던 엄마가 눈을 뜨고 계셨다.
엄마 안 주무셨어? 그럼 일어나서 화장실 한번 갈까?하고 이불을 걷으니
그 속에 원래 덮으시던 이불이 또 있었다.
순간 울 엄마 더웠겠다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몸이 흠뻑 젖어 있었다.
엊저녁 몹시 피곤함이 몰려와 9시경 자리에 누웠는데 잠결에 신랑이 오늘 바람이 차다며 엄마 이불이 얇은 것 같다고 하길래
그럼 꺼내놓은 극세사 이불로 바꿔 드려라고 한 말이 생각이 났다.
아이구 바꿔주랬지 이렇게 덮어 주랬나 몸을 혼자서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덮어주다니 몰라도 어쩜 저렇게 모를까! 가서 똑같이 극세사 이불로 덮어놓고 싶은 마음과 자는 사람 깨워서 이것보라며 엄마가 이렇게 땀을 흘렸지 않냐고 탓을 하고 싶은 생각이 올라왔지만 일단 엄마부터 씻겨야 할 것 같아 얼른 모시고 가서 따뜻한 물로 몸만 씻겨 드렸다.
옷과 이불을 다 바꾸고 다시 눕혀드리니 바로 잠이 드시는 엄마를 보면서 다행이다 하고 돌아서 옷과 이불을 치우면서 든 생각이 엄마가 추울까 봐 따뜻하게 해주려고 했겠지 이렇게 땀을 흘릴 줄은 몰랐겠지 덕분에 땀을 폭 흘리셨으니 쌕쌕거리시던 것도 코로나도 뚝 떨어져 나갔으면 하는 마음만 남아있네. 낼 아침에 신랑한테 화내지 않고 부드럽게 알려줘야지 이렇게 덮고 있으면 누구라도 옷이 젖을 정도로 땀이 날수 있다는 것을.
** 그래요 마음을 챙기고 나면 화를 내기보다는 그 일에 대한 설명을 차분히 할수 있게 되지요.. 지금 자성의 정을 세운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