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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태풍 모라꼿 영향으로 대구동문들의 산행은 일요일로 미루어졌다.
오늘(8. 8. 토요일)도 날씨는 잔뜩 찌푸러져 있고 비도 온다하니 외출하기도 망설여진다.
그래서 지난주의 휴가그림이나 올려보기로 한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더니 흐리기만 하고 비가 오지 아니하기에 용기를 내어 12시가 넘어서 출발했다.
여행은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는데 오후에 떠나면 같은 비용으로 같은 곳을 가더라도 한나절은 손해 본다.
1. 2009년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동해안을 따라 강릉 방면으로 무작정 떠났다.
울진에 이르자 연례행사인 줄 알았던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가 5년 만에 열렸단다.
친환경농산물을 생산,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그 경작법을 널리 알리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단다.
그렇다면 관람자는 의당 주로 농민이어야 할 터인데, 대부분이 농사와 관련 없는 도회의 젊은 관광객들이 동해안 관광을 왔다가 지나는 길에 들린 사람들이다.
어떻든 금비와 방제약을 사용하지 아니하면서도 수확물의 결과는 대단하다.
2. 한 뿌리에 1만 5천개가 열리는 도마도
일본 아레후사의 기술협조로 2009. 1. 9. 파종하여 양액재배로 한 뿌리에 약 15,000개의 열매가 열리도록 했단다.
현재도 계속 열리고 있는데 포기의 중심에서 사방으로 4미터가 넘게 자랐으며 토마토 한 개의 크기는 대개 5-6세 어린이의 주먹만 하다.
3. 삼척 海歌詞의 터
울진에서 어정이다가 삼척에 도착하니 해가 저물었다.
숙소를 따로 정하지 아니하고 유명하다는 삼척온천에서 지내기로 하였다
이용료는 1인당 온천찜질방 8,000원, 가족수면실 20,000원으로 합계 2만 8천원이면 1박할 수 있다. 1박에 15만원 내지 30만원하는 민박이나 팬션에 비하면 아주 헐하다. 그래서 가족수면실은 미리 예약하지 아니하면 구할 수 없다.
가족수면실을 구하지 못하면 8천원으로 찜질방을 이용하면 된다 다만, 코고는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구태여 가족수면실을 구할 필요도 없다.
서민들이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온천장 옆에 대형 건물을 증축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올 가을이나 내년에는 가족수면실을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24시 찜질방이 돋아나오더니 작년부터 부쩍 유행이다.
이날 운이 나빠 코를 몹씨 고는 사람을 만나 머리 위에서는 코를 골고 발 아래서는 내가 코고는 줄 잘못알고 나의 깔개를 낚아채는 쇼를 부려 영 잠을 못 이루다가 새벽녘에 방을 바꾸고서야 겨우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온천장 부설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증산동에 있다는 수로부인공원을 찾았다.
차에서 내리니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여 차안으로 피하여 들어가 기다렸다.
잠시 후 비가 소강상태에 이르자 밖을 나와 바다를 보니 하늘은 어두운 가운데도 가슴은 탁 트였다.
그런데 臨海亭 좌측으로 눈을 돌리니 불과 수백 미터 거리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바위가 보인다.
알고 보니 그 유명한 추암인데 작년에 추암에 올라보고도 이곳 수로부인공원을 찾아보지 못했다.
수로부인공원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水路夫人의 설화를 바탕으로 복원한 공원이다.
공원광장 한켠에는 드래곤볼이 있는데 직경 1.3m, 높이 1.67m, 무게 4톤의 오석으로 만든 커다란 공인데 표면에는 용을 타고 나오는 수로부인의 모습과 한켠에는 海歌詞가 우리글과 한문번역문이, 한켠에는 獻花歌가 우리글과 鄕札(한자의 음과 훈을 빌려 한국어를 표기한 차자표기법)이 새겨져 있다.
드래곤볼 옆에는 돌을 돌려 헌화가와 배경 이미지가 멈추면 연인들의 사랑은 변치 않고 영원하고, 해가사와 배경이미지가 멈추면 마음속 깊이 묻어둔 사랑과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는 설명석이 있다.
그래서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저마다 드래곤볼을 돌리느라 야단이다.
海歌詞
거북아 거북아 수로부인을 내어 놓아라 龜乎龜乎出水路
남의 아내를 빼았은 죄 얼마나 큰지 아느냐 掠人婦女何極
네 만약 어기로 내어놓지 않는다면 汝若悖逆不出獻
그물로 잡아서 구어먹으리라 入網捕掠燔之喫
위의 해가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龜旨歌 보다 약 700면 앞선 것 이란다
참고삼아 龜旨歌를 보자
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喫也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 놓아라 만약 내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
나는 이번에 이곳에 오기 전 까지 “수로부인”이란 신라 수로왕의 부인인 줄만 알았는데 水路란 신라 성덕왕 때 순정공의 부인의 이름이란다.
순정공이 강능태수로 부임하는 도중 임해정(이곳 부근)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해룡이 나타나 부인을 끌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자 순정공이 마을 사람들을 동원해서 막대기로 언덕을 치며 海歌라는 노래를 지어 부르니 용이 수로부인을 등에 태우고 나타났다 한다.
獻花歌의 향찰과 양주동박사의 번역문
紫布岩乎邊希 자주빛 바위 끝에
執音乎手母牛放敎遣 잡으온 암소 놓게 하시고
吾肹不喩慚肹伊賜等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花肹折叱可獻乎理音如 꽃을 꺽어 받자오리다
아무튼 수로부인은 엄청 미인이었던 모양이다
순정공이 수로부인과 같이 강능 임지로 가는 도중 갖가지 수난을 겪는다.
그래서 해가를 애로티즘을 노래한 것이라고도 하고, 무당이 굿할 때 부르는 노래라고도 하는 등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4. 대관령 옛길
특별한 목적지가 없으니 삼척은 대충보고 대관령을 가기로 했다.
새로 난 영동고속도로를 피하여 대관령 옛길을 택했다. 옛길이라야 신사임당이 넘었던 그 옛길은 아니다.
대관령을 오르기 전에 대관령박물관이 있는데 고인돌 모습으로 건축했다고는 하나 설명을 듣고도 무식한 내겐 고인돌 같이 보이지 않으니 큰일이 아닌가.
박물관 건물 옆에는 사임당이 넘던 대관령 옛길이 있는데 그 곳으로는 차량이 넘을 수 없단다.
비가 오락가락 하므로 대충 보고 다시 길을 떠났다.
5. 신사임당 기념탑
대관령 중턱에 이르면 신사임당 기념탑을 만난다.
대관령박물관 옆으로 나 있는 대관령 옛길로 오르면 바로 사임당 기념탑 부근으로 올라오게 된다.
등산객이 많이 이용하는 길이란다.
아마도 이 곳 부근에서 사임당은 고향을 내려다보며 어머니를 그리는 시를 지었나보다.
踰大關嶺望親庭
慈親鶴髮在臨瀛 인자한 우리엄마 흰머리 되어 강릉(임영)에 계시고.
身向長安獨去情 외로이 서울로 가는 이 심정이여.
回首北村時一望 어머니 계신 북촌을 고개 돌려 바라보니.
白雲飛下暮山靑 힌 구름은 날아 내리고 저문 산은 푸르기만 하네.
박물관에서부터 산을 오를수록 운무의 농도가 심해지더니 기념탑에 이르니 부슬비도 내리고 안개는 더욱 심하여 사임당이 북촌을 내려다보며 보았을 白雲飛下暮山靑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운무에 갇혀 사임당의 시를 읽어보는 것도 괜찮았다.
옛 대관령 주차장은 영동고속도로가 완공되자 도로공사에서 그 관리권을 인근 주민들에게 이양했단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고 운무는 더욱 심하여 전조등을 켜도 시야가 불과 3-4미터 정도에 불과했다.
엉금엉금 기어서 주차한 후 매점에 들어가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기다렸으나 안개는 약간 걷히었으나 앞이 트이지 않아 망설이고 있는데 창밖에는 남녀노소 어린이 할 것 없이 비옷 입고 우산 쓰고 매점 옆 뒷쪽에서 꾸역꾸역 나온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거기서 뒤로 약 20분을 돌아가면 양떼목장이 있다고 하며 볼만하단다.
입장료를 받는데 경노는 무료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비와 운무 때문에 그 곳에 더 있어 보았자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어서 갈까 말까 하다가 가보기로 했다.
안개 속에 풀을 뜯는 양떼의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비가 내린 탓에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은 것을 몹시 후회했다.
6. 대관령 삼양목장
대관령주차장 길 건너편 부근 어디에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이 있다고 하나 운무로 인하여 길을 찾아 건널 수가 없었다.
부근에서는 운무 때문에 더 볼 것이 없으니 이제 어디로 간다?
그래서 대관령 어디에 있다는 삼양목장을 찾아 가보기로 하고 점원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으니 물건 팔기에 바빠 다만 손가락으로 오른 쪽을 가리킬 뿐이다.
차를 몰고 손가락이 가리킨 대로 안개 속을 내려가다 보니 갑자기 젓가락 두개를 나란히 놓은 듯 한 갈림길이 나온다.
어느 길로 가야 하나 하고 망설이는데 차는 어느 듯 좌측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조금 가다보니 그 길은 영동고속도로로 올라가는 길이다
아차! 길을 잘못 들어다 하고 좀 더 가다보니 유턴 자리가 있기에 되돌아섰으므로 당연히 왔던 대관령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운무는 점점 심하여 전조등을 켰으나 1미터 앞도 보이지 아니했다.
엉금엉금 기어서 나아가니 우측으로 넓은 포장도로가 보여서 그 길로 따라 들어갔는데 갑자기 커다란 건물로 들어가는 돌계단이 막아선다.
그래서 돌계단을 피하여 약간 우회전하여 정차하여 살피니 그 곳이 도로 한가운데인지 건물의 앞마당인지 도통 알 길이 없었다.
불안 한 마음으로 잠시 동정을 살피는데 우측 아래에서 자동차불빛이 보이더니 수 미터 앞을 지나갔다.
그대로만 서 있을 수만도 없어 자동차가 간 곳을 향하고 전진했다.
그러자 좀 전에 대관령을 오를 때 보았던 신사임당 기념탑과 비슷한 커다란 탑이 보였는데 잠시 보았지만 신사임당 기념탑은 분명 아니었다.
조금 더 전진하니 도로의 경사도로보아 출구인 듯 보여 잠시 멈추고 살피니 이번에는 좌측에서 차가 올라오더니 우측으로 사라졌다.
그제야 어느 광장에서 대관령 옛길로 접어드는 것인 줄 깨닫고 도로에 올라 진행하였는데 그대로 가면 강능까지 갈판이므로 되돌릴 수 있는 길을 탐색했다.
한참 내려가니 운무가 엷어지면서 길이 트이고 아래 위에서 진행하는 차량도 잘 보이는 넓은 곡각지점을 만나게 되자 그 곳에서 방향을 돌려 대관령주차장 쪽으로 향할 수 있었다.
대관령 주차장에 다시 왔으나 조금 전처럼 운무는 많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심했다.
이번에는 우측 길로 제대로 들어서 횡계란 곳에 이르니 운무는 거짓말처럼 걷혔고 대관령 쪽을 바라보니 그 곳은 아직도 안개 속에 쌓여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칠흑 같은 운무 속에서 본 건물과 구조물은 신재생에너지전시관과 기념탑이었던 것이다.
횡계에서 대관령 삼양목장의 길을 물어 겨우 찾아가니 오후 6시 30분이 막 지났다.
정문에서 오늘은 문을 닫았으니 내일 오란다.
그럴 리 없는 줄 알면서도 먼 길을 왔으니 여기 숙박할 곳이 없느냐고 물으니 직원들 숙소밖에 없어 안 된단다.
그러면서 횡계에서 숙박하길 권하면서 가다가 물가에 지은 민박집에 가면 1박에 15만원 내지 20만원씩 한다며 묻지도 않은 정보를 일러준다.
횡계에 도착하여 저녁먹을 식당을 찾고 있는데 마누라가 또 24시 불가마찜질방 광고판을 보았다
대관령 암소고기로 요리했다는 저녁을 먹고 좀 전에 본 불가마찜질방을 찾아 꼬불꼬불 들어가니 그 옆에는 두 채의 팬션이 한창 수리 중에 있었다.
땀 빼고 들어 누어 tv를 보면서 하루의 피로를 푸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tv가 꺼지고 취침시간이 되자 또 코고는 손님이 찾아왔다. 거기다가 이가는 친구까지 합세했다.
아 금년에는 영 재수가 없단 말인가?
주인이 와서 흔들고, 손님이 와서 흔들어도 잠시 그 때뿐 1분도 채 못 넘겨 원상회복이다.
온 방안의 손님들이 잠을 설친다며 투덜거렸으나 아무도 말릴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모두들 참고 날이 세기를 기다린다.
나는 새벽녘에야 잠깐 잠이 들었나보다.
이게 서민들의 삶이다.
싫으면 돈 벌어 호텔에 가던가.
말이 되나? ㅎㅎㅎㅎ..........
찜질방에서 준비한 아침밥을 먹고 나니 밤새 잠을 설친 듯 하였지만 찜질방효과 탓인지 별로 피곤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내 옆지기는 잘 잣단다.
참 이상한 일이다.
내 딴은 가장 일찍 목장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벌써 정상에서 아기를 업기도 하고 안기도 하며 내려오는 사람이 있었다.
출발지에는 여러 대의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원래는 30분마다 출발한다고 하나 관광객이 많아서 만차가 되면 시간에 구애됨이 없이 바로 출발하는 모양이다.
버스는 목장의 정상에서 승객을 내려놓고 내려가는데, 그 곳에서 동해가 보인다는데 이날은 동해 쪽에서 운무가 일어나 보이지 아니했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차를 이용해도 되지만 모두 다 걸어서 내려간다.
7. 소떼 목장
소의 목장은 출발점과 정상의 중간쯤에 있는데 오를 때는 차창 밖으로 내다보지만 내려올 때는 목책 옆으로 내려오면서 직접 소에게 풀을 먹여줄 수도 있다.
이곳의 소들도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길들여졌는지 한 놈이 풀을 받아먹으면 다른 놈들도 몰려와서 자기도 달라고 한다.
8. 어머, 어머, 어머........
숙녀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모두 어머, 어머 소리를 연발하였지만 아무도 민망하다며 고개를 돌리는 숙녀는 없었다.
9. 양떼 목장
소떼목장에서 조금 내려오면 양떼목장에 다다른다.
양의 무리 가운데 홀로 우뚝 서 있는 저놈은 무얼 하는 겨며, 주변에 따라다니는 놈은 또 무얼 하는 거냐?
10. 분이야 니 좋나?
우리는 개가 염치없이 아무데서나 그 짖을 하므로 남을 욕할 때 “개 같은 놈”이라고 욕해왔다.
그런데 양이란 놈은 개보다 훨씬 더하다.
남이야 보가나 말거나, 옆에서 따라 다니거나 말거나, 암놈이 물을 먹거나 밥을 먹거나 말거나 아무데서나 그 짖을 한다.
숙녀들은 저 놈의 양이 너무 밝힌다고 탓한다.
앞으로는 남을 욕할 때 “개 같은 놈”이라고 하지 말고 “양 같은 놈”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면 순하고 착한 놈으로 되는데!.............
11. 우리도 놀아보세
소와 양이 노니까 나비도 노네.
이곳은 온통 노는 판이구나.
삼양목장은 이곳을 찾아온 고객을 위하여 라면 한 상자에 1만원에 판다고 광고하고 있다.
나는 평소 라면을 잘 먹지 않아 그 가격을 몰랐으므로 그 광고만 보고 대단히 싼 줄 알고 한 상자 샀더니 와서 보니 별로였다. 망할...........
12. 꽃지의 아침
대관령 삼양목장을 내려오니 오후 3시가 넘었다.
이제 어디로 간다?
옆지기는 대관령 공기가 좋다며 부근에서 하루 밤 더 묵잔다.
그러나 여기서 하루 밤 더 묵어간다면 또 찜질방 신세를 또 져야 할 것 같아서 떠나기는 떠나야 할 터인데........
가보기로 하자, 평소에 소문으로만 듣던 안면도 꽃지의 일몰을 보러........
그래서 영동고속도로에 올려 안면도로 향했다.
횡계에서 홍성까지 그렇게 먼줄 몰랐다. 꽃지란 곳에 도착하면 일몰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서해대교를 지날 때 해는 거의 다 넘어 가고 있고 하늘색도 별로여서 꽃지의 아름다운 일몰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꽃지 부근에 이르렀을 때는 오후 8시 30분경이어서 민생고부터 해결해야 했는데 길가 주차장 옆에 꽃게전문식당의 간판을 보고 주차하였더니 옆지기가 서해안기름유출사건이 생각난다며 아무래도 안 되겠다며 그 옆집을 택했다.
북어탕을 시켜놓고 숙박할만한 민박이 없느냐고 물으니 때마침 옆 자리에서 대전에서 왔다는 작은형님 식구들과 같이 저녁을 먹던 그 마을사람이 자신의 큰형님 집을 안내하였다.
집은 주차장 뒤에 있었고, 지은 지 얼마 안 되었는지 깨끗했고 취사시설까지 완비돼 있었다.
올해는 날씨가 선선해선지 광관 객이 적어 우리가 아니면 그날은 놀릴 판이었던 모양이다.
1박에 4만원을 주기로 하고 잣는데 조용하고 시원하여 일류 호텔과 다름없었다.
오늘밤의 운은 좋았던 것이다.
편안히 자고 아침도 먹기 전에 나홀로 꽃지를 찾아 이정표를 따라가니 15분 정도를 가니 목적지가 나왔다.
어느 것이 할머니바위고 어는 것이 할아버지바윈지 물어보지 못했으나 그거야 아무려면 어떦가? 다만 오늘 저녘 해가 저 두 섬 사이로 떨어져야 하는데..........
13. 바다 속의 시장
저 곳은 밀물이 들어오면 물속에 잠기는 곳이다.
관광객이 오기 전에 가장 먼저 나와 새벽 장을 펴는 할머니.
그런데 할머니라고 해놓고 보니 내 나이 70인 걸 생각하고 아마도 동생 같은 저분을 할머니라고 해야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실소했다.
내 나이를 낮추자 ........
14. 안흥성
아침을 먹고 꽃지의 일몰 때문에 하루 밤 더 묶겠다고 약속한 다음 태안의 안흥으로 갔다.
안흥에 이르기 직전에 안흥성 서문 수홍루가 있다
효종6년에 쌓은 성으로 水軍僉節制使가 배치되어 군사상 중요한 임무를 담당했다.
성벽의 돌에는 성의 축조를 담당한 고을의 석공이름이 새겨져 있어 인근 19개의 군민들이 동원되었음을 알 수 있고,
부대시설로는 4개위 성문이 있는데 동문은 壽城樓, 서문은 垂虹樓 남문은 伏波樓, 북문은 坎城樓라고 하며 성안에는 20여호의 민가와 泰國寺 등이 있다.
사진은 무지개가 드리운다는 서문 垂虹樓이다
15. 안흥의 갈매기
어딜 가나 사람이 사는 곳 옆에는 짐승들도 사람에게 길들여지기 마련인가 보다.
유람선을 타고 떠나는데 부선장(?)이 새우깡 3봉지를 2천원에 판다고 한다.
어린이와 젊은 사람들이 사기에 먹으려고 사나보다고 생각했는데 배가 출발하자 뱃전으로 나가더니 새우깡을 하늘로 던진다.
그러자 어디서 숨어있다 나타났는지 갈매기 떼들이 나타나 공중에서 받아먹는다.
또 다른 이색장관이라 할만하다.
16. 독립문 바위
유람선이 첫번째 안내하는 곳이 독립문 바위다
기념촬영을 위하여 잠시 바다 위에 멈춰 서준다.
이곳에 이르기 전에 보면 이와 비슷한 모습의 바위가 한 두 개 더 있어 그 것들이 마치 용들이 바다물을 마시며 행진하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17. 호랑이 바위
독립문 바위에서 좀 더 나아가면 호랑이 바위와 자라바위가 나온다.
자라바위는 호랑이 바위의 좌측 끝에 있는데 위의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18. 꽃지의 일몰
꽃지의 일몰을 기대하고 유람선 관광을 서둘러 마치고 돌아왔으나 하늘색도 위치도 모두가 다 기대를 저버렸다.
지금 아니면 언제 다시 여기까지 올 수 있을까 하여 하루를 더 묶기로 하면서까지 기대 했는데 위치도 하늘색도 다 비켜났다. 나중에 알고 보니 두 바위 사이로 지는 일몰을 보려면 10월 하순 경이라야 한단다.
그래도 일몰은 아름다웠다.
많은 연인들이 손에 손 잡고 바위 주변을 맴돌며 꿈을 키운다.
19. 별주부 마을
사실 이곳을 찾은 것은 2일 동안 부근을 거의 4-5번을 헤맸으나 찾지 못하다가 일몰을 못보고 다음날 아침 안면도를 떠나기 직전 찾아갔다.
홍성에서 태안과 안면도로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좌로 가면 안면, 우로 가면 태안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그 곳에 바로 별주부마을이란 표지판이 있는데 그 표지판을 보고도 차가 들어가는 도로를 보지 못해 찾지 못했다.
그래서 안면도를 나오면서 물었더니 어제와 그저께 들어갔다 아닌 줄 알고 돌아 나온 청포해수욕장으로 들어가야 한단다.
청포해수욕장은 좌우로 길게 뻗은 가운에 유독 이 조그마한 바위산(?)만 눈에 뜨인다.
그 앞에는 점점이 끝이 뾰족뾰족한 너럭바위가 깔려 있는데 별주부전에서 토끼가 간을 널어 말리던 곳이라고 한다.
토끼가 간 말리던 바위들 앞에는 독살이 있는데 해수욕객들이 혹시나 길 잃은 고기가 있나 하고 기웃거리지만 요즈음 고기들을 똑똑하여 독살에 들어오지 않는다나.
20. 看月庵
휴가를 더 이상 할 수 없어 귀가하기 위하여 태안반도를 나오자 간월사란 이정표가 보였다. 시간이 넉넉하였으므로 들르고 보니 소문으로만 듣던 밀물과 썰물 때 섬과 육지로 변한다는 간월암이었다. 시간이 없었더라면 지나쳤을 것이다.
부근에는 대대적인 관광산업지역 조성을 위해 토지정지작업이 한창이었다.
옛날에는 彼岸島, 彼岸寺로 불렸다며 밀물 시 물위에 떠있는 연꽃 또는 배와 비슷하다 하여 蓮花臺 또는 落伽山 圓通臺라 부르기도 했단다. 고려 말 무학대사가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도를 깨우쳤다하여 암자 이름을 看月庵이라 하고 섬 이름도 看月島라 하였단다.
이곳의 낙조 또한 유명한데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많은 사진 중에서 20장을 뽑기란 힘들고 글쓰기는 더욱 힘들다.
나머지는 파이에 얹어 굽는데 파이에 들지 못한 사진들 중에도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21. 파이
사진으로 설명하면 좋을 터인데 20장 이상을 올리는 방법을 아직 모르고 그러자니 글로 쓸 수밖에 없는데 솜씨가 없어 글이 너무 많다.
아무리 줄이려 해도 안 된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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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聽岡! 멋진 사진 잘 보았네. 20장이면 족한데. 내경우는 너무 많이 올려서 탈이라오. 聽岡의 그림은 여러장 올려야 만인이 즐거워 할 터 필요하면 南齋法을 사용하시게나... 하 하 하 노인도 어린아이에게도 배울게 있다는 말이 실감나는군
聽岡! 東西海岸을 넘나드는 체력 대단합니다. 틈나시면 가야 박물관 사진 전체 정리해서 올려주시면 ... 앉아서 고령 구경 좀 할 수 있기를... 위 사진 퍼 감니다~
聽岡의 글과 그림을 보고 올린글이다. 나-원참. 이렇게 인기가 좋다니--- 대덕산(在國): 정말 같은 코스로 한번 떠나보고 싶네요. 그리고 지기님 청강이라는분은 시인인지? 아님 사진작가인지요? 대구에 계신분 같은데... 정말 부럽네요 고희의 나이에 사고는 20대의 젊음을 유지하는 듯 하네요. 언제 시간되시면 차한잔 하고 싶네요. 09.08.10 11:32
聽岡의 글에 대자보 -김덕수(21세): 정말 좋은 정보인거 같습니다.... 사진을 보니,,, 미소가 지어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왠지 벌써 그곳에 가서 있는 기분도 듭니다~~~~~~항상 감사드립니다.`~~~ 09.08.10 23:02
긴 글을 읽어 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칭찬에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있나요 그러나 너무 과찬이어서 부끄럽습니다. 다 남재의 자랑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