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보다 취미 일이 더 맞는데 어쩌죠?
"정신과 의사 형제 '양브로'의 진로 조언
*사진= 유튜브 채널 '양브로의 정신세계' 캡쳐
20대, 30대의 최대 고민은 바로 진로와 직업 선택일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현실에 부딪혀서 하지 못할 수도 있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서 고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최초 정신건강학과 의사 형제인 양재진, 양재웅 전문의는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 '양브로의 정신세계'를 통해 2030 최대 고민인 진로, 직업에 대한 상담을 진행했다.
◆ 사연자: 지금 하는 일이 저에게 맞는 걸까요?
"저는 다년간 박사학 과정과 직장 생활을 통해 괜찮은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하지만 직장과의 궁합이라는 게 있다면 이 직장과의 궁합은 최악이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작업하던 일들의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서 더 회의감이 커졌고 최근 두통에도 자주 시달리게 되다가 섭식장애도 온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스트레스도 풀 겸 취미로 다른 일을 시작했었는데요. 적성에 맞는다는 게 뭔지 처음 알았습니다. 공모전에 제출할 때마다 상을 받았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알겠더라고요.
저의 큰 고민은 마음이 떠나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 앞으로 졸업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겁니다. 주변에 조언을 구하면 그냥 버티라고만 하고 취미를 업으로 삼으면 결국 똑같을 거라고 말립니다. 이렇다 보니 그만둘 용기도 계속할 용기도 안 생깁니다. 이성적인 판단이 잘 안 되네요. 어떻게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요?"
양재진 전문의는 직업 선택 시 조심해야 할 한 가지가 있다고 한다. 바로 선택할 당시 나의 상태가 어떠한지 확인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한다.
사연자의 경우, 현재 박사학 과정의 대학원과 같이 하는 직장 생활이 너무 힘들다 보니 새로운 진로가 스트레스로 인한 일종의 도피처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험 보기 전날은 시험공부가 하기 싫어 보지도 않는 바둑 프로그램도 재미있다며 사연자가 혹시 이런 상태가 아닌지 덧붙였다. 사연자가 정말로 재미있어서 그런 건지 박사 과정과 직장 일이 싫어서 재미있게 느껴지는지 잘 확인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양재웅 전문의는 성인이라면 나의 생존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며 취미처럼 하는 일이 내 생계를 보장해 줄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내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소득은 남겨놓고 그 이외의 시간에 취미를 조금 더 확장해 나가는 식으로 해보다가 어느 순간 취미 분야에 더 기여할 기회가 온다면 그때 집중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재진 전문의는 직업 선택에 있어서 아래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① 해야 하는 것
② 하고 싶은 것
③ 할 수 있는 것 (혹은 잘하는 것)
위 세 가지 중 두 개가 맞으면 그 직업을 선택하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만약 일이 수입이 없어 생활이 안 될 때는 그 일을 할 수만 있다면 생계유지를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의지가 없고 누군가에게 기대어 생활하면서 취미로 시작한 일을 돈이 될 때까지 열심히 해보겠다는 생각이라면 절대 그 일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양재진 전문의는 연극계를 예시로 들었다. 연극이 좋아서 길게는 20년까지 오랜 무명생활을 하다가 빛을 본 배우 중, 연극 하나만을 직업으로 삼았던 사람은 없다며 그 정도로 그 일이 좋고 열정이 있다면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지금 다니는 직장이 너무 싫고 박사 과정은 힘들고, 우연히 시작한 취미는 너무 재미있고 '이거 하면 너무 잘할 것 같다'라는 마인드라면 그 일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양브로'는 사연자 본인의 마음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