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감각과 율격의 무리없는 전개를
독자적 변별력이 신인의 생명이다. 다채로운 색채와 질감으로 시조시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수고가 늘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박충배의 응모작은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서정을 우리 가락으로 풀어내고 있다. <초의를 그리워하다>는 역사적 인물과 교감하며 일지암이라는 특정공간을 의미화하면서 서정적 접근법을 시도하였다. 비교적 주어진 틀에 시조의 가락을 무리없이 풀어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같이 보낸 <빈 집>에서도 세월 뒷 켠으로 밀려난 빈 집을 향한 향수와 회한의 정서를 의도만큼 그려내고 있다. 다만 시조의 항해에서 더 활기차고 패기있는 생동감의 언어를 가동시켜가는 노력을 바라고 싶다.
서승례의 응모작 중 <어머니의 빈 집> 은 정서적 사물인 빈 집을 대상으로 옛그리움과 정한을 시조시의 틀에 담아 형상화하고 있다. 시조의 현대성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어보인다. 그러나 ‘서걱거리는 목소리’, ‘하늘아 나의 별들아’에서 보듯 만만치 않은 시적 감성과 시적 상상력을 보유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바다는 생명의 보루>에서 21세기 최대 화두인 환경 생태계의 관심과 그 주목성이 시적 지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두 분을 신인상으로 민다. 두 당선자 공히 시대의 아픔을 다루거나 지적 통찰을 끌어낼 때 현대적 감각을 살리는 수고를 당부하고 싶다. 또한 천의무봉의 율격을 타는 시적 완성도를 꾸준히 높여가길 바란다. 정진을 바란다.
-심사위원장 윤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