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운동중 갑자기 쓰러져 사망한 개그맨 김형곤씨가 사망 하루전인 10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온 국민이 웃다가 잠들게 하라’는 글을 남기고 미니홈피에 김씨의 ‘시신기증등록증’ 사진이 오르면서 적잖은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네티즌 이지수씨가 숨진 김씨의 미니홈피에 올린 시신기증 등록증 사진에 따르면 김씨는 1999년 3월 카톨릭대학교 의과대학으로부터 시신기증 등록증을 발급받았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김씨의 갑작스런 죽음을 안타까워하면서 “사회에 이런 분들이 많아지길 빌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김씨는 또 숨지기 하루 전에 ‘형곤생각’이란 코너에 남긴 글에서 “세상에 웃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며 “돈을 벌려고 애쓰는 것도 결국 웃고 살기 위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돈 버는데 신경을 쓴 나머지 웃지 못하고 산다”고 웃음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남겼다. 그는 “드라마 주인공이 암에 걸려‘오늘 죽네,내일 죽네’하는 걸 보며 스테레스 받지 말고 코미디나 시트콤 같은걸 보며 웃는 사람들이 현명하다”며 “친구를 만나도 즐겁게 해주는 엔돌핀이 팍팍 도는 사람을 만나라”고 조언했다.
김씨는 국민들의 웃음을 배려하지 않는 방송사들의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잠자리에 들기 전 강도, 강간, 사기꾼, 양아치, 패륜,불륜, 조폭, 살인 등등의 사건들을 보며 잠이 든다“며 “그러니 우리 국민들의 잠자리는 언제나 뒤숭숭하고 낮에도 끊임없는 사건과 사고, 비리소식에 스트레스가 많은데, 잠자리에서까지 꼭 그런 프로를 방송해 온 국민을 악몽에 시달리게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질책했다.
그는 “시청자를 조금도 배려하지 않고 오로지 시청률에만 의존하는 현 방송의 행태에 정말 분노를 느낀다”며 “‘국민의 편안한 잠자리를 보장하라’,‘악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라’는 피킷을 들고 방송국 앞에서 일인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편안한 잠자리에서 상쾌한 내일이 보장되기 때문에 사람은 모름지기 잠자리가 편해야 한다”며 “보통 우리가 잠드는 시간이 대략 밤 10시부터 12시 사이일 텐데, 그때 TV에서 밝고 즐거운 방송을 해주면 좀 좋은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방송사에 주문했다.“언제나 9시대에 뉴스를 고정편성 하듯이 10시대에는 코미디프로를 고정편성 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온 국민이 웃다가 잠이들게 해야 한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 밤 10시 넘어서는 정치인들 얼굴이 절대 방송에 안나오게 해야 한다. 한밤에 TV에 나온 정치인들 때문에 잠을 설치고, 가위 눌리는 그런 국민들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한편,김씨의 사망 소식이 이날 오후 1시쯤 보도된 이후 미니홈피에는 불과 5시간여만에 13만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방문,김씨의 사망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