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암 저
면수 384쪽 | 사이즈 152*225 | ISBN 979-11-976282-5-2 | 03810
| 값 15,000원 | 2021년 01월 20일 출간 | 문학 |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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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임영숙(편집부) 02)2612-5552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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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이 지나간 자취는 어디에도 남지 않게 마련이고 바람과 구름은 미치지 못할 데가 없듯이 흔적이 없는 무흔(無痕)과 거리낌 없이 떳떳한 무애의 삶을 꿈꿨다. 하지만 바탕이나 됨됨이가 드높은 뜻에 턱없이 부족해 시답잖은 일상에 휘둘리며 탐욕에 얽매인 채 부질없는 업(業) 때문에 마냥 허송세월하다가 주위를 제대로 헤아리는 총기를 잃었었다. 그렇게 어물쩍 희수(喜壽)를 넘겼음 때문이리라. 입때까지도 사는 게 무엇인지 깨우치지 못한 내가 정녕 마뜩잖다. 이런 수준에 기인하지 싶다.
가정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해온 아내에게 얄팍한 입발림을 사사(謝詞)로 가름하려는 우매한 짓이 백수(白叟)의 부질없는 자기 연민이 아닌지 당최 헷갈린다. 하지만 앞으로의 여생에서 두 손 마주 잡고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황혼의 세월을 조지약차(早知若此) 없이 누리고픈 간절한 소망은 진정이다.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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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경남 마산 경남대학교에서 평생 젊은이들을 가르치다 정년 퇴임했다.
공과대학 교수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듯 하지만, 일찍이 20년여 전 수필가로 데뷔하여 어느덧 중견 수필가로도 문단에 자리하였다.
그간, 『우연』, 『월영지의 숨결』, 『행복으로 초대』, 『절기와 습속 들춰보기』, 『8년의 숨가쁜 동행』(2014년 세종도서 선정), 『가고파의 고향 마산』, 『말밭 산책』(2019년 문학나눔 선정 도서) 등 17권여 에세이집 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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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마산문인협회와 경남문인협회를 비롯해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적을 두고 있으며, 문예지 [시와늪] 명예고문 및 심사위원, [문예감성] 심사위원, [출판과 문학] 편집고문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경남신문 객원논설위원과 경남IT포럼 회장을 역임했다.
경남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경영학 박사)이다.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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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내는 글│ 고마운 아내에게 이 책을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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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반보기와 만날제
반보기와 만날제 16
현자무가와 인백기천 21
방하착과 착득거 26
두 해방둥이와 조우 31
만어사 탐승 36
비바람과 친구했던 문학기행 41
가시오가피 달인 물 46
북면온천에서 문학의 밤 50
부적과 만남 56
천 년 고찰 정취암 61
창원시 조명 67
신축 원단의 비손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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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사고 처리반장
마님 운동과 머슴 운동 80
다섯 번째의 승용차 85
이제는 말할 수 있다 89
설날의 초상(肖像) 95
아내의 앨범을 들춰보다가 100
귤화위지(橘化爲枳) 105
그래도 걸어야 한다 109
처음 만난 날 113
쓸개 없는 여자 118
닮을 걸 닮아야지 123
여자 병실의 남자 보호자 128
사고 처리반장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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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임종 유감
편안한 유택을 꿈꾸며 140
할머니가 두 분인 사연 145
임종 유감 150
두 아들의 사촌 155
불청객 박쥐 160
온라인 개학 그리고 등교 165
반장에 선출됐다는 유진이 171
풋풋한 손주 건네다 보기 176
얼결에 맞은 여름방학 182
오뉴월 오이 쑥쑥 자라듯이 188
자신감을 가져라 192
부정 교합 교정 시술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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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좀 마르신 것 같습니다
생의 후작을 꿈꾸는 글밭지기 204
틈만 나면 꾸벅꾸벅 207
사진 속의 낯선 노인 212
실수와 동거 216
착각은 행복했었는데 221
약 보따리를 끼고 사는 세월 225
역병과 코로나19 230
희미하게 들렸다 235
삶은 고해 240
반 백 년 전의 모습 회상 245
좀 마르신 것 같습니다 250
벌초의 방법을 확 바꾼 감염증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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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때 이른 만추를 앓다
또다시 새벽 등산 261
생애 마지막 이사를 꿈꾸며 266
나를 찾아 무학산 등정 271
어수선한 봄의 서곡 276
새 둥지를 틀며 281
삼십 리 남짓한 벚꽃 길 산책 285
반 백 년 넘게 흥얼대는 ‘하숙생’ 290
다시 여름이 오는 길목의 등산길 295
제자 Y 이야기 300
장맛비 뒤끝 잡고 등산 305
때 이른 만추를 앓다 310
인정에 등산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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Ⅵ. 한가위 날 농월을 꿈꾸다가
마산 조감의 명소 320
지루한 장마와 역병 325
디지털 흔적 330
한가윗날 농월을 꿈꾸다가 336
지령 50호를 기리며 341
퇴고를 되새겨 봄 346
양극화된 아파트 값 352
‘죽음’의 호칭 357
손 수(手) 자의 특별한 쓰임 362
책의 얼굴에 남긴 흔적 368
또 한 해를 열며 372
경이로운 아내의 끈기 376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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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로서 금자탑을 쌓아가는
열여덟 번째 수필집 [그래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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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한판암 교수의 열여덟 번째 수필집 [그래도 걸어야 한다]가 출간되었다.
17번째 수필집 [황혼의 뜨락 풍경]이 2021년 01월 01일 출간되었고, 이번 수필집 [그래도 걸어야 한다]의 출간일은 2022년 01월 20일이다. 출간일은 20일이지만 해드림출판사의 2022년 첫 도서 역시 [그래도 걸어야 한다] 이다.
17번째 수필집 [황혼의 뜨락 풍경]을 소개하면서도 언급하였지만 한판암 수필가의 18권은 모두 필자의 손을 거쳐 출간되었고, 앞으로도 작가의 창작과 발표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므로,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 수필가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집을 발표하게 되는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매년 작품집을 발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추구하는 문학에서 부지런함, 끈기, 열정, 문인으로서의 자세와 철학이 갖춰 있지 않으면 해낼 수 없다. 무엇보다 초지일관 시들지 않는 창작 열정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18권의 도서 가운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우수도서인 문학나눔에 두 권이나 선정이 된 것도 이런 열정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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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필집 [그래도 걸어야 한다]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전 어느 작품집에서보다 아내에 대한 애틋함을 농밀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부부 사이는 대체로 세월이 흐를수록 푸석푸석해진다는데 3년 후면 금혼식일 만큼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사랑은 더욱 깊어감을 느끼게 한다. 한판암 수필가의 지금 열정으로 보면 금혼식 때는 스물 한 번째 작품집을 발표하게 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이때는 해드림출판사에서 ‘수필 선집’이라도 예쁘게 만들어 헌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판암 수필가의 열정은 철저한 건강관리가 뒷받침을 한다. 하루도 거름없이 수년 동안 인근의 산을 오르내리며 육신의 건강을 다질 뿐만 아니라, 걷고 또 걸으며 단련시킨 생각의 근육들이 수필 창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래도 걸어야 한다]에는 아내를 소재로 한 글과 걷기를 소재로 한 글들이 한 꼭지씩 묶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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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암 수필가는 지금까지 4권의 손주 이야기를 썼다. 생후 한 달쯤 때부터 함께 살게 된 손자를 14년 동안 양육하면서 쓴 글이 책으로 4권 분량인 것이다. 그만큼 손자를 지극정성으로 키워왔다는 의미인데, 이 손주 양육기들은 어린 자녀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바람직한 양육 방식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수필집에도 손자 이야기를 한 꼭지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발표될 모든 작품집에서도 손자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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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아내에게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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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번 작품집 펴내는 글 일부이다.
[아내에 대한 단면을 주제로 한 글인 ‘그래도 걸어야 한다’를 책의 이름으로 가름키로 했다.
책의 얼개를 엮을 글들은 기해년(己亥年) 벽두부터 두 해 남짓 쓴 일흔두 편의 아람들이다. 이들은 생각이 닿았거나 고민하며 건져 올린 앙금들을 거르고 가라앉히며 정화시킨 졸작들로 모두 여섯 꼭지로 갈래지어 패찰을 달았다. 차례대로 반보기와 만날제, 사고 처리반장, 임종 유감, 좀 마르신 것 같습니다, 때 이른 만추를 앓다, 한가위 날 농월을 꿈꾸다가 등이 바로 그 이름이다.
해와 달이 지나간 자취는 어디에도 남지 않게 마련이고 바람과 구름은 미치지 못할 데가 없듯이 흔적이 없는 무흔(無痕)과 거리낌 없이 떳떳한 무애의 삶을 꿈꿨다. 하지만 바탕이나 됨됨이가 드높은 뜻에 턱없이 부족해 시답잖은 일상에 휘둘리며 탐욕에 얽매인 채 부질없는 업(業) 때문에 마냥 허송세월하다가 주위를 제대로 헤아리는 총기를 잃었었다. 그렇게 어물쩍 희수(喜壽)를 넘겼음 때문이리라. 입때까지도 사는 게 무엇인지 깨우치지 못한 내가 정녕 마뜩잖다. 이런 수준에 기인하지 싶다.
가정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해온 아내에게 얄팍한 입발림을 사사(謝詞)로 가름하려는 우매한 짓이 백수(白叟)의 부질없는 자기 연민이 아닌지 당최 헷갈린다. 하지만 앞으로의 여생에서 두 손 마주 잡고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황혼의 세월을 조지약차(早知若此) 없이 누리고픈 간절한 소망은 진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