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
*성철스님 법어집
제 78게송
훼방도 할 수 없고 칭찬도 할 수 없음이여
본체는 허공과 같아서 한계가 없도다.
불가훼불가찬(不可毁不可讚)이여
체약허공물애안(體若虛空勿涯岸)이로다
<해설>
깨달음의 세계는 부처와 조사도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니 오직 증득해야만 알지 증득하지
않고서는 모르는 것이며, 또한 물을 먹어 봐야만 물의 덥고 차가운 것을 알수 있듯이
깨치지 못한 사람은 깨친 소식을 영원히 모르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것을 칭찬해야 되겠느냐, 욕을 해야 되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깨달음의 세계는 비방하여 반대할 수도 없고 칭찬할 수도 없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무슨 명상이 있어야만 욕을 하거나 칭찬할 수 있는 것인데,
일체 명상이 다 떨어졌는데 어찌 거기 가서 칭찬할 수 있으며 욕을 할 수 있느냐는 말입니다.
그래서 삼세의 부처님들이 일시에 출현해서 미래겁이 다하도록 찬탄한다 해도
이것을 털끝만큼도 찬탄할 수 없고 시방세계 전체가 마구니 입이 되어 미래겁이 다하도록
욕을 한다 하여도 털끝만큼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든 명상이 다 떨어진 곳이 과연 어떤 것이냐 하면, '본체가 허공과 같아서
한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성은 마치 허공이라 어떤 명상도 없어서 무엇을 붙잡을 수도 없고,
보고 욕을 할 수도, 칭찬을 할 수도 없다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즉 허공이란 누구든지 어찌할 수 없는 것이고, 가와 끝이 없어서 무한하다고 하나 무한하다는
그런 명상조차도 붙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성을 바로 깨치면 이것을 소개하여 칭찬하려고 해도 칭찬할 수 없고
마구니가 아무리 이것을 욕하려고 해도 욕학 수 없으니, 그것은 실제로 허공과 같아
명상이 다 떨어지고 시간과 공간이 끊어져 한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억지로 진(眞)이라
하기도 하고 자성이라 하기도 하며 불성이라 하기도 하고 부처(佛)라 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여기에 하나도 해당이 되지 않는 말들이라는 것입니다.