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용기내어 몇 자 적습니다
어느날 아직도 내 눈에 아이같은 큰 아들이
여자친구를 집에 데리고 온다더군요
뭘 준비할까 아들녀석에게" 니 여자친구 뭘 좋아하냐 "했더니
"떡뽁이" 이러더군요
음식이야 평생해온거고 갈비찜에 잡채에 김밥에
떡뽁이에 있는거 없는거 다 해놓고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하는데
순간 기대도 되고 화도 나더군요
& #39;이놈자식 지 엄만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면서
지 애인 좋아하는건 알고& #39;
마당 정리도 할겸 친구들 얘기로
처음부터 기싸움에서 지면 안된다하여
마당에서 평생 안해보던 고상 우아떨고 앉아있는데
아들녀석 먼저 앞장 서 들어오더군요
왠 꽃같은 아가씨가 환한 미소를 하고 꽃다발을 들고
"어머님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는데 어찌나 꽃처럼 예쁘던지
"어서와라 반갑다" 하고 나도 모르게 살포시 안아줬는데
이 아가씨가 내가 쓰는 향수를 뿌렸는지 내 집에서 나는 향기가 나더군요.
"뭘 이렇게 많이 차리셨나"며
밥을 조금 퍼주었더니 반공기만 더 달라네요
먹는것도 예쁘고 말도 조곤조곤
내 아들 녀석 눈에선 사랑이 나오고
나도 저런 시절이이 있었는가 생각되는 하루였지요
이런저런 얘기하고 그 아이가
"어머님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저 또 놀러오고 싶어요"
"그래 또 놀러오너라"
그 후에 한 달에 한 두 번씩 다녀가더니
1년 후에 결혼허락 받으러 나란히 앉았는데 제가 그랬어요
"고맙다
너도 며느리 처음이고 나도 시어머니 처음이니 우리 잘해보자"
그런데 왜 주책맞게 눈물이 나고 그 아이도 따라 울던지...
그게 15년전입니다
큰 아이랑 둘째가 터울이 있어서 얼마전 둘째 며느리감이 결혼허락 받으러 왔어요
둘째는
미국서 공부하고 쭉 거기서 살아서 며느리감 처음 봤지요
역시나 꽃다운 20대 둘이 잘살면 되지 하고 허락하고 다음주 상견례합니다
큰 며늘아가가 궁금했는지 집에 다녀가더군요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그렇게 환한 미소로 내 집에 인사왔던 그 꽃같았던 아이가
어느새 40 중년의 여인이 되어있네요
작은애를 보고와서인지 한 눈에도 그 곱던아이가..
"우리 며늘아가 어느새 니가 마흔이 되었네
오늘 둘째도 잘 해보자했다
그런데 너 그 때 왜그리 울었냐"했더니
"진짜 우리 엄마같아서요"하더만요
몰랐는데 난 둘째며느리를 보는 시점에서
우리 큰 며늘아가는 동서를 보는 시점에서 이런 얘길하데요
"어머니 신랑이 저 연애초반에 절 보면 엄마생각이 나서 좋았데서 제가 화냈었어요.
그렇게 포근하냐고
그랬더니 그냥 보는 순간 가족같은 느낌에 설레고 좋았데요.
그런데 저도 그랬어요"하더만요
어느덧 중년의 여인이 된 나의 사랑하는 큰 며늘아가야
아프지말고 지금처럼 건강하고 씩씩하게 살거라
꽃같이 아름다운 작은 며늘아가야
우리 가족이 되는것을 양팔벌려 환영한다
퍼온글/미즈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