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청년과 동행해 주시고 강복해 주시길!"
하버드 대학교가 인류에 헌신하고 기여하는 지도자 양성을 학교의 모토로 삼고 있는 것처럼,
그래서 신입생 선발 시 가장 먼저 인성과 팀웍을 보듯 하늘은 손흥민을 통해 한 나라의 우승이 아닌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세계인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듯하다.
솔직히 축구경기를 보고 난 후 심경이 복잡했다. 8강전까지 투혼을 발휘하는 선수들을 위해 우승을 소망했지만, 오늘의 플레이는 우승을 말하기엔 민망했다. 그렇다고 고생한 선수들을 비판하기는 더욱이나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숙제를 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면서 한 가지 의문이 일었다. 하늘은 손흥민이라는 청년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치밀하게 준비한 요르단과의 4강전은 처음부터 역부족이었다. 게임이 끝난 지금 플레이 차이를 인정하고 그동안 고생한 선수들을 위로한다. 특히 손흥민이 마음에 걸린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그가 보여준 수많은 헌신과 지금껏 보지 못한 귀감 때문이다.
더불어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깨닫는다. 손흥민처럼 대한민국 국민들의 뛰어난 시민역량은 세계가 인정한다. 물론, 경기 내내 답답한 백패스와 패스미스로 화를 자초하고, 공격수들에게 공을 전달해주지 못한 수비들처럼 시민역량이 부족한 분들도 있다.
문제는 팀웍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감독, 즉 지도자의 역할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현실과 완전히 판박이다. 하버드를 비롯 아이비리그는 팀웍이 되지 않는 학생들은 뽑지 않는다. 그들은 학생들이 인류에 헌신하고 기여하는 인류지성과 리더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그런 관점에서 공동체 사회가 우선한다. 우리 대학들의 신입생 선발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작금의 의료인들이 집단 반발하는 자본주의적 발상은 상상불가다.
그래서 손흥민처럼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는 사람은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 그런 팀웍이 축구대표팀이나 우리 사회에 없었기 때문에 4강에서 탈락하고, 우리 사회가 난장판을 초래, 후진의 늪에 빠진 것이다.
손흥민은 아버지로부터 훌륭한 유산을 물려받았다. 손정웅 옹은 “한국 축구는 지금 우승하면 안 된다. 여러 가지로 턱없이 부족한데 우승하면 교만에 빠진다”고 충고했다. 나 역시 100% 동의했다.
그래서 우승은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우디∙호주와의 경기를 보면서 나는 선수들과 손흥민이 보상받기를 원했다. 특히 손흥민이 장거리여행을 마다하지 않고 항상 팀에 헌신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행동에 감동했다. 그의 삶은 늘 그랬다. 아직도 한창 까불며 실수해도 전혀 흠이 되지 않는 31살에 불과한 청년이 어른들의 언어와 행동을 보였다.
그래서 꼭 우승이라는 보상이 주어지기를 소망했다. 대한민국보다 이 청년을 위해서 우승을 염원했다. 그런데 오늘의 플레이는 하늘도 민망했을 터다. 손흥민은, 우리 민족은 또 얼마나 참고 인내해야 할까?
지난 2022년, 손흥민이 골든부츠를 수상할 당시, 마지막 순간까지 정말 힘들었다. 선수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도왔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손흥민 역시 죽기 살기로 그렇게 애를 썼는데도 상대편 골키퍼의 선방에 번번이 막히면서 끝내는 그마저 허탈하게 웃고 말았다.
그렇게 허탈해하는 그를 보면서 “아, 어떻게 이럴 수가?”하며 끝내 좌절되는 것인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손흥민도, 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너무나 아름다운 골로 대미를 장식했다. 대한민국, 동양인 최초의 ‘골든부츠’의 탄생이었다.
가치 있는 일은 결코 쉽게 오지 않는다. 우리의 선진민주주의 역시 그럴 게다. 이번 총선이 중요한 이유다. 나는 하늘이 손흥민을 지금도 여전히 사랑한다고 믿는다. 그의 아버지가 “절대 월드클래스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면에는 자식에 대한 무한한 믿음과 사랑이 담겨있음을 안다.
나는 그가 세계최고 리그에서, 창단 142년 역사를 가진 빅 클럽 토트넘의 동양인 최초 주장으로서 토트넘을 이끌고 정상에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거기엔 그처럼 훌륭한 감독 (엔제 포스테코글루)도 있다. 어쩌면 하늘은 손흥민을 대한민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세계의 롤모델로 더 크게 쓰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손흥민의 실력과 성품, 그리고 이타적인 삶이 그 정도 보상은 받을 수 있다고 여긴다. 대한민국의 선한 국민들 역시 훌륭한 시민역량으로 오늘의 이 불의한 세상을 넘어 온전한 민주주의, 자국의 이익만을 위한 천박한 민주주의가 아닌, 포용 민주주의를 추구하며 구현해 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P. S
오늘 아침 단톡방에 누가 원작자인지는 알리지 않은 채 올라온 이 글이, 제 마음에 너무 잘 전달이 되고 공감이 되어 벗님들께 옮겨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