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프로복싱 챔피언인 ‘황소’ 지인진(31·대원체육관)이 ‘KO퍼레이드’로 세계 프로복싱계의 흥행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복싱평의회(WBC) 페더급 챔피언인 지인진(28승 17KO 1무 2패)의 프로모터인 이거성 PS프로모션 대표는 지인진이 24일 1차방어전을 10회 KO승으로 방어하자 흥행의 본고장 미국에서 3대기구 통합타이틀매치를 벌이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 대표는 25일 “WBA, IBF 통합챔피언인 매니 파퀴아오(26·38승30KO 2무2패·필리핀)측이 최근 1차방어전에 성공할 경우 오는 11월께 미국에서 타이틀 3개를 걸고 대결하자고 제안해왔다”며 “상대가 워낙 강하지만 지인진의 다음 방어전은 의무방어전이기 때문에 이 역시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여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퀴아오와 붙는다면 대전료가 국내보다 4~5배 높은 20만달러(약 2억3000만원)는 무난하겠지만 왼손잡이로 파괴력 높은 주먹을 휘두르는 파퀴아오와의 일전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제안을 뿌리친다 해도 힘든 의무방어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24일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지인진의 1차방어전은 2차방어전도 지인진측으로서는 조금은 ‘편안하게’ 가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 경기였다. 불꽃 같은 정신력과 노련미를 동반한,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10회 두 차례 상대를 다운시키며 승리를 이끌어내기는 했지만 자기관리로 대표되는 체중조절 실패 여파로 6회 원투펀치에 걸려 사실상의 스탠딩 다운을 당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가급적이면 WBA와 협의해 11월 중 서울에서 선택방어전을 치르려는 게 우리쪽 생각이다. 안된다면 미국행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