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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 邱․慶山 등산코스
1. 다시찾는 근교산(042)-팔공산 동화사~동봉 수도사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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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은 대구의 진산鎭山)이다. 부산사람들이 금정산(801.5m)을 대하듯, 대구 사람들이 마치 마을 뒷산처럼 친근하게 오르내리는 산이다. 하지만 팔공산은 크기를 놓고 보면 금정산과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상봉인 비로봉(군사시설이 있어 정상은 일반인 출입금지)의 높이가 해발 1,192m. 산역(山域)은 122.8㎢에 달하고 능선의 길이가 20㎞에 이르는 거대한 산이라고 대구시의 자료는 밝히고 있다.
빼어난 조망과 웅장한 바위봉우리와 능선들이 「산타는 맛」을 더해주는 팔공산은 부산의 산꾼들에게도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팔공산을 찾을 때 가장 흔한 산행코스로는 동화사에서 오르기 시작해 바위능선길을 타고 동봉(1,155m)을 거쳐 다시 동화사쪽으로 내려서는 원점회귀형이다.
이번 산행길은 이 코스를 살짝 변경해 동봉 정상에서 바로 뒤쪽 안부에 있는 팔공산 석조 약사여래입상(藥師如來立像 대구시유형문화재 20호)을 구경하고 경북 영천시 청통면쪽으로 내려가는 길로 잡았다.
「팔공산 동화사~동봉~수도사계곡 코스」라 이름 붙일 수 있다. 이 경로는 동화사 원점회귀형 코스보다 산행시간이 다소 길어지지만 그만큼 볼거리도 많고 걷는 재미도 있다. 큰 산답게 산길도 뚜렷해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전체 소요시간은 7시간30분~8시간 정도로 하산 뒤 교통편을 감안하면 초입부터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산행경로는 팔공산매표소~사찰및 암자안내 표지판~산길진입~내원암 뒤~조암(鳥岩)~염불봉~동봉~약사여래입상~진불암~팔공폭포(임도시작)~수도사계곡~수도사~영천시 청통면 치산 하산으로 이어진다.
고려시대 것으로 900년 된 나무기둥이 아직 남아있는 진불암의 고즈넉함과 웅장하고 청량한 수도사계곡의 아름다움이 하산길의 고단함을 달래준다.
팔공산은 입장료가 2천원이다. 매표소를 지나 조금만 올라서면 공원내 사찰및 암자표지판 앞에 선다. 「양진암 1.3㎞ 염불암 2.1㎞ 내원암 1.9㎞」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오른쪽으로 10분 거리의 동화사에 들러 거대한 통일대불을 구경하고 와도 좋지만 너무 오래 머무는 것은 곤란하다. 이 표지판 앞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50m 정도 콘크리트포장로를 따라가다 도로를 이탈해 오른쪽 산길로 바꿔탄다. 군데군데 밧줄로 진입이 통제되는 곳이 있지만 이 산길입구는 확실히 개방되어 있다.
이 능선길은 단순한듯 하지만 뜻밖에 여러번 갈림길과 마주친다. 국제신문리본을 잘 살펴가며 올라서야 한다. 20분만에 암자인 내원암 뒤에 도착하고 여기서 다시 1시간20분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첫 봉우리인 조암에 도착한다. 거대한 바위봉우리인 조암은 이 산행의 주능선이 시작되는 지점이며 경치 또한 탁월하다.
지금부터 산행은 「신나는 바위길 행진」이다. 팔공산의 웅장한 규모와 멋진 산세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계속되는 오르막 구간이므로 체력을 잘 안배해야하며 바위가 미끄러울 수도 있는 만큼 조심해 산길을 이어가야 한다. 산행로는 아찔아찔한 바위능선 위로도 나 있고, 동시에 그 옆으로 에돌아가는 길도 있으므로 자신의 산행수준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표지판이 잘 정비되어 있어 길찾기에는 아무 걱정이 없다.
일반인이 갈 수 있는 최고봉인 동봉까지는 넉넉하게 1시간30분 거리다. 조암에서 진행방향 기준으로 왼쪽으로 바위길을 타고 올라서면 된다. 출발 20분 만에 왼쪽 가까이로 암장인 병풍암이 보인다.
동봉에 올라서자 평일인데도 꾸준하게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팔공산이 대구시민들에게 얼마나 친근한 산인지 알수 있다. 정상에는 「파계재 6.2㎞ 서봉 1.1㎞ 갓바위 7.2㎞ 신령재 2.7㎞」라고 적힌 표지판이 있다. 직진해서 나무계단을 밟고 5분만 내려서면 갈림길과 마주친다. 오른쪽으로 틀면 약사여래입상이 있는 헬기장이다. 이 불상은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약사여래입상의 왼쪽으로 난 수풀사이 오솔길이 영천으로 내려가는 하산로다. 길은 또렷하지만 길고 단순해 산중 암자인 진불암에 내려서기까지 조금 지겹다. 내려선 지 40분만에 「동봉 2㎞ 수도사 3㎞」라는 표지판을 지난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크게 꺾이는 오솔길을 따라 돌무더기가 쌓인 계곡에 닿으면 길이 헷갈리기 쉽다. 그 뒤에 서있는 표지판의 방향지시가 엉뚱하기 때문이다. 맞은 편 돌무더기 계곡 건너 왼쪽 위로 길이 이어진다. 이 길로 5분 가량 올라서면 「진불암 250m 수도사 4㎞」라는 표지판과 만난다. 진불암은 팔공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찰로 꼭 들러 「900년」 됐다는 기둥이라도 한 번 만져보고 올 일이다.
진불암을 출발해 또렷한 산길로 35분 내려가면 임도가 시작된다. 장관을 연출하는 팔공폭포(일명 공산폭포)가 있는 곳이다. 임도를 따라 20분만 더 걸어가면 신라말에 창건되었다는 수도사에 닿는다. 팔공폭포부터 수도사 아래까지는 말 그대로 「입이 떡 벌어질」만큼 아름다운 수도사계곡이다. 놀랄만큼 깨끗하고 넓은 계곡유원지다. 대구에서도 아는 사람만 찾는 덜 알려진 명소다. 수도사에서 30분을 더 걸어내려와야 버스가 다니는 영천시 청통군 치산마을 「폭포식당슈퍼」앞에 닿을 수 있다.
《교통편》
동대구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파티마병원 맞은편 동대구전화국앞 버스정류소까지 간다. 걸어서 15분 거리. 동화사행 105번 버스를 타면 된다. 배차간격 35~40분. 1천2백원.
영천방향으로 하산하면 수도사계곡을 따라 마을이 나올 때까지 걸어내려가야 한다. 공산(팔공)폭포가 보이면서 임도가 시작되는 지점을 기준으로 1시간 조금 못 미치는 거리다. 폭포식당슈퍼 앞이 버스정류소다. 영천으로 나가는 버스가 오후 2시, 5시, 5시20분, 7시(막차)에 있다. 1천8백원.
영천~대구간 버스는 10분마다 밤 10시20분까지, 영천~경주간 버스는 27분 간격으로 오후 8시53분까지 다닌다. 각각 2천1백원, 2천5백원.
2. 다시찾는 근교산(216)-팔공산 종주(하) 수태골~동봉~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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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싸움은 뜻밖의 양상으로 전개됐다. 선제공격을 시도한 고려군이 갑자기 난조에 빠지면서 견훤의 후백제군에게 무참히 무너져버린 것이다. 급기야 임금인 왕건의 목숨마저 극히 위태로워졌다. 바로 이때 고려 개국공 신이자 전투사령관 신숭겸(申崇謙)과 맹장 김락은 비장한 결단을 내린다. 왕 건을 변장시켜 피신시킨 뒤 신숭겸이 왕의 옷을 걸쳐입고 어가를 몰아 적진 으로 뛰어든 것이다. 신숭겸이 처참한 최후를 맞고 그의 목이 후백제군의 창끝에 높이 매달리는 동안 왕건은 무사히 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
후삼국 시대의 유명한 싸움인 공산전투에 대한 역사기록이다. 당시 고려 와 후백제가 건곤일척(乾坤一擲)의 대접전을 시작한 장소가 바로 팔공산 동 쪽의 은해사(銀海寺)입구라 한다. 팔공산 종주 마지막 회인 이번 산행로와 관련이 깊은 장소다. 공산전투는 팔공산과 대구 일대에 파군치(破軍峙) 안심 (安心) 반야월(半夜月) 등 많은 지명을 남긴 것으로 민간에 전해진다. 요즘 화사한 옷차림의 등산객을 맞느라 바쁜 팔공산은 그때도 말없이 그 치열했 던 전투의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팔공산에서 가장 높은 곳인 비로봉(1,192.9m)의 가슴팍은 벌써 울긋불긋 단풍의 색감이 돌고 있었다.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이 팔공산 종주를 마무리하기 위해 찾은 산길은 동 화사주차장을 초입으로 수태골~동봉(1,155m)~신령재~팔공약수터~능성 재~인봉~관봉(갓바위 석조여래좌상)을 거쳐 갓바위지구버스정류소 하산으 로 이어진다. 8시간 정도 소요.
팔공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산 전체가 커다란 불교도량같다」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사찰과 불교문화유적이 많다. 그 중 「민중의 정서」와 가장 친숙한 곳인 갓바위에 닿는 것으로 3회에 걸친 팔공산 종주는 마무리 된다.
동화사버스정류소 종점에서 차를 내리면 수태골입구까지 10분 걸어들어간 다. 수태골주차장에서 계곡으로 들어서면 산행이 시작된다. 등산로와 안내판 이 하산지점까지 말끔히 정비되어 있어 마음 편하게 산길을 걷는다.
20분만에 대구지방문화재 33호인 「수릉봉산계표석」 앞을 통과하고 여기 서 10분을 더 가면 표지판을 만난다. 「동봉 2㎞ 스카이라인 800m」다. 동 봉에 올라서기까지는 계속 「동봉방향」을 따르면 된다. 거대한 바위벽인 거연천석(居然泉石)을 지나 주차장을 출발한 지 2시간이 채 못 걸려 동봉 정상에 올라선다. 경치가 좋은 수태골을 따라 올라왔다. 동봉 정상은 주변풍 광이 좋지만 바로 곁 비로봉 정상에 자리한 거대한 군사시설의 위용에 사람 이 압도되어 버릴 듯하다. 비로봉과 서봉의 조망을 살피면 비로소 팔공산이 날개치는 독수리 형상이라는 말이 이해가 간다.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직진해 동봉을 내려서면 울퉁불퉁한 바위능선과 그 곁으로 난 오솔길을 번갈아 걸어야 한다. 바위가 젖어 미끄러울 때나 초심 자가 끼어있다면 바위능선길을 피해야 한다. 국제신문리본이나 일련번호가 매겨진 「정상등산로」라는 표지판을 따라가면 수월하다.
동봉에서 능선을 따라 50분을 걸어내려오면 널따란 숲속 공터에서 갈림길 과 표지판을 만난다. 「갓바위 5.6㎞, 동봉 1.6㎞」라 적혀있다. 여기서 진행 방향 기준 오른쪽 갈림길은 동화사로 하산하는 길이다.
「갓바위」쪽으로 방향을 잡고 다시 능선을 탄다. 산길은 한 순간 멈칫거 림도 없이 고속도로처럼 열린다. 25분 신나게 걷자 「신령재」라는 고개에 닿는다. 신령재라는 글씨는 표지석에 작게 씌어있을 뿐 따로 이정표가 없어 「동봉 2.7㎞, 갓바위 4.5㎞, 동화사 3.5㎞」라는 표지판을 보고 이 곳이 신 령재임을 알아차려야 한다.
신령재를 출발해 20분만에 헬기장을 통과하자마자 「팔공산약수 70m」라 는 안내판과 마주친다. 샘터로 가서 수통을 채우고 계속 산행을 이어가자 25분만에 「정상등산로 27」이라는 안내판 앞에서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길 을 선택한다.
지금까지 완만한 내리막을 걷는 기분으로 오다가 길이 점점 오르막으로 바뀌면서 20분만에 시원스레 조망이 열리고 한쪽에 녹색펜스가 쳐진 고개에 도착하는데 이 곳이 능성재다. 「은해사 5.5㎞, 갓바위 1.8㎞」라는 안내판이 서있다. 공산전투의 최대격전지인 은해사쪽이 지척인 것이다.
능성재에서 제법 가파른 산길을 타고 올라 30분만에 거대한 바위군이 자 리한 인봉(정상표지석이 없음)을 통과하고 다시 20분을 더 가자 드디어 「정상등산로 1번」 안내판이다. 관봉에 도착한 것이다.
이 곳에서 20분이면 선본사를 거쳐 저 유명한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제 431호), 즉 갓바위에 닿는다. 이곳은 해발 800m가 훨씬 넘는 곳이다. 해가 넘어가고 부슬부슬 비가 뿌리는 데도 많은 사람들이 치성을 올리고 있다. 갓바위는 9세기 통일신라시대의 거대불상으로 추정된다. 갓모양의 자연석이 불상 머리 위에 올려져있다. 정성껏 기원하면 한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 다하여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갓바위에서 산 아래 버스주차장까지는 50분 거리의 가파른 계단길이다. 어두워지자 일제히 가로등이 켜졌다.
《교통편》
동대구역에서 파티마병원 맞은편 한국통신까지 걸어가 동화사행 좌석버스를 탄다. 1천2백원. 종점에서 내리면 수태골입구까지 걸어서 10분 거리. 갓바이지구 버스정류소로 하산하면 동대구까지 나가는 버스가 20분 간격 으로 다닌다. 30분 소요. 1천2백원. 갓바위지구에는 촌두부 등 토속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많다. 그 중 담백하고 구수한 맛의 한방편육과 깔끔한 메밀면을 맛볼 수 있는 「천서 리원조메밀면」(053-981-6001)은 추천할만한 곳이다. 독특한 맛과 정성으로 지역언론과 등산전문잡지 등에 여러 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3. 다시찾는 근교산(217)-팔공산 종주 (중) 파계재~파계봉~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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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사는 804년에 창건되었고 조선 영조의 탄생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이 절의 현응스님이 숙종의 부탁을 받고 백일기도를 행한 끝에 잉태된 왕자가 훗날의 영조였던 것이다. 이 절에는 영조의 도포와 친필 편액, 현응스님의 비석과 부도, 고건축물인 원응전 등이 남아있다.
산행은 파계사에서 시작한다. 산행경로는 파계사~파계재~파계봉(991.2m)~서봉(1,041m)~오도재~(팔공산마애약사불좌상)~염불암~동화사 입구로 이어진다. 5시간 30분~6시간 정도면 넉넉히 다녀올 수 있다. 등산로와 표지판이 매우 잘 정비되어 있고, 꾸준한 오르막 구간이기는 하나 오르내림이 심한 곳은 거의 없어 가족 모두가 함께 나서더라도 큰 부담이 없는 산길이다.
잘 닦인 도로와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파계사주차장에 도착하면 파계사까지 30분 걸어올라가야 한다. 팔공산자연공원 지역이어서 입장료 1천원(어른)을 내야한다. 절 입구의 커다란 연못은 어른 팔뚝보다 훨씬 큰 잉어와 자라가 헤엄치고 있어 이채로운 구경거리다.
절 뒷길로 접어들면 「성전암 900m, 파계재 1.2㎞」라는 표지판이 있는 갈림길에 선다. 파계재쪽으로 들어서서 계곡을 타고 오르기 시작하면 35분만에 「약수」라는 페인트 글씨가 적힌 파계재 바로 아래의 석간수 샘터에 닿는다. 퐁퐁 풍부하게 솟는 물이 맑고 시원하다. 이창우 산행대장(부경대OB)은 『20년전 대학산악부 시절에도 팔공산을 찾을 때면 이 샘에서 물을 떴다』고 회고했다. 샘터에서 5분만 올라가면 파계재다.
파계재에는 두개의 표지시설이 있는데 동봉까지의 거리를 「6.2㎞」와 「6.1㎞」로 서로 다르게 써놓았다. 오른쪽 오르막(동봉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이제부터 「계단식 오르막」능선길이 연이어 나타난다. 고도가 서서히 높아진다는 뜻이다. 40분 정도 지나자 첫 헬기장을 만난다. 넓고 손질도 잘 돼 있으며 경치도 훤히 열린다.
헬기장을 지나 잠깐 내리막을 걸은 뒤 길이 다시 솟구치면서 비로소 「팔공산에 왔구나」하는 실감이 밀려온다. 바위절벽과 암릉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취재팀은 비가 와서 미끄러운 암릉구간을 대부분 우회해서 가야했다.
헬기장을 통과한 지 25분 만에 삼거리에서 이정표와 마주친다. 「파계재 2.9㎞, 서봉 2.1㎞」라고 적혀있다. 파계재에서 2.9㎞를 온 셈이다. 10분 뒤에 바위봉우리를 하나 넘어서면서 길이 산사면의 왼쪽으로 제법 내려선다. 이 내리막이 시작되는 지점에 정면으로 그럴듯한 오솔길이 뻗어나가지만 초심자가 낀 팀이라면 왼쪽길로 우회하는 것이 낫다. 국제신문 리본을 참고해야 한다. 20분 만에 다시 바위 능선으로 올라서자 조금 앞에 「서봉 1.3㎞」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능선 위로 난 또렷한 산길을 따라 40분 더 진행하면 안내판을 지나쳐 바위봉우리인 서봉에 도착한다. 능선의 생김생김과 봉우리의 우람한 바위들로 보아 사방 조망이 일망무제로 열릴 것 같았으나 이 날은 운무가 심하게 끼어 한 치앞을 볼 수가 없었다. 안타까운 심정을 뒤로 두고 동봉방향으로 직진하며 산행을 이어간다.
서봉을 내려선지 잠깐만에 「파계재 5.1㎞ 동봉 1.1㎞ 수태골 3.4㎞」라는 이정표 앞을 지난다. 동봉쪽 길을 잡고 20분쯤 나가면 하산길이 갈라져 뻗어내려가는 오도재다. 다시 한번 이정표를 만나는데 「서봉 400m 동봉 700m」라고 적혀있다. 울퉁불퉁한 바위길을 따라 5분 더 내려서자 또 한번 갈림길. 왼쪽의 급경사 길을 올라 서면 「팔공산마애약사불좌상(대구유형문화재 제3호)」에 닿는다. 우아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이 좌불상은 꼭 한번 봐둘만 하다. 팔공산이 「신라 5악(岳)」의 명산이었다는 말이 피부로 느껴지는 유물이다.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직진하면 팔공산의 최고봉인 비로봉 앞을 지나 염불암으로 길이 이어진다. 염불암을 향해 내려선 지 15분 만에 또 한번 이정표를 만나는 장소가 염불재다. 「염불암 200m, 동봉 800m 스카이라인 1.4㎞」라 안내하고 있다. 스카이라인이란 동화사 집단시설지구에서 820m 높이의 봉우리까지 1.2㎞를 왕복하는 곤돌라(일종의 케이블카)를 말한다.
염불재에서 곤돌라를 「무시」하고 30분 바위덩어리들을 밟고 내려오면 염불암에 닿는다. 배추며 상추를 직접 재배하는 텃밭의 푸른 빛깔이 조용한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암자다. 절 마당의 「청석탑」도 인상깊다.
염불암에서 동화사집단시설지구까지는 다시 30분을 걸어내려와야 한다. 집단시설지구에는 토속음식점과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차 있으며 버스정류소도 이곳에 있다.
《교통편》
동대구역 출입문을 나와 곧장 오른쪽으로 꺾으면 육교 위다. 육교를 건너지 말고 정면으로 내려서면 버스정류소가 있다. 여기서 종점이 파계사인 401번 노선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간혹 파계사까지 가지 않는 401번 좌석버스가 있으므로 반드시 기사에게 확인한다. 600원. 40분 거리.
하산길은 염불암을 거쳐 동화사로 내려온다. 여기서 대구시내로 가는 버스가 늦게까지 자주 있다. 하지만 동대구역까지 직행하는 차편은 없으므로 파티마병원 앞에서 하차해 10여분 걸어야만 한다. 1천3백원.
4. 다시찾는 근교산(218)-팔공산 종주 (상) 가산~한티재~파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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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팔공산은 주능선의 길이가 동서 20㎞에 달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서쪽 한티재를 기점으로 동쪽 은해사까지 이정표상의 거리를 합하면 이 정도의 수치가 나온다. 하지만 팔공산 자락의 서쪽 끝인 가산(架山․901.6m)을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동쪽 끝의 갓바위(관봉) 또는 은해사까지 28㎞가 넘는 거리다.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이 잡은 구간은 바로 가산을 기점으로 관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산행로다.
근교산동호인들이 여유있는 당일산행을 즐기며 능선과 계곡, 역사유적을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도록 3회에 걸쳐 구간종주를 실시했으며 그 첫 산행은 「가산~한티재~파계재」코스다. 7시간 소요.
가산은 경북 칠곡군에 속하며 가산산성으로 유명하다. 가산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양대전란을 겪은 조선 조정이 국방을 강화하기 위해 쌓은 전략성이다. 성은 해발 900m에 이르는 높은 산지에 견고하게 조성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내성 외성 중성의 삼중구조를 갖추고 있다. 워낙 힘들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공사였던지라 인조 17년(1640년)에 시작한 축조는 영조 17년(1741년)이 되어서야 완전히 마무리되었다. 장장 100년에 걸친 대역사였던 것이다. 이 가산산성을 향해 첫발을 디디면서 팔공산 종주는 시작된다.
대구북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학명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면 초입인 학명동에 도착한다. 학명에서 조금 더 가면 한국전쟁 당시 「대구사수」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다부동전투」의 현장, 다부동이다.
버스정류소에서 도로를 따라 50m 가량 되짚어 나오면 길가에 「다비암」이라는 이정표가 서있다.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꺾어 마을로 들어선다. 하지만 산행을 위해 찾아가야 하는 절은 다비암이 아닌 계정사다. 10분쯤 가서 첫 갈림길을 만나면 오른쪽 오르막 비포장도로로 올라서지 말고 평평한 왼쪽길로 가야한다. 이 길로 10분 더 들어가면 계정사에 도착한다. 절마당을 가로질러 개울쪽으로 내려서면 반들반들한 오솔길이 산행자를 반긴다.
이 길을 통해 첫 목적지인 가산바위까지 1시간 30분 거리이며 줄곧 경사가 급한 오르막이다. 길 상태는 매우 좋다. 하지만 두어번은 쉬어야 하고 계속 숨을 헐떡거리며 걷는 구간이다.
고생끝에 능선 안부 숲속에 도착하면 지금까지의 모든 피로가 「걸음아 날 살려라」하고 달아나버리는 명소가 기다린다. 오른쪽으로 꺾어 5분만 가면 가산바위의 장관을 만나는 것이다. 부산 태종대의 신선바위를 산 위로 옮겨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든다. 100명은 넉넉히 앉을 넓이에 가산산성과 주변의 산세, 다부동과 유학산을 굽어보는 조망은 아름답다. 가산이라는 이름은 팔공산의 가(곁)에 있다해서 「갓산」이라 불리던 것이 변형되어 정착한 것이라 한다.
가산바위 아래로 내려서면 「용바위 1㎞」라는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가 나온다. 사거리 부근에 장군샘이 있다. 장군샘은 조선시대때 이 성에 주둔하던 장수들이 이용했던 샘이다. 지금은 주변에 풀밭이 너무 무성해 마시기가 조금 꺼려졌지만 뜻밖에 물맛은 괜찮았다. 샘은 사거리의 「경고문」 뒤쪽으로 30m 내려가면 있다.
용바위 쪽으로 방향을 잡고 5분 남짓 걸으면 성문앞에 도착한다. 가산산성의 중문이다. 10분 가량 걸어내려와서 「용바위 20m 유선대 20m 동문 0.7㎞」라는 표지판이 있는 삼거리에 서면 「동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길이 조금 색다르다 싶었는데 다름 아닌 주위로 수풀이 우거진 성벽위를 걷고 있다. 15분 더 가서 성벽을 내려서자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동문으로 가는 오른쪽 길을 버리고 맞은 편 오르막길로 다시 올라붙는다. 5분쯤 후에 다시 성벽에서 오솔길로 내려서면 능선길이 열린다. 길이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으니 국제신문 리본을 잘 참고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능선을 타고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2시간 30분 정도(가산바위 출발 기준 3시간 10분) 산행을 이어가면 한티재에 도착한다. 군위군과 대구를 연결하는 도로가 통과하는 한티재에는 휴게소가 있다.
한티재휴게소 앞 도로를 건너 「공원관리초소」를 통과해 맞은 편 산자락으로 다시 올라선다. 능선을 타고 다시 40분 정도 나아가면 파계재에 도착한다. 주의할 것 한가지는 한티재의 공원관리초소앞 표지판에는 파계재까지 4.2㎞ 거리라고 적혀 있으나 실제로는 2㎞ 조금 넘는 거리일 뿐이라는 점이다. 파계재에는 「파계재」임을 알리는 표지판은 없고 「한티재 2.0㎞ 동봉 6.2㎞」라고 적힌 표지판과 「동봉 6.1㎞」라는 글씨가 새겨진 표지석만 있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파계재를 그냥 지나쳐버릴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고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길을 내려가면 5분 거리에 물맛 좋은 석간수가 한 곳 있다. 여기서 30분쯤 걸어내려가면 파계사에 닿는다. 파계사주차장까지는 다시 20분 거리다.
《교통편》
대구 북부시외버스터미널(북부정류장)로 가서 「학명」행 버스를 타야한다. 이 버스가 오전 9시5분 11시(이상 직행), 오전 6시55 7시40분(이상 완행)에 있다. 오전 9시5분 버스를 놓치면 당일산행에 큰 지장이 생긴다. 대구역에서 북부터미널까지는 택시를 타는 것이 가장 좋다. 2천5백원선. 대구 북부터미널~학명 버스요금 1천3백원. 파계사로 하산하면 교통이 편하다.
5. 다시찾는 근교산(219) -대구 최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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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계재?" 산행초입인 쇠실마을에 도착해 지도를 살피던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윙계' 라는 독특한 지명에 먼저 눈길이 가고 말았다.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온갖 산줄 기와 산골마을을 이잡듯 뒤집고 다닌 취재팀이지만 `윙'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고유지명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2만5천분의 1 지형도에 대구 달성군과 경북 청도군을 가르는 능선상 고개로 나와있는 윙계재 너머에는 `윙계'라는 계곡이 한글로 표시돼 있다. 여기서 `계'라는 글자를 계곡을 뜻하는 한자(溪)로 추정 한다면 이 지명은 순우리말이 아닐수도 있다.
그렇다면 `윙'이라는 글자가 한 자(漢字)라는 말인가. 순우리말과 한자어의 합성어로 된 지명일까. 쇠실마을 사람들은 이 고개를 `잉계재'라고 발음했다
지도가 잘못된걸까. 독특한 지명 에 대한 호기심이 취재팀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이번 주 산행로는 `윙계재-통점령(通店嶺)-740m봉-옥분리'코스. 경북 청도군 각북면 금천리 쇠실마을에서 오르기 시작하고 대구 달성군 가창면 옥분리 담안 마을로 내려온다.
취재팀은 뚜렷한 산이름이 나오지 않는 이번 산행코스가 지 난 여름 소개한 대구 최정산의 산줄기에 속하는 점에 착안해 `대구 최정산 II' 라 이름붙였다.
이번 산행은 우선 말그대로 `경계선산행'이다.
대구 달성과 경북 청도를 나누 는 시도경계 위를 종일토록 걷는 꽤 괜찮은 워킹산행구간이다.
또 이번 구간은 그 독특한 지명만큼이나 다채롭고 흥미롭다.
송이버섯채취꾼들의 움막이 곳곳 에 남아있는 소나무숲, 산불방지를 위해 간벌해 놓은 능선상의 방화선구간, 저 수지를 낀 조망, 목장지대로 개발된 넓은 초원지대, 그리고 후반부능선의 `땀' 을 보장하는 두터운 낙엽구간. 겨울산행답지않게 아기자기한 맛이 깊히 느껴진 다.
급경사구간이나 암릉은 별로 없어 체력소모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
산행경로는 청도 각북면 금천리 쇠실마을회관-윙계재-688.5m봉-590.5m봉-통점 령(최정산목장 초원지대)-(남지장사방면 하산로)-740m봉-566.4m봉-옥분리 담안 마을 하산으로 이어진다.
5시간30분 소요.산행의 초입은 쇠실마을 마을회관앞 으로 잡는다.
쇠실마을은 작고 조용한 농촌마을이다.
마을회관 왼쪽 샛길로 접 어들어 30m쯤 올라가 다시 왼쪽길로 빠진다.
100m쯤 더 걷다 저수지둑과 묘지 의 비석 1기 바로 앞에서 왼쪽으로 산길이 나있다.
오르막숲길이 시작되면서 본격 산행 시작이다.
부드러운 낙엽과 솔잎을 밟으며 30여분 산을 타다보면 어 느새 숲속에서 송이채취꾼들의 움막들이 몇군데 보인다.
잠깐씩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진행방향 기준으로 왼쪽 멀리 비슬산 멋진 위용이 보인다. 약 10분 뒤 에 길은 잠깐 내리막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올라서고 초입출발 40여분이면 능선 상의 철탑 1기를 만난다.
10여분 더 짙은 낙엽길을 올라서자 이번 산행의 주능선과 만나면서 길이 오른 쪽으로 크게 꺾이는 오르막구간이 시작된다.
맞은편에서 능선위로 치올라오는 차가운 칼바람과 맞닥뜨리는 지점이다. 10여분 낙엽을 헤치는 오르막끝에 윙계 재 도착. 오른쪽으로 쇠실마을에서 곧장 올라오는 산길이 보인다. 윙계재를 그대로 통과해 차가운 능선바람과 실랑이를 벌이며 20분 더 올라서자 688.5m봉의 삼각점과 만난다. 정상 아래는 가시나무 덤불이 많아 겨울에는 그 럭저럭 수월해도 여름이라면 고생께나 안길 산길이다. 정면으로 대구 최정산 정상이 보이고 겨울햇살을 받은 조망은 아늑하다. 최정산 왼쪽 높은 봉우리가 청룡산. 이 봉우리를 내려서 철쭉구간을 거쳐 다시 20분 만에 올라서는 곳이 590.5m봉. 이 뒤로는 길이 갑자기 넓어지는 방화선구간이 시작된다. 조망이 열리는 곳에 서 바라보는 청도쪽 촌마을 정경이 한없이 아늑하다.
능선위 방화선구간을 한 참 걷다 다시 약 40분만에 볼록한 낮은 봉우리에 올라서자 길이 더 넓게 트이 면서 너른 초원지대로 나온다.
최정산목장지대로 쇠똥이 풀밭을 온통 뒤덮고 있다. 목장지대이지만 취재팀의 답사구간은 철조망 바깥으로 이어져 산행에는 지장이 없다. 통점령은 이 목장지대의 한가운데에 있다.
풀밭지대 가운데를 가 로질러 통점령을 통과한 뒤 다시 숲이 시작되는 맞은편 능선에 올라서기까지는 약 30분. 여느 산행에서 만날 수 없는 독특한 구간을 지나온 셈이다.
맞은 편 능선에 올라서면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야 한다.
낙엽 서걱거리는 소리 에 숨소리가 묻힐 만큼 깨끗하고 걷기 좋은 낙엽구간이 시작된다.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20여분 능선을 타고 가면 오른쪽 아래 골짜기에 암자가 몇개 눈에 들어 오고 오른쪽 산사면 아래로 이어지는 산길이 보인다.
작지만 오랜 역사를 간직 한 사찰 남지장사로 내려서는 하산길이다.
취재팀은 이 하산길을 무시하고 맞은 편 740m 봉우리로 10여분만에 올라섰다. 바위전망대에서 정면 우미산과 삼성산, 청도방면 화악산과 남산 조망이 쾌청하 다.
이제부터 하산길이다.
길이 단순하고 중간중간 무덤이 길잡이 노릇을 해준다.
국제신문 리본을 잘 확인해가며 약 90분 정도면 막바지의 임도를 통과해 옥분 리로 하산한다.
《교통편》
이번 산행의 초입은 경북 청도군 각북면 금천리 쇠실마을. 대구광역시와 경북 청도군의 경계선에 자리한 외진 마을이다. 그런 탓인지 초입까지 들어가는 교통편이 조금 복잡하다.
청도역 광장 맞은 편의 청도 공용버스터미널에서 우선 풍각까지 들어가야 한다. 5-10분 간격 운행. 900원. 20분 걸림. 풍각에서 다시 금천면 쇠실마을까지 차편을 이용해야 한다.
가장 간편한 방법 은 택시를 이용하는 것. 풍각버스터미널 곁에 택시가 많이 서있다.
쇠실까지 8천원. 5분 거리. 좀 비싼 듯 해도 일행이 분담해서 돈을 내면 부담을 덜 수 있겠다.
버스는 `율정 방지 덕산 각북행' 또는 `이서 경유 대구 완행'편을 탈 수 있다.
이용가능한 시간대는 오전 7시대에 20분 간격 4차례, 8시35분, 9시10분, 10시 10분과 오전 8시17분 9시25분 10시01분등이다. 덕산삼거리(덕산교)에서 하차해 오른쪽 아스팔트 샛길을 따라 지슬마을 입구를 지나쳐 약 20여분 걸으면 금천리 쇠실마을이다.
참고로 이 지역 택시기사들은 `쇠실'이라고 하면 잘 모르고 `금천'이라 해야 알아듣는다.
옥분리로 하산하면 팔조령터널과 연결되는 911호 지방도로와 바로 만난다. 이 곳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땅이다.
도로가 마을구판장앞에서 길을 건너지 말고 버스를 기다리면 팔조령터널을 지나 청도군 풍각까지 다니는 버스가 20분 -1시간 간격으로 있다.
6. 다시찾는 근교산(220)-경산 동학산~상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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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의 근교산은 청빈한 산색(山色)으로 말한다. 여름처럼 탱글탱글 물이 오른 것도 아니고, 가을산처럼 화려함이 깃드는 것도 아니다. 온 산길위에 두텁게 깔린 낙엽과 옷벗은 나무가지, 멀리로 보이는 촌 마을의 전경. 산세의 험함과 순함과는 어느정도 상관없이 초겨울 근교산행은 지나간 한 해를 되돌아보게 하는 `송년산행'을 열어준다.
경북 경산시와 대구 달성군, 청도군 이서면의 경계선을 이루는 동학산(動鶴山.603m)-상원산(674.1m)코스는 이런 초가을의 고즈넉함과 잘 어울리는 근교산 길이다. 취재팀은 산행이 경산에서 시작되는 만큼 편의상 `경산 동학산-상원산 코스'로 이름붙였다.산행경로는 경북 경산시 남천면 대명1리입구 하차-경산대추조합-경흥사-영광농 원-동학산정상-전망대봉우리-상원산정상을 거쳐 대구 달성군 가창면 삼산리 911호 지방도위로 하산한다.
그다지 험하지도 높지도 않은 능선길을 내달리는 산행로다. 주능선이 도로와 멀리 떨어져 있어 새소리와 낙엽 지치는 소리밖에 안들릴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가 인상깊다. 4시간 남짓의 짧은 산행이라 시간도 여유롭다.대명1리입구(대명1리 경흥사 입구를 물으면 주민들이나 버스기사가 친절히 안 내해준다)에 하차하면 초입에 해당하는 경흥사까지 25분 가량 걸어들어가야 한 다.
버스정류소에서 대명교라는 다리를 건너면 `농협하나로마트'앞. 왼쪽으로 꺾어 길따라 7-8분 쭉 걷다 도랑앞에 이르러 다리를 건너지 말고 오른쪽으로 직각으로 꺾어 개울을 따라 산쪽으로 들어선다. `산정식당'이라는 입간판이 가 리키는 방향의 반대쪽이다.경산대추조합 건물을 지나면 계곡안쪽의 식당촌을 통과하는데 첫 콘크리트갈림 길에서 `경흥사 300m'라는 표지를 보고 오른쪽으로 꺾어 절쪽으로 들어서면 10 분 채 안걸려 경흥사다.경흥사는 생각보다 꽤 크고 유서깊은 사찰이다. 신라 태종무열왕 6년(659년) 초창되고 임진왜란때 전소된 것을 후대에 다시 지은 것으로 안내판에 나와있다.
경북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경흥사목조삼존불상이 있다.절입구 계단앞에서 ` 영광농장'이라는 간판을 따라 식당건물을 지나쳐 개울을 건너면 곧장 산길이 시작된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크게 경사가 급하지 않고 넓직하다. 40 분 정도면 묵은 낙엽이 잔뜩 깔려있어 조금은 침침한 분위기의 분지형 안부에 올라선다. 다 쓰러진 폐가가 하나 보인다.억새가 펼쳐진 안부의 첫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트는 것 말고는 쭉 외길을 따라 간다.
늪지사이로 난 갈대밭을 지나치면 반들반들하게 닦인 임도에 올라선다. 계곡길에서 안부로 올라선지 20분 만이다. 앞으로도 2-3차례 임도를 만나게 되 지만 그때마다 임도를 버리고 맞은편 산사면으로 올라붙어야 한다.첫번째 만난 임도를 버리고 맞은 편 숲길로 올라서면 이내 철탑과 묘지 1기를 통과한다. 능선길을 타고 약 10여분을 더 가자 여기부턴 햇볕이 잘 드는 곳이 어선지 낙엽이 한결 뽀송뽀송하고 숲도 좋다.
능선을 따라 30여분 완만한 오르 막능선을 가면 동학산 정상. `춤추는 학'이라는 뜻의 산이름이다. 정상은 나무 로 뒤덮였으나 잎이 모두 떨어져 조망이 열린다. 진행방향기준 10시 방향에 선 의산 11시 방향 용각산, 정면으로 가장 멀리 보이는 희미한 능선이 청도 화악 산과 남산의 자태다.정상에서 직진방향으로 내려서자 길이 경사 급하게 뚝 떨어진다.
15분 정도 내 려서서 다시 15분 정도 올라서면 전망좋은 670m봉. 전망이 한결 또렷해 대구 청도쪽의 산세가 훨씬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 봉우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군 사시설이 있는 봉이 상원산. 상원산은 정상까지 가지 못한다. 20분 정도면 군 사시설앞까지 도달하는데 리본을 잘 살펴 건물의 오른쪽으로 꺾어 능선을 따라 걷는다.
20여분 더 낮아진 능선을 따라가면 갈림길. 왼쪽 샛길은 능선을 피해가는데 이 길을 버리고 직진해서 오르막을 탄다. 이 길로 10분이면 두번째 갈림길이 나서 는데 오른쪽을 잡아 초라한 행색의 묘지를 통과하면 십수기의 묘지가 더 있다. 15분 정도 경사가 다소 급하게 내려서면 물이 마른 계곡으로 떨어지는데 10여 분 더 길따라 가면 삼산리마을 뒤편 농로에 안착한다.
《교통편》
경산역광장앞 큰 도로까지 나가서 왼쪽으로 돌면 `서부 동사무소앞 버스정류소'가 있다. 10분 간격으로 다니는 대명리행 95번 노선버스를 타고 대명1리 경흥사입구에서 하차한다. 15분 소요. 600원. 대구 달성군 가창면 삼산리 삼산마을 911호 지방도로 하산하면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10 여분 걸어가야 버스정류소가 있다.
7. 다시찿는 근교산(222)-경산 성암산~병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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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야'하고 오르기 시작하지만 막상 올라붙어 보면 그리 쉽지만은 않고, 막상 품에 안겨보면 저 혼자 간직하고 있던 독특하고 맑은 속내를 고스란히 내다보여 주는 그런 산들이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 가장자리에 자리잡아 초입은 꽤 친숙하지만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한발짝 내려서면 무인지경의 `풀과 나무 세상'이 열리는 이번 산행도 `속이 꽉 찼다' 할만하다.
경산 땅에서 시작해 성암산(聖岩山.469m)을 타고 병풍산(屛風山.571m)을 거친 뒤 대구시에 속하는 달성군 가창면으로 내려서는 이번 산행은 능선위 초원산행이다. 여름햇볕을 막아주는 짙푸른 숲이 별로 없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싱그럽기 짝이없는 진록색 풀숲길과 경산 시가지, 대구 시가지, 그 일대의 시원시원한 산세를 번갈아 조망으로 내놓는 이 코스는 산꾼들을 위한 근교산 여름메뉴로 손색이 없다.
성암산 정상과 병풍산 사이 몇 개의 봉우리를 거쳐야 하지만 요철이 심하지 않아 체력소모는 그리 크지 않다. 다만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풀숲이 짙어지고 산딸기넝쿨등으로 엉킨 가시나무 통과구간이 몇차례 있어 긴 옷을 입고 나서는 편이 현명하다. 산행 중간쯤 등산로를 약간 벗어난 지점에 식수를 구할 수있는 민가가 한채 있다.산행경로는 경부선 경산역-성암산레포츠공원 입구(음수대)-성암산 정상-441m봉-525m봉(밀양박씨재실 부근)-517m봉-병풍산-581m봉을 거쳐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내박실마을로 하산한다. 산행시간은 5시간30분 정도.
우선 동대구역 바로 아래인 경산역에서 열차를 내려 역광장의 오른쪽끝 골목입구로 들어서 육교를 건너야 한다. 육교를 건너 역 뒤편 동네로 접어들었다면 성암산입구까지는 찾아가기가 매우 쉽다. 시민체육공원인 성암산레포츠공원 입구인데다 사찰인 성암사 입구이기도 해 주민들의 통행이 왕성하기 때문이다. 반듯한 골목을 따라 입구에 도착 하면 산 물을 받는 음수대에서 물통을 채운다.
콘크리트길을 따라 곧장 직진해 올라가면 등산로표지판이 서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 갈림길에 닿기 직전 콘크리트길이 아스팔트도로로 바뀌는 지점에서 길이 나뉜다. 왼쪽 계단길로 가면 시민충혼탑앞을 거쳐 수정사라는 사찰에 들어서는데, 이곳으로 가면 안된다. 아스팔트길을 따라 직진하기만 하면 된다. 등산로표지판 오른쪽으로 뚫린 시원한 등산로는 무시하고 표지판 왼쪽 뒤편 산길로 접어들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이 길은 주능선으로 곧장 올라붙는 쉼없는 오르막구간이다. 처음엔 숲이 짙다가 이내 걷힌다. 40여분 고생하면 바위로 뒤덮힌 주능선에 올라설 수있다. 여름이라 체력소모를 감수해야 하지만 주능선의 조망은 피로를 씻어준다. 바로 아래가 경산시가지, 오른쪽 멀리로는 대구시가지가 한눈에 잡힌다. 정면 가장 뒤쪽 능선은 팔공산자락이다. 대덕산과 우미산 주암산등은 뒤편으로 펼쳐진다. 왼쪽으로 틀어 10분만 올라가면 성암산 정상. 조망을 감상한 뒤 올라선 방향으로 정상의 오른쪽 길을 따라 내려서면서 초원능선이 시작된다. 풀에 덮힌 외길이 또렷하게 산행을 안내한다. 출발 5분만에 능선상 공터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휘는 능선을 탄다. 가야할 길이 훤히 보이는 산행이어서 길찾기 부담은 덜하다.
1시간 정도 조금의 굴곡을 가진 초원길 오르내리락거리며 걷다보면 능선이 약간 꺼진 풀밭에서 갈림길. 산행은 왼쪽 직진길로 이어지는데 오른쪽으로 50여m 정도 내려서면 밀양박씨 재실건물과 오두막이 한채 있어 식수를 보충할 수있다.
왼쪽길로 10분 올라서면 묘지 1기를 지나 525m봉을 거친다. 이 봉에서는 왼쪽으로 휘는 산길을 타야하는데 이내 능선길과 숲속으로 들어서는 오른쪽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숲길은 산행단체의 리본이 매우 많이 붙어있지만 무시하고 직진해 능선길을 계속 간다.
지금부터 능선의 고저차가 비교적 심하고 무성한 가시덩쿨을 돌파 해야하는 구간이 2-3곳. 25분 만에 다시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능선상 갈림길. 병풍산 바로 아래 지점이다. 병풍산 정상은 능선에서 벗어나 있어 갔다가 이 곳까지 되돌아 나와야 한다. 왼쪽 숲길로 들어가 굉장히 묵고 우거진 잡목구간을 뚫고 올라 15분 정도면 정상에 도달한다.
원점으로 회귀한 뒤 25분 곧장 진행방향으로 내려서면 능선상에서 하산길이 열리는 갈림길. 왼쪽길을 잡아 10분 더 가면 능선사거리다. 보도블록이 깔려있는 왼쪽 길을 거쳐 1시간 정도 산길을 내려오면 내박실마을을 지나 상원리로 하산할 수있다.
《교통편》
이번 산행은 올라갈때는 교통편이 간편하다. 하산해서는 교통이 다소 불편하다. 박실마을까지 하산했다면 상원1리마을까지 조금 더 내려와 동네 정류소에서 대구시내버스인 439번 버스를 탈 수 있다. 40분 간격 운행. 이 버스로 동대구역까지 곧장 간 뒤 열차를 이용해 부산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대구시내까지 1시간30분 가량 소요되고 휴일등엔 교통체증도 심해 그다지 권할만 하지 않다.
마을에서 시내버스를 놓쳤다면 30여분 정도만 걸어나가면 대구-청도간 국도까지 나갈 수있다. 팔조령을 거치는 청도행 버스는 약 50분 간격으로 있다. 막차 8시30분. 요금 1천3백원. 이 방법을 택하면 도중에 냉천1리 하천에서 몸을 씻을 수도 있고 1천년된 은행나무 보호수도 볼수있다.
8. 다시찾는 근교산(223) -대구 냉천골~주암산~최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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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7일자 비슬산-삼필봉 6월3일자 청룡산-산성산-앞산 7월15일자 우미산 참조)대구라는 대도시 근처에 있는 만큼 이 일대의 산들은 원시성과 신 선한 맛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곳 산꾼들이 즐겨 찾고, 생활의 `청량제'로 삼는 숲과 능선을 한번 밟아보는 것도 독특한 경험이 될수 있다. 이번 주의 산행은 대구시의 변두리인 가창면 냉천(冷泉)골을 타고 올라 주암산 (舟岩山.846m)을 거쳐 최정산으로 이어진다. 지명에서 일찌감치 알 수 있듯이 냉천골은 맑고 차디 찬 물이 쉴새없이 솟아나는 계곡이다. 비록 크지는 않지만 샘물이 깨끗하고 청량하기 그지없는데다 골짜기 중간쯤에 바위에서 퐁퐁 솟는 석간수 샘이 한곳 있다. 여름산행에 이만하면 큰 선물이다.
주암산 역시 그 이름에서 산을 짐작할 수있다. 생각대로 정상은 육중한 바위로 이뤄져 있다. 옛사람들은 이 바위를 배(舟)의 형상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그러나 이번 산행은 중간지점인 최정산을 지나면서 취재팀에게 심각한 당혹감 을 안겨줬다.최정산 정상은 공군소속 군부대가 들어서 있어 정상등반이 원천 봉쇄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점 이후부터 시작되는 콘크리트길 오른쪽 산 지는 `지뢰제거작업지역'이라는 팻말들과 함께 철조망으로 차단돼 있어 반대편 능선으로 올라붙으려던 취재팀의 산행계획은 무참히 좌절됐다. 이같은 사항들 은 지도에 전혀 기재돼 있지 않아 취재팀이 사전정보로 얻을 수가 없는 상태였 고 산행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취재팀은 콘크리트길을 따라 그대로 산행을 이어갔다.
4Km가 넘는 단조로운 산위의 콘크리트길 하산구간에 대해 근교산애호가들께 심 심한 양해를 구한다.
4시간 정도 소요. 산행의 기점은 대구시 가창면 냉천리 주암산기독교수양관 정 류소로 잡는다. 정류소에서 하차해 산쪽으로 열린 수양관진입로를 따라 20여분 들어가면 산속의 대규모 수양관에 닿는다. 수양관에서 오른쪽 뒤편에 자리한 ` 기도동산'을 지나면 곧장 숲속에서 사거리를 만난다. 여기서 반드시 왼쪽으로 꺾어 물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직진하면 냉천골과 멀어지는 가파른 능선오르 막이므로 주의한다.
냉천을 끼고 오르는 이 구간에는 중간중간 얼음장같은 계곡물을 뜰 수 있는 장 소가 있고 중간쯤에는 주변 바위를 붉게 물들인 석간수샘도 있어 식수를 충분 히 확보할 수 있다. 얼마 오르지 않아도 지대가 높은 편이라 뒤돌아보는 조망 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수양관에서 출발한지 1시간 정도만에 바위로 뒤덮인 주 암산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 꾸준한 오르막이다.
기독교수양관 이용자들의 발길로 길이 뚜렷하고 군데군데 보조난간까지 설치돼 있어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바위를 딛고 오른 정상에서는 올라선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대구시의 전경이 아득하고, 가까이 농촌전경과 정 면으로는 청도 남산과 병풍산 우미산일대 전경이 탄성을 자아낸다.
올라선 방향을 기준으로 한다면 왼쪽 능선숲길을 따라 직진하면 아래로 길이 뚝 떨어지면서 능선이 낮아진다. 울창한 수림 사이 평평한 길을 조금 달리다보 면 온갖 수풀이 우거져 으시시한 기분마저 자아내는 구간에 접어든다. 발밑은 간간히 늪지로 바뀐다. 정상을 내려선지 약 50여분 만에 갑작스럽게 공터가 나 오면서 거대한 철탑과 마주친다. 여기서 10분만 더 진행하면 마치 군사시설처 럼 철조망으로 육중하게 둘러쳐진 시설물앞으로 나온다. 이곳은 한국이동통신 최정산중계소. 중계소의 오른쪽 철책쪽으로 잠시 나서자 이내 콘크리트도로 위 로 올라선다.
길 정면 최정산 정상을 차지하고 앉은 건물들이 바로 공군방공포병학교다. 이 곳부터 콘크리트길이 하산지점까지 쭉 이어진다. 길 오른쪽 구간은 지뢰지역으 로 사람출입이 통제돼 숲이 짙고 휘파람새등 각종 새소리의 메아리가 유난히 크게 울린다. 능선 건너 산세와 한우들이 뛰노는 800m대 고지대의 최정산목장 을 지나 2시간이면 넉넉히 하산을 끝낼 수있다. 아스팔트도로상 주1리와 주2리 갈림길에서 오른쪽 주1리쪽으로 내려서자 길가에 통갓산 장근수라는 샘터가 도 로가에 있어 목을 축일 수 있다. 청도행 버스가 다니는 도로까지는 20여분 정 도 더 내려가야 한다.
《교통편》
동대구역에 내려서는 역전에서 파동-사월동간 439번 시내버스를 타고 냉천리 기독교수양관앞에서 하차하면 기점이다. 이곳까지 버스로 1시간 이상 걸린다는 점에 유의.하산해서는 탕갓산 장근수터를 지나 옥분리 도로가에서 돌아오는 길이 일반적 이다.
9. 다시찾는 근교산(229) -대구 비슬산~삼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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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덕(厚德)한 명산은 정상을 오르는 여러 갈래 길마다 서로 다른 모습을 내보여 주는 법. 주말이면 사람으로 `넘쳐나는' 비슬산에서 다시찾는 근교산팀은 인적 드문 호젓한 숲길로 정상을 밟고 곧장 대구 삼필봉까지 쾌적한 능선위 워킹산행길이 열리는 코스를 답사했다.
이 산행의 경로는 비슬산군립공원 주차장-유가사(伽寺)입구-바위지대-비슬산-880m봉-삼필봉을 거쳐 대구광역시 달서구 도원동 대곡주공아파트 뒤로 하산한다.
6시간30분 정도 소요.달성군 현풍면 시외버스정류소에서 하차해 비슬산군립공원 주차장까지 들어서면 이미 기점에 올라선 셈이다.
주차장 관리사무소에는 현풍에서 비슬산까지 운행하는 주말버스시간표가 비치돼있어 참고할 만하다. 맑은 샘물이 펑펑 솟아나는 급수대에서 물통을 채울 수있다.
넓직한 콘크리트 등산로를 따라 5분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뚫린 샛길이 유가사입구. 유가사는 구슬()과 부처(伽)의 모습이 함께 서린 비슬산 정상 바로 아래 커다란 바위밑에 자리했다하여 이같은 독특한 이름을 갖게 된 절. 신라 흥덕왕 2년(827년)에 창건된 유서깊은 사찰이다.유가사 입구를 그대로 지나쳐 50여m를 걷자 다시 오른쪽으로 좁은 오솔길이 열린다.
콘크리트길을 버리고 이 길을 잡는다. 숲길로 접어들자마자 다시 도로로 올라서는데 이 길은 무시하고 곧장 직진해서 맞은 편 숲속으로 다시 들어서야한다. 여기부터 `이곳이 과연 군립공원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풀이 우거지고 길도 희미한 호젓한 등로다. 자연휴양림을 갖출 정도로 숲이 좋은 비슬산의 산색과 새소리가 정겹다.
5분쯤 뒤에 숲속에서 갈림길을 만나는데 오른쪽으로 틀어야한다. 25분 가량을 더 전진하자 왼쪽 아래 나무 사이로 유가사 부속암자인 도성암으로 들어서는 진입로가 보이고 곧장 양옆으로 넓직한 길이 열리는 지점. 신경쓸 것없이 직진해서 숲길을 오른다.
15분 후부터 본격 오르막이다. 길엔 갈수록 돌과 바위가 많아진다. 오르막 중간에 바위전망대가 한 곳있는데 올라보니 유가사 뒤로 해서 정상을 오르는 비슬산 주등산로와 유가사 도성암, 신라 도성국사가 도를 깨친 도통바위, 자연휴양림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위전망대에서 20여분 능선에 거의 도착했다 싶을때 집채만한 유가바위가 보인다. 이 바위곁을 지나자 곧장 짜릿한 바위구간이다. 바위길이 험하지만 굵은 철사와 바위줄로 된 로프가 곳곳에 마련돼 있어 무리없이 오를 수있다. 이곳만 올라서면 비슬산 정상부인데 취재산행당시 바람이 세차게 불어 스릴만점의 바위산행을 경험할 수있었다.정상 안부에 올라서자 주변은 춤추는 바위들의 군무. 사방을 돌아다니며 조망을 살핀뒤 왼쪽 높은 봉우리로 올라붙자 비슬산 정상이다.
정상 안부의 산불감시초소 정면 비슬산 주등산로서 올라오는 길로 5분 직진하자 갈림길에서 등산로표지판이 서있다. `용연사.앞산방면'이라 적힌 오른쪽 길로 접어들자 이내 조용한 숲사이 한갈래로 난 오솔길로 접어든다. 목적지인 삼필봉까지 대부분 완만한 내리막을 이루고 있어 최적의 워킹산행로를 품고있다.
몇군데 갈림길이 있지만 국제신문 리본을 참조해 진행하면 큰 어려움없이 갈수있다. 2시간 정도 능선위를 트래킹 즐기듯 걷다보면 넓직한 삼거리에서 `부름산악회'가 제작한 약도앞에 선다. 약도를 보고 청룡산 방면으로 방향을 잡고 1시간 30분 정도 산행을 계속하면 능선상 봉우리를 5-10분만에 올라서는데 국제신문 리본을 잘 살펴 왼쪽으로 크게 꺾어야 삼필봉 방향. 30분 가량 뚜렷한 길을 가면 삼필봉을 지나 대곡주공아파트로 하산한다.
《교통편》
현풍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리면 유가사까지 평일 8시30분, 10시35분, 12시40분 등 하루 7회 운행. 막차는 오후 8시40분. 택시로는 유가사(비슬산주차장)까지 8천원.
토^일.공휴일에는 대구 동부터미널과 서부터미널에서 출발해 현풍을 거쳐 비슬산주차장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각각 하루 13회, 14회 있어 편리하다.
하산해서는 대구 달서구 도원동 대곡주공아파트에서 반대편 큰 도로까지 걸어나와 도로를 따라 300여m 오른쪽으로 가면 은행아파트앞에서 대구역으로 가는 616번 노선버스를 탈수있다.
10. 다시찾는 근교산(230) -대구 초례봉-환성산-불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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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대도시인 대구와 경북 경산을 가르고 있는 산줄기인 초례봉(635.7m)~환성산(環城山․811m)구간은 놀라운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아늑한 숲길과 울퉁불퉁한 바위길이 번갈아 나타나며 한 순간도 지루해할 틈을 주지 않았다.
톡톡 튀듯 솟아오른 암봉이 섞인 능선길은 대구의 진산 팔공산과 「영험의 상징」 갓바위를 향해 조망이 시원하게 열린다. 거대한 평원위에 자리잡은 듯한 대구 시가지의 경치도 이채롭다. 대도시 인근의 산답게 등산로가 뚜렷히 열려있으면서도 휴지 조각 하나 찾아보기 힘들 만큼 깨끗한 산길 주변은 부러움마저 자아낸다. 근교산 특유의 울퉁불퉁한 굴곡으로 힘깨나 써야 하건만 하산길에는 유서깊은 고찰 불굴사가 자리잡고 있어 감로수 한 바가지에 모든 산행피로는 씻겨 내려간다.
이번 주 산행로는 「대구 초례봉~환성산~불굴사」코스로 하산길에 만나는 사찰 불굴사는 경북 경산시에 속한다. 산행경로는 대구광역시 동구 매여동 버스정류소를 기점으로 초례봉~헬기장~철탑1기~655m봉~임도가 끝나는 지점의 공터~환성산정상(무선통신시설)~618m봉~불굴사를 거쳐 경산시 화양읍 신한리 하산으로 이어진다. 능선의 오르내림이 잦은 편인데다 산행후반부에 갈림길을 여러 군데 만나 조금 신경이 쓰인다. 약 6시간 소요.
산행초입인 대구시 동구 매여동은 시가지를 연상시키는 행정명칭과는 달리 산자락 시골동네다. 마을 끝 버스종점 표시판에서 개울을 따라 콘크리트길을 조금 올라가 처음 만나는 조그만 다리로 도랑을 건넌다. 몇발짝 안가 길이 오른쪽으로 꺾이는 지점에서 직진방향(왼쪽)으로 작은 오솔길이 갈라진다. 눈앞에 보이는 비닐하우스에 조금 못 미친 지점이다. 주민들이 『잘 오셨다. 이 산 참 좋다』며 환대를 한다.
이 오솔길로 접어들면 곧장 깨끗한 숲속 능선길이 시작된다. 길을 따라 50~60분 가량이면 초례봉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 가까와질수록 아기자기한 암릉구간이 시작하면서 주변의 조망이 확 뚫린다. 참으로 시원하고 깨끗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정상에는 이곳이 상봉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만들어져 있다. 정상의 표지판 너머쪽이 팔공산이다.
초례봉을 통과해 5분이면 헬기장을 지난다. 헬기장을 통과하는 순간 정면으로 물굽이치는 파도처럼 나타나는 능선의 모습이 썩 싱그럽다. 20분 정도 더 나아가면 삼거리를 지나 655m봉에 오른다. 이 봉우리를 내려섰다 맞은 편으로 올라서면서 물결치는 듯한 암봉들을 차례로 통과한다. 약 40여분 정도 길을 따라가다 능선 위에서 방화선처럼 넓게 뚫린 길을 만난다. 이 길을 잠깐 따라나가면 곧 오른쪽으로 샛길을 발견할 수 있다. 방화선길을 버리고 이 샛길로 내려서면 넓직한 공터가 나온다. 오른쪽인 경산시 화양읍에서 올라오는 임도가 끝나는 지점이다. 지도상에는 성령이라는 이름으로 등재된 고개다. 왼쪽으로 연결되는 숲속 하산로는 대구시 동구 광평동으로 연결된다.
양쪽 하산로는 모두 무시하고 정면의 오르막길로 접어들어서 산행을 이어간다. 제법 경사가 급해 숨이 가쁜 이 오르막을 타고 20분이면 능선에 올라서는데 5분 정도 더 들어가면 환성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는 바위 덩어리들이 자리잡고 있어 조망이 사방으로 시원스럽게 열린다. 초례봉에서 보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에 팔공산이 앉아있다.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왼쪽의 병풍같은 봉우리들이 팔공산 산군이다. 철탑이 서있는 쪽이 비로봉, 그 앞쪽이 동봉, 비로봉의 왼쪽이 서봉이다. 정상에는 「접근금지」표지판이 붙은 무선통신관련 시설물이 있다.
이 무선통신시설 앞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선다. 곧 헬기장을 통과한다. 헬기장을 통과한 지 20여 분만에 오르막 한 곳을 지나면 삼거리다. 왼쪽 갈림길로 가면 능성고개쪽으로 연결되는데 여기서 반드시 오른쪽 길을 잡아야 한다. 이번 산행에서 중요한 갈림길이다.
이 쯤 오자 그간 심심찮게 소음을 내던 인근 공항의 비행기 소리도 잦아든다. 여기부터는 간간히 나오는 갈림길들을 무시하고 시원하게 열린 능선길을 거침없이 걸어가면 이어지는 산길이 열린다. 약 45분 「달리다」보면 막바지라 조금 힘겹게 느껴지는 오르막을 치고 올라 618m봉을 통과한다. 취재팀이 국제신문리본 2개로 표시해놓은 직진 방향의 출구를 통해 이 봉우리를 내려서면 한동안 숲이 우거진 산길을 타고 간다. 15분 만에 숲속에서 양쪽으로 소로가 열린 낮은 지점에 도착한다. 여기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10분 채 안 걸려 넓직한 길로 내려서는데 민가 한 채를 거쳐 불굴사로 곧장 들어설 수 있다. 불굴사에는 갓바위약사여래불과 같은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약사여래부처가 모셔져 있고 신라시대 김유신장군과 원효대사의 전설이 깃든 거대한 바위암자와 「아동제일약수(我東第一藥水)」등 볼거리와 유적이 꽤 많다. 불굴사에서 큰길을 따라 25분 정도 내려오면 도로에 내려선다.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5분 정도 더 가면 버스정류소가 있는 「두리슈퍼」앞이다.
《교통편》
지하철 동대구역까지 걸어간다. 「안심」방면 전철을 타고 「율하」역에서 내린다. 율하역앞 버스정류소에서 「매여동」행 11-6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된다. 이 버스는 오전 6시55분 8시45분 10시35분께 온다. 지하철 동대구역에서 율하역까지 15분 정도 걸린다. 율하역앞에서 택시를 타면 4천원 정도 나온다. 주민들은 『매여동은 촌마을이라 왕복요금을 달라할 것』이라 말했지만 취재팀이 이용한 택시의 기사는 전혀 그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
지하철 안심역까지 곧장 가서 왼쪽 출구로 나와 아무 버스나 타고 「반야월저탄장」에 하차한 뒤 「서울전자레저만물상」앞에서 매여동행 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다(취재팀이 이용한 교통편임). 여기서는 오전 7시5분 8시55분 10시45분에 버스가 온다. 택시비는 3천원 안쪽.
불굴사를 거쳐 하산해 경산시 신한리새마을회관앞을 지나 「두리슈퍼」까지 나오면 버스정류소다. 여기서 우선 경산시 하양까지 들어가는 버스를 탄다. 오후 1시40분 2시35분 3시30분 4시 5시10분 6시10분 6시50분 7시55분(막차). 하양정류소에서 내려 축협건물 맞은편 버스정류소에서 818번 노선버스를 타면 동대구역까지 곧장 간다.
11.다시찾는 근교산(231)-대구현풍 성말댕이~비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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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비슬산 비슬산….
비슬산(琵瑟山․1083.6m)으로 들어가는 등산동호인들의 발걸음이 아직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3일 비슬산 정상 일대의 광활한 진달래꽃 평전에선 대구 달성군이 주최한 「참꽃축제」가 열렸다. 이 축제가 끝나고 나면 비슬산 가는 길은 조금은 한산해질 것으로 보였다.
이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이번 주말 부산지역 단위산악회들의 행선지를 보면 비슬산의 절정은 오히려 이번 주라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 무르익은 봄철만 되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비슬산 현상」은 다름 아닌 진달래 때문이다. 해발 1천m 고지의 넓디넓은 평원을 「요원의 불길처럼」 가득 메우는 진달래 군락은 산꾼의 가슴에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현풍 성말댕이(592.7m)~비슬산 종주코스」는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에게 비슬산을 찾아가는 전혀 새로운 길을 「발굴」해냈다는 기쁨을 줬다. 그 뿐 아니다. 최종 목표인 비슬산 정상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전체 산행구간 자체가 봄꽃, 조망, 잡목구간을 통과하는 스릴 등의 즐거움이 가득한 「인기예감」코스였다.
해발 500~700m 구간에서는 답사산행 당시 탐스러운 진달래가 많이 피어있었지만 지금쯤은 꽃이 대부분 져 「진달래무덤」으로 변해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시덤불과 엉킨 잡목구간이 만만찮은 점에 유의하고 정상까지 줄곧 오르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특히 식수를 충분히 챙겨가야 한다.
산행구간은 대구 달성군 현풍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도보 출발~현풍교~현풍초등교앞 통과~쌍계리 동부마을회관앞(산행초입)~팔장승릉고분군~성말댕이~(억새․진달래군락지)~임도~768.1m봉~비슬산정상~경북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 하산으로 이어진다. 6시간30분~7시간 소요.
초입까지 제법 먼 길을 걸어가야 하므로 유의한다. 현풍시외버스터미널을 나와 도로에 나섰다면 오른쪽으로 꺾어 도로를 따라 계속 걷는다. 읍내를 가로지르는 하천을 만나면서 「현풍교」다리가 나온다. 왼쪽(대구 현풍초등학교 방향)으로 다시 꺾어 하천을 따라 「쌍리교」라는 다리에 닿을 때까지 가야한다. 길 왼쪽에 「영남태권도체육관」이 보이면 그 반대편의 「현풍농협동부지소」가 있는 골목길로 들어선다. 농촌풍경이 펼쳐지면서 중간쯤에 「비슬산군립공원 유가사 소재사 6㎞」라는 도로표지판이 보이지만 무시하고 직진해야 한다. 쌍계리 동부마을 입구의 「쌍계교」를 건너 계속 직진해 동부마을회관앞에 다다르면 산길로 올라붙는 초입이다. 약 30분 거리다. 마을로 들어섰을 때 「쌍계참기름」집앞 갈림길에서는 오른쪽, 「쌍계2리 표지석」앞 갈림길에서는 직진이다. 마을끝 정자나무 직전의 녹색 「유가사」표지판은 무시하고 폭좁은 콘크리트 수로시설위를 건너 곧장 산자락으로 올라서면 된다.
산 아래의 무덤 몇기를 통과해 꽤나 짙은 잡목구간을 뚫고 올라선지 40여분 만에 숲이 걷히면서 난데없은 철조망을 만나는데 사람이 지나다녀 낮아진 쪽을 택해 넘어선다. 여기서 4기의 거대한 봉분을 통과한다. 지도에 팔장승릉이라고 나와있는 고분군이다. 맞은 편에 사람이 지나다닌 흔적이 뚜렷한 낮은 철조망을 다시 넘어 한몸 겨우 빠져나갈만큼 빽빽한 대숲구간을 유격훈련하듯 지나간다. 여기서는 국제신문리본을 유심히 살펴야한다.
대숲구간을 겨우 통과하면 몇군데 바위전망대를 잇달아 통과하면서 유쾌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취재팀이 이 지점부터 능선을 완전히 덮은 진달래구간을 만났다. 불타는 진달래 천국이었다.
팔장승릉을 지나온 지 55분 뒤에 삼각점이 있는 성말댕이 정상을 밟는다. 해발 592.7m. 앞으로 해발 1,083.7m의 비슬산 정상까지 계속 오르막이다. 성말댕이를 내려서 20분이면 억새와 진달래나무가 함께 자라는 평평한 구간을 지난다. 잡목이 발을 잡는 구간을 내려섰다 올라서기를 반복하면서 1시간 넘게 산행을 이어가다 임도에 내려서는데 정면의 절개지쪽으로 바로 올라붙어 능선을 타야한다.
25분 정도를 힘겹게 올라서면서 헬기장이 조성된 768.1m봉을 지나치고 거친 잡목속을 10분만 내려서면 평평한 고개에 내려서 한숨 돌릴 수 있다. 이 지점은 마지막 휴식구간이라 할만하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경사가 급한 비슬산 정상의 코앞이기 때문이다.
산사면에 달라붙듯 25분 가파른 구간을 지나치려는 순간 경사가 잠깐 평평하게 바뀌는 구간에서 만나는 사거리 갈림길을 잘 포착해야 한다. 지나쳐서 직진하면 「대책없는」 잡목구간 오르막을 무작정 힘겹게 올라가야하기 때문이다. 사거리에서 국제신문리본을 잘 확인하고 왼쪽으로 빠져 20분이면 지능선으로 잠시 빠졌다가 오른쪽으로 꺾어 15분 정도면 주능선에 올라선다. 이 구간은 잡목사이를 기어가듯 올라야 할 정도로 잡목이 무성하다. 주능선에 올라서 10분이면 정상으로 뚫린 삼거리를 통과해 비슬산 정상에 설 수 있다.
취재팀은 하산길을 경북 청도군쪽으로 잡았다. 정상에서 직진해서 헬기장을 통과하면 돌탑앞에 선다. 여기서 가장 왼쪽길로 내려서면 「번듯한」 등산로를 통해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로 하산할 수 있다. 내려서다 「알프스산장」이 보이면 산장앞을 통과해 「은하수식당」앞길로 내려서야 한다. 정상에서 40여분 내려서면 도로가의 「을목가든」앞에 닿는다.
《교통편》
산행은 대구시 달성군 현풍에서 시작한다. 현풍은 고령과 거창으로 가는 버스가 통과하는 곳이다.
하산지점인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는 대구와 청도로 통하는 도로가 관통하는 마을이지만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마을이어서 대중교통은 불편하다. 우선 풍각까지 나가야 하는데 하루 3회 운행하는 버스의 막차가 오후 5시40분에 있다. 도로가의 을목가든 등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는데 요금은 8천~9천원선이다.
12. 다시찾는 근교산 <262> 대구 달성 뒷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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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반가워라 , 억새야 ! 험난한 산길을 헤치고 안평전에 올라서니 탁 트인 조망 사이로 억새가 지천이다 . 지쳐 있던 취재팀의 얼굴에도 그제서야 미소가 번진다]
강태공이 거친 파도와 싸우기를 바라 듯, 때때로 산꾼도 거친 산과 만나고 싶어한다. 어느 정도 산을 타본 사람이라면 이같은 욕구가 더해진다. 악산은 오르기는 힘드나 일단 오른 뒤에는 잊지 못할 짜릿함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이번주 산행은 경남과 대구를 가르는 도경계로 떠난다. 비슬산 줄기가 남쪽으로 내려딛다 곧추세운 산. 대구 달성의 뒷매산이다.
산행구간은 경남 창녕군 성산면 대산리 대산마을~윤씨묘~폐헬기장(434M)~헬기장~713M봉~뒷매산(748.3M)~729M 봉~능선삼거리~움막~임도~대구시 달성군 유가면 본말리 계백마을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6시간 안팎.
창녕 군내버스정류장에서 안심행 버스를 타고가다 대산마을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리면 대산마을 표지석이 있다. 표지석과 성곡새마을문고 사이에 샛길이 있다. 기와집을 둘러 싼 토담을 따라 삽짝길로 100여M 들어가면 길 끝머리에서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는 현대식 독립가옥이 한 채 들어서 있다. 텃밭이 있는 왼쪽 오르막을 잘 살펴보자. 대나무숲 사이로 산길이 열려있다.
잡목 사이로 200여M 올라간다. 몇 기의 무덤을 지난 뒤 잘 정리된 파평 윤씨묘를 만난다. 그대로 지나 맞은 편 숲 속으로 들어간다. 솔가리가 많은 부드러운 산길로 10여M만 가면 삼거리를 만날 수 있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경사가 둔한 오르막 길이 이어진다. 100여M 오른 뒤 무덤 앞에서 왼쪽 오르막으로 꺾는다. 10여분 삭정이를 헤치고 오르면 가지능선을 찾을 수 있다. 너덜구간을 끼고 20여분 더 오르면 비로소 깨끗한 능선길이다.
능선에서 가야할 길은 왼쪽 오르막이다. 울퉁불퉁 바윗길을 지나면 20여분 뒤 폐헬기장을 발견할 수 있다.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 헬기장을 가로지르기 힘들다. 따라서 헬기장 아래의 원형 석축을 따라 돌도록 한다. 반바퀴쯤 돌면 오르막 산길이 보인다. 이를 치고 오르면 잠시 전망이 틔는 자리에 오른다. 길은 다시 숲으로 파고 든다. 40여분 꾸준히 거친 길을 따라 걸으니 헬기장이다. 하늘이 열리면서 멀리 관기봉 비둘산 수봉산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다음 산길은 왼쪽이다. 잡목을 뚫고 능선이 오르락내리락 이어진다. 이 구간은 특히 유의해야 한다. 거친 떨기나무와 철쭉, 소나무가 우거져 경험 많은 산꾼이라도 길찾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1시간 가량 잡목과의 싸움을 하면 안부에 닿는다. 솔가지를 잘 헤쳐 오른쪽 오르막으로 걸음을 옮겨야 한다. 비탈길에서 40분 가량 더 삭정이와 실랑이를 벌인다.
악몽같은 산길 구간을 올라서니 마침내 시야가 트이는 평원이다. 억새가 초가을 바람에 살랑이고 있다. 이곳이 713M봉으로 경상남도와 대구시가 맞닿는 지점이다. 713M봉으로 부터 정상을 지나 729M봉까지 억새밭이 펼쳐진다. 아랫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안평전으로 불렀다.
능선을 따라 억새밭을 벗어나면 우뚝 솟은 두 개의 봉우리와 만난다. 뒷매산 정상이다. 멧부리에 올라서니 비둘산 비슬산 관기봉 등 대구 남부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을 지나면 다시 수풀천지다. 그러나 멀리 바위봉우리와 억새로 뒤덮인 729M봉이 보이므로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달창저수지의 조망을 즐기며 729M봉을 넘는다.
이제 가장 중요한 구간이다. 탈출로를 찾아야 한다. 앞뒤 분간할 수 없는 수풀 속에서 길 흔적을 조심스레 찾아보자. 30여분 뒤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는 가지능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탈출로만 찾으면 하산은 일사천리다. 수풀은 사라지고 아름드리 홍송 사이로 너른 길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이를 따라 10여 분 내려오면 송이채취꾼의 움막이 눈에 띈다.
마지막으로 주의할 구간이 있다. 움막을 지나면 하산길이 왼쪽 비탈의 급한 내리막으로 빠져나간다. 떨어지듯 내려오면 길은 다시 오른쪽으로 슬그머니 틀어나간다. 이같은 급경사 구간만 빠져 나오면 다시 순한 산길이다. 탈출로로부터 50여분 내달으면 임도를 만난다.
▶ 떠나기 전에
이번 산행은 오지로 파고 든 개척산행이다. 그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먼저 산 이름이 정확하지 않았다.
국립지리원 지도에는 산명이 아예 없었고, 마을마다 사람마다 부르는 이름도 달랐다. 결국 취재팀은 창녕군 성산면 후천리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뒷매산으로 이 산을 부르기로 했다.
사람의 발길이 끊어졌던 산인만큼 산행구간이 거칠다. 잡목이 많고 수풀이 우거져 길을 잃기 십상이다. 따라서 산길에 대한 눈썰미가 있어야하고 근교산 리본을 세심하게 찾아야 한다. 거친 능선인 만큼 근교산 마니아들에게만 산행을 권한다. 산행 전에는 반드시 긴 팔 윗옷, 긴 바지를 입어야 하며 식수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산길은 거칠지만 그만큼 순수하고 깨끗하다. 하산할 즈음이면 여느 산에서는 느끼지 못한 청량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교통편
창녕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0M떨어진 군내버스정류장으로 간 뒤 안심행 버스를 탄다. 대산에서 하차. 버스는 오전 10시 20분, 한 대만 있다. 요금 1천4백원.
산을 내려오면 유가면 본말리 계백마을이다. 약 2시간마다 1대꼴로 현풍행 버스가 지나간다. 막차는 밤 9시께.
버스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저수지를 따라 오른쪽으로 40분 가량 걸어나가야 한다. 한정교까지 걸어나가면 오후 8시 30분께까지 약 40분 간격으로 지나가는 현풍행 버스를 탈 수 있다. 맥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곳으로는 두꺼비낚시 달창점(053-616-6707)이 있다. 계백마을에서 택시를 이용해도 좋다. 현풍개인택시 053-611-0404. 요금은 약 8천원.
13. 다시찾는 근교산 <283> 백자~삼성~학일산 종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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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은 그리 높지도 험하지도 않은 산줄기를 따라 번져간다. 경북 경산과 청도를 끈끈히 이어주는 백자산~삼성산~학일산 연봉에도 봄은 성큼 다가왔다.
이번 주는 그 첫번째 구간으로 경산의 백자산~삼성산을 잇는다. 예로부터 잣나무가 많았다던 백자산, 설총 원효 일연이 태어난 삼성산은 능선으로 어깨를 잇대며 경산벌판을 포근하게 감싼다.
산행코스는 경산2차 윤성타운~삼보사~백자산 등산로입구~체육공원~헬기장~백자산정상(栢紫山․486m)~도로~임도~삼거리(1)~삼성산(三聖山․554.2m)~삼거리(2)~상대온천으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5시간 정도. 부엽토를 밟고 걷는 폭신한 흙길에다 하산길에는 따뜻한 온천이 있어 가벼운 봄 산행지로 손꼽을 만하다.
경산역에서 95번 버스를 타고가다 대신대학교 앞 경산 2차윤성타운에서 내린다. 복지유통 앞 삼거리에서 직진해 시멘트길로 접어든다. 백천1동 표지석을 지나자 삼보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 10여분 걸으면 삼보사다. 서서히 인가가 드물어진다. 길 끝까지 올라가면 백자산 산행안내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이 들머리. 약수터에서 약수를 채운 뒤 산행을 시작한다.
개울을 건너면 산길이 시작된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계단길을 택한다. 능선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다. 왼쪽 길을 택하면 계곡을 통해 정상으로 올라간다. 15분 정도 올라가면 천룡수 표지석이 서 있는 약수터를 만난다. 그러나 지금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계속해서 능선을 올라탄다. 좌우로 갈래길이 있지만 모두 아래에서 올라오는 길들이다. 20분이면 주능선에 닿는다. 지금부터 꿈결 같은 능선이 이어진다. 행여 발걸음을 거칠게 내딛으면 생채기가 날 것만 같은 부드러운 흙길이다. 갈래길이 나오더라도 정상으로 가는 오르막 능선만 타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체육공원을 지나면 오거리다. 유일한 오르막길인 왼쪽 길을 택해 10분정도 오르면 헬기장에 닿는다. 백자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두 개의 정상석이 산꾼을 기다린다. 최근 세운 정상석에는 현성산의 맥을 이어받은 백자산은 과거 잣나무가 많이 있어 백짐산 혹은 백자산이라 불렀다고 그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정상을 지나 다시 능선을 잇는다. 정상에서 50m 가량 내려오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는다. 길 좋은 능선이 이어진다. 경사가 거의 없어 높낮이마저 느끼기 힘들 정도다. 1시간 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이곳은 중요지점. 능선이 오른쪽으로 휘어가고 있다. 발걸음도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만약 그대로 직진하면 봉우리 아래로 곧장 떨어져 산행이 끝난다.
15분 가량 칼 같은 능선길이 이어진다. 아쉽게도 도로가 능선을 끊었다. 일단 능선에서 내려와 길을 건넌 뒤 맞은편 능선으로 다시 올라붙는다. 차량통행을 제한하는 차단기의 왼쪽 오르막으로 능선길이 열려 있다.
길은 다시 유유히 흘러간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에 산불이 났는지 검게 그을린 고사목과 덩굴들이 길을 흐트려 놓고 있다. 내리막으로 내려닿으니 임도. 그대로 맞은편 산길로 파고든다. 능선은 산허리를 구불구불 휘젓는 임도를 곁에 두고 아슬아슬하게 이어진다.
10분 뒤 상대온천 내려가는 길이라 적힌 푯말이 보이는 삼거리에 닿는다. 이 언저리에는 산악회의 리본도 많이 붙어 있다. 그대로 능선을 따라 오르막길을 따른다. 많은 발걸음이 지나갔음인지 산길은 닳아 반질반질하다. 20분이면 정상에 오른다. 백자산에서 보았던 정상석과 비슷한 형태의 정상석이 서 있다.
삼성산 정상은 헬기장으로 닦여 있다. 거침 없이 탁 트인 풍광은 산꾼의 가슴을 시원스레 쓸어내린다. 경산벌 너머로는 대구로 내닫는 팔공산의 기세가 힘차다.
정상을 지나 50여m만 가면 삼거리다. 삼각점이 있는 이곳에서 하산을 결정한다. 왼쪽 내리막길로 떨어지면 상대온천으로 갈 수 있다. 오른쪽은 학일산으로 능선이 이어진다.
내리막길은 쉽다. 처음엔 다소 경사가 있지만 아래로 갈수록 완만해진다. 별다른 갈래길도 없다. 봄의 여유를 만끽하며 여유있게 내려와 보자. 50분이면 충분하다. 숲에서 빠져 나오면 350년 된 느티나무가 눈길을 끈다. 느티나무를 지나면 바로 상대온천이다.
------교통편
이번 산행은 기차와 버스를 번갈아 가면서 이용해야 한다.
경산역 광장에서 나와 왼쪽으로 돌면 서부동사무소가 있다. 동사무소 앞에서 95번 시내버스를 탄다. 백천동 대신대학교 앞 경산2차 윤성타운 앞 에서 하차. 700원.
하산하면 상대온천이다. 상대온천에서 오후 4시10분 5시15분 6시10분 7시15분 7시55분에 떠나는 시내버스가 있다.
상대온천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맥반석 온천이다. 지하 맥반석 암반지층에서 뿜어나온 온천수는 온천이 많은 청도․경산 지역에서도 물 좋기로 소문나 있다. 지난 1982년 개발됐으며 피부미용 효과가 탁월하다. 남자 4천5백원. 여자 4천2백원.
10인 이상일 경우 상대온천에 다시찾는 근교산 지면 혹은 인터넷 기사를 제시하면 1인 3천7백원으로 입욕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053-815-8001
------떠나기 전에
삼성산은 경산의 진산이다. 경산은 흔히 삼성현의 고장으로 불린다.
삼성산은 세 성인, 즉 원효 설총 일연이 태어난 산이라는 뜻이다. 삼성산 기슭에는 성지곡 성재지 성잠사 등 성인 성(聖)자를 머금은 지명이 일부 남아 있다. 정상 언저리에는 원효가 창건했다는 성지암이 있었으나 현재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단지 기왓장만 일부 출토됐다.
경산시는 새 천년을 맞아 백자산과 삼성산 정상에 새로운 정상석을 세우며, 주요 등산로로 개발하고 있다.
14. 다시찾는 근교산 <284> 백자~삼성~학일산 종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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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야트막한 산이라도 제 홀로 솟는 법은 없다. 산은 능선으로 갈라지고, 능선은 다시 모여 산을 빚는다. 물길을 피하고, 벌판을 에두른 산무리는 맥을 이룬다. 맥은 한 줄기로 모여들면서 국토의 척추, 백두대간을 곧추세운다. 1대간 9정맥을 국토의 동맥과 정맥으로 보자면, 근교산은 실핏줄이 되는 셈이다.
경북 경산에서 첫발 뗀 산행이 청도에 닿았다. 청도는 명실상부한 산의 고장. 인접한 6개의 시군에 걸친 첩첩한 산줄기가 실핏줄처럼 이어간다. 선의산~용각산, 남산~화악산, 억산~운문산, 옹강산~문복산, 운문산~가지산 등 얼른 떠오르는 능선 산행길만 대여섯개가 넘는다. 여기에 백자산에서 삼성산을 거쳐 학일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종주코스 하나를 덧붙여 보자.
백자산~삼성산~학일산 종주 두번째 구간이다. 이번 산행코스는 경산시 남천면 상대리 상대온천~상대저수지~차량차단기~삼거리(1)․중방재~삼성산(548.3m)~삼거리(2)~조곡재(임도)~534m봉~임도~쌍철탑~486m봉~산불지역~목고개~청도군 매전면 금천리 마당마을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4시간30분 가량.
서부동사무소 앞에서 99버스를 타고 가다 종점인 상대온천에서 내린다. 상대온천을 지나 상대리회관 쪽으로 걸어간다. 상대저수지를 바라보며 임도로 접어든다. 주변은 몽우리를 틔우기 시작하는 복숭아나무가 지천이다. 저수지를 지나면 쓰레기소각장 앞 삼거리다.
왼쪽으로 꺾어 30여m를 가자 차량통행을 막는 차단기가 보인다. 차단기를 통과하지 말고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모퉁이를 돌면 오솔길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이 들머리다.
많은 사람이 밟았는지 반질반질한 오르막길이다. 굽이굽이 올라 30분이면 중방재에 닿는다. 중방재는 삼거리다. 왼쪽은 삼성산 정상으로 가는 길, 오른쪽은 백자산으로 간다. 왼쪽으로 꺾어 숲속 오르막길을 따른다. 헬기장이 들어선 삼성산 멧부리까지 20분이면 충분하다.
정상을 지나간다. 곧 첫 구간의 하산지점이었던 삼거리(2)에 다다른다. 이곳은 삼각점이 있는 556m봉이다. 갈 길은 학일산 쪽인 오른쪽이다. 왼쪽은 상대온천으로 되돌아간다.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길도 부드러운 솔가리길이다. 20분 가량 등성이를 따라 내려가면 임도가 능선을 끊는다. 이곳이 조곡재. 곧장 능선을 타고 오른다. 하지만 15분 정도면 다시 임도로 내려 닿는다. 능선 바로 아래 부분을 따라 산판도로가 개설되고 있다. 임도 중 일부는 능선까지 파고들고 있다.
비탈면을 골라 끊어졌던 능선을 다시 잇는다. 약간의 경사구간을 올라서자 다시 너른 능선이 시작된다. 20분 가량 기분 좋은 낙엽길을 이어간다. 534m봉에 오른 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그대로 직진하면 내리막으로 떨어진다.
오른쪽으로 흘러간다는 생각으로 잡목을 헤쳐 나가면 5분여 뒤 2기의 무덤을 만난다. 다시 임도로 떨어진다. 임도를 따라 20여m만 가면 나란히 선 철탑 2기가 눈에 들어온다. 임도는 삼거리로 철탑 앞에서 좌우로 갈라지고 있다.
임도를 버리고 철탑쪽 산길로 오른다. 철탑을 지나 10분이면 삼각점이 있는 486m봉이다. 이 지점부터 산불이 났던 지역이 시작된다. 검게 그을리고, 잘려나간 고목 사이로 잡목이 무성하게 올라오고 있다. 가시밭길 사이로 옅으나마 길의 자취는 남아 있다.
등성이로 올랐다 산사면으로 빠졌다를 반복한다. 40분 가량 씨름한 끝에 어렵사리 산불지역을 통과한다. 잡목을 통과하니 내리막길이다. 내리막길에는 덩굴이 무성하다. 경주 최씨묘를 지나 목고개까지 내려닫는다.
목고개는 과거 경산시 남산면과 청도군 매전면을 잇는 주요한 고갯길이었다. 이번 하산길은 오른쪽으로 꺾어 옛 고갯길을 따라 청도로 떨어진다. 직진해 오르막을 치고오르면 학일산으로 이어간다.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경산시 남산면으로 떨어진다.
가야할 길인 오른쪽으로는 좁은 임도가 나 있다. 그러나 조심. 임도는 하산길이 아니다. 임도와 목고개 사이, 마을로 내려가던 옛길이 눈에 띈다. 옛길은 잡목과 덩굴이 무성해 흐리다. 하지만 100m 정도만 내려가면 잡목은 홀연히 사라지고 길의 흔적이 뚜렷해 진다.
길을 따라 15분이면 다랑밭에 닿는다. 논길을 지나 임도로 접어든다. 20분이면 마을로 내려올 수 있다. 마을 입구에는 청도에서 출발한 버스가 들어왔다 되돌아가는 회차지점이 있다.
----- 떠나기전에
이번 산행은 체력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응용해 볼 수 있다.
단체나 실버 산행객이라면 삼성산 원점회귀 산행을 추천한다. 상대온천~상대저수지~삼거리(1)․중방재~삼성산~삼거리(2)~상대온천으로 돌아오면 된다. 초보자의 경우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 산행 뒤 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어 당일 산행 코스로 좋다.
상대온천에는 산악인들이 총회 연수 등의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교육문화회관이 있다. 상대온천 입욕료는 4천5백원(남자), 4천2백원(여자). 10인 이상일 경우 다시찾는 근교산 지면을 제시하면 3천7백원에 입욕할 수 있다. 1박2일 온천패키지(2인기준․2식+온천+숙박)는 7만원. 053-815-8001
꾼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에겐 목고개에서 대왕산까지의 코스가 알맞다. 상대온천~삼성산~목고개~642m봉~대왕산(605m)~448m봉~갈지농장~금천면 갈지리 구터로, 산행시간은 6시간 정도.
목고개에서 45분 가량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642m봉에 다다른다. 이곳은 삼거리로 중요지점이다. 왼쪽으로 꺾어야 대왕산으로 간다. 다시찾는 근교산 옛 표지 리본이 길을 안내할 것이다. 오른쪽은 학일산 가는 길이다. 다음회 소개를 위해 이미 새 표지 리본을 붙여 놓았으므로 혼동하지 않도록 한다. 왼쪽으로 튼 뒤 30분이면 대왕산에 오른다. 정상에서 하산하면 987번 지방도로에 닿는다.
도로를 따라 동곡 방향(오른쪽)으로 10여 분 걸어가면 김전초등학교 앞으로 갈 수 있다. 이곳에는 대구~동곡을 오가는 버스가 약 30분 간격으로 지나간다. 동곡에서는 오후 5시20분, 6시10분, 7시40분 등에 청도행 버스가 떠난다. 요금은 2천1백원.
----교통편
산행의 기점은 경산, 종점은 청도다.
경산역 광장에서 나와 왼쪽으로 돌면 서부동사무소가 있다. 동사무소 앞에서 99번 시내버스를 탄다. 99번 버스 중에서도 상대온천 안내판이 붙은 버스만 상대온천으로 간다. 오전 7시 7시40분 8시50분 10시10분 11시40분께 지나간다. 요금은 700원.
하산하면 청도군 매전면 금천리다. 오후 1시45분 3시50분 6시50분께 청도공용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있다. 청도버스터미널에서 나와 100m 거리에 청도역이 있다. 버스는 교통상황에 따라 시간이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 15분 정도 미리 나와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15. 다시찾는 근교산 <285> 백자~삼성~학일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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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봄기운이 느껴질 터이다 .)
이번 코스는 때묻지 않은 깨끗한 능선길이 자랑이다. 임도로 인해 끊기거나 산불로 상처받은 구간이 일절 없다. 그저 부드러운 흙길 위에서 세상시름 잊으며 새로이 찾아든 심산의 춘흥을 만끽하면 그만이다. 능선 산행시간만 4시간30분 가량. 하산길에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봄 기운에 나른했던 몸도 일순간에 풀어진다.
경산 서부동사무소 앞에서 399번 버스를 타고 가다 종점인 사림리에서 내린다. 버스는 노란색 건물의 사림리 작목반 간이집하장에서 선다. 이곳은 회차지점. 집하장 옆에 사림리 기공비가 있다. 기공비 맞은편에서 시멘트 포장길이 마을 골목으로 들어간다. 골목길을 따라 마을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과수원이 보인다. 복숭아밭이다. 흙길은 과수원을 가로질러 저수지(용소 소류지)까지 올라간다.
계속해서 큰길만 따라간다. 둑을 지나 100여m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좁은 오솔길이 보인다. 오솔길로 올라서자마자 오른쪽으로 무덤 2기가 보이면 길을 제대로 찾은 것이다. 30여m 오솔길을 오르면 과수원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난다. 임도 주변에는 벌목된 나무가지들이 흐트려져 있다.
길은 서서히 옅어지더니 잡목이 우거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옛사람들이 다녔던 고갯길의 흔적은 비교적 뚜렷하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 잘록한 부분이 목적지다. 30분 가량 비탈길을 치고 오르면 임도에 닿는다. 목고개다.
임도를 가로질러 능선으로 붙는다. 왼쪽 오르막이 가야할 길. 만약 고개를 지나 마을로 떨어지면 청도군 매전면 금천리 마당마을이다. 오르막을 좇아 40여분 능선을 따라간다. 간혹 거친 진달래 나뭇가지가 성가시기는 해도 비교적 길은 좋다.
오르막 끝에 642m봉이 있다. 봉우리에 삼각점이 있으므로 확인하기 쉽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학일산으로 간다. 만약 왼쪽으로 가면 대왕산을 거쳐 경산시 남산면 김전리로 떨어진다.
오른쪽으로 길을 잡으니 경사도가 거의 없는 흙능선이 시작된다. 봄물을 머금은 산기운에 못 이겨 잠이 솔솔 들 정도. 청솔 사이로는 청아한 새 소리도 들린다. 20분 정도 걸어가면 안부 삼거리다. 평탄한 이곳에는 무덤이 많다. 학일산 가는 길은 왼쪽. 만약 오른쪽으로 틀면 천주산으로 빠져나간다.
30여분 외길 능선을 따라간다. 청도 김씨묘, 고성 이씨묘, 밀양 박씨묘를 잇달아 지나 20여분이면 왼쪽으로 저수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김전소류지다. 길은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 휜다. 내리막길인가 싶더니 어느새 고갯마루까지 떨어진다. 이곳이 돈치재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능선을 따라 돈치재에서 30분이면 안부 삼거리에 닿는다. 왼쪽으로 꺾어야 학일산으로 갈 수 있다. 오른쪽은 통내산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 삼거리에서 학일산 가는 90분간은 환상의 흙길 능선이 기다리고 있다. 잡티 하나 없는 깨끗한 솔가리와 곱게 마른 낙엽이 능선을 깔고 있어 금방 펼쳐 놓은 이부자리처럼 폭신하고 편안하다.
경사가 있다고는 해도 천천히 오르고, 여유롭게 내려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가시덤불 고갯길을 지나 마지막으로 올라치면 학일산 정상을 앞둔 삼거리에 다다른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고개 내민 움툭한 봉우리가 있다. 그곳이 학일산 정상이다. 삼거리에서 정상까지 10분이면 충분하다. 왼쪽 내리막은 학일온천으로 가는 하산길.
정상은 헬기장으로 닦여 있다. 약 700m 고지의 산임에도 아직까지 정상석이 없는 것이 아쉽다. 낮지 않은 만큼 조망은 뛰어나다. 구만산 운문산 억산 가지산 등 청도의 명산들이 열병하듯 둘러싸고 있다.
정상에서 되돌아나와 삼거리로 간다. 내리막으로 떨어져 하산을 재촉한다. 700m고지에서 내려닿기 시작한 능선은 산허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청도벌판으로 스며든다. 하산길의 길섶에는 군락을 이룬 철쭉과 진달래가 몽우리를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봄꽃이 만개하는 4월초가 학일산을 찾기 가장 좋은 시기다. 50분 가량 외길을 내려오면 숲 터널 사이로 학일온천이 보인다.
----떠나기전에
출발지는 대왕산 기슭의 경산시 남산면 사림리다. 사림은 골이 깊어 과거에는 드나들기 힘든 오지마을이었다. 그런데도 골짜기를 따라 먹실 연하 흥정 안심 우검 등 6개의 마을이 들어서 있다. 옛 문헌에 따르면 이곳 6개 마을은 과거 부족국가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일온천은 유황천이다. 학일온천 김덕태랑 회장은 1980년 주민들의 치아가 다른 지방 사람들과 달리 흙황색으로 변색되는 것을 발견하고, 이곳에 불소이온이 다량 함유된 온천이 있을 것을 추정해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학일온천의 입욕료는 4천원. 다시찾는 근교산 지면을 제시하면 누구나 3천원에 입욕할 수 있다. 054-373-5701. 맛집으로는 학일온천 앞 대경오리마을이 있다. 고추장을 쓰지 않고 만든 양념장으로 버무린 오리주물럭이 인기다. 오후 6시 이후에는 문을 닫으므로 출발 전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054-373-5235
----교통편
경산역 광장에서 나와 왼쪽으로 틀면 서부동사무소가 있다. 동사무소 앞 버스정류장에서 사림행 399번 버스가 오전 7시50분 9시50분께 지나간다.
399번 버스 중에서도 사림 안내판이 있는 버스만 가므로 승차 때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요금 750원. 소요시간은 40분 가량.
산에서 내려오면 학일온천이다. 학일온천에서 69번 지방도로 나와 왼쪽(경산방향)으로 5분만 가면 경산행 버스를 탈 수 있다. 김전초등학교 맞은편 대구식당에서 버스표를 판다. 버스는 매시간 15분 35분 55분에 지나간다.
요금 1천6백원. 소요시간 30분. 경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경산역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
16. 다시찾는 근교산 <291> 현풍 비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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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간다, 말 없이 / 호울로 산길을 간다. // 해는 져서 새소리 그치고 / 짐승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 산길을 간다, 말 없이 / 밤에 호올로 산길을 간다. // 고요한 밤 / 어두운 수풀 // 가도 가도 험한 수풀 / 별 안 보이는 어두운 수풀 // 산길은 험하다. / 산길은 멀다. -양주동의 산길 중에서
말 없이 산길을 가고 싶을 때, 어릴 적 지게 지고 나무하러 다니던 그런 길에 가고 싶을 때, 켜켜이 쌓인 먼지가 코로 입으로 날아들어도 짜증보다는 남이 안 다닌 길이라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비들산으로 가보자.
들머리와 하산길은 뚜렷해도 산행 중간에 등산 코스는 없다. 사람이 다닌 길보다 멧짐승들이 다닌 길을 따라간다. 리본, 인간이 남긴 표시는 없고 짐승이 여긴 내 땅이라며 남긴 배설물과 갉아 먹은 나무, 낙엽을 헤집어 놓은 흔적들만 있는, 그런 길이 이어진다. 산행코스는 솟골마을~용금공단~철탑 4개~비들산(925m)~관기봉~비슬산자연휴양림. 약 5시간 30분 소요.
현풍 버스정류장에서 유가사(비슬산)행 버스를 탄다. 15분 정도면 솟골마을에 내린다. 용2리(솟골) 안내석이 서 있다. 200m 앞 소재사와 유가사 갈림길이 있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용금공단 입주업체 안내판도 서 있다. 바둑판처럼 잘 정리된 논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 마을로 간다. 솟골마을 입구엔 300년 된 느티나무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마을로 들어가지 말고 용금공단으로 진입한다. 공단 안에서 갈래길이 나오고 왼쪽으로 보면 임도와 연결지점이 보인다. 마을 입구에서 여기까지 약 15분.
임도에 들어서면 아카시아 가시를 조심. 손톱까지 뚫을 정도다. 아카시아 밭을 빠져 나오면 공터. 콘크리트 포장도로의 끝이자 오른쪽은 공동묘지, 왼쪽에는 밀양박씨 묘가 있다.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오르막이 시작되고 잠시 뒤 갈래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화마가 할퀸 상처가 크다. 불에 타 이제는 거의 다 썩은 소나무가 곳곳에 뒹군다. 공동묘지에서 5분 정도 왔다면 철탑을 왼쪽에 두고 오른쪽 갈래길로 진입한다. 여기서 5분이면 소나무숲 시작. 썩은 그루터기가 사방에 있지만 용케 화를 피한 소나무들의 푸르름이 당당하다.
5분 간격으로 철탑을 두 개 지난다. 착착착착. 솔가리 밟는 소리가 경쾌하다. 10분 뒤 철탑 아래를 지난다. 푸릇푸릇한 새싹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자라고 있지만 고압전류가 흐르는 철탑 아래 사각형의 땅에는 봄이 아니다. 낙엽 쌓인 그대로다. 이곳부터 고행길이 시작된다. 오른쪽으로 산뜻하게 난 임도가 있지만 버린다. 왼쪽 오솔길은 무시한다. 여기서 정상까지 길은 따로 없다. 능선을 따라 치고 오른다는 생각으로 오로지 나아간다.
5분쯤 오르면 소나무 몇 그루가 나뒹굴고 있는 지점에서 길 같은 길을 만나지만 잠시다. 가시에 긁히고 헐떡거리면서 오른다. 말 없이 천천히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올라간다. 오르막에다 없는 길을 만들어 가다 보면 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꼭 힘든 것만은 아니다. 중간 중간에 바위전망대가 여럿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속세가 훤히 들여다 보인다. 낙동강이 산과 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타고 넘어야 할 바위도 있고 돌아서 피해 가야 할 바위도 있다.
아래 마지막 철탑에서 2시간 정도 거리에 조그마한 묘지 한 기가 있다. 다시 40분쯤 가면 사방이 탁 트이는 돌무더기가 나온다. 먼지로 텁텁해진 입을 축인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어느 정도 올랐다는 얘기다. 한숨 고르고 10분쯤 가면 1981년 재설 삼각점이다. 정상이 제법 가깝게 느껴진다. 다시 35분쯤 능선을 타고가면 해발 874m 바위전망대다. 동서남북 절벽으로 둘러처진 듯하다. 내려설 때 조심.
30분쯤 가면 삼거리다. 이곳부터는 비교적 사람의 흔적이 뚜렷하다. 산악회 리본도 몇 개 걸려 있다. 정상은 왼쪽으로 5분. 정상이라고 별다른 표식은 없다. 그저 넘어가는 봉우리 정도다. 근교산취재팀은 리본 뒤쪽에 비들산 정상이라고 적어 매달았다.
멀리 삐쭉 솟은 이빨처럼 보이는 게 관기봉이다. 관기봉을 보고 다시 출발. 5분쯤이면 헬기장. 다시 10분쯤 가면 왼편에 119조난신고 안내표지판이 있다. 여기서 오른쪽. 관기봉 정상은 바위덩어리다. 곧장 오르는 것은 위험천만. 한 바퀴 돈다는 생각으로 뒤로 돌아가면 비교적 안전하게 오를 수 있는 길이 있다.
하산길은 관기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능선을 타고 시작한다. 급한 내리막이다. 길도 뚜렷하다. 오르막 고생길에 대한 보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20분쯤 내려가면 헬기장, 다시 10분쯤 가면 삼각점이 나온다. 여기서 비슬산자연휴양림 주차장까지 30분.
------떠나기 전에
현풍하면 대명사처럼 떠오르는 산이 있다. 바로 비슬산. 산이 너무 아름다워 신선이 비파와 거문고를 켜고 놀았다고해서 비파 비(琵) 거문고 슬(瑟), 비슬산이다. 조물주는 그 멋진 산 한쪽 어깨를 빌려 귀퉁이에 숨기다시피 비들산을 빚어 놓았다. 비들산은 비슬산의 사투리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주민들은 한사코 비슬산이 아닌 비들산이라 부른다. 비들산 산행은 개척산행이다. 반드시 긴 팔 상의와 긴 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충분한 식수도 필수. 건각들에게는 비슬산 종주코스를 권해 본다. 솟골마을~826.8m봉~874.8m봉~비들산(925m)~관기봉(989.8m)~989.7m봉~조화봉(1,058m)~대견봉(1083.6m)~유가사로 이어지는 9시간 이상 소요되는 긴 코스이다. 그러나 참꽃이 30만평 산을 불태우고 있는 곳이라면 그리 힘겹지 않을 것이다.
-----교통편
현풍정류장에선 유가사(비슬산)행 66-2번 시내버스를 타고 솟골마을 입구에서 내린다. 08:30 10:30 12:30. 601번 좌석버스는 공휴일에만 운행한다. 08:20 09:58 10:44 12:14. 솟골까지 약 15분 소요. 비슬산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현풍행 버스는 공휴일에만 운행한다. 13:22 14:52 17:16. 평일에는 걸어서 30분 거리인 정미소까지 나와 유가사에서 내려오는 버스를 타야한다. 콜택시 이용할 경우 현풍읍까지 8천원. (053)611-0404. 현풍읍에서 부산행 버스는 16:30 17:20 18:00 18:25 19:40에 있다. 대중교통은 경유지이므로 시간이 정확하지 않다. 최소 10분 이상 여유를 둬야 한다. 막차를 놓치면 대구로 둘러가야 하므로 번거로워진다.
17. 다시찾는 근교산 <294> 선의산~용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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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덕 특유의 향은 산나물을 찾는 등산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아카시아꽃이 피기 시작하는 요즘 어떤 산은 아카시아 향으로 뒤덮인다.
[선의산 정상을 앞둔 바위 전망대. 수풀을 헤치다 보면 갑자기 나타난다.]
조금 있으면 밤나무가 많은 산에서는 야릇하고 비릿한 향이 진동할 것이다.
선의산 들머리에는 유난히 야생 산초나무가 많다. 한숨씩 들이킬 때마다 찌릿한 산초향이 콧속으로 밀려든다.
선의산~용각산 능선에서는 잘 생긴 소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솔향을 폐부 깊이 들이킬 수 있다. 지천으로 널린 야생화도 향기 산행에 한 몫을 한다.
그래서 이번 산행은 유난히 향이 강한 코스라 부를 만하다.
산행코스는사림버스정류장~사림지~486m봉~선의산(756.3m)~용각산(692.5m)~곰실마을. 약 5시간30분 소요. 사림리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작목반 집하장이다. 개울을 따라 오른쪽으로. 왼쪽에는 대왕산이 우뚝 서 있다.
눈앞으로 복숭아 과수원이 넓게 펼쳐진다. 10분이면 사림저수지를 지난다. 웬만한 호수 정도의 크기다. 물빛 산빛에 내리쬐는 햇볕까지. 늦봄 산행의 정취를 더한다.
저수지 끝에서 정면에 보이는 사슴농장으로 진입하지 말고 왼쪽으로. 과수원 사이로 난 길을 잠시 걷다 작은 개울이 만나는 곳 갈래길. 다시 왼쪽. 비탈 밭으로 들어간다. 조립식 농막이 보인다.
산비탈에서는 바로 능선을 치고오른다. 잡목과 가시덤불이 우거져 길을 헤치고 나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키 큰 소나무들은 찔레와 엉겅퀴넝쿨로 치마를 두른 것 같다. 몸을 잔뜩 앞으로 숙여야 할 만큼 가파르다.
산초나무 특유의 강한 향이 코를 찌른다.
한숨 고르고 오르다 보면 어느새 임도와 만난다. 과수원에서 여기까지는 길이 없다. 산길 조심. 15분 정도 오르면 임도에 닿을 수 있다. 임도에선 오른쪽으로.
초등학생 소풍 가듯 임도를 걷는다. 임도에서 15분 정도 걷다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왼쪽 능선으로 붙는다. 능선에 붙으면 등산로를 찾는다. 오른쪽 능선을 탄다. 한바탕 오르막을 지나면 벌목지대. 중간에 1982년 재설 삼각점이 있다. 직진하면 백자산 삼성산.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오래된 평평한 묘지를 지난다. 내리막을 달린다. 우거진 수풀 사이로 멀리 아래쪽에 임도가 보인다. 20분이면 두번째 임도 끝지점 도착. 임도로 내려서지 말고 오른쪽으로 돈다. 다시 능선을 타고 오르막을 오른다.
5분쯤 가면 묘지가 나오고 늘씬한 소나무 터널을 통과한다. 묘지 4개가 연이어 나타난다. 바늘 한쌈 꽂기도 힘들 만큼 우거진 수풀이다.
엄마야. 깜짝 놀란다.
참나무 숲길을 지나고 내리막 오르막이 반복된다. 임도 끝지점에서 1시간 정도면 바위전망대에 오른다. 수풀을 헤치다 보면 갑자기 나타난다. 여기서 선의산 정상까지는 0.7㎞. 선의산 정상까지는 또렷한 길이 뻗어 있다. 약 15분 소요. 정상은 사방이 탁 트였다.
용각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용각산까지는 5㎞. 능선으로만 걷는다. 약간 내리막을 걷는 듯하다.
용각산 가는 길엔 소나무 숲이 시커멓게 우거졌다.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숲속은 땅거미가 진 것처럼 어두컴컴하다.
선의산 출발 1시간 뒤쯤엔 길이 헷갈릴 만한 지점에 도착한다. 묵은 길이 갈래갈래 나 있다. 오른쪽 능선으로 치고 오른다. 빽빽한 소나무 사이를 곡예하듯 빠져나간다. 솔향이 싱그럽다.
예쁘게 난 오솔길이 나온다. 옛날 괴나리 봇짐을 지고 과거시험보러 갔음직한 그런 길이다. 삼거리에 자리한 이정표는 용암온천과 용각산을 가리키고 있다.
용각산 코밑에 이르면 어른 키 만큼 자란 철쭉이 군락을 이룬다. 만개했을 때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산비탈 한쪽 면을 벌겋게 물들였을 것이다.
철쭉 군락지를 빠져나오면 바로 정상이다. 이정표에는 정상까지 30분으로 표시됐지만 실제로는 넉넉잡아 10분이면 충분하다.
용각산에 서면 청도읍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앞으로 넓은 들이 펼쳐졌고 뒤에는 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쳐졌으니 풍수지리에 문외한이 보더라도 명당임을 알 수 있다.
하산길은 5분 거리에 있는 봉우리의 산불초소를 보고 시작한다. 15분 정도 내리막을 내려오면 임도에 닿는다. 왼쪽으로 굽이도는 지점에 간이화장실이 있다. 임도를 빠져나와 화장실 앞으로. 곧바로 묘지 3기가 있다.
다시 15분쯤 내려가면 농장에서 쳐둔 그물망이 있다. 그물망에 붙어 내려가면 농장으로 연결된 임도에 닿는다. 여기서 상동 곰실마을까지는 20분.
떠나기전에
선의산은 경산시 남천면과 청도군 매전면을 가르는 남천면의 주산으로 쌍계산이라고도 한다.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는 형상이라하여 선의산이라 부른다.
풍수지리설에는 이곳의 정기를 받으면 여덟 정승이 태어난다는 설이 있다. 산의 정상에는 용정(龍井)이라는 샘이 있고 가뭄이 심할 때는 이곳에서 기우제를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일제 때 산의 정기를 끊기 위해 박아 놓은 쇠말뚝을 최근 정상에서 찾아 뽑았다. 용각산은 용각모우(龍角暮雨)로 청도 팔경 중의 하나이다. 선의산~용각산은 근교산 마니아에게는 친숙한 산이다. 근교산 지면에 소개되었던 덕산~두실~숲실~암자골~선의산~용각산~내동마을 코스는 6시간이 소요된다. 용암온천 코스도 권한다. 용각산 정상에서 되돌아 내려 삼거리에서 직진, 능선을 타고 나가면 산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용암온천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교통편
경산역 앞 서부동사무소 정류소에서 사림행 399번 버스를 탄다. 399번이라도 목적지가 다르므로 반드시 사림행을 확인하고 타야한다. 오전 7시50분, 9시50분께 지나간다. 사림까지는 약 50분 소요.
산행이 끝나는 곰실마을에서 청도행 버스는 오후 4시 10분, 6시10분, 7시30분께 막차가 있다. 돌아나오지 않고 지나가는 버스이므로 마을로 들어올 때 타야 한다. 청도버스정류장 (054)372-1565, 청도택시 (054)372-1900.
18.[테마산행] <30> 경산 삼성산 2001/06/07
가족이 있어 함께 하는 산길…
초여름 같지 않은 더위가 속되면서 계곡을 따라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더운 날씨에는 산을 타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주변을 둘러보는 순간, 땀으로 흠뻑 적셔진 심신은 날아갈 듯이 상쾌해진다.
산을 오르는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는 줄 모른다. 아무래도 더운 날씨 때는숲이 울창한 산길을 따라 다소 편하고, 상쾌한 산행코스로 접어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번 주 테마산행은 경북 경산시 남산면 상대리 삼성산(해발 554.2m)으로 정했다.
삼성산은 경산지방이 원효대사와 설총,일연선사 3명의 성현이 태어난 곳이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나지막한 산이지만 더운 날씨때 가벼운 등산과 함께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산행지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산행에 알맞다.
산행 초입과 종점부의 사과,자두,복숭아 과수원을 지나 선명한 산길이 울창한 숲속을 따라 길게 자리잡고 있어 산행 내내 상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완만한 오르막 산길을 지나면서 땀을 흘린 뒤 하늘을 가릴 듯한 빽빽한 소나무숲을 산책하는 듯 걷는다.
산자락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에다 산새소리가 어울려 시원함을 더해준다.간혹 산길 주변 숲속에 숨어있다시피 하는 산딸기를 만나기도 한다.
산행은 상대온천 주차장에서 출발해 과수원~소나무길~정상~헬기장~과수원길을 거쳐 상대리마을로 하산하는 코스.
소요시간은 3시간~3시간30분 정도.산행시간이 짧은데다 원점회귀 코스여서 당일 산행코스로 적당하다.
산행은 상대온천 교육문화회관 옆 빈터(주차장)에서 시작하는데,삼성산 등산로를 가리키는 팻말이 놓여 있다.
느티나무를 지나면 복숭아와 자두 과수원길로 접어든다.이어 갈림길에서 오른편 숲길로 들어간다.소나무와 잡목이 무성한데,때마침 바람이라도 불면 그저 그만이다.
무덤 2기를 지나면 본격적인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S'자 형의 오르막길이 나타나지만 천천히,여유있게 오르면서 땀을 흘리도록 하자.능선길로 올라서면서 완만한 산길이 이어지다 다시 경사진 길을 걷게 된다.
정상이 가까울수록 하늘은 점점 가려지고 주변은 어두워진다.좁은 경사길에 이어 정상에 닿는다.정상에는 정상석은 없지만 하산길을 가리키는 안내팻말이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뒤편으로 유천 화악산과 청도 남산의 주능선이 보인다.산 정상이 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변 조망을 할 수 없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어 헬기장.경산지방의 벌판이 아래로 내려다 보이면서 조망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10여분 정도 지나면 임도가 나온다.여기서 임도를 따라 오른편 하산길을 택한다.하산길은 걷기가 수월하고 숲이 무성해 시원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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