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교육을 할 때..
상대를 앞에 놓고 상대의 장점을 써 보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신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부부.. 눈에서 빛이 나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 교육을 하면서
'장점을 쓰시오' 하면, A4용지에 빡빡하게 적고, 끝에도 적고, 뒷면에도 적고..
'스님, 한 장 더 주세요'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저 보기만 해도 좋아서.. 눈에 눈꼽이 껴도 사랑스럽고..
코만 풀어도.. 어머나 어쩌면 저렇게 코를 멋지게 풀까.. 이러고..
내용 중에 정말 말도 안 되는 게 많습니다.
'발 냄새가 최고예요'
'머리를 부스스하게 나왔는데 그것도 그렇게 좋더라'
눈에 콩깎지가 씌어 가지고 다 좋게 보이는 겁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수희공덕((隨喜功德).. 함께 기뻐하는 거,
아니 할래야 아니 할 수가 없지요.
문제는 5년 뒤인데요..
그 사람들에게 같은 교육을 하는데
'장점을 써 보시오' 하면 아주 충격적인 상황이 나타납니다.
'스님 쓸 게 없는데요..'
반대로 '단점을 쓰시오' 하면 그냥 A4용지를 꽉꽉 채웁니다.
5년전 장점으로 썼던 모든 것들이 그대로 다 단점에 등장합니다.
'어휴 발냄새..' '트름 막 하고요..'
'제발 머리 좀 단정했음 좋겠어요..'
'옷 좀 제대로 입었음 좋겠어요..'
단점의 장점화가 돼야 하는데 거꾸로
모든 장점이 몽땅 단점으로 바뀌는데
불과 3년에서 5년만에 다 이뤄내는 대단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렇게 멋진 배우자가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마음공부로 수희능력을 닦았어야 하는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 하고 다투는 세월 속에서 그렇게 된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상대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충격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선업스님/bbs>
※ 수행.. 그것은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한 노력입니다. 여실지견(如實之見)
수행.. 그것은 거품을 걷어내 주고, 균형을 맞춰 주고, 색안경을 벗겨 줍니다..
☞ 한 방에서 자게 된 신부님과 수녀님 http://cafe.daum.net/santam/IWGz/285
너무나도 과묵해서, 속 터지는 남편.. 어찌하오리까? http://cafe.daum.net/santam/IWGz/373
첫댓글 천주교의 가르침 중에 "마음이 가난한 자는 행복하다" 에서의 '가난'과 '여실지견'의 의미가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일맥상통하는 거 같군요. 예전 스님들께서는 <작년에는 송곳 세울 단 한 점의 땅도 없더니 금년에는 그 송곳마저도 없다>라고 하셨죠. 번뇌망상이 없어져 (여실지견으로 가까이) 가는 것을 가난이라 표현하고, 번뇌망상이 다 없어진 걸 <송곳 세울 땅이 없다>, 그 없어졌다는 생각조차 없어진 경지를 <송곳조차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행복하나니, 해탈 열반이 그들의 것이로다..' 아멘_()_
부부로 만났다는것은.......눈에 보이는 것 혹은 아는것보다 훨씬 더많은 부분들이 긴 세월과 후손에게 녹아듦인데
급한 성질과 개인의 이기 때문에 그런 오류를 범해가지 않나 여겨집니다
수행.. 그것은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위한 노력입니다. 여실지견(如實之見)
거품을 걷어내주고, 균형을 맞춰주고, 색안경을 벗겨줍니다..
..........나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고 있지만
상대가 그러하지 못함에 대해 미리 반응하는일은 아직도 우리의 수행길이 멀리 놓여있고
갈길이 있음이겠지요?
그것이 우리의 한계이며 동시에 우리의 아름다움, 우리의 특권입니다..
벌써 완벽하다면 해탈의 즐거움도 없겠지요? 알아가는 환희로움도 없겠지요?
마음은 어디에 두고 소행만 볼가요?
_()_
나를 보는듯 하여 정신이 번쩍 듭니다.
ㅎㅎㅎ 누구나 그러하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