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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 3.『블라디보스토크 들여다보기』 블라디보스토크는 연해주의 주도로 인구는 60만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같은 면적의 서울은 천만 명이 넘어 인구밀도를 비교할 수 없다. 인천공항에서 불과 2시간 20분 거리로 우리나라와 1시간 빠른 시차가 있다. 러시아는 유럽대륙에 속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로 동쪽에서 서쪽까지는 11시간이나 되는 시차를 가지고 있다. 연해주도 엄연한 러시아의 한 축이며 동토의 땅이지만 우리나라와는 오랜 동안 인연 깊은 곳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본래 발해의 땅으로 우리의 땅이기도 하다. 청나라 때는 중국 땅이었으나 일본과 청나라가 티격태격하다가 러시아 땅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른다. 우리의 교민들이 고려인으로 불리며 살아가고 있다.
러시아의 화폐는 루블이고 원화와 1대 20의 환율이다. 국기는 직사각형으로 가로로 3등분하여 흰색은 자유, 청색은 정직, 빨강색은 사랑을 상징하는데 과연 오늘의 러시아가 그런 나라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블라디보스토크라는 말은「동방을 정복한다」는 뜻으로 참으로 거대한 꿈이 담긴 말이기도 하다. 대부분이 해안과 연접한 구릉지로 광활하게 펼쳐졌지만 미개척지이고 시내로만 차들로 몰려 벌써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 관광업에 눈뜨면서 해마다 찾는 사람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다. 작년 5만 명에서 금년은 10만 명, 내년은 30만 명을 예상한다. 군사도시, 무역항에서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려고 안간힘쓰고 있지 싶었다.
이곳은 이제 겨우 봄볕이 내리쬔다. 가까스로 양지쪽은 삐쭉삐쭉 싹이 내밀고 있다. 그러나 길거리 그 어디에서도 꽃은 찾아볼 수 없다. 그 흔한 민들레조차 없다. 아파트단지, 가정집, 공원에도 관심조차 없나 보다. 마지막 날 꽃이라고는 처음으로 개나리와 간신히 마주쳤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이글이글 불길이 타오르듯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꽃송이 몇 개로 마치 죽어가는 나무처럼 보였다. 그마저 신기하게 보였다. 상록수는 거의 없고 낙엽 진 활엽수의 헐렁한 모습으로 칙칙하니 삭막했다. 해변으로 주변은 갈대밭이 많았으나 이들마저 무성하게 자라지 못하고 마치 벼가 자라다가 쭉정이가 된 대궁들처럼 허름하고 까칠하였다.
참새는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으며 곳곳에서 비둘기만 사랑을 누리고 까치는 많아도 짖지 않았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물길이 열리고 닫힌다는 마약등대에 갔을 때 쑥 대궁이 보였는데 역시 강한 생명력을 느꼈다. 도로는 보드보록이나 포장이 여기저기 깨어지고 홈이 파이고 이탈하여 아주 엉망진창으로 찌푸리게 하고 길가에 쳐진 쇠사슬은 녹이 너무 슬어 푸석푸석 떨어졌다. 관광지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곳이 그렇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담배 피우는 모습은 당연하였다. 꽁초는 아무렇지 않게 버려 널브러지고 청소를 하지 않는 것처럼 비쳐졌다. 나무는 몸통 아래에 석회석을 하얗게 발랐는지,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음식은 종류를 구분해 순서대로 먹는다. 수프는 1차 음식이고 2차로 감자와 육류 야채를 섞은 음식을 먹는다. 3차는 볶음요리 혹은 삶은 요리들을 먹는다. 케이크 생과자 등의 디저트와 차와 음료수를 곁들여서 마신다. 아파트 앞 화단이라고 해도 거의 꾸미지를 않고 본래 모양의 대지나 밭에 나무 몇 그루다. 그것도 소나무 같은 상록수는 아예 보이질 않는다. 이곳에는 회색빛깔의 몸통에 껍질이 일어서는 자작나무가 주종을 이루었다. 블라디보스토크 시내는 하루면 도보로 충분히 둘러볼 수 있을 만큼 협소한 편이다. 관광할 만한 곳은 해양공원, 아르바트 거리, 정교회 사원, 레닌공원, 연해주 주청사, 금각대교, 혁명광장, 영원의 불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잠수함 박물관, 니콜라이 개선문, 독수리 전망대, 물길이 열리고 닫히는 마약등대 등이 있다. 명소 대부분이 금각대교 안쪽 시내 한 복판에 있어 접근하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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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소련 하면 심정적으로 먼 나라 같은데, 블라디보스톡이 의외로 가깝군요.
시내 모습을 꼼꼼하게 그려주셔서 읽는 내내 그쪽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블라디보스톡이 그렇게 크지 않군요. 자작나무 가득한 아주 멀고 신비롭게 느껴지는 도시인데 덕분에 가까이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