蒯 : 기름새(볏과의 풀) 괴
한 고조(漢高祖) 때 한신(韓信, 후의 제왕齊王)의 변사(辯士). 그가 한신에게 ‘장군이 한왕을 위하여 항우(項羽)를 공격할 것이 아니라, 중립을 지켜 천하를 삼분(三分)하시오.’ 했으나, 한신이 듣지 않았다가 후에 죽음을 당하면서 괴통의 계책을 쓰지 않은 것을 후회하더라 함.
從來鳥盡弓必藏 不用追思蒯生語(종래조진궁필장 불용추사괴생어 ; 본래 새가 없어지면 활은 반드시 감추어지는데, 괴통의 말을 듣지 않다가 뒤에야 후회했네.)<이인로李仁老 독한신전讀韓信傳>
■ 사기열전 32편
사기열전 32편인 회음후(한신이 제후로 봉해진 이름)열전에서 괴통이 한신을 만나 유세하는 내용이 상당히 길게 나오는데 정세를 분석하고 대처 방안을 제시하는 언변이 대단히 예리하고 뛰어나 읽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던져주고 있다.
괴통이 어디서 어떻게 공부해서 그런 실력을 쌓았는지 또 실제로 실력 발휘를 한 적이 있었는지 등 그 내력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바로 등장하여 한신을 유세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괴통은 사람의 운세를 볼 줄 안다는 구실로 한신에게 접근하여 귀천은 골격에 보이고, 근심과 기쁨은 안색에 드러나며, 성패는 결단에 있다고 설득을 시작한다.
그리고는 한신이 확보한 정치적 군사적 지위가 막강하기 때문에 한신이 독립해서 유방과 항우와 더불어 천하를 삼분하여 그 하나를 차지하고 제위에 오르면 향후 천하를 제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득한다.
괴통은 한신에게 '천여불취 반수기구 시지불행 반수기앙(天與不取 反受其咎 時至不行 反受其殃)'이라 즉 ‘하늘이 준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도리어 그 허물을 받게 되며, 때가 이르렀는데 행하지 않으면 도리어 그 재앙을 입는다'라고 비유하면서 간언을 한다.
또 괴통은 한신의 처지를 비유하여 용맹과 지략이 군주를 진동하게 하는 자는 몸이 위태롭고 功이 천하를 덮는 자는 賞을 받지 못한다는 옛말을 들어 설득한다.
그리고 토사구팽당할 위험이 크다면서 월나라 문종이 구천을 도와 패자로 만들었지만 결국 재주와 공이 너무 커지자 군주의 견제를 받고 처형당했던 고사를 들어 설득했지만 한신이 생각해보겠다며 며칠을 머뭇거린다.
이에 괴통은 한신을 다시 찾아가 망설이는 호랑이는 쏘는 벌보다 못하고, 천리마가 갈까 말까 망설이면 노마가 느리게 가는 것만도 못하고 맹분과 같은 천하 장사도 우물쭈물하면 필부가 진력하는 것보다 못하다라고 설득한다.
또 순우(舜禹)와 같은 지혜로운 자도 입안에서 웅얼거리기만 한다면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지휘하는 것만 못한데 이는 실행하는 것을 귀중히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득한다.
공은 이루기는 어려우나 실패하기는 쉽고, 때는 얻기는 어렵지만 잃기는 쉽고, 좋은 때를 만나는 것은 두 번 오지 않는다고도 거듭 설득한다.
그러나 한신은 망설이다 유방이 자기를 잘 대우해줄 것이라 믿고 차마 배신하지 못 하고 괴통의 말을 듣지 않았다.
괴통은 한신에게 자신의 말이 먹혀들지 않자 다가올 앞날이 두려워 미친 척 행세하면서 무당으로 변신하여 목숨을 부지하고자 하였다.
그후 한신은 결국 모반의 혐의를 받고 체포되어 처형을 당하면서 괴통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말을 남겼다.
유방이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괴통을 괘심하게 여겨 잡아들여 심문을 하게 되었다.
유방이 괴통에게 한신의 배반을 부추겼느냐고 추궁하자 괴통은 한신이 못나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아 이렇게 되었다고 항변했다.
유방이 화가 나서 괴통을 삶아죽여라고 명하자 괴통은 도척의 개가 요임금에게 짓는 것은 요가 어질지 않아서가 아니라 본디 개는 주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짖는 것이라면서 그 당시에는 자신이 다만 한신을 알았을 뿐이고 황제는 알지 못 하였기 때문이라고 변병을 하였다.
또 괴통은 천하를 차치하려 많은 사람들이 달라들었지만 황제보다 힘이 못 미쳐 할 수가 없었는데 그들을 다 삶아죽이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하면서 유방에게 필사적으로 구명(救命)을 간언하였다.
결국 유방은 괴통의 변병을 그럴듯하게 여겨 풀어주라고 명하여 괴통은 위기를 면하고 목숨을 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