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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윤여탁 외
‣ 목 차
-시의 정의
-시의 분석
-시의 기법
-시와 사회
■ 시의 정의
1. 문학을 보는 관점
↳ 애브람스의 『거울과 램프』 : 문학에 관련된 요인들로 작품, 작가, 독자, 세계의 네 항목을 제시
1) 모방론 : 작품은 현실 세계의 모방이다.
근대에는 반영론으로 발전하여‘리얼리즘’으로 대표된다.
작품이 세계를 충실히 반영할 때, 이는 거울이 현실을 비추는 것과는 다르다.
작가의 관점(세계관, 이데올로기)에 의해 굴절된 세계의 모습을 비추는 것이다.
2) 표현론 : 작품은 작가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다.
문예사조에서는 낭만주의 문학관과 관련이 깊고, 장르론적인 측면에서는 소설이나 희곡보다는
서정시와 관련이 깊다.
-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워즈워스 ;
---- “시는 강렬한 감정의 자발적인 넘쳐흐름이다.”
3) 효용론 : 독자에게 심미적 쾌감이나 교훈을 주는 문학의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그리스 비극이 주는 카타르시스 효과, 현대문학의 수용미학과 관련이 있다.
- 수용미학 : 1960년대 후반, 독일에서 야우스와 이저에 의해 제기되었다.
작품과 텍스트, 미적거리, 내포 독자, 기대지평 등의 개념으로 독자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4) 객관적 존재론 : 문학 고유의 본질을 밝히기 위해서는 문학 자체만을 분석해야 한다.
객관적인 언어, 운율, 이미지 등과 같은 구조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야 문학적 편견이 사라진다.
- 윔샤트, 비어즐리 ; 작품 이해에 작가가 개입되면‘의도의 오류’,
독자의 취향이 개입되면‘감정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 러시아 형태주의 : 문학을 내적 구조의 측면에서 분석하고, 미국에 전파되어 웰렉, 워렌, 브룩스에 의해
신비평으로 발전하였다. 신비평은 1950년대 우리나라에 전파되어 큰 영향을 주었다.
↳ 우리가 취해야 할 관점은 ? ‘통합적인 문학론의 관점’
EX. 김지하의「타는 목마름으로」- 1970년대 비민주적인 정치 상황에서 창작된 시. 폭압적인 정치적 탄압이 자행되던 현실의 반영, 작가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의 표현, 문학적 표현이 간직하고 있는 반독재 투쟁 운동에의 기여, 반복과 직설적인 언어 표현이라는 각기 다른 차원에서 접근하여 감상할 수 있다.
2. 시의 갈래적 속성과 서정시
↳ 시의 갈래
1) 문학의 형식적 특성에 대한 탐구
- 아리스토텔레스는『시학』에서 서정시, 서사시, 극시로 갈래를 나누어 문학을 설명함
- 아직 갈래론의 합의는 없지만, 여러 논의를 거쳐‘서정 갈래, 서사 갈래, 극 갈래, 교술 갈래’라는 상위 갈래와 각각의 상위 갈래에 속하는 하위 갈래로 분류하고 있다. - 4분법(조동일)
2) 서정 갈래(시)의 하위 갈래
- 진술 형태를 포함한 시의 내용에 따라, 시는 서정시, 서사시, 극시로 분류된다.
- 이러한 분류의 근거로, 근대 이후에 고대 서사시나 고대 극시가 각각 소설과 희곡으로 바뀌었는데, 이와 다른 서정 갈래로서의‘근대 서사시’와‘근대 극시’가 창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밀턴의「실낙원」, 김동환의「국경의 밤」, 신동엽의「그 입술에 파인 그늘」등)
3) 서정시의 범주
- 슈타이거는 주체와 객체의 간격 부재, 서정적인 상호 융화가 일어나는‘회상’, 즉 시인이 동화되는 상태를 지향하는 시를 서정시라고 지칭하였다.
- 대부분의 서정시가 기본적으로 시인의 주관 표현이라는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그 표현 양상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하는 것이 가능하다. ; 시인이 상대에게 직접 정서를 서술하거나 / 시인과는 구별되는 화자의 입을 통해 정서를 나타내거나 / 은폐된 시인(화자)이 사물이나 사건을 빌어서 정서를 형상화
① 순수 서정시 : 시인 자신의 감정과 사상 표현을 본질로 한다. (김영랑의「모란이 피기까지는」)
- 대부분 시의 길이가 짧고‘서정 단시’라고 불리며 고대 가요, 향가, 한시, 시조가 이러한 특징을 보인다. 정제의 미학과 여백의 미학으로 시어의 함축성과 모호성을 가진다.
- 서정주의「국화옆에서」 - 인고의 정신과 생명 탄생의 아름다움이라는 함축된 진리를 읽을 수 있다.
② 단편 서사시(서술시) : 서술 구조, 시적 화자, 사건이나 이야기의 도입을 통해 시인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
3. 상상력과 시
↳ 상상력의 정의
1) 코울리지 ; 상상력을 이론적으로 정립
- 상상력이란‘이성에 대립되는 정신작용’이다. 저급한 가치를 지닌‘공상’과는 구별된다.
- 상상력은 수동적인 사물과 능동적인 정신을 결합하는 매개적 정신 능력에 위치하며, 이를 통해 탄생한 시인의 시는 기계적으로 기억된 자료의 종합이 아닌 공상의 한계를 넘어서는 창조적 정신 능력의 산물이다.
- 일차적 상상력 : 직관적 인식 능력. 인식 주체와 인식 대상 사이의 대립과 합일이 관련된다.
- 이차적 상상력 : 대상에 대한 인식을 언어로 창조하는 능력. 초언어적 인식과 언어 사이의 대립과 합일이 관련된다. 이것이 시인의 체험을 언어화하는 과정에 작용한다.
2) 상상력은 초월성과 직관성, 창조성이라는 속성을 가진 인간의 정신적인 능력이다.
; 주체의 자각적인 행위이지만 직관에 의존하기 때문에 초월적이며, 일상의 언어와 경험을 기초로 끊임없이 재창조하며 존재한다.
↳ 문학의 창조에 작용하는 상상력
1) 신경림의「갈대」
- 의인화된 갈대를 통해, 인간들이 흔들림 속에서 슬픔을 간직하며‘생각하는’존재임을 나타낸다.
- 시인이 간직한 고향의 갈대에 대한 기억 → 인식 주체의 인식 대상(갈대)에 대한 의미 부여(시적 상상력의 작동) → 새로운 시적 공간 속에서 새로운 의미로 재창조 됨 → 가치있는 문학적 형상
-‘가치’의 문제 : 진실의 표현. 심미적, 이념적, 윤리적 가치를 바르게 실현하는 것이다. 시인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조화로운 삶에 긍정적인 기능을 하도록, 대상을 바르게 인식하고 표현해야 한다.
2) 생태학적 상상력 ⇩
- 문학 비평 용어로, 후기 산업 사회의 문학적 실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파괴되어 가는 자연의 회복과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생태학적 상상력에 근거를 둔 서정시, 생태시의 창작이 하나의 문학적 경향으로 나타난 것이다.
↳ 작품과 독자 사이의 상상력
1) 문학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에 작용하는 상상력 ; 상상력의 문제가 문학의 교수-학습 차원, 특히 수용 측면 -독자에 의한 새로운 의미부여- 에서 중요하게 취급될 수 있다.
- 문학 수용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국가 단위의 제도적인 교육 평가를 위해, 객관적인 해석에 동참시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하나의 해석으로 몰아가는 경향은 문학의 본질을 왜곡하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2) 독자의 상상력에 관계된 여러 변인 ; 독자의 문화적, 실제적 경험이나 문학에 대한 관점, 시 분석 방법론, 독자의 감정이나 정서, 시나 시인과 관련된 정보, 상호 텍스트성 등이 시의 해석과 감상에 작용한다.
- 재생적 상상력 : 텍스트를 이전의 문학적 경험이나 문학에 대한 인식과 관련시키는 상상력.
4. 시를 쓰는 이유
↳ 몇 가지 이유
1)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기 위해 - “하나의 전체를 이루었다는 강한 느낌”에서 오는 성취감
2) 외로움과 절망과 아픔을 치유하는 구원 - 문학의 정화작용과 치료작용
3) 창조적 욕구를 표출하기 위해 - 인간 본연의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내면적 욕망. 직접 써 보고 싶은 충동
4) 사회에 대한 소명의식 - 현실 비판 의식,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 즉 교훈적 기능
- 임화의「우리 오빠와 화로」 ; 투사인 오빠, 가난한 노동자를 통해 노동 계급에 대한 희망과 위안을 준다.
- 1920년대‘대중화 논쟁’: 프롤레타리아 시인은 무엇에 주의하여야 할까? 인상적인 사건을 압출하여 소재로 쓰고, 인물의 성격과 묘사를 할 필요가 없으며, 노동자들의 낭독에 편하도록 소박하고 리듬있게‘된 그대로의 말’을 사용한다.
■ 시의 분석
1. 시의 언어
↳ 시적 언어란 ?
1) 언어는 존재 인식의 수단이다. 이 때 언어는 단순한 일상어가 아닌, 일상어의 가장 정제된 형태로서의 시적 언어를 말한다. 또 인간은 시적 언어를 통해 자기 존재를 표현할 수 있다.
- 김춘수의「꽃」에서 꽃의 의미는? 시적 언어에 포착된 사물의 가장 내밀한 본질을 뜻한다.
2) 일상의 언어와 시의 언어의 관계
- 리차즈 ; [시에 쓰인 언어(기호) - 언어에 대한 생각이나 관련 - 언어가 지시하는 대상] 의 관계
- 기호 = 관련 = 대상 (일상, 과학) / 기호 ≒ 관련 ≒ 대상 (문학)
- 즉, 문학적 관계상에서는 이들 사이에 긴장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문학적 언어와 일상적 언어가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말이 지시하는 대상물이 문제가 된다.
2. 시의 운율(rhythm)
↳ 운율(韻律) 이란 ? 음의 재현이 반복되리라는 기대감과 함께 진행되는 어떤 소리 패턴의 규칙적인 순환
1) 운율의 요건 : 소리(음성), 반복성, 규칙성
① 운(rhyme) : 일정한 위치에 일정한 소리를 가져오는 규칙성. 같은 소리의 반복.
- 동일한 기능을 가진 형태소에서 동일한 음의 반복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송인」 - 多, 歌, 波)
- 두운 / 요운(시행의 중간) / 각운(시행의 끝) / 압운 / 자운 / 모운
- 각운과 압운의 차이 ; 각운은 김소월의「꿈길」에서 행의 끝에 반복되는‘길, 꿈’이다. 압운은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햇살을 받고/~ 맞붙은 곳으로’에서 ‘고, 로’이다.
- 모운이나 자운은 압운과 같이 작용하는 운적인 자질이다. (모운+압운 = roaming 과 floating)
② 율(metre) : 일정한 소리의 시간적 반복 규칙. 음의 강약(영시), 장단(로마시), 고저(한시)로 나타남
- 음수율(자수율) : 음의 숫자, 즉 자수가 반복적으로 나타나 율적인 자질을 가진다. 우리 시조의 경우 종장의 일반적인 형태는 3․5․4․3의 음수율을 보인다. 가사나 민요는 보통 4․4조 이다.
③ 음보(foot) : 서양 이론과 다른 우리 시가의 운율을 논의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 일종의 음절 개념이다.
- 음보는 발음 시간의 등장성에 해당하는 음의 단위(호흡의 단위)로, 음보간에는 음량상 균등성에 주목하여 부분적으로 장음과 단음이 개입한다.
- 우리시가에서 2음보격은 민요, 3음보격은 고려가요, 4음보격은 시조와 가사가 주로 해당한다.
- 내재율을 지향하는 현대시의 운율을 설명하는데 유용하다. 한용운과 김소월의 자유시는 3음보격 계승, 이상화의 산문적 자유시인「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4음보격 계승이다.
2) 그 이외의 율적 자질
- 운율론의 문제점 ; 주로 시행 단위를 기준으로 설명되어, 연과 연의 관계의 율적 자질을 설명하지 못한다. 연의 구분, 종결 어미, 행간걸림, 구두점, 말없음표 등의 운율적 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 행간걸림 : 통사적 분절과 행 사이의 분절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호흡의 변화와 함께 독특한 운율적 효과가 나타난다.‘그립다 / 말을 할까 / 하니 그리워 (김소월의 가는 길)’에서‘말을 할까’와‘하니’사이의 시간적 거리로 망설임과 머뭇거림의 태도가 더욱 잘 드러난다.
3. 시의 심상(image)
↳ 심상이란? 실제로 체험하지 않고도, 언어에 의해 마음 속에 그려지는 감각적인 모습과 느낌
① 지각적 심상(mental image) : 시각·청각·미각·후각·촉각적 심상, 열과 냉 심상, 근육 감각적 심상, 공감각적 심상을 말한다.
- 공감각적 심상 : 어떤 감각적 대상을 다른 감각적 심상으로 전환시켜 표현하는 것.
- 정지용의「향수」;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시각의 청각화),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청각의 시각화),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열·냉의 촉각),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근육 감각적 심상),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촉각적 심상) 등
➁ 비유적 심상(figurative image) : 비유적으로 형상화된 두 대상인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비교되면서 생성되는 심상이다.
-ex.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고향)
➂ 상징적 심상(symbolic image) : 상징적 표현에서 느낄 수 있는 심상
-김기림의「바다와 나비」에서‘바다’는 냉혹한 현실을, ‘흰 나비’는 시인으로 대표되는 순진한 근대 지식인을 상징한다.
↳ 심상의 효과 ; 시의 창작과 수용 과정에서 두루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 독자의 마음속에 감각을 재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시적 상황을 구성하여 상상력을 자극하고 미적 쾌감을 준다.
- 시인은 심상을 통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정서나 분위기를 환시키며, 시적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다.
- ex. 김광균의「설야」에서 눈 내리는 밤의 정경을 ‘먼-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의 청각적 심상으로 표현. → 밤에 느끼는 시적 화자의 외롭고 슬픈 정서를 환기한다.
- ex. 이육사의「청포도」에서 ‘푸른 바다’와 ‘청’ 색은 ‘은 쟁반’과 ‘하이얀 모시 수건’의 흰색과 선명한 색채 대비를 이룬다. 이를 통해 시인의 의지가 선명하고 간절함을 드러낸다.
4. 비유(metaphor)와 상징(symbol)
↳ 비유란? 자신이 표현하려는 바를 다른 사물이나 대상에 빗대어 표현하는 원리
1) 비유의 종류
- 직유 :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같이, 처럼, 듯이’의 매개어로 결합하는 경우
- 은유 : 매개어 없이 ‘A는 B이다’로 결합하는 형태
- 제유 : 부분으로 전체를 대표하거나, 전체로 부분을 대신하는 경우
- 환유 : 어떤 사물을 그 속성이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 명칭으로 대신하는 경우
2) 비유법의 분류
- 단일 비유(단어 사이의 비교) / 확장 비유(구절 사이의 비교)
ex.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 치환 비유(상호 동일성의 원리에 의한 의미의 전이와 변화, 확장)
병치 비유(투쟁의 원리에 의해 상반되는 요소들 사이의 다양한 투쟁, 충돌, 결합)
↳ 상징이란?
1) 상징의 개념
- 현상의 세계가 아닌 불가시의 세계, 정신의 세계를 → 가시의 세계와 감각, 물질의 세계로 바꾸는 것이다.
[관념이나 정서와 같은 추상적인 것 – 감각적인 이미지의 구체적인 것의 일체]
(근본원리는 동일성, 입체성을 드러냄, 상하 조응의 원리)
- 상징은 은유에서 원관념이 생략된 형태. 즉 하나의 요소로 생략된 다른 하나의 요소를 대신하는 표현이다.
- 원관념이 숨고, 보조 관념만 제시되기 때문에 감춤과 드러냄의 양면성을 지닌다. 즉 암시성, 반투명성이라는 특성을 보인다. (김수영의 ‘풀’)
- 하나의 상징은 여러 개의 원관념을 환기할 수 있어 다의성을 가진다. (님의 침묵의 ‘님’)
- 고립적이고 자율적인 것이 아니고, 상징은 전후 문맥에 의하여 달라진다.
2) 상징의 종류
- 관습적 상징 : 십가자=기독교, 비둘기=평화
- 개인적 상징(문학적 상징) : 어떤 한 작품이나 시인에게만 적용되는 특수한 의미관계
- 원형적 상징 : 신화나 원시적인 신앙체계와 관련된 상징 (태양, 산, 바다, 물)
- 시공간 상징 : 이용악의「낡은 집」에서 과거의 집은 긍정이 시공간, 현재의 집은 부정의 시공간으로 그려진다. 일제강점기의 고향 상실이라는 정서 표현과 연결된다.
5. 서정시와 시적 화자
↳ 리얼리즘 시의 대표작 ; 이용악의「낡은 집」에 드러난 인물과 화자의 층위
- 시적 화자(어린아이인 ‘나’)가 친구의 가족인 털보네 일가 이야기를 서정적, 서사적으로 언술한다.
- 시적 화자가 아닌 제3의 인물(마을 아낙네, 노인들, 사람들의 전언)을 통한 인용의 언술이 등장하여, 타자에 의한 객관적인 전달이 확보된다.
↳ 리얼리즘에 접근한 서정시 ; 최두석의「성에꽃」
- 시적 화자는 성에꽃에서 이 세상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민중들의 모습인 ‘객관적인 세계’를 포착하고 있다. 또 면회가 금지된 친구를 떠올리며 자신만이 발견할 수 있는 ‘주관적인 세계’와도 만나고 있다. 이를 통해 화자는 주관적인 세계마저도 독자에게 전달함으로써, 시 속의 공간이 구체적인 삶의 현장으로 자리 잡아 리얼리즘의 반열에 오른다.
■ 시의 기법
1. 반어와 역설
↳ 반어(irony)란? 표현된 언어의 표면적 뜻과 반대의 의미를 전달하는 시적 기법이다.
말한 것(표현된 것) - 의미하는 것(숨겨진 것)
[긴장, 대조 혹은 갈등의 이중 구조]
1) 아이러니의 유형
- 언어적 아이러니 : 화자가 의도하는 함축적 의미와, 겉으로 주장하는 의미가 다른 진술 표현
- 구조적 아이러니 :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 구조가 작품 전체에 걸쳐지는 경우. 어리석은 화자나 부정적인 인물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고자 하는 풍자적 성격의 작품에서 이용한다. (채만식의 치숙, 태평천하)
- 극적 아이러니 : 상황적 아이러니. 결과가 예상한 것 혹은 알맞은 것과 다른 상황으로 되는 것이다. 소포클레스 아이러니라고도 하며, 원초적으로 계시된 운명 때문에 비극적 종말로 치닫는다.
- 낭만적 아이러니 : 현실과 이상, 유한과 무한, 자연과 감정 등 이원론적 대립의식에서 발생한 것이다. 현실과 다른 이상적 세계의 지향 정신이 구현된 것으로 유치환의‘깃발’이 있다.
2) 아이러니의 효과 (무에크)
- 원만하면서도 균형 잡힌 견해를 취하기 위해 아이러니를 이용한다.
- 인생의 복잡성 및 가치의 상대성에 대한 인식을 표현하는 것이 아이러니의 목표다.
↳ 역설(paradox)이란? 본질적으로는 진실하나, 표면적으로 자가당착적인 진술을 말한다.
1) 역설의 종류 (휠라이트)
‣ 표층적 역설 : 무언가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관습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사물 혹은 관념들의 관계를 재정립하여, 일종의 경이감과 충격을 준다.
-‘소리 없는 아우성’과 같이 수식하는 말과 수식받는 말이 모순적인 모순어법(oxymoron)이다.
‣ 심층적 역설 : 그 말에 담긴 모순의 의미를 일상적인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역설이다.
-존재론적 역설 : 삶의 초월적 진리를 내포함 (ex.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시적 역설 : 작품의 표면적 진술과 그것이 암시하는 내적 의미 사이에 구조적 모순을 담음 (ex.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2. 풍자와 패러디
↳ 풍자(saitre)란? 현실을 비판하는 시적 형상화 방식. 넓게는 반어, 패러디, 우화 등을 포괄한다.
1) 우리 시가의 풍자 정신
- 조선후기의 사설시조, 김삿갓의 한시 - 개화기의‘사회등 가사’- 일제강점기 카프 작품 - 1970년대 이후 민중시 → 지배계급에 저항하는 현실비판의식, 민중의 정신을 드러냄.
2) 패러디 : 하나의 텍스트를 다른 텍스트로 희화화하여 나타내는 것으로, 문학 창작의 한 방법이다.
- 한시에서 고전적인 한시의 부분이나 시어를 수용하고 변용한 용사, 전고는 패러디 전통과 관련있다.
- 원 텍스트의 형식이나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 새롭게 창작하는 표현의 과정의 두단계를 거친다. ⇒ 단순한 텍스트의 모방이라기보다는,‘상호텍스트성’이 실현되는 과정이다.
- 패러디의 원리 : 혼합의 원리(양면성), 참여의 원리(상호텍스트성), 메타의 원리(자기반영성)
3. 모호성과 객관적 상관물
↳ 모호성(ambiguity)이란? 하나의 시어나 시적 요소가 여러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 애매성, 다의성.
- 모호성은 명쾌한 개념 지시가 주는 해석의 획일성을 극복하고, 시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할 여지를 제공하는 시적 기법이다.
- EX. 김수영의‘눈’- 내리는 눈, 사람의 눈, 깨끗함이나 순수함, 분별력과 판단력
- EX. 김소월의‘산유화’의‘저만치’- 저기나 저쪽 / 저렇게(상태) / 저와 같이(정황) 로 풀이된다.
↳ 객관적 상관물(objective correlative)
- 정서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물을 지시하는 가운데 간접적으로 정서를 환기시키는 방법이다. 즉 정서를 상징적으로 암시하는 시적 기법이다.
- 직접적인 사상이나 감정을 서술하기보다는 함축적이고 암시적인 시적 표현이 시의 본질로 간주되면서, 현대시의 대표적인 기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4. 거리와 서술 구조
↳ 서정시의 서술성 도입
- 서정시는 서사적인 특성을 도입하는 방식 - 서술성, 서사성, 서사 지향성- 을 통하여 정서 전달의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특히 리얼리즘시, 민중시에서 나타난다.
- 서정시는 시인 자신이 사상과 감정을 직접 서술하는 구조보다는, 서술적인 구조로 형상화된 사건과 이야기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 때 시로 형상화된 사건과 이야기는, 시인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독자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된다. 독자는 객관화된 민중의 삶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 EX. 고은의「선제리 아낙네들」 : 친근한 민중적 삶의 모습을 통해 세상살이의 고됨을 표현했다. 독자는 우리 주변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고, 그들의 삶 속에 자신을 위치시킨다. 일상적인 삶의 형상화를 통해 시대의 어두운 현실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못난 백성, 못난 아낙네가 모여 함께 나누는 의좋은 한세상을 만들어나가는 모습)
5. 시와 난해성
↳ 현대시의 난해성 ; 시인의 독창성에 대한 열망으로 낯설게 하기, 일탈, 실험정신, 전복의 개념과 연결된다.
- 1920년대‘대중화 논쟁’; 시가 너무 어려워지는 것을 지양하고, 보다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쉬운 시를 쓰자는 기치 아래 이루어진 논쟁.
- 김기진은「프로시가의 대중화」라는 글을 통해, 재래 가요의 수용성을 들어 시의 대중성을 주장했다.
- 김기림은 모더니즘의 기수로, 난해성의 원인이 일반인들의 인식 부족에 있으며, 알 수 없으므로 나쁘다는 논리는 허구라고 주장했다. 독자가 어려워하는 텍스트라도 이해력을 기르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 김수영은‘난해시’는 해석하기 어려운 시일 뿐, 아예 해석이 불가능한‘불가해시’와 다르다고 구분했다. 그는 난해시가 나쁜 것이 아니라 난해시처럼 꾸며쓰는 것이 나쁘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난해시 자체는 오히려 시단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 시의 사회
1. 시와 리얼리즘
1) 시의 정서 표현
[현실 세계에서 느낀 시인의 정서 → 시적 화자의 관점과 목소리를 통해 → 주관적으로 표현]
(표현의 대상이 되는 객관적인 세계) - 창작 주체 - (세계가 문학적으로 형상화된 작품)
2) 리얼리즘을 보장하는 요건들
- 시적 상황의 문제 ; 생활의 진실성(시의 현실 반영), 세부적 묘사(비유적 형상화). 시적 상황의 형상화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독자들에게 감흥을 줄 수 있다.
-‘전형'의 문제 ; 리얼리즘 시에서 시적 형상은‘전형적'으로 형상화될 때에만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지닌다. 시적 화자는 자기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고,‘시적 대상화'를 통해 시적 화자를 포함한 시 전체가 어떤 정서를 느끼게 하는 대상의 차원에 있음을 보여야 한다.
EX. 최두석의「손」 - 서술자인 아낙은, 초췌한 손님의 모습 속에서 결코 남이 될 수 없는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한다. 객관적인 대상에 대한 관조자나 심정적 지지자에 머물지 않고, 자기 주변이자 곧 자기 자신의 이야기로 변하는 것이다.
2. 시와 여성성
‣ 여성성이 드러나는 작품들
- 첫째, 여성이 쓴 모든 문학 작품(여류시인) : 홍윤숙, 노천명, 김남조, 강은교 등
- 둘째, 여성적인 정조가 배어있는 작품 : 남성이 썼지만 여성의 목소리가 담긴 것. 한용운, 윤동주, 김소월
- 셋째, 여성 작가로 등단한 사람들의 작품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특성 모두가 나타난 작품
EX. 김승희의 시에 나타난‘설거지'와 가사노동, 김정란의 시에서 모성애와 육아에 대한 불안
- 많은 여성 시인들은 새로운 시의 정신을 터득하고 있다. 기존의‘섬세하지만 감상적인' 분위기를 넘어서 ‘저항의 정신'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강은교의 사랑법)
3. 시와 문화 그리고 전통
↳ 문학이 왜 가르쳐져야 하는가? 작품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배경, 그것을 가르치는 사회 문화적 배경과 관련됨
- 최근 문학 교육을‘문화'라는 큰 틀 속에서 논의하려는 시도가 있다. 대중 문학, 대중문화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독자들이, 이에 대응하여 고급 문학과 문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 EX. 서정주의「국화 옆에서」가 교육 제재로 수용되는 근거를 문화적 배경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 전통 시가인 시조의 시작법 선경후정, 전통적 4음보 율격, 국화의 상징적 의미, 기승전결의 4단 구성 등이 우리 시가의 문화적 전통을 수용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면에서도, 전통적인 순응주의와 시련에 적응하는 불교적 인고의 삶을 드러낸다. 이러한 경향은 어려운 시대를 참고 견디기를 바라는 국가의 지향성과 맞아 떨어졌으며, 이 작품이 교과서에 수록되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 우리 서정시의 전통적 특질
- 절제하는 미덕 : 짧은 한시, 45자 내외의 시조 형식 속에 선비의 정신과 세련미를 담고자 했다. 절제되고 함축적인 언어를 통해 자신들의 정서나 사상을 완전하게 형상화하고자 한 것이다.
- 동양의 문학관‘시언지' : 서정시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더불어, 도와 뜻, 앎을 전달하는 것이다.
4. 시와 자연
↳ 자연은 인간의 삶의 터전이자 +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계기를 주는, 마음을 투영하는 공간
- 사대부들은 자신들의 절제된 세계와 순결, 지조의 마음을 표현할 때‘이화, 국화, 매화, 대나무, 소나무' 등을 동원했다.(윤선도의 오우가) 또한‘연꽃'은 불교적인 세계의 표현,‘도화'는 도교적인 세계와 그들의 이상향을 표현하는 문학에 등장했다.
- 자연의 의미는 시대와 사회가 변함에 따라 바뀐다. 현대시에서는‘대나무'가 선비의 지조를 넘어서서 억압받는 민중들이 이에 대항하는‘죽창'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5. 인간의 영원한 서정시, 연가(戀歌)
↳ 남녀간의 사랑, 임에 대한 사랑의 노래
- 임과의 이별 ; 가시리, 서경별곡 등의 고려가요, 황진이의 시조, 가사, 한시, 현대시까지 명맥을 이어옴
- 사랑의 대상 ; 연인에서 부모, 임금, 조국 등으로 확대, 변용됨
- 연가의 긍정적인 의의 : 점점 문학으로부터 멀어지는 독자들이, 연가를 읽음으로써 시에 가까이 갈 기회를 얻는다. 이런 현상을 대중 문학의 경박성이니 예술성의 부족이라고 재단할 수는 없다.
■ 시론에 덧붙임 [현대시론]
1. 시의 정의
✔ 주관적 해석이나 극단적 무용론을 벗어나 시에 대한 객관적 인식과 보편적 해석이 반드시 필요
-첫째, 시를 형식과 내용으로 양분해서 해석하는 방법
ex) 이인로는 파한집에서 ‘용사론’을 주장하여 시의 수사와 기교, 시어 선택에 관심을 보인 반면, 이규보는 백운소설에서 ‘신의론’을 주장하여 시의 독창적인 내용을 강조했다.
-둘째, 효용 ·기능적인 면에서 시를 해석하는 방법 : 시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우리 삶과 사회 현실에 어떤 기능과 역할을 맡고 있는가 하는 문제. 실천적인 문제로서, 문학에 대한 당위론적 접근이다.
cf) 연속적 문학관(문학과 사회현실의 긴밀한 관련, 효용·기능적인 가치 중시) ↔ 불연속적 문학관(사회현실과의 관계를 떠나 문학 자체가 갖는 미적·내적인 가치에 역점)
-셋째, 시를 내재적 기준에서 검토하는 방법 : 20세기 형식주의나 신비평에 와서 체계화되었다. 시를 하나의 객관적인 실체로 인식한다. 시어의 운용과 구조분석을 통해 시의 특질을 규명코자 한다.
2. 시관의 변천
✔ 시는 역사의 산물, 시대를 비추는 거울로 시대변천에 따른 관점의 변화는 필연적인 결과이다.
고전주의 | 교훈적 가치를 중시하는‘공리적 문학관’. 시는 유용한 진리를 말하는 것이다. |
낭만주의 | -공리주의적 시관이 배제되고, 시의 정서적 가치와 미적 쾌락성이 강조되어 시의 예술성을 옹호하는 자율적인 시관이 정립된다. -시는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자족적인 실체로 파악하려는 유기체론이 등장한다. 자유로운 시적 상상력에 의한 개성의 창조적 표현을 중시. (↔ 실증성과 사실성을 우선하는 사실주의, 자연주의의 비판 대상이 됨) |
상징주의 | -합리성과 선명성을 주장하는 실증주의, 논리주의를 초월하여 모호성과 암시성을 지향하며, 음악이 갖는 암시적, 상징적 분위기를 언어 자체로 표현코자 했다. -우주의 진리와 사물의 본질을, 현실 너머의 이데아에서 찾고자하는 형이상학적 노력을 하였다. 그 방법으로 운율과 암시, 상징의 미적방법을 동원하였다. |
20세기 현대 | 시의 방법론이 강조되어 시의 창작원리와 구성방법에 대한 논의가 집중되었다. ‘시란 무엇인가’라는 고전적 명제가 ‘시는 어떻게 구성되는가’라는 새로운 명제로 대체되었다. |
신비평 | - 1930년대 후반~1950년대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된 문학이론 및 비평방법 - 시의 독자성, 언어의 문학적 기능, 존재론적 시학이 기본적인 태도이다. -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복잡한 상호관계와 애매모호성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 신비평의 시론 : 테이트의 텐션론(외연과 내포의 조화에 의한 긴장), 윔샛의 의도적 오류(시인)와 감성적 오류(독자) |
형식주의 | -1910년대 러시아의 문학비평. 예술작품의 자율성, 문학의 언어적 특성을 강조함 -초기 형식주의는 텍스트의 자율성과 순수성을 옹호했고, 후기 형식주의는 문화적, 역사적 문맥 속에서 문학 텍스트를 이해하려는 입장을 보였다. |
초현실주의 | -다다이즘(규범과 속박으로부터 해방)의 연속선상에서 그 지향을 직접 실천함 -현실에 대한 파괴와 초월을 지향하지만, 궁극적으로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다 포함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현실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려는 것이다. -지식과 예술의 근원은 깊은 내면세계이므로 자동기술, 꿈의 기록, 무의식의 세계, 비이성의 세계에 심취한다. -자동기술법 : 어떤 의식이나 의도없이, 무의식적 상태에서 솟구쳐 오르는 이미지의 흐름을 그대로 기록하는 방법이다. (이상의 거울) |
3. 시어 - 외연과 내포
✔ 외연과 내포는 언어의 이원적 의미상이다. 이는 외연적 언어와 내포적 언어가 따로 존재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 언어가 기능적인 양측면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ex) ‘국화’ ; 사전적 의미의 외연은, ‘가을에 피는 식물로서 노랑, 흰색 등의 색깔을 갖는 꽃’이다. 내포는 ‘고뇌와 번민의 뒤안길을 거쳐 온 누님과 같은 꽃, 즉 완숙미’로 이해하는 것이다.
외연 [기본적 의미] | 내포 [문맥적 의미] | |
의미와 특징 | - 개념지시에 충실한 사전적인 언어 - 화자의 세계관이나 주관 전달이 불가능하고 개념의 정확성이 중요 - 언어와 지시 대상 사이에 1:1의 대응관계 성립 - 외연은 과학적 사용으로, 주로 의미전달 기능을 하며 일상어에서 중시된다. | - 함축적이고 상징적이며, 환기적이고 주관적인 언어 기능 - 언어와 지시 대상 사이에 1:多의 포괄적 관계 성립 (시인의 지각 경험과 정서대응에 따라서 대상의 의미와 이미지는 얼마든지 달라진다) - 내포는 정서적 사용으로, 언어에 의해 환기되는 정서적 효과를 중시한다. |
시해석의 필요성 | - 시어의 정확한 개념파악 없이 시해석과 감상이 어려우므로, 필수적인 요소 - 정지용, 소월, 백석, 영랑 등 방언을 사용하여 향토성을 살린 시에서는 1차적 의미 이해가 감상의 선결과제이다. | - 조직 내의 언어로서 다른 요소들과의 의미 관련하에서 드러난다. - ‘국화’의 심상은 처음부터 완숙미가 아니라, 작품 전체의 의미 관련에 의해서 내포적 의미가 형성된 것이다. |
외연과 내포의 이론 | - 외연적 지능을 중시한 문예사조는 형이상학파이다. 20세기에 신고전주의로 부활하여 이미지즘에서 무생명적인 조형성, 기하학적인 예술을 추구한다. - 내포적 기능을 강조한 사조는 낭만파와 상징파이다. 내포는 역사를 통해 축적해 온 의미이거나, 주어진 환경 속에서 획득하는 의미이다. 또한 시창조의 근원적인 도구이자, 시의 특성 그 자체가 된다. - 외연과 내포의 조화를 통해 ‘시적 긴장’이 생기고, 양극에서 오는 모든 의미를 포괄한 시가 좋은 시라고 할 수 있다. |
4. 운율의 유형
✔ 운율은 크게 외형률과 내재율로 대별되고, 외형률은 다시 음성률, 음위율, 음수율로 나뉜다.
✔ 외형률의 구분
-음성률 : 음의 강약, 장단, 고저, 음질 등이 한 단위로서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음위율 : 시어나 시행 상호간에 같거나 비슷한 음이 규칙적으로 조응하면서 반복될 때, 이 관계를 라임(rhyme)이라 부른다. 이 관계를 유지하는 단어를 압운어라 하는데, 이것의 위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음위율이고 그 방법이 압운법이다.
ㆍ압운법 : 압운어의 위치에 따라 두운, 요운, 각운으로 나뉘고, 이는 특히 한시에서 철저히 지켜진다.
ex)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 물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두운+각운)
-음수율 : 음절율이라고도 하는데, 구와 행을 구성함에 있어 일정한 음절수를 배열하는 율격이다. 우리시는 3·4조, 4·4조가 기본율이다.
✔ 내재율
-일정한 형태없이 나타나는 시의 호흡이요 템포이다. 무형의 리듬으로 현대시에 들어와 개성과 자율을 존중하는 세계관 아래 급격히 증가했다.
-의미구조, 상징, 암시, 정서 등의 미묘한 움직임에 의해 결정되므로 가시적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음
-산문화의 시대인 현대에서, 산문와 운문을 가름하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시장르의 중요 요소가 됨
5. 시의 방법 – 비유
✔ 직유의 유형
- 단일직유 : 단어와 단어 사이의 간결한 비유. 단어와 단어가 보조형용을 매개로 하여, 어떤 상태를 구체적으로 나타낸다.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 확장직유 : 구절과 문장 사이의 비유거나, 도입된 보조관념 부분이 길게 확장된 경우.
ex) 서정주, 추천사 –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 듯이
✔ 은유의 유형
- 치환은유 : 보조관념이 하나가 나와 A=B의 단순은유 형식을 취한다. (구름=보랏빛 색지 우에 마구 칠한 한다발 장미)
- 병치은유 : 이질적인 여러 요소들을 병렬하고 이를 다시 결합시키면서 새로운 의미를 창출한다. 여러 개의 보조관념이 등장하여 A=B,C,D,E의 형식을 갖는다.
ex) 김춘수, 나의 하느님에서‘하느님’ = 비애, 살점, 놋쇠 항아리, 순결, 연두빛 바람
✔ 상징의 유형
- 보편적 상징 : 자연현상과 밀접히 관련되기 때문에 자연적 상징이라고도 한다. 인간의 보편적인 생활경험의 반복에 의해서 획득된다. 일출과 일몰에서 탄생과 죽음의 의미를 찾고, 봄을 희망과 소생으로, 꽃을 여성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전봉건, 꽃 – 당신을 꽃이게 하는 / 치마 저고리)
- 관습적 상징 : 특수한 역사적 사건이나 종교적 인습, 또는 관습적으로 널리 알려진 상징
ex) 윤동주, 슬픈 족속 – 흰 저고리 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 / 흰 띠가 허리를 질끈 동이다. (흰 의상을 걸친 사람은 우리 민족의 한 사람. 슬픈 몸집과 홀쭉한 허리는 일제하 핍박받는 우리 민족의 시대 상황을 암시한다.)
- 구조적 상징 : 작품을 구성하는 제 요소들 사이의 내적 관계에 의해서 이뤄지는 상징. 문맥적 상징, 또는 내면적 상징
ex) 정한모, 바람 속에서 – 바람은 발기 발기 찢어진 기폭 / 그 허허한 자락은 때묻은 이불이 되어 / 내 가슴 위에 싸늘히 얹힌다. (바람을 찢어진 기폭으로 묘사하여, 문맥의 흐름에 의해 바람이 시적 자아의 내면적 갈등, 분열된 의식을 상징한다)
- 개인적 상징 : 시인의 독창적인 표현습관과 의장에 의한 상징.
ex) 서정주, 추석 – 고향 떠나올 때 / 가슴에 끄리고 왔던 눈썹(=인생관이 투영된 상징물)
- 원형적 상징 : 역사나 문학, 종교, 풍속 등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어떤 이미지. 집단 무의식 속에 자리잡은 원초적 심상으로, 정신적 잔재로 유전되어 신화나 문학, 꿈 속에서 되풀이된다. 대표적으로 물(순수, 정화, 생명), 바다(생명, 부활, 영원, 모성) 등이 있다.
ex) 김남조, 임 – 그래 만 날 손씻는 마음 / 어제와 오늘은 말도 잠자고 눈 가득히 귀 가득히 빛만 받고 있다 (‘물’의 정화와 속죄에서, ‘빛’의 구원과 성스러운 축복으로 이어진다)
✔ 대유 : 어떤 사물을 다른 어떤 이름으로 대신하는 비유. 환유, 제유, 인유가 있다.
- 환유 : 어떤 사물을 그 속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명칭으로 대신하는 수사법. 별(장군), 간판(얼굴), 대포(막걸리), 하이힐(숙녀), 쇠붙이(무기) 등이 그 예이다.
- 제유 : 어떤 사물을 그 부분으로 전체를 대표하는 비유이다. 일손(노동자), 한라ㆍ백두(한반도) 등
ex)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빼앗긴 들’은 조국을 의미한다.
- 인유 : 고대의 신화, 전설, 고전, 역사 등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 스토리, 시구 등을 인용하는 비유
ex)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 4월(4·19 혁명), 동학년 곰나루의 아우성(동학혁명), 아사달과 아사녀(신라시대 불국사 무영탑 이야기 차용)
✔ 우유 : 알레고리. 본래의 뜻을 숨기고 다만 비유하는 말만 내세워 숨겨진 뜻을 암시한다. 이면에 숨긴 의미가 풍자적으로 암시된다. 반어와 역설도 알레고리의 옷을 입어야 표현효과가 커진다.
- 우화와의 차이는 교훈성이 없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의유와의 차이는 단순히 생명의 인격화에서 나아가, 그것을 보조관념으로 삼아 숨겨진 원관념을 더욱 날카로운 비수가 되도록 한다.
- 상징은 구체적인 것을 추상적인 것으로 표현하지만, 알레고리는 역으로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 ex) 새야 새야 파랑새야 / 녹두밭에 앉지마라 (파랑새는 억압받는 민중을 대변한 전봉준)
6. 시의 방법 – 반어와 역설
✔ 아이러니
- 정의 : 조롱하려는 목적으로, 본래의 의도를 숨기고 반대되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 원리 : 화자는 2중의 의미(표면의미와 이면의미)를 다 알고 있지만, 상대방은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진정으로 받아들일 때 발생한다. 표현과 의도 사이의 충돌과 갈등의 긴장미학.
✔ 아이러니의 유형
- 언어적 아이러니 : 구문론적, 의미론적 규범의 이탈을 이용한 아이러니 효과. 일상의 언어생활에서 비꼼과 풍자의 표현으로 자주 쓰인다.
ex) 안장현, 어느 정신병원 – 끝내 함께 미칠 수 없는 마음이 부른 곳 / 그 곳이 정신병원이다. // 그러나 지금도 어느 정신 병원 환자들은 / 이웃과 사랑을 위해 / 잠들지 않고 밤을 앓는다. (오히려 정신병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한다는 가치전도적인 상황. 정상적인 것으로 착각하고 살고 있는 일상인의 삶이 얼마나 허위적인가를 비판)
- 극적 아이러니 : 상황적 아이러니. 어떤 대조를 이루는 사건이나 상황, 인물의 제시를 통해 드러난다. 기대하는 것과 이루어진 것 사이의 대조에 의해 긴장과 갈등을 고조시킨다.
ex) 신경림, 농무 –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 학교 앞 소주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조무래기들 뿐 (농악패를 따라다니는 아이들과 처녀애들을 마냥 흥겨운데, 농악패들은 비료값을 걱정한다. 농촌현실의 명암이 대비되면서‘신명이 난다’는 반어로 끝남)
- 낭만적 아이러니 : 배반적 아이러니. 시인이 아름다운 환상을 창조하다가 갑자기 어조, 태도, 급격한 반대 감정으로 돌아선다. 현실과 이상, 무한과 유한, 감성과 이성, 삶과 죽음 등의 대립의식에 기인하여 하나의 환상이 창조되었다가 급격히 파괴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ex)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순수한 열정에 불타던 대학시절의 모습(이상), 그러나 18년의 세월이 흐르고 성인이 되었을 때 현실적 일상인들이 되어 순수와 비순수가 대립된다.
- 우주적 아이러니 : 숙명적, 운명적 아이러니. 인간과 그를 둘러싼 세계와의 관계에서 파생되는 아이러니. 인간의 무한한 열망이 우주의 관대함에 비해 얼마나 왜소한 것인지를 깨닫게 한다.
ex) 유치환의 깃발 – 이상을 지향하는 인간은 존재론적인 한계에 부딪쳐 ‘애수가 백로처럼 날개를 펴고, 슬프고 애달픈 마음’에 머문다. 유한한 존재의 무한에 대한 동경과 좌절을 노래한다.
- 순진성 아이러니 : 어린아이같이 천진난만한 시점과 그렇지 못한 현실을 대조시킴으로써 야기되는 아이러니이다.
ex) 구상, 초토의 시 – 판자집 유리딱지에 / 아이들 얼굴이 / 불타는 해바라기마냥 걸려 있다. (전후 폐허상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희망이 대조됨)
- 냉소적 아이러니 : 비난을 목적으로 하지만, 표면상으로는 칭찬하는 형식을 취한다. 차가운 미소에 가려진 시인의 강한 분노와 멸시가 드러난다.
ex) 신동문, 비닐우산 – 비닐우산 / 싸기도 하지만 / 잊기도 잘하고 / 버리기도 잘한다 / 대통령도 콩고의 대통령 (최고의 대통령으로 치켜세우지만, 툭하면 대통령을 바꿔치는 정치행태 풍자)
- 소크라테스적 아이러니 : 문답법에서 파생된 것으로, 겉으로 무지를 가장하여 상대방의 허점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일단은 자기비하, 자기겸양의 태도를 취해서 경멸의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 역설
- 아이러니는 속내용을 반대로 표현했을 뿐, 표현 자체에는 모순이 없다. 그러나 역설은 ‘표현 그 자체’에 모순이 있다. 또한 그 모순을 통해 보다 높은 초월적 진리를 획득하고자 한다.
✔ 역설의 유형
- 표층적 역설 : 시의 구조가 아닌 시행상에 나타나며, 관습적으로 당연한 관계를 재조명하여 일종의 경이감과 낯선 충격을 준다. 수사학적인 차원, 논리적인 유추로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ex)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순형용)
- 존재론적 역설 : 인간 존재에 관한 초월적 진리를 내포하는 역설. 인간과 삶과 사물의 존재에 대해서 진정한 인식에 도달하고자 한다.
ex) 한용운, 알 수 없어요 –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만해의 윤회사상과 연기론적 존재관이 드러난다. 불교적 상상력에 의해 님의 모습은 영생불멸의 생명을 가진다)
ex) 오세영, 그릇 – 비우기 위하여 채우는 모순의 공간 (노자의 공사상. 비움과 채움의 역설)
- 시적 역설 : 작품의 구조적 의미가 반영된 역설로서, 표면진술과 그것이 암시하는 내적 의미 사이에 구조적 모순이 있는 경우이다.
ex) 김소월, 먼 후일 –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회상의 과거시제가 미래의 예측에 쓰이고 있다. 겉으로는 망각이지만 진실로는 잊을 수 없음을 나타낸다. 이는 미래의 망각을 가장하여 현재의 망각할 수 없는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7. 시의 유형
✔ 정형시 / 자유시 / 산문시 / 서정시 / 극시 외 기타
✔ 산문시
- 형식적 제약, 행연의 구분, 운율의 배려없이 산문형식으로 제작된 시.
- 시로써 내적 특징인 표현기법이나 시적 언어가 선택되지만, 언어진술의 외적 특징이 산문 형태
- 주요한의 불노리, 한용운의 님의 침묵, 이상의 오감도, 정지용의 백록담
✔ 서정시(lyric poetry)
- 인간의 감정과 정서를 직관적으로 파악하여, 짧은 진술을 통해 표현된 단형의 시를 지칭한다.
- 음악성의 구현을 특징으로 한다. 단형의 형태로, 무목적성과 무의도성을 갖는다.
- 김영랑의 끝없이 강물이 흐르네, 박목월의 나그네
✔ 서사시(epic)
- 민족이나 계급이 통일된 정신적 유대관계로 맺어졌던 고대나 중세에서 시작됨.
- 서사시의 첫단계는 민족적 영웅의 웅대한 장시였으나, 후대에서는 객관적 사건을 서술한 장시면 다 서사시라 부르게 되었다.
- 1차적 서사시, 즉 민족 서사시는 이규보의 동명왕편, 이승휴의 제왕운기, 용비어천가가 있다.
- 2차적 서사시, 즉 개인적 서사시는 김동환의 국경의 밤, 신동엽의 금강, 김용호의 남해찬가가 있다.
✔ 극시 : 극의 형식을 취하거나 극적 수법을 사용한 시. 대사, 독백, 방백 등 연극적 요소가 나타난다.
✔ 순수시 : 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에 의해 일반화된 장르. 시의 가치는 교훈에 의해 판별되는 것이 아니라 시 자체에 의한 것이며, 시는 시일 뿐 그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 시의 이상은 아름다움이며 사회적 내용과 언어의 의미라는 당위성은 배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