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다윗 왕국이 그저 유다 민족 하나로만 구성된 왕국이 아님을 보여 준다.
즉 온 땅의 민족과 나라들이 이 왕국의 일원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예를 들면 저자는 노아의 홍수 이후 그의 세 아들 셈, 함, 야벳으로 인하여 온 세계 모든 백성이 구성되었음을 기록하고 있으며, 아브라함의 비주류 후손들도 족보에 나열하고 있다.
1. 야곱과 에서의 계보(대상1장)
야곱과 에서는 쌍둥이 형제였지만 에서가 먼저 세상에 나왔기에 당연히 장자는 에서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하나님에게는 그 장자권이 달리 적용되었다. 즉 인간이 보는 주류와 하나님께서 보시는 주류는 다른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주류를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야곱과 에서 가운데 누가 장자로서의 주류권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비주류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도 기록하고 있는데, 그들은 누구이며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1) 장자 야곱
하나님의 새 왕국은 먼저 그 범위에 있어서 온 세계에 미치는 것이다. 그래서 다윗의 족보 속에 아브라함의 서자 이스마엘의 족속(대상1:29-31), 아브라함의 후첩 그두라에게서 난 후손들의 족속(대상1:32, 33), 야곱에게 축복을 빼앗긴 에서의 족속(대상1:35-42)의 족보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들이 소위 비주류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도 족보의 계보에 들어 있다는 것은 새 왕국의 범위가 세계적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축복으로 야곱에게 장자의 권한을 주시면서 주부류의 부류를 형성하시는 모습을 본다. 이것은 인간에 의해서 되어진 것이 아니다. 인간은 에서를 장자로 삼았지만 하나님은 야곱을 장자로 삼았다. 이는 하나님의 섭리하심이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바로 이 섭리는 오직 '여자의 후손들'(창3:15)인 아브라함의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얻으리라(창22:18)는 것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2) 모든 주권은 하나님께
우리는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자녀(아브라함의 후손)가 되었다. 이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될 수 없는 일이다. 불교의 도를 보면 자신이 도를 닦아 인간의 고뇌를 없이 할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자신이 자신을 구원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그러나 인간은 본질적으로 그 일을 감당할 만한 힘이 없다.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주권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2. 구별된 신앙(대상2-5장)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하나님 백성으로 택하시어 특별한 사랑으로 족보를 기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다 지파의 족보를 기록하면서 어떠한 인물의 가계를 세 부분에 걸쳐 길게 기록하고 있다. 그는 누구인가? 그리고 여기 누군가를 또 선별하여 하나님의 일(성전에서의 일)을 하게 하신다. 특별히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성전에서 일을 하는 자들은 누구이며, 이들은 평생 무엇을 하며 사는가? 이들의 삶 속에서 이들의 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1) 신앙의 사람들
역대상 2장을 통틀어 보면 갈렙의 족보가 가장 길고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는 갈렙의 생애를 볼 때 그 의미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는 용기 있는 신앙인으로서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올 때 정탐을 마친 후 정복의 가능성을 믿음으로 보고한(민13:6, 30; 민14:6-9) 사람이다. 그리고 성전에서 찬양을 맡은 자들은 레위의 후손들로서 이 레위 족속 중에서 제사장이 나왔다. 이것은 택한 이스라엘 중에서도 택한 레위 족속이었다. 그들은 평생 그 일만 하다가 하나님 앞으로 갔다. 그들의 삶은 매일의 반복되는 삶으로서 오히려 그들은 고독은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평생을 하나님과 함께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레위 족속을 통하여 우리에게 시사한다.
2) 그리스도의 삶
오늘날 기독교인들에게는 갈렙과 같은 용기 있는 신앙과 레위 자손과 같은 구별된 신앙이 요구된다. 그러나 많은 기독교인들은 정의를 말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말하려고 하며, 세상 사람들과 구별된 삶보다는 심지어 더 악한 일을 행할 때가 많다.
따라서 온전한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속해 있지만 용기 있는 신앙을 통해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
3. 돌아온 다윗의 혈통(대상9장)
먼저 족보의 계통이 8장에서 마무리되는 듯하면서 9장에서 포로기 이후로 넘어간다. 즉 다윗 왕조를 뛰어넘은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함인가? 다시 말해서 왜 자리를 건너 다음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가? 그리고 포로에서 돌아온 사람들 외에 그곳(바벨론)에 남은 자들이 있는가? 그중에서 다윗의 혈통이 포로에서 귀환하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특별한 의미를 주는가?
1) 예수그리스도의 길을 제시
성경의 기록에서 다윗 왕조를 뛰어넘은 이유는 다윗 왕조가 중요하기 때문에 다음 장인 10장, 즉 포로로 잡혀간 이후부터 먼저 기록하고 있다. 결과를 먼저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바벨론에 남은 자들이 있었는데, 아마도 그들은 그곳에 정착한 것으로 여겨진다(대상9:3). 그들 중 일부만 귀환한 것은 하나님의 진정한 백성은 어느 선택된 사람들만이 될 것임을 암시할 수도 있다. 다윗의 씨는 특별하다. 하나님께서는 그 씨를 통해서 구세주가 오신 것을 예언하셨다. 다윗의 역사는 그 시대의 상황을 나타내 줄뿐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씨를 통하여 구속사의 맥을 이어가려 하셨다. 포로 귀환도 그 씨의 연속을 말함과 동시에 구속사의 맥을 알려 주고 것이다.
2) 하나님의 임재
다윗은 그의 씨를 통해서 예수그리스도를 드러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서 그분의 빛을 드러내야 한다. '남은 자' (구속받은 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삶이 마귀의 올무에 매여 있던 포로기에서 예수그리스도로 인한 자유의 상태로 바뀐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은혜를 받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의 구속자(주인) 되신 예수님의 분부대로 '빛과 소금'의 직분을 감당하여, 그분의 뜻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이 계심을 세상에 알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분이 우리와 함께(임재)하심을 알리는 것이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족보를 보면서 인류의 구원의 길을 본다. 온 세상이 하나님 왕국의 일원이며 그곳에 사는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음을 보았다. 이것은 우리의 선교 사명을 일깨운다. 따라서 이 세상 모든 민족과 백성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으로 그들에게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삶이다.
본문 해설
1. 다윗의 혈통
역대상의 초반부는 인류의 시조인 아담에서부터 통일 왕국이 성립되기까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역사 하신 과정을 압축된 족보를 통하여 나타내 주고 있다. 그런데 이 족보는 통일 왕국의 건설에 있어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던 자들에게로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별히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가 강조되고 있다. 이것은 바로 남왕국 유다에 대한 역대기 저자의 관심도를 보여 주는 것이며, 또한 이 책에서 저자의 레위 지파에 대한 특별한 강조는 성전과 관련 제사장적 관점에서 본 서가 기록되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역대기서의 상권 중에서도 전반부에 해당하는 역대상 1-9장은 무엇보다 선민 역사의 전개에 나타나는 연속성과 정통성을 태초의 아담에서부터 자신들의 포로귀환 세대에 이르기까지의 계보를 통해 나타내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 계보는 다윗 언약을 주신 하나님의 구속사의 통로가 되어 마지막 남은 자들(포로 기간 중에 회개하고 본토로 돌아온 자들)을 통하여 자신의 새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구속사의 표정이 된다고 하겠다.
2. 역대기를 통한 계보
1) 구분
역대기서의 선민 역사 계보는 크게 3부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제1부는 이스라엘 중에서도 제1지파인 유다 지파 중에서 이스라엘의 왕권은 물론 인류 구원의 메시야 탄생까지도 허락받은 다윗 가문의 혈통을 먼저 제시하고 있다(대상1:1-3:24). 다음 제2부에서는 이스라엘 열두지파의 직계 조상인 야곱의 열두 아들로부터 포로귀환 전까지의 각 지파별 계보가 제시되어 있다. 특별히 이부분에서는 민족적 어려움 속에서도 제사 제도를 담당했던 레위 지파와 베냐민 지파를 강조함으로써 이스라엘이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신정 국가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대상4:1-8:40). 끝으로 제3부는 포로귀환 세대의 족보를 기록하고 있는데(대상9:1-34), 이 모든 내용은 하나같이 그 이면에 강한 구속사적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편 9장에 이르는 이 계보들은 각 단락별로는 연대순의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으나, 각 단락끼리의 계보에서는 연대순의 원칙이 완전히 지켜지고 있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저자가 일단 강조하고 싶은 계보는 먼저 강조한 후에 중간 중간에 추가되는 계보를 넣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칙하에서 9장에 이르는 역대기 선민 역사의 계보가 구성되어졌다.
2) 의미
1부의 내용에서는 다윗 가문의 계보를 통하여 이 땅의 구속자로 오셔서 전인류의 왕이 되실 예수그리스도를 가리킴으로써 구약의 구속사의 맥을 밝히고 있고, 2부에서도 야곱의 한 형제들인 열 두 지파를 기록함으로써 구속사적으로 이 열두 지파가 하나님 안에서 한 운명 공동체임을 다시 밝히고 있다. 제3부는 이 책이 기록될 당시의 이스라엘 자신들의 계보로서 더욱더 강한 구속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옛날 선민들의 범죄의 결과로 그들이 비록 이방 제국의 속국이 되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선민 국가의 멸망이라는 대사건에도 불구하고 결코 그들을 놓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 은혜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포로귀환과 선민국가 회복이라는 구속의 역사를 계속해서 이루어 가고 있음도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구약 율법에 의하여 여호와 제사를 담당할 제사장과 레위인을 계보에서 강조한 것은 여호와 중심주의라는 앞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살아가야 할 지침을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3. 다윗의 언약
다윗 언약을 중심으로 한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역대상 1-9장에 걸쳐 나타나 있다. 여기에 나타난 이스라엘의 선민 계보를 구속사적 입장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스라엘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에 의해 구속사적 언약의 주체가 되어 선민이 되었고, 그 후에도 다윗 언약과 같은 여러 언약을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지만, 그 언약에 신실하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끊임없이 실패하는 백성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이스라엘 백성의 신실치 못함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그 언약을 지키셨는데, 비록 죄를 짓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시적으로 징계를 가하실지언정 근본적으로는 자신이 한 번 택한 백성은 끝까지 보호해 주셨다. 이것이 하나님의 인류를 향한 사랑의 표본이며, 하나님의 구속사 속에 면면히 흐르는 정신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단락을 통하여 오늘날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애타는 음성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당연히 섬김을 받으셔야 할 하나님 대신에 섬김을 받고 있는 오늘날의 수 많은 우상들, 즉 재물, 명예, 권력 등의 유혹 앞에서 정신없이 무너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우리 하나님은 다시금 회개의 촉구를 하고 계신 것이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jua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