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고-서해고-언남고, "챔피언 타이틀은 우리의 것"…현풍FC-대륜고-대구공고-청구고, “홈에서는 우리가 주인공”…초지고-신라고-중동고-재현고-부산정보고-인천남고, "우리도 지켜봐라!"
역대 우승팀의 관록과 기존 강호들의 첫 여의주 쟁취의 싸움이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강호들이 대거 포진하며 무대의 상징성을 높이고 있다. 전국대회 상위 입상으로 2019년 농사의 대미를 장식하려는 각 팀들의 머릿속도 점점 신중해지고 있다. 덥고 습하기로 악명 높은 경북 김천에서 고교생들의 뜨거운 향연은 이제 '개봉박두'다.
내달 6월1일부터 12일까지 경북 김천시 일원에서 펼쳐지는 제43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는 전국 24개 팀이 출전해 우승컵을 놓고 대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8개조 3개팀이 풀리그를 통해 치러지기에 매 경기가 숨 막히는 레이스의 연속이다. 한 번의 실수가 곧바로 패배로 직결되기에 고도의 집중력과 전략을 짜내는데 여념이 없다.
14일 오후 2시 대구광역시체육회 2층 회의실에서 본 대회 조 추첨이 열렸다. 참가팀 24개팀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대구광역시축구협회의 대회운영에 따른 지침서를 전달받은 뒤 곧바로 진행된 조 추첨의 결과 인천남고(인천)와 대구공고(대구), 현풍FC U-18(대구)이 속한 3조가 ‘죽음의 조’로 지칭됐다. 그 다음 서해고(경기)와 신평고(충남), 용호고(경기)가 속한 8조가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인천남고와 대구공고, 현풍FC U-18의 조별리그는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다.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왕성한 체력을 앞세운 인천남고는 매년 전국대회를 통해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둬들이고 있다. 대구공고 역시도 조직력을 바탕으로 최근 물오른 에이스 박찬양의 한방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북-대구리그 개막이후 6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현풍FC U-18은 두말 할 거 없는 최강이다. 공수를 빠르게 넘나드는 기동력과 빠른 빌드업에 의한 플레이는 웬만한 팀들이 상대하기 버겁다.
춘계고등연맹전 4강 입상팀 신평고(충남)와 서해고(경기)의 16강 진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관록의 용호고(경기)의 고춧가루가 기대된다.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하게 입상을 거둬들이고 있는 신평고는 팀 전체적으로 끈끈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서해고는 팀 전력도 좋지만, 고교축구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김학철 감독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기대가 모아진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는 용호고는 이번 대회를 통해 명예회복을 벼른다.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언남고(서울)는 5조에 속해 FCKHT 일동(경기)과 대동세무고(서울)를 상대하게 됐고, 4조에 속한 대륜고(대구)는 오산고(경기)와 도봉FC(서울)를 상대로 조별리그를 펼친다. 또 다른 우승후보로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중동고(서울)와 초지고(경기)는 1조와 7조에 속했다. 언남고와 대륜고, 중동고, 초지고 등은 조별리그 통과한 후 대진 운에 따라 상위 입상이 거론된다.
올 시즌 핫 한 팀인 신라고(경북)는 6조에서 천안축구센터(충남)와 부산정보고(부산)를 상대로 16강 본선 진출을 타진한다. 이미 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쌍둥이 형제’ 박선결과 박한결을 앞세운 신라고는 시즌 첫 대회 춘계고등연맹전 당시 우승팀인 FC서울 U-18 유스 오산고와의 16강 대결에서 다 잡은 대어를 망태기에 쓸어 담지 못한 진한 아쉬움을 이번 대회를 통해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 대구축구의 자존심이자 전통의 강호들인 대륜고-청구고, 올해는 홈에서 우승컵에 입맞춤할까?
대륜고는 시즌 첫 대회인 2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에서 4강에 입상, 공-수에 걸쳐 탄탄한 스쿼드를 구축하면서 경북-대구리그에서 견줄만한 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3승1무2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리그현재 6위로 체면을 구겼다. 대륜고는 이번 홈에서 열리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를 통해 다시 한 번 4강 이상의 성적을 희망한다. 권역리그 부진 등으로 인해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확실하고, 부상 선수들도 하나둘씩 복귀하며 베스트 전력 구축이 가능해진 것도 호재다.
오산고(경기), 도봉FC(서울)와 함께 4조에 속한 대륜고는 U-18 대표인 에이스 여승윤의 한 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 여승윤은 자로 잰 듯 한 패싱력과 공간 침투, 뛰어난 테크닉 등을 앞세워 고군분투하고 있다. 상대 수비라인을 단번에 파괴시키는 킬패스는 경계대상 0순위다. U-17 대표인 오준협의 패싱력과 센스 등도 이번 대회 활약에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곡FC(서울)와 숭실고(서울) 등과 2조에 속한 청구고는 올 시즌에도 특유의 빠른 패스웍과 조직력을 앞세워 강팀의 본색을 잃지 않고 있지만, 결과물이 신통치 않았다. 춘계연맹전 당시 창녕고에 패해 32강에서 주저앉았고, 권역리그에서도 3승1무2패의 성적으로 5위에 머무르는 등 진한 아쉬움만 남겼다. 전통의 강호인 청구고는 이번 대회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에이스 신중은 청구고 특유의 색깔을 진하게 물들이는 '마에스트로'다. 173cm의 작은 키에도 왕성한 활동량과 감각적인 패싱력, 넓은 시야 등이 돋보이는 신중은 날카로운 슈팅력으로 웬만한 스트라이커 못지 않은 결정력도 자랑하며 팀에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한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나머지 선수들의 부담감을 덜어줄 만큼 팀 공헌도도 으뜸이다. 이웅희와 김동한도 영양가 높은 활약으로 팀에 든든한 축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