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은 늘 엄마였다. 전형적 엄마라는 의미가 아니라 '엄마'라는 이름에 담긴 입체적 모습을 보여준다는 뜻에서 그렇다. <해바라기>에서 다시 엄마의 얼굴로 돌아온 그는 영화를 통해 또 다른 열정을 보여주리라 벼르고 있다.
장병원 기자 이번에도 엄마다. 김해숙 보는 사람은 어떨지 모르나 난 정말 힘들다. 엄마 연기는 쉬운 것 같지만 가장 어렵다. 익숙한 전형과 패턴이 있어 거기서 벗어나기 힘들다. '엄마의 대명사'라는 말을 들으면 '칭찬이지?' 하면서 좋다가도 한편으론 허전한 생각이 든다. 대중들에게 계속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건 프로페셔널 배우들의 책임이자 의무다. 엄마라면 다 똑같은 엄마일까? 그래서 내 안에 있는 각종 엄마들을 작품마다 다르게 끌어내보자고 생각했다. 목소리, 대사 톤, 성격, 행동까지 다 바꿨다.
장병원 기자 <해바라기>의 엄마는 어떤 걸 끌어냈나? 김해숙 강인한 엄마. 처음에는 <우리 형>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겠다는 고민을 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너무 하고 싶어서 무너졌다.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해보니까 와이어도 타보고 많이 다르더라.(웃음)
장병원 기자 와이어? 김해숙 마지막 장면에서 와이어를 달아야 한다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잠깐 공중에 매달려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옷 가져오는데 너무 놀랐다. 갑옷 같은 걸 입고 해야 된다네. 이틀 내내 그걸 찍는데 아마 하루 더 했으면 못 일어났을 거다. 자랑하고 다녔다. 내 나이에 와이어 액션 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웃음)
장병원 기자 덕자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게 보인다. 김해숙 <우리 형>도 시나리오 받아서 단숨에 읽고 많이 울었는데, <해바라기>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너무 많은 드라마가 있는 시나리오였다. 소름이 끼친 게 '자식을 죽인 원수를 거둔다'는 설정이다. (김)래원이, (허)이재와는 처음 같이 촬영했는데 나중엔 진짜 가족같이 됐다. 기자시사회 끝나고 그렇게 눈물 날 줄 몰랐다. 촬영할 때 생각도 나고 영화 속 태식이가 불쌍하기도 하고 감정이 격해졌다. 촬영 끝난 지는 좀 됐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다시 감정에 취해서 센티해졌다.
장병원 기자 김래원이 낯을 좀 가리는 성격 아닌가? 김해숙 낯도 많이 가리고 말 수도 적다. 나한텐 의외로 쉽게 다가왔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내 얼굴을 띄워놨대. 나에겐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잘 했다. 촬영하면서 내내 '엄마'라고 불렀고 나도 이제 친아들처럼 느껴진다.
장병원 기자 아들을 죽인 원수를 거둔다는 설정이 쉽게 이해되던가? 김해숙 영화보고 사람들이 그 얘기를 많이 하대. 드라마, 영화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엄마 연기를 했는데 <해바라기>에서 또 엄마를 하겠다고 작정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딸 가진 부모 입장에서 말하자면, '진짜 그럴 수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엄마가 아무리 위대해도 그걸 받아들일 수 있어?라고. 정말 진지하게 생각했는데, 그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덕자가 태식을 처음 찾아갔을 때는 당연히 "왜 죽였어?"라고 물었을 것이다. 하지만 참회하는 태식이를 보면서 측은함과 모성애를 느꼈겠지. 이건 내 상상이다.
장병원 기자 그게 엄마와 아빠의 차이인 거 같다. 김해숙 맞다. 엄마들은 자기 자식 생각만 하지 않는다. 나도 내 딸 또래 아이들은 내 자식 같은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엄마는 다른 자식들도 자기 피붙이처럼 생각할 수 있다. 남자들은 절대 그렇게 못 한다. 엄마 외에는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덕자의 행동은 충분히 가능하고 나라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병원 기자 영화를 보면서 덕자와 태식이 나눈 10년간의 교감이 상세하게 설명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그게 묘사됐더라면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두 인물에게 젖어들어 갈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해숙 드라마였다면 그 과정을 모두 설명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영화다. 영화는 그런 빈틈들을 메워가는 재미가 더 크다. 시시콜콜 설명하지 않더라도 하나의 단서를 가지고 관객들이 그걸 메울 수 있다. 예컨대 덕자가 태식에게 건넨 '희망수첩'에 엄마의 마음이 잘 담겨 있다고 본다. 태식이가 교도소에서 그걸 품고 있었다는 것,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이 어느 정도의 설명을 준다. 그 정도면 납득될 수 있다고 봤다. 강석범 감독도 자세한 설명을 원치 않았다. 내가 운다면 좀 우는 배운데(웃음), 눈물을 안 흘리면서 감정 표현하기를 바라더라. 가장 가슴 아팠던 게 덕자가 죽은 자식에게 편지를 읽는 부분이다. 그 장면에서 태식을 아들로 받아들였지만 죽은 아들에 대한 미련이 슬쩍 비쳐진다. 그 아들은 영화 속에 제대로 등장하지 않지만 너무 감정에 사무쳤다. 새로 맞아서 들인 아들을 위해 이전 아들을 지워버리는 심정이 짠했다. 그래도 엄마니까 할 수 있다.
장병원 기자 친아들과의 과거도 빠져 있고 빈틈을 메우면서 연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겠다. 김해숙 왜 뉴스에 많이 나오지 않나? 자식에게 맞은 엄마의 이야기. 이런 뉴스도 봤다. 옥바라지 하는 엄마의 사연인데, 자식이 교도소에 있는데 교도소 옆에 방 하나 얻어서 돌아가실 때까지 옥바라지 하는 엄마가 있더라. <해바라기>의 덕자는 자식에게 맞으면서도 그 자식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면 굉장히 강한 사람일 것이다. 어떤 시련을 당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사람이다. 웬만하면 울지도 않고 감정 표현을 쉽게 하지 않는다. 나도 인생 살면서 엄청난 시련을 당한 적이 있다. 그때 나도 덕자가 '희망수첩'에 적어준 것처럼 세 가지 결심을 했다. 음악을 듣지 않는다, 울지 않겠다, 술 마시지 않겠다. 그 생각도 많이 했다.
장병원 기자 술 안 마시고 안 우는 건 이해되는데, 음악을 안 듣겠다는 건…. 김해숙 내가 굉장히 음악을 좋아했다. 피아노를 전공했고 성악을 했기 때문에 음악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아이였다. 피아노를 했는데 손가락이 짧아서 그만뒀다. 밤에 음악 들으면서 잠들고 아침까지 그 음악이 계속 나오고 있어야 하는, 그런 음악애호가였다. 그런데 힘들 때 음악은 사람을 나약하게 만들고 감정에 빠지게 만든다. 유행가 같은 건 다 자기 노래가 되잖아.(웃음)
장병원 기자 엄마라는 특정 인물군에서 그렇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기념비가 될 수 있다. 김해숙 이 얘기 또 해야겠네. <가을동화> 찍을 때 내가 노 메이크업으로 나온 적이 있다. 그때가 처음이라고 하는데, 당시 이런 고민을 했다. 아무리 나이 들어도 여배우인데 어느 정도는 꾸미고 나오는 게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라고들 했다. 난 생각이 달랐지. 아니다. 역할에 따라 화장이 필요 없으면 맨 얼굴로 나오는 게 자연스럽다. <가을동화>에서 그 엄마의 절절함이 표현되려면 그게 맞다. 윤석호 감독도 깜짝 놀랐지만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장병원 기자 사실 드라마는 리얼리티 떨어지는 게 화장뿐이 아니다. 잠 잘 때도 화장 안 지우지, 자는 데 왜 그렇게 옷은 다 차려 입는지. 김해숙 그러니까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감정도 달라진다. <장미빛 인생>이나 <가을동화>에서 퉁퉁 부은 얼굴, 노 메이크업이 아니었으면 그런 감정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극중 인물에 좀 더 가까이 가려는 내 방식 중 하나다. 시청자, 관객들은 그럴 때 거치는 것 없이 바로 인물에 빠져들 수 있다.
장병원 기자 <부모님 전상서>의 엄마는 아주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푼수 같기도 하고 인자한 모습도 있고 별안간 화를 내기도 하고. 김해숙 엄마도 인간이다. 화날 땐 화나고 노래 부르고 싶을 땐 노래 부르고 춤추고 싶을 땐 춤춘다. 자식을 위해 희생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연기는 특정한 인물과 인생을 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을 표현해야 한다. 난 '살아 있는 엄마'를 그리고 싶다. 그 안에 강인함도 있고 부드러움, 인자함, 욕망도 있는 엄마. 특정한 연기 톤으로 계속 간다면 그건 배우를 위한 연기지, 작중 인물을 위한 연기가 아니다. 배우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다.
장병원 기자 김해숙과 연기한 젊은 배우들은 다 뜬다는 속설이 있다더라. 생각해보니 진짜 그랬다. 원빈, 송혜교, 문근영 등등. 김해숙 사실 내 나이쯤 되면 다 선생님 소리 듣는다. 나도 어른들이 어려운데 애들은 얼마나 어렵겠나. 내가 말 수가 적은데 작품에서 만나면 나이 관계없이 내가 먼저 다가간다. 내 단점 중 하나가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연기를 못 하는 거다. 배우라면 어떤 상황에서든 적응해야 되는데 그게 안 된다. 그것도 엄마 역을 많이 해서 그런가.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생기지 않으면 가짜라는 느낌을 받는다. 진심으로 우러나서 하지 않을 때는 티가 난다. 잘 하면 80% 정도다. 뭐 후배들이 다 이쁘겠나. 마음에 안 드는 점도 있지만 '내 새끼도 저런데…'라면서 이해하고 넘기려 한다. 어느 순간부터는 다 엄마라고 부르더라. 나도 좋지만 상대 배우도 편해지니까 얼마나 좋아. 난 내걸 많이 고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장병원 기자 매번 그 젊은이들이 바뀌기 때문에 끌고 가는 것도 힘들지 않나? 김해숙 엄마는 살인자도 사랑할 수 있다니까.(웃음) 맞춘다고 생각하면 힘들겠지만 그게 나에게 좋고 작품에 좋은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후배들에게는 연기 지도도 하지만 대화하면서 서로 맞춰나가는 게 중요하다. 권위적으로 가르치려는 마음보다 같은 입장에서 연기하는 동료로 생각해야 한다. 완성형의 베스트 연기는 혼자 잘 나게 보이는 게 아니다. 여럿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게 더 힘들다. 빈이, 래원이가 아니라 다섯 살짜리 아역 배우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다행히 내 아들, 딸 한 친구들은 모두 톱스타가 돼 있어서 한량없이 기쁘다.
장병원 기자 <진주목걸이>라는 TV드라마에서는 엄마이긴 한데 극악한 악녀였다. 김해숙 난 항상 거꾸로 생각하는 편이다. <진주목걸이>는 소위 악녀였고 <천국보다 낯선>에서는 치매에 걸린 엄마였다. 하지만 미친 사람은 자기가 미친 줄 모른다. 악녀도 자신이 악한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자신은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미쳤고 악할 뿐이다. 연기할 때는 늘 그 사람이 돼보려고 노력한다. 돼본다는 건 이해하고 애정을 갖는다는 말이다. <진주목걸이>의 엄마는 악녀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집착이 되고 그걸 벗어날 수 없는 여자다. 그렇게 보니까 슬픈 여자로 보이더라.
장병원 기자 안 해본 엄마 중에 욕심나는 배역은 있나? 김해숙 히딩크가 "난 아직도 배고프다"고 했는데, 그분 말씀이 내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다. 또 엄마를 한다면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지 못 했던 엄마를 해보고 싶다. 영화는 그게 가능할 것 같다. 인사치레인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이런 얘기를 하더라. "김해숙 씨를 영화에 많이 쓰고 싶지만 항상 드라마를 서너 편씩 하시고 있으니까 스케줄이 안 될 것 같아서 못 찾겠어요"라고. 그래서 이번 드라마 끝나면 완전히 접고 영화 기다릴 생각을 하고 있다. 큰 맘 먹었다. 내년 일 년은 드라마 휴업하면서 좋은 시나리오를 기다릴 생각이다. 배우로서 진짜 완성도 있는 영화를 한 편 하고 싶은 갈망이 있다. 속에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열정도 부글부글 끓는데 나이가 한계가 된다는 건 속상하다. 이 자리를 빌려 영화감독님들께 한마디 하고 싶다. 저, 지금 하고 있는 드라마 12월에 끝나면 쉴 거거든요. 부담 없이 찾아주세요.(웃음)
장병원 기자 거기에도 남녀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사실 중견 남자배우들에게는 그런 운신의 폭이 크다. 김해숙 나도 그게 아쉽다. 백윤식 씨 봐라. <타짜>에서 그분이 한 역할을 여자라고 못하라는 법 어딨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메릴 스트립, <하트 브레이커스>에서 모녀 사기단을 연기한 시고니 위버. 다 나이 들었지만 개성 있는 역할을 한다. 유독 한국에선 여배우들이 너무 빨리 엄마가 돼버린다. 남녀 비교하는 게 좀 그렇지만, 같은 또래 남자배우들이 멜로하고 있는데, 여자배우는 엄마를 한다. 이런 부조리가 어딨나. 한국영화, 드라마에서 가족, 엄마가 극의 전면으로 나오기 시작한 게 불과 몇 년이다. 지금 그런 드라마, 영화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나도 희망을 가지고 기다릴 것이다. 배우로서 연기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는 역할.
장병원 기자 예를 든다면? 김해숙 엄마도 복잡한 과거를 가진 사람이 있지 않나. 사실 난 <진주목걸이>의 악녀가 너무 좋다. 다른 작품에서 엄마 역 하기 위해 찌웠던 살을 그 역할하기 위해서 쫙 뺐다. <해바라기>에서 또 살을 찌웠는데 지금 또 다이어트 하고 있다. 내 안에 있는 다른 걸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엄마도 살인자가 될 수 있고 포주하면서 자식에겐 살뜰한 엄마도 있고, 얼마나 다양한가. 나이 든 사람은 사랑 안 하고 엄마는 사랑 안 하나. 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표현을 안 하는 거지. 세월이 바뀌어서 4~50대 주부들이 집에만 있지 않는다. 시대도 변하고, 연기도 변하고, 영화, 드라마 취향도 변했기 때문에 영화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
장병원 기자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김해숙 요즘 들어 많이 하게 됐다. 드라마는 시스템적인 한계가 있다. 영화가 희망을 뚫어줄 수 있는 돌파구라고 생각한다. 영화니까 또 다른 나를 표현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해바라기>도 영화이기 때문에 그런 엄마 묘사가 가능했다. 이젠 많은 걸 해봤기 때문에 배우로서 내 열망을 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나이에 뭐 그런 생각을, 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이가 중요한가.
장병원 기자 열망하는 걸 영화에 쏟고 싶다는 생각은 영화의 표현방식이 드라마와 다르기 때문인가? 김해숙 드라마는 여러 사람과 많은 대사, 긴 시간을 같이 가야 한다. 영화는 짧은 기간 동안 자기가 많은 역할을 집약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드라마는 흘러가야 되고 보는 사람에게 불편함 없이 전달하는 게 중요하고 영화는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집중도가 필요하다. 처음에 스크린으로 보는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화면도 크다보니 시선 처리, 디테일한 연기에서 훨씬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근본에 깔린 건 같지만 아주 중요한 차이라고 생각한다.
장병원 기자 담배를 배운 것도 연기 때문이라고. 김해숙 배우하면서 들은 쇼킹한 말이 하나 있는데 목소리가 장미희 씨와 똑같다는 것이다. 누가 그걸 지적하더라. 옛날엔 목소리가 가늘고 미성이었다. 욕심은 또 많아서 그런 말 들으면 못 참잖아.(웃음) 그래서 담배를 피웠다. 담배를 피웠더니 약간 저음이 됐다. 지금은 후회해. 그래도 술은 못 먹는다. 술 안 먹어도 잘 노는데 뭐.(웃음)
장병원 기자 연기가 그렇게 좋은가. 살도 찌우고 담배도 피우고 몸을 학대해가면서. 김해숙 난 사생활이 별로 없다. 예전에는 책도 좀 봤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안 한다. 골프도 안 친다. 골프는 배워봤는데, 사람들이 골프 때문에 본분을 잃어버리는 걸 많이 봤다. 그게 무서워서 그만 뒀다. 나문희 선생님은 "니가 그래서 집중력이 강한가보다"라고 하신다. 집 외에는 연기밖에 없다. 골프도 쳐야 되고 친구도 만나야 되는데 그러면 연기에서 멀어질 것 같다. 난 하나만 판다. 아, 하나 있다. 인터넷 고스톱 맞고. 너무 재밌어. 거기 맞들이면 진짜 화투 못 친다. 컴퓨터로 치다 그거 치면 재미없어.(웃음)
프로필 | 1955년 생 | 드라마 <가을동화> <겨울연가> <위풍당당 그녀> <작은아씨들> <부모님 전상서> <장미빛 인생> <천국보다 낯선> <소문난 칠공주> | 영화 <오! 해피데이> <우리형> <몽정기 2> <해바라기>
사진 김병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